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파인먼의 삶 들여다보기

D-29
20세기 과학사의 주요 장면을 관통했던 천재 물리학자의 삶을 따라가보려 합니다. 구체적인 과학적 업적보다는 역사적 배경과 인간적인 부분에 보다 관심을 가져보려 합니다. 1쇄에 있던 몇 가지 오류와 오타가 2쇄에서 수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2쇄본을 기본으로 읽어볼 예정이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싱글챌린지는 자신이 직접 정한 책으로 29일간 완독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그믐의 안내자인 제가 앞으로 29일 동안 10개의 질문을 던질게요. 책을 성실히 읽고 모든 질문에 답하면 싱글챌린지 성공이에요. 29일간의 독서 마라톤, 저 도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함께 합니다. 그믐의 모든 회원들도 완독을 응원할거에요. 계속 미뤄 두기만 했던 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싱글챌린지! 자신만의 싱글챌린지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접속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olo/template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올 여름에 영화 <오펜하이머>를 극장에서 두 번 보았습니다. 한 번은 IMAX영화관에서 보았는데요, 원자폭탄 실험인 '트리니티 테스트'를 준비하고 이를 구경하던 과학자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중에서 선글래스를 안쓰고, 유리가 자외선을 막아준다는 이유로 차 안에 앉아 맨눈으로 관찰했던 유일하고 별난 과학자가 리처드 파인먼이었습니다. 테스트 성공 후 봉고드럼을 치고 환호했던 인물이기도 하지요. 파인먼 옆에서 선글래스를 끼고 두텁게 선크림을 발랐던 에드워드 텔러의 모습과도 대비가 되었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에 파인먼의 일화를 조금 들어본 적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에 대한 일대기 같은 것도 차례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요, 이번 영화의 원작이었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뿐만 아니라 <페르미 평전>,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 그리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물은 아니지만 파인먼의 우상이었던 디랙의 평전 <폴 디랙>, <원자폭탄 만들기>와 같은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과정의 첫 책으로 <파인먼 평전>을 선택한 이유는 과학자 가운데 대중에게 보다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하고, 무엇보다 <카오스>라는 책으로 '나비 효과'를 전 세계에 알렸던 과학저술가 제임스 글릭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니까 이 책이 미국 내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책이네요^^; 또 시의성 있는 주제인 '정보'에 초점을 맞춘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도 추후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시 <파인먼 평전>으로 돌아오면, '천재'라고 불리는 인물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요즘 저의 관심사는 아닙니다. 다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의 일들이 궁금해졌고, 그 가운데 파인먼을 중심으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우선 처음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인 맨해튼 프로젝트와 관련한 부분부터 읽으려고 합니다. 파인먼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경위부터 들여다보고자, 그의 프린스턴 대학원시절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개인적인 관심사에 따라 모아보았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저널리스트인 카이 버드와 영문학과 미국 역사학 교수인 마틴 셔윈 두 사람의 저자가 25년 동안 답사와 인터뷰, FBI 문서 열람 등 자료 수집을 거쳐 쓴 오펜하이머 일대기의 결정판이다. 2005년 출간되자마자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 전기 부문을 수상하고 2006년에는 퓰리처 상 전기·자서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오펜하이머 각본집 - 세상을 영원히 바꾸다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 영화 '오펜하이머' 오리지널 각본집. '오펜하이머'라는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영화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원작으로 하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이다.
엔리코 페르미 평전 - 핵의 시대를 연 물리학의 교황이론과 실험 모두를 능숙하게 해내는 만능형 물리학자이자 결코 틀리는 법이 없는 무오류의 존재 그리고 물리학의 교황으로 불렸던 페르미, 이처럼 위대한 물리학자가 갈릴레오의 고향을 떠나 미국 땅에서 시대의 흐름을 바꾼 원자폭탄 제작에 개입하기까지 《엔리코 페르미 평전》은 그 파란만장한 여정을 소설처럼 그려낸다.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의 평전. 많지 않은 기존의 자료에 더해 새로 알려진 사실들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엔리코 페르미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시기순으로 총 4부에 걸쳐 로마 출신의 어린 소년이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즉 페르미가 된 과정이 펼쳐진다.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 20세기 가장 혁명적인 인간, 그리고 그가 만든 21세기아인슈타인이나 리처드 파인만에 비해 역사적으로 덜 알려진 존 폰 노이만의 드넓은 학문적 성과와 그가 인류에 공헌한 업적을 재평가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20세기 과학사를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 -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삶과 사랑신화화된 노년의 과학 영웅 아인슈타인 대신 사랑에 빠져 있었고, 어리숙하고, 방황하던 그의 젊은 시절에 주목했다. 여러 여성을 오간 그의 연애 편력을 비롯하여, 마마보이, 취업 재수생, 오만한 물리학자 등 낯설지만 그래서 더더욱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그의 다양한 면모를 재구성하고, 그로부터 지금의 아인슈타인이 있을 수 있었던 원동력을 찾아본다.
아인슈타인 - 생애·학문·사상과학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업적은 물론이고 그의 생애와 인간적인 면모를 담았다. 아인슈타인의 업적에서 중요한 세 가지 기본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서술했는데, 그 테마는 특수 상대성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 및 중력, 그리고 양자론이다.
폴 디랙 - 양자물리학의 천재 폴 디랙의 삶과 과학양자물리학의 기초를 다진 주역이자 디랙 방정식을 통해 반전자를 처음으로 예측한 폴 디랙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그의 성장 과정과 교육환경, 그가 남긴 과학적 성취와 그 당시 양자물리학의 태동단계였던 과학적 시대상에 대해 세세히 다룬다.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 원자폭탄의 창조자, 그러나 파괴자이고 싶었던 두 천재 이야기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핵무기를 둘러싼 두 천재 과학자의 행보를 꼼꼼하게 추적하여,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질문을 과학과 윤리라는 화두를 통해 우리 앞에 던진다. 그리고 진정한 천재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One World or None - 하나의 세계, 아니면 멸망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지고 불과 몇 달 후, 핵분열의 막대한 에너지 분출을 마침내 세상에 선보인 과학자들과 오펜하이머를 필두로 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주역들은 미국 과학자 협회를 긴급히 결성하여 한자리에 모였다.
원자 폭탄 만들기 1'맨해튼 프로젝트'의 과정을 속속들이 추적한 책. 인류와 과학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였던 원자폭탄 제조과정을 흥미롭게 다뤄 일반인과 과학사 전공자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988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수소 폭탄 만들기 - 20세기를 지배한 암흑의 태양사이언스 클래식 28권. 1,000여 건의 문헌과 증언을 바탕으로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로즈가 20세기 냉전 탄생의 비화를 재구성한다. 원자 폭탄 투하로 태평양 전쟁이 종식되고 수소 폭탄과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는 시기를 그려내고 있다.
1945 히로시마퓰리처상 수상자 존 허시가 기록한 히로시마 생존자 6인의 이야기.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후 한 종군기자가 원폭 피해자 6인을 인터뷰하고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40년이 흘러 존 허시는 6인의 생존자들을 다시 찾아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6인의 삶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카운트다운 1945 -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사망(1945년 4월 12일) 후 히로시마 원폭 투하(8월 6일)까지의 116일간을 긴박감 넘치게 살펴본다. 대통령의 사망으로 갑작스레 전쟁의 총 책임자를 맡게 된 해리 트루먼부터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오펜하이며, 그의 팀에 침투한 소련 스파이, 폭탄을 실은 비행기의 조종사 등 ‘원폭 퀘스트’에 참여한 상징적인 인물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순간에 대한 결정적인 보고서다.
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과학자와 스파이로 구성된 과학 특공대가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 이 책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비밀을 파헤쳐 흥미진진한 대서사시로 들려준다.
휠러와 보어는 이 모형 덕분에 (지나치게 단순화된 이론이기는 하지만) 핵분열fission에 대한 유효이론을 수립할 수 있었따. 핵분열이라는 용어는 1938년에 탄생한 생소한 용어였다.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159p, '프린스턴', 제임스 글릭 지음, 양병찬 외 옮김
프린스턴에서 파인먼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존 아치볼드 휠러 John Archibald Wheeler가 양자 물리학의 창시자 가운데 한 명인 닐스 보어에게 사사를 받았군요. 그러면 파인먼은 보어의 '학문적 손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건 45년에 처음 원자폭탄 실험이 이루어지는데 이론이 정립되기 시작한지 채 10년도 안된 기술이었다는 점입니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의 상황으로, 이 기술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립하는 집단을 살상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키 피디아에 따르면, 실험적으로 핵분열을 관찰한 것이(1938년 12월) 독일 화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스트라스만이라고 나오네요. 또 이를 이론적으로 설명했던 인물이 (1939년 1월) 독일 화학자 리제 마이트너와 그녀의 조카 오토 로버트 프리슈라고 나옵니다. 파인먼의 두 스승인 보어와 휠러는 이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또 다른 그룹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이로부터 불과 7-8년 후, 인류는 핵폭탄을 보유하게 되고 인류 공멸의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책 읽기가 훨씬 흥미로워집니다.
핵분열(nuclear fission)에 관한 관련 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Nuclear_fission#:~:text=Nuclear%20fission%20is%20a%20reaction,energetic%20standards%20of%20radioactive%20decay. "Nuclear fission is a reaction in which the nucleus of an atom splits into two or more smaller nuclei. The fission process often produces gamma photons, and releases a very large amount of energy even by the energetic standards of radioactive decay."
검색해보니 파인먼과 지도교수 휠러에 관한 책도 있네요. 나중에 읽어보고 싶네요. 특히 휠러는 (이름만이라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웜홀'과 '블랙홀'에 대한 이론을 개발하는 데 공헌한 과학자라고 합니다. 흥미롭네요! <파인만과 휠러의 만남, 양자미로 > 폴 핼펀 (지은이),노태복 (옮긴이)승산2019
파인만과 휠러의 만남, 양자미로두 물리학자는 명석함과 독창성으로 서로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덕분에 파인만은 양자 실재가 서로 상충하는 대안적인 가능성들의 조합임을 밝혀낼 수 있었고, 휠러가 중력의 양자론을 탐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 결과 휠러는 자신의 대표적인 개념인 웜홀과 블랙홀 이론을 개발해냈다.
책을 받아든 첫인상은 어땠나요?
