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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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가 쓴 몽테뉴 평전 병렬독서 중인데 좋아요!! 츠바이크의 이력이나 시대적 상황 등을 감안하고 읽으니 더 의미부여되는 면도 있고(책 소개에 따르면 유작이라고 하네요), 몽테뉴 일생을 시간순대로 설명하고 있으면서 책도 컴팩트해서 마음에 듭니다. :) 😀 소개해주신 두 번째 책도 사라 베이크웰 책 완독하고 읽으면 좋을것 같네요. 항상 추천 감사드립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정통파도 몽테뉴를 경건한 회의주의 현자, 새로운 피론, 새로운 세네카, 그리고 위안을 주는 동시에 도덕심을 높여주는 책의 저자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다음 세기말에 그가 공포의 대상이자 기피 대상으로 지목되고 <에세>가 교회의 ‘금서 목록’에 등재되어 그 후 거의 180년 동안이나 금서로 지정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7장, 200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와 마찬가지로, 니체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파스칼이 몽테뉴에 대하여 가장 혐오감을 느끼게 된 바로 그 동기, 즉 그의 끝없는 의심, 그의 ‘회의주의적인 태평스러움’, 그의 자세, 그리고 불완전한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태도는 리베르탱에서 니체를 거쳐 오늘날 그에게 열광하는 팬들에 이르기까지 서로 매우 다른 전통을 가진 사람들을 늘 매료시킨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7장, 226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9장까지 읽은 지금, 궁금한 점이 (= 쓸데없는 호기심) 이것저것 생기네요. 예를 들자면, (1) 몽테뉴의 생각은 어느 정도 이상은 서양 사상보다 동양 사상에 더 가깝지 않나? 왜 그렇지? - 위에서도 썼는데, 어딘가 장자같은 데(아, 물론 저도 장자에 대해 1도 모릅니다)가 있는 것 같고, 본문에서 선 사상을 잠깐 언급한 것 같기도 하구요. (2) 몽테뉴는 철학자인가? - 몽테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철학자라고 나오더라구요. 사라 베이크웰도 철학 사상을 비교해가며 설명하고 있구요. 그런데 왜 저는 ‘몽테뉴의 메인 직업은 철학자’—> 이 부분이 왠지 애매한걸까요?. 디너파티에 초대해서 첫번째 질문으로 묻고 싶어요. “당신의 제 1직업이 철학자로 분류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앞 챕터에서 프랑스 내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오랜 피바람 속에서 몽테뉴는 어떻게 고고하게 성에서만 머물며 살았지? 하고 궁금했는데, 이건 9장이 약간의 설명이 되더군요.
@소피아 님 프랑스 내전의 진행 상황과 몽테뉴의 대응은 12장에 자세히 나옵니다. @모시모시 님, 12장에서는 츠바이크의 몽테뉴 읽기에 대한 베이크웰의 해석도 나와요. 아! 츠바이크!
몽테뉴는 인간은 모두 존재의 요소를 공유하고 있으며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의 현대성은 자기 자신과 “다른 인간들은 물론이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개성에 대한 강렬한 인식 및 열정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12월 15일)은 10장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를 읽습니다. 이 장까지 읽고서 주말에는 잠시 쉬면서 뒤늦게 읽으며 따라오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 이 장에서는 몽테뉴의 에세이 가운데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식인종에 대하여」를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몽테뉴가 18세기 계몽주의자(드니 디드로, 장자크 루소 등)에 미친 영향도 언급합니다. 베이크웰의 말대로, 몽테뉴 해석이 점점 달궈지는 시기죠. 10장은 11장 19세기 초 낭만주의자에게 미친 몽테뉴의 영향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들이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추천해주셔서 장바구니가 또 그득해지네요. 7장을 읽고나니...에세를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 울렁거리지만(일단 좀 참고) 확실히 팡세는 안읽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날까지 나에게 강요하는 총독이나 주인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속도를 유지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남을 위해서 일하는 데 어설프고 쓸모없으며, 나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이 구절에는 그의 진정한 동기가 부분적으로나마 나타나 있다. 그가 살고 싶은 것은 자신의 삶이었다. 비현실적인 사람이 되면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천성적으로나 인위적으로나 극도로 게으르고 자유분방한” 것이 그가 스스로 요약한 자신의 성격이었다. 그는 “자유와 나태”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8장, 251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나는 아무것에도 관심 두지 않고 편안하게 살게 되기만 바랄 뿐이다.” 