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D-29
읽는데 자꾸 자버려서 못 읽겠어요. 겨울뱀이이라 동면에 들려느봐요. 지금은 채팅보면 이 책에 정붙어 보려고요. 소설 장르는 외에는 유아수준이라 ㅎㅎ 어떻게 하면 재밌게 읽을지 매일 궁리중입니다.
다들 좋은 후기를 많이 남겨주시잖아요. 후기만 따라 오셔도 나중에 다시 읽으실 때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12월 18일)은 11장 '절도 있게 살라' 내일(12월 19일)은 12장 '인간성을 지켜라' 두 장을 읽습니다. 이번 주에도 평일 기준 매일 한 장씩 읽을 예정이니 독서 일정에 참고하세요. 11장은 18세기 말, 19세기 초에 낭만주의자(조르주 상드 같은)에게 몽테뉴가 미친 영향이 나옵니다. 그리고, 12장에서는 9장에서 잠깐 나온 프랑스 종교 전쟁(내전)의 양상과 몽테뉴의 처신이 나와요. 하! 직접 읽어보시죠. 정말 인간이라는 종은!!!
Montaigne's cannibal Stoics fitted perfectly with a new fantasy figure: that of the noble savage, an impossibly perfect being who united primitive simplicity with classical heroism, and who now became the object of cult.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10. Wake from the sleep of habit,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10장 몽테뉴의 식인종에 대하여가 루소에 미친 영향과 11장 낭만주의자들의 몽테뉴에 대한 상반된 평가들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보르도 지방에 갈 일이 있다면 몽테뉴의 성에 들러보고싶기도..) 이런 통시적인 접근이 이 책의 매력인것 같아요. 11장 마지막 부분에서 "His passages about moderation and mediocrity must be read with one eye always to the French civil wars....." 라면서 다음장으로 우아하게 넘어가는 부분도 좋았구요. (바로 이어 읽지 않을 수가 없구만! 하면서...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12월 20일)은 13장 '아무도 한 적이 없는 것을 해보라' 내일(12월 21일)은 14장 '세상을 보라' 두 장을 읽습니다. 13장에서는 『에세』의 출판과 몽테뉴가 셀럽(?)이 되는 이야기, 그리고 14장에서는 몽테뉴의 여행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부분은 약간 빌 브라이슨 여행기 느낌도 나는데요. @소피아 님 말씀처럼, 몽테뉴가 21세기 사람이었으면 초초초 인플루언서로 활동했을 거라는 말씀에 고개 끄덕입니다. :)
11장, 12장 완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읽다가 잠들어버렸지만 ^^;; YG님이 알려주신 대로, 프랑스 내전에 일어나는 동안 몽테뉴는 어떻게 지냈을까에 대한 해답을 12장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그 일을 묵묵히 해나갔더군요. 진정 “자기에게만 특별히 있는 자아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싸움”을 했던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영화 <여왕 마고>에서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이 얼마나 잔인하고 피비린내나는 광기였는지 보았는데, 영상 전체가 붉은 핏빛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였어요. 12장을 읽으니 몽테뉴가 왜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서, 12장에서는 두 명의 문제적인 인물도 눈길을 끌었는데, 바로 앙리 3세와 그의 어머니이자 메디치가의 카트린 드 메디시스입니다. 특히, 앙리 3세는 소매 4개달린 셔츠와 잠옷을 유행시킨 빌런인가요? ^^
몽테뉴는 점성가들이 지금 "엄청난 변혁과 변화가 임박하였다고 경고하지만, 이들은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인생은 거의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계속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가볍게 한마디 덧붙였다.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전쟁, 권력, 전제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자신의 생명과 그 생명의 소중한 본질인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시대를 겪어본 사람만이 집단적 광기(herd insanity)의 시대에 내면적인 자아를 유지하는 데 용기와 정직, 투지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이 책을 전자책으로 읽고 있는데, 어제 소장 전자책 목록을 무심코 살펴보게 되었거든요. 구매한 전자책도 많고 또 리디셀렉트도 구독하고 있는지라 소장목록이 너무 많아서 들여다보지도 않다가 슬쩍 보게 되었는데!!!! - 제가 몽테뉴의 <수상록>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리디셀렉트도 아니고 직접 구매!!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구매이력을 찾아봤더니 무려 2019년 1월에 구매했더라구요. 하아 - 같이 구매한 책은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아마도 그 무렵 무언가 어디선가 삶의 지혜를 찾았던게 아닐까 합니다. 두 권 모두 펼쳐보지도 않았는데 ㅜㅜ 명상록은 오래 전부터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거듭거듭하고 있어서, 소장목록에 있는 게 이상하지 않는데 <수상록>은 너무 깜놀 + 경악.