예상보다 책이 두꺼운 느낌인데요^^; 한 사람의 생애가 들어 있는 평전이다보니 그렇겠지요. 다른 평전류의 도서도 비슷한 것 같고요. 파인먼에 관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알고 있어서 이 책에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글자와 행간이 충분히 커서 읽기에는 부담을 주지 않네요. 또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도서의 표지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마음에 안들 때가 많습니다. 파인먼에 관한 다른 도서에는 보다 젊고 의욕에 넘치는 파인먼의 사진이 표지로 많이 사용되었다면, 이번 평전은 노년의 파인먼 사진이라 특히 인상적입니다. 사진 속 파인먼의 눈매가 깊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네요.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듯한 눈빛과 분위기가 평전의 표지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랙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끝맺으며, 무한대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론의 치명적인 결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쯤 되면 본질적으로 새로운 물리학적 발상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파인먼은 수식을 세워 무한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168p, [프린스턴] 중 '격식이 판치는 동네' 중에서, 제임스 글릭 지음, 양병찬 외 옮김
파인먼이 프린스턴에서 대학원을 시작했던 1939년 즈음, 소위 '양자역학'은 어느 정도의 이론이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양자역학 분야의 스타였던 영국의 과학자 폴 디랙은 전자의 정체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정황이 보이네요. 전자의 반지름에 대한 정보가 규정되지 않아서 전자가 갖는 에너지, 혹은 전자가 미치는 효과(?)를 계산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이 문제와 연관된 것이 '장field'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문제 같습니다. 지난 세기(19세기)에 마이클 패러데이와 제임스 맥스웰이 실험과 이론적으로 고안하고 도입한 이 '장'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전자가 장을 매개로 힘을 전달하는가, 아니면 직접 상호작용하는가 등에 관한 이론적인 문제가 30년대 후반과 40년대 초반의 천재물리학자들이 고민하던 문제 중 하나로 보입니다. 과학사적으로 흥미롭습니다. 구체적인 정황은 잘 이해를 못하겠지만요. 또 전기역학 수식과 관련한 문제, "0으로 나누기 오류"(division by zero)는 SF작가 테드 창이 자신의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엘리, 2016)중에서 '0으로 나누면'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순수 수학 분야에서 '0으로 나누기' 상황과 관련한 문제가 나옵니다. 특히 뛰어난 수학자가 자신이 완벽하다고 믿었던 수학 체계에 근본적인 오류(수학자에게는 하나의 거대한 파국적 사건)를 발견한 후 신념이 흔들리는 상황과 부부 사이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삶의 문제와 결부되어 탄생한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0으로 나누기 오류'의 문제는 특이점(singular point)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물리학 분야에서 본질적으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주제(0으로 나누기 오류)를 물리학 분야에서 다룬 단편 소설도 있습니다. 바로 벵하민 라바투트의 단편집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중에서 '슈바르츠실트 특이점'이라는 작품입니다. 물리학자 슈바르츠실트 역시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 대한 답을 구하다 하나의 '파국'을 경험합니다. 바로 특이점이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블래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계산해낸 것인데, 이 특이점의 특징은 다른 표현으로 정리하면 '정의될 수 없는 지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슈바르츠실트에게 특이점의 발견은 지적 파국의 순간이 있었던 것인데, 테드 창에 등장하는 수학자나 벵하민 라바투트의 소설에 나오는 물리학자나 모두 정의할 수 없었던 지적 파국의 순간과 만나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바로 이 당황스러운 경험을 물리학사에서는 1930년대와 40년대의 물리학자들이 경험했을 것이라 상상해봅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단 한 권의 작품집으로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 작가 중의 한 명"이라는 명성을 얻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최고의 과학소설에 수여되는 네뷸러상, 휴고상, 로커스상, 스터전상, 캠벨상, 아시모프상, 세이운상, 라츠비츠상을 모두 석권하였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칠레의 젊은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의 세번째 작품으로, 2021 부커상 최종심에 오르며 전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킨 논픽션소설이다. 책에 실린 다섯 개의 글은 개별적이면서도 나선처럼 이어지며 하나의 산문적 명상으로 완성되어간다.