파스칼은 이 한 줄의 문장을 읽을 때 혈압이 무척 올라갔을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8장, 252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9장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아라 “몽테뉴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그는 그 어느 쾌락보다 대화 나누기를 즐겼다. 그는 귀나 입을 잃는 것보다 눈을 잃는 것이 낫다고 말할 정도로 대화하기를 좋아했다. 대화가 책보다 좋기 때문이다.”(255p) -> 전 확실히 책 때문인지 눈을 잃는 것보다는 입을 잃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요. 몽테뉴와 저와 다른 점이네요. 몽테뉴는 아마 "E"였던 게 아닐까요 ㅎ "몽테뉴는 공개 토론을 좋아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나 신앙과 아무리 차이가 있더라도 어떤 주장에도 놀라지 않고, 어떤 신앙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환영했다. 그러면 더욱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열리고 자신도 다시 생각할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256p) -> 이러기가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몽테뉴님 리스펙! "관용, 다양성, 오픈마인드"는 책에서 읽었을 때는 좋고 이상적인 거라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저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조금 화가 나기도 한다는 걸, 전혀 다른 정치관/인생관/가치관/젠더관/종교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평정심을 잃거나 상대에 대한 호감이나 애정을 갖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 "차별과 관용"을 다룬 책을 그렇게 읽었건만 현실에서 이상은 파스스 김가루처럼 부서진다는 걸 - 현실에서 실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몽테뉴는 ‘광기’라는 말은 단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본성적으로 사악하고, 피비린내 나고, 음흉한 자들이 이런 핑계를 대지 못하게 하자” 무자비한 만행은 그 자체만으로 나쁜 것이다. 흥분된 상태였다는 변명은 무자비한 만행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 그는 신이 그렇게 과격하고 비이성적인 폭력을 헌신의 증거로 요구한다고 믿는 광신도들의 광적인 신앙을 무엇보다도 개탄했다. 몽테뉴는 잔인함이 역겨워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9장, 268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여러가지 불편한 공동 있을거 가타요
10장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이 책에서 몽테뉴를 다른 철학자와 관련해서 쓰는 부분이 맘에 듭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철학에 “관계성”을 적용해서 다가가기 쉽게 만들어 주는 듯해서 좋아요. 몽테뉴를 통해 니체를 소개받는, 소개팅에서 사라 베이크웰에게 몽테뉴를 소개받는 느낌이랄지요~ 7장에서 몽테뉴를 파스칼, 데카르트, 니체와 연관시켜 쓴 데 반해 10장에서는 루소 얘기가 나옵니다. "루소의 책을 몇 페이지 읽어보면, 그는 몽테뉴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몽테뉴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몽테뉴는 어떤 말을 하다가 옆길로 살짝 새는 경향이 있어서 원시인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모르지만......”이라는 말이 중간에 끼어들기 때문이다."(287p) “나는 야만적이고 끔찍한 그런 행동을 보는 것이 유감스럽지는 않다. 진정으로 유감스러운 것은 그들의 잘못은 제대로 보면서 우리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다는 사실이다.” 몽테뉴는 독자들이 눈을 뜨고 살펴보기를 바랐다. 남아메리카 사람들 자체가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이들은 몽테뉴와 그의 동포가 “적절한 시각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자기만족의 꿈에서 깨어나게 하는 데 이상적인 거울일 뿐이다.“(283p) "낭만주의자들이 몽테뉴와 결별하자 몽테뉴는 다시는 예전과 같은 모습을 갖지 못하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다소 반항적이지만 개방적인 해답인 “습관의 잠에서 깨어나라”는 초기 낭만주의 시대부터 차츰 민중을 선동하는 슬로건, 더 나아가 혁명적인 슬로건으로 탈바꿈했다. 낭만주의 시대 이후에는 몽테뉴를 냉철하고 품위 있는 헬레니즘 지혜의 근원으로 보기가 쉽지 않게 된다. 이때부터 독자들은 그를 끊임없이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영원히 야성적인 면을 갖게 된다."(291p)
7장(의문을 품어라)의 철학 이야기가 저에게는 무척 형이상학적이라 조금 어려웠다면('에포케' 하나 건졌습니다!!), 8장과 9장은 쉽게 읽었습니다. 각 장이 서로 모순되어 보이면서도 공감가는 내용이고 현재의 제 삶의 태도와 비교해서 읽기 좋았어요. 에세의 'On cruelