『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

D-29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AI와 세계’라는 제목으로 기자 40여 명이 참여하는 대형 기획기사를 1년 넘게 연재했는데, 그 글들을 묶은 단행본이 이 책입니다. 기술에 대한 어려운 설명 없이, 세계 곳곳의 AI 개발 현장을 보여준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네요. 혼자 읽어가면서 메모할 내용들을 옮겨 적어 볼까 합니다.
일본의 장기 고수가 컴퓨터에 패배하는 현실은 많은 이들에게 AI의 위력을 각인시켰다. 그중에서도 장기 명인 하부 요시하루[羽生善治]의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장기 소프트웨어의 최첨단 진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시작하며,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천년 사찰 룽취안사[龍泉寺]에서 AI 스님을 만났다. “우리 집 마누라가 걸핏하면 짜증을 부려서 못 살겠어요.” “그저 함께 살아갈 뿐. 이혼은 권하지 않습니다.” 키 60센티미터의 로봇 스님 셴얼[賢二]이 경내를 돌아다니면 많은 이들이 힐링이 된다고 말한다. 셴얼은 고승들의 방대한 설법 데이터를 분석해 불자들의 고민과 질문에 답을 준다. 사람과 상담할 때보다 부담이 적어 찾는 이들이 많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셴얼 개발을 주도한 셴판[賢帆] 법사는 셴얼이 온 뒤 많은 사람이 절과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신자 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포교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나온 방법이 AI다. 마음의 안식을 얻는 신성한 장소에도 AI가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셴판 법사는 종교와 AI는 모순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현재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곡 중 AI가 만든 곡이 2~3퍼센트이지만, 20년 후에는 80퍼센트가 될지도 모릅니다.” UC 샌타크루즈 주립대학교의 데이비드 코프 명예교수는 진지하게 말했다. 직접 개발한 AI가 1,000여 곡을 작곡한 덕분에 그는 저작권료를 받고 있었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2016년 10월 초, 샌타크루즈에 사는 코프 교수를 방문하니 AI가 만든 신곡이 흘러나왔다. 모차르트가 떠오르는 경쾌한 멜로디였다. AI가 만든 곡이라고 밝히자 청중이 불만을 토로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코프 교수는 “사람은 천천히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라며 사람들의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AI가 일상의 풍경에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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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 비행기를 비롯해 인간이 개발한 기술은 인류의 가능성을 넓히고 문명을 진보시켜왔다. 나오키상을 받은 작가 아사이 료[朝井リョウ]는 AI와의 협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직접 찾지만, 그 안에 담을 줄거리와 등장인물은 AI가 정한다. 이야기의 틀이 잡히면 작가는 문장을 쓰는 데에만 온전히 집중한다. AI에게 짧은 소설을 창작하게 하는 시도는 과거에도 일부에서 있었으나, 아사이 료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더 집중하기 위해 AI와 한 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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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AI 운동’을 이끄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 ‘미래의 삶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2015년 7월, AI 무기 개발 금지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등 2만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그러나 확산을 막지 못한 핵무기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궁지에 몰린 국가나 테러리스트가 AI 무기에 의존한다면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런던 북서부의 신도시 밀턴 케인스. 트랜스포트 시스템스 캐터펄트는 ‘베티’라는 AI 로봇을 사무실 수습 매니저로 채용했다. 사내를 돌아다니며 직원이나 비품의 자리를 촬영해 기억하고 잔업 및 비품 상황을 확인하는 일을 맡았다. 2016년 6월에 베티가 도입되었을 때만 해도 직원들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그런 반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베티를 개발한 버밍엄 대학교의 닉 호스 교수는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확인한 뒤 직원 인사 결정도 베티에게 맡기겠다고 밝히고 “AI는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인사 평가를 할 수 있다.”며 유능함을 강조했다. AI를 사용하던 인간이 어느새 AI에게 평가당하는 입장이 됐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AI가 최고경영자 자리에도 오를지 모른다. 도쿄 고토 구에 있는 IT 벤처 알트[オルツ]의 요네쿠라 가즈타카[米倉千貴] 사장은 자신의 말투와 표정, 습관을 꼭 닮은 3D AI 사장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제가 하는 업무상 대화의 80퍼센트를 AI가 대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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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2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네쿠라 사장은 온종일 부하 직원들의 업무 관련 문의에 응답하느라 늦은 밤이 되어서야 사업 기획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요네쿠라 사장은 직원들의 문의 메일을 몇 가지 패턴으로 구분해 자동으로 응답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원들은 AI가 보낸 메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시에 잘 따랐습니다.”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사장의 업무도 대부분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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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 더 떠 아예 AI에게 노벨상을 주자는 사람들도 있다. ‘소니 컴퓨터사이언스 연구소’는 기타노 히로아키[北野宏明] 사장을 중심으로 유럽, 미국, 일본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21세기 중반까지 AI가 노벨상을 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AI의 강점은 매일 발표되는 엄청난 양의 논문을 바로 습득해서 빠른 속도로 수많은 가설을 만들어 반복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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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중 한 명인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로스 킹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AI 로봇 이브[Eve]에게 유방암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게 했다. 이브는 1만 5,000편의 논문과 증상 데이터를 학습하며 2017년에는 논문도 발표했다. “노벨상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킹 교수는 진지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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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재즈 가수 노라 존스와 그녀 못지않은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록밴드 마룬 파이브. 오늘날 미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이들 아티스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성공에 AI가 한몫했다는 점이다. 이를 개발한 사람은 마이크 맥크레디. 그는 AI를 사용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음원을 분석하고 선별하는 스타트업 뮤직 엑스레이[Music Xray]의 대표다. 뮤직 엑스레이를 세우기 전인 2002년 무렵, 한 레코드 회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AI로 음원을 분석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노라 존스가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음원을 조사한 결과, AI는 12곡 중 10곡이 9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히트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AI는 어떻게 이 곡들의 성공을 예측했을까. 맥크레디 씨는 “그거야말로 ‘돈 노 와이’지요. AI가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사람이 속속들이 알 수 있겠습니까?”라며 웃는다. AI는 지금까지 히트한 노래의 멜로디와 리듬 데이터를 분석한 뒤 여기에 마케팅 비용 등을 더해 성공 확률을 계산한다. 그러나 AI가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은 맥크레디 씨도 모른다고 한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현재 맥크레디 씨는 AI를 활용해, 아티스트가 제작한 곡을 히트 가능성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사업을 하고 있다. “프로듀서들이 어떤 곡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AI가 판단하고 확률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을 곡은 미리 배제하는 필터 같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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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레코드 회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많은 아티스트가 만든 곡들을 일일이 들을 시간이 없다. 맥크레디 씨가 만든 AI는 과거의 히트곡을 멜로디와 리듬별로 분석한 뒤 여기에, 이를테면 ‘동양적인 여성 보컬’과 같은, 전문가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더해 새로운 곡과 비교한다. 뮤직 엑스레이는 26만 5,000명의 아티스트가 보내온 곡을 조사하고 그 곡에 전문가가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를 추측한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특히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적인 플롯을 제 방식대로 다시 써야 할 때, AI가 무척 유용합니다. 이를테면 스포츠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약했던 팀이 마지막에 승리를 거머쥔다’는 흔한 플롯을 예로 들어보죠. 승리에 이르는 과정에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비슷하게 전개됩니다. 팀이 생기고, 분열되고, 라이벌이 나타나고, 단결하고, 그러면서 싸움을 하고……. 이런 유형의 플롯은 작가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줄 여지가 비교적 적다고 생각해서 AI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뮤지컬 각본을 AI가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연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컬의 플롯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고전적인 전개를 담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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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서 탈출하거나 알리바이를 무너뜨리는 등 뚜렷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장르에서는 AI가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AI는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학습, 이를테면 새로운 발견이나 독특한 고찰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작가로서의 새로운 발견이나 고찰이 담긴 이야기, 순수문학 분야의 소설은 지금 수준의 AI로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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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대범하고 독창적으로 바뀌었고, 계산력도 향상됐습니다.” 알파고 이후 이세돌이 더욱 진화했다는 것이 그의 친한 동료 기사인 홍민표 9단의 평이다. 일본의 장기 최고수인 하부 요시하루도 곧 AI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도 컴퓨터가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오하고 있다. 중요한 건, 컴퓨터가 만들 수 없는 매력적인 기보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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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수를 두는 걸 보면, 저렇게 둬도 되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알파고는 ‘이기는 수’만 둡니다. 상대방의 실력에 맞춰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이기려고 합니다. 확실히 이기기 위해서는 안전한 수를 두는 편이 좋지요. 그런데 인간은 안전한 수보다는 최선의 수를 두려고 하지요. 이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수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생각했지만 두지 않는 수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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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영상과 독서를 함께 해요.
[NETFLIX와 백년의 고독 읽기]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IMF외환위기 다시 보기1]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어요.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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