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길로 새기 신경 죄송) 아 저도 박소해 작가님께 질문이 있어요. 저는 제주 사투리 모니터링을 한 4~5번 받았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해녀도 만나 보셨어요?
[책증정][박소해의 장르살롱] 8.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17회
D-29
미스와플
나비클럽마케터
오 이런 딴길은 늘 환영입니다👏🏽
박소해
@미스와플
일단, 제가 서울사람이어서... 제주어를 구사하지 못하다보니까 어떻게 감수를 받아왔냐면요...
초고를 쓰고 2고 정도에서 대사가 확정이 어느 정도 되면 제주 궨당 샘께 카톡으로 대사만 긁어서 보냅니다. 그러면 그 분이 제가 보낸 부분만 제주어로 바꿔서 다시 카톡으로 보내주십니다. 그걸 워드 문서로 옮겨서 소설을 퇴고하고 마무리한 후 계간 미스터리를 만드는 나비클럽에 투고합니다. 운이 좋게 게재가 결정되면 그때부터는 나비클럽 교정교열자 선생님께서 제주어를 한번 더 봐주십니다. 교정교열 봐주시는 선생님도 제주분이라고 들었어요. ^^; 그렇게 2단계 정도 거치지만... <해녀의 아들>의 경우는 제주궨당 4명, 나비클럽 교정교열자 선생님, 이영은 대표님까지 봐주셔서 6명에게 감수를 거친 셈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4.3 관련 재단에서 근무했던 선생님께 전화로 합평 받았는데 그렇게 감수를 많이 받았던 <해녀의 아들>에도 몇 군데 틀린 제주어가 있었다고 지적해주셨어요. 다음에 제주어 전문가를 소개해주신다고 하셔서 한번 찾아뵈려고 합니다.
작가로서 고민되는 지점은... 제 소설이 민속지나 학술지가 아니어서... 정확한 제주어를 삽입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선행되어야 하는데 감수에 너무 공력을 들이다가 이야기가 힘을 잃는 건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선까지만 제주어를 사용하고 그 이상까지는 표준어 위주로 집필하려고 합니다. 지나치게 제주어를 많이 사용하면 아무래도 독자분들이 읽기 힘드실 수도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
나비클럽마케터
아 그러시군요. 사투리를 쓰는 작품은 작가님 말씀대로 정확성 구현과 가독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도 나비클럽도 좌승주 형사 시리즈를 통해 그 밸런스를 찾아가는 노력을 하고 있지요.
Henry
제법 지난한 과정이었구요. 그 덕분에 읽는 맛이 실로 좋았습니다!
예스마담
@박소해 장편 2편이 목표시면 상반기, 하반기로 나오는건가요?
박소해
지금 목표는 그런데... 어떻게 될지는 원고 상황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 (쓸쓸한 눈빛)
무경
조선시대 제주... 와...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 가실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미스와플
(두번 째 딴길로 새기) 제가 제주 소재 소설 '하쿠다 사진관' 읽었는데 거기 주인공 제비(주인공 이름)가 물꾸럭 축제에서 주인공이 돼요. 서울에서 살던 사람인데 물꾸럭(문어)가 제비에게 달라붙는데 마을의 해녀들이 제비를 물꾸럭 선택을 받았다고 축제의 주인공 시켜줘요. 저는 제주도에 신이 진짜 산다고 믿고 있거든요. 그런 미스터리하고 불가사의한 경험이 제주에서 혹시 있으셨어요?
예스마담
전에 제주도에 용한 점장이 있다는 말 했었는데 신도 있지 않을까요? 무당이 신을 모시는 몸인지라..
박소해
@미스와플
흠... 제가 영성은 믿지만 신을 믿는 쪽이 아니어서 그런가... 신비한 체험은 별로 못해봤습니다.
대신 저는 제주의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하지요. 제가 좋아하는 스팟이 몇 군데 있는데... 특히 숲을 좋아합니다. 곶자왈을 무척 좋아해서 곶자왈을 자주 산책해요.
제가 경외하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 신이 아니라 자연일 겁니다. ^^
홍정기
짝짝짝짝짝짝
무경
@박소해 작가님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작가님 스스로 <해녀의 아들>이라는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거였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왕 이방에서 아쉬운점 제조 머신이 된 김에(?) 박소해 작가님께도 직접 질문 투척해 봅니다...)
나비클럽마케터
ㅎㅎ아쉬운 점 제조 머신(!)이야말로 독서모임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은 비난이 아니라 비평을 하시는 분이니 저는 좋던데요!
무경
감사합니다^^
박소해
무엇보다도 제 능력 부족? ㅎㅎㅎ
그리고... 4.3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쓰다보니 이 소재에 이야기가 잡아먹힐까봐 쓰는 내내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역사적 비극을 밝힌다는 의미를 좇다가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약해질까봐 그게 걱정되었죠. 그래서 재미가 좀 희생되지 않았나 합니다.
또 하나는 할망 해녀들이 많이 등장하다보니까 지금까지 나왔던 좌승주 시리즈 통틀어 압도적으로 대사에서 제주어 사용 비중이 높았는데 이 점을 제주분이 아닌 독자들이 용납할 수 있을까 많이 두려웠습니다. 아마 이 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인정)
마지막으로 <해녀의 아들>은 역사 미스터리이자 사회파 미스터리라 생각하고 쓰긴 했지만 미스터리로서는 약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미스터리 구조를 더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사건을 더 강하게 써야하지 않을까 퇴고를 더 해야 할까... 최종 제출 전에도 정말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실은 거의 완성시켜 놓고도 투고를 망설이는 기간이 몇 주 있었습니다.
문장이 좀 심심하고 덤덤하기도 합니다. 문장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요, 담백하게 가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소설이 너무나 강렬하고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화려하거나 비유가 많은 문장이 어울릴 것 같지 않았습니다. 문장에 힘을 빼야 4.3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일 마음에 안드는 것은 심사위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소설 전체 구조가 아직 느슨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연작소설집을 위해 개고를 하게 된다면 아마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무경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정도로 세세히 써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덜덜덜...;;;;
예스마담
다들 불금 즐기시느라 바쁘신가 봅니다..참석하신 분들도 뭔가 잡숫고 계시는거 아닌가..
나비클럽마케터
하하 그러신가봅니다 저는 핸폰으로 하는 중이라 조금 느려요!
예스마담
저도 핸폰이요. 노안이라 팔이 아파요^^ 전 다들 꿀먹고 계신줄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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