우리는 관심사와 취향이 똑같았다. 매사를 경험하고 실험한 다음, 그 결과를 정리하여 간단한 원리를 찾아내는 데 몰두했다.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177p, [프린스턴]중 '종이접기와 리듬', 제임스 글릭 지음, 양병찬 외 옮김
파인먼이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수학과 학생들과 어울리며 갖가지 엉뚱한(?) 실험들을 한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훗날 세계적인 통계학자가 되는 존 튜키(John Tuckey)와 인간의 시간측정 능력을 실험해보는 등 엉뚱한 시도를 직접 해봅니다. 엉뚱한 괴짜들이긴 하지만 여기에서 대상/현상에 대해 지식을 알아내는 중요한 방법론을 보여줍니다. 하나는 '발견적인 학습법'인데요, 자신의 신체나 주변의 사물을 이용하여 직접 체험해보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는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론적인 앎의 획득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파인먼에 대해 다른 책에서 보았던 '경험적 연구 방법론'은 아마 이보다 더 어린 시절에 형성되고 체득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학습 방식의 유희적 성격입니다. 놀이적 요소를 통해 지식을 얻는 것인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경험적 방식, 시행착오'와 짝을 이루긴 합니다. 중요한 것은 미지의 대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욕구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파인먼 평전>의 원제가 <Genius>인데, 천재 과학자로 불리는 한 사람의 천재성에는 이런 경험적 발견법/유희적 학습 방식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로부터 현재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교육방식(영재 교육)에 대한 것들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너무나 잘 짜여진 커리큘럼이 아이들에게 제공되다보니, 아이들은 주어진 커리큘럼에만 익숙한, 배우는 기계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옆길도 새어보고 실수도 하면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테니까요. 답이 있는, 주어진 문제들 잘 푸는 문제 풀이 기계를 만드는 교육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파인먼이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알아내는 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느낍니다.
원자 속은 빈 공간이며 그 속에는 전자밖에 없다. 그러니 전자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감쇠(damping) 현상을 일으킨단 말인가?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184p, [프린스턴] 중 '스프링클러의 미스터리'중에서, 제임스 글릭 지음, 양병찬 외 옮김
이 주제는 파인먼이 대학원 시절 전자와 장의 개념을 통찰할 때 고민했던 여려 실마리가 되는 개념 중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이 전자와 장에 대한 고찰이 이후에 휠러 교수와 함께 생각했던 시간의 대칭 관련한 내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정확히 이해는 안가지만) 흥미롭습니다. 또 파인먼의 연구방식 가운데 특징 한 가지는, 자신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곧바로 동료와 교수에게 공개하여 평가를 받는 다는 점입니다. 칼 포퍼가 말한 과학의 '반증가능성'에 대한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보다 완전해질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고 벼리고 있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파인먼은 아이디어를 곧바로 공개하고 집단 지성의 상호작용 속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이론을 단단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수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경쟁이 심한 학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구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인슈타인 교수님, 제 의견에 동의하시죠?" 잠시 후 부드러운 독일어 음성이 세미나실에 울려 퍼졌다. "아뇨, 파인먼 군의 이론은 가능해 보이는군요. 물론 중력이론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력이론은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는걸요."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191-192p, [프린스턴] 중 '스프링클러의 미스터리', 제임스 글릭 지음, 양병찬 외 옮김
이 상황은 파인먼이 대학원생이던 1941년 2월, 지도교수인 휠러와 개발한 '흡수체'이론에 대해 학과 세미나 시간에 당시 물리학의 거장들 앞에서 처음 발표한 상황을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인정사정없이 면박 주기로 유명한 파울리가 애송이 대학원생 파인먼을 면박주려고 공격했는데, 아인슈타인이 파인먼의 이론을 긍정적으로 옹호하는 대목에서 나온 대화입니다. 이렇게 물리학자는 단련되고 성장하는가 보네요.
표지의 디자인은 어땠나요?
책을 받은 첫 인상에 대해 위에 간단히 쓰긴했는데요, 개인적인 취향은 책표지로 사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책의 주제외 관련이 있는 사진이라고 해도 어울린다고 느낀 경우가 많지는 않았거든요. 다만 <파인먼 평전>이 한 과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종합적인 면모를 연대기별로 보여다보니 인물의 노년 사진이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천재적인 면모와 바람둥이 같은 시절, 호기심 천국인 과학자 등의 이미지를 다시 떠올려보기도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을 파인먼의 삶을 표지 사진이 보여주는 듯합니다. 눈매는 부드러워지고 깊어진 눈을 하고 있는 듯한 초상 사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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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일본 장르소설을 모았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21. 모든 예측은 무의미하다! <엘리펀트 헤드>[박소해의 장르살롱] 10. 7인 1역 [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일본미스터리/클로즈드서클]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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