하하하. 2019년의 소피아님이 <수상록>을 미리 사 두셨군요. ㅋㅋ 이런 멋진 우연이 독서의 재미를 더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대부분 전자책으로 보다보니 소장목록이 많아서 내가 뭐샀는지 잊어버릴때가 많아요~~
전자책은 실물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위험한거 같아요. 구매리스트도 페이지를 넘어가다 보면 뒤에 산 거는 들여다 보지도 않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이와중에 중요한 발견이 있었으니! 보통 온라인 서점에서 <수상록>을 검색하면 문예출판사 판이랑 동서문화사 판이 나오더라구요. (여기 그믐에서 검색하면 그보다 엄청 많긴 하네요)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은 민음사 <에세>와 마찬가지로 천페이지가 넘고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예출판사 판 <수상록>은 단 한권, 269페이지입니다. 엑기스만 모아 나온 거 같은데, 책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 수많은 <수상록> 버전들 중에서, 과거의 저는 기특하게도 (?) 무리하지 않고 문예출판사 판을 구매했더라구요. 근데 문예출판사 전자책은 리디에만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읽지 않아 번역상태를 알 수는 없지만, <수상록> 맛배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몽테뉴 수상록수필 문학의 고전이자, 프랑스 모럴리스트 문학의 기초를 쌓아올렸다고 평가받는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주요 대목을 가려 뽑았다. 최초로 수필 형식을 완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철학서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경험이나 고전의 인용을 바탕으로 한 성찰이다.
문예출판사 수상록은 밀리의 서재에도 있네요 담아두었습니다
그는 연결 고리가 망가진 세상을 복구할 수 있는 해법은 개개인이 각자 연결 고리로 되돌아가서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이는 기술부터 시작해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그가 소중하게 생각한 기질은 호기심, 사교성, 친절, 동료의식, 적응력, 지적 성찰,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호의’였다. 이러한 기질은 어느 것도 맹렬한 영감의 용광로와 어울리지 않는다. 몽테뉴는 진정으로 위대한 영혼은 ‘범속함’에서 찾을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발언이다. 근대인들은 대부분 범속한 사람은 가련하고 제한적인 환경에 놓인 사람이라고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몽테뉴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몽테뉴는 신처럼 되려는 야심에 대하여 불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사람은 인간 이하로 전락하리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11장, 298~299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온건함과 범속함에 관한 그의 글은 프랑스 내전에 시선을 고정하고 읽어야 한다. 이 내전에서는 선험적 극단주의로 말미암아 인간 이하의 잔악상이 엄청난 규모로 초래되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11장,300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전쟁은 종교적 열정에서 자양분을 섭취하며 확대되었으나, 전쟁의 고통은 종말론적인 상상을 낳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12장, 307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프랑스 내전에 대한 내용을 읽을수록 바로 옆에서 전쟁이 나고 누군가 살해당하고 정권이 바뀌는 난리통에서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까 놀라면서도, 반면 그런 시대적 배경이었기에 그가 절도와 절제, 관용, 중용, 침착함 “스토아주의 또는 회의주의적인 ‘무관심’. 즉 ‘평정’또는 ‘아타락시아’”(296p)를 중시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몽테뉴는 정치적 위기를 기도와 극단적인 영성 수련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 그는 그런 현상을 보고 예언을 하는 사람들은 모호하게 말하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중에 자기 예언이 맞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는 마술에 관한 보고들이 대부분 인간이 상상해낸 결과물이지 마귀 활동의 결과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체로 자신의 좌우명을 견지했다. “나는 판단을 보류한다.” 그의 회의주의는 다소 가벼운 비난을 초래하였다. ~ 몽테뉴는 심각하게 의심 받을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처신하였으나 고문과 마녀 재판에 대해서는 자신의 명성을 걸고 비판하였다.”(312p)
12장을 읽다가 몽테뉴의 글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나올 법한 “우주적 관점”(인간을 우주의 많고 많은 행성중 하나인 작은 지구에 사는 티끌만한 생명으로 보는 관점이랄지) 을 보고 다시금 몽테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자연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한 나라 전체가 아주 가는 붓으로 찍은 점 하나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깨달은 사람만이 진정으로 균형 감각을 갖추고 사물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다." (315p) "몽테뉴는 당대인들에게 곤경에 빠져 허우적거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각도 또는 다른 척도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라는 고대 스토아 철학의 교훈을 상기시켰다. 고대 그리스 로마 현인들은 소요 사태가 있을 때마다 개미 왕국의 소동을 내려다보듯이 위에서 분쟁을 내려다보는 태도를 보였다.”(315p) 2023년 지금 여기에서도 정치 뉴스를 볼 때마다 심란할 때가 많은데 “개미 왕국의 소동을 보듯 내려다보라.”는 충고를 곱씹어봐야겠습니다.
낭만주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몽테뉴가 비로소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사랑받게 되었다. ~ 영국작가 베일 세인트 존도 진정으로 "몽테뉴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몽테뉴의 조리에 맞지 않는 "허튼 소리"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허튼소리가 그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독자들은 그런 몽테뉴의 모습에서 각자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13장, 328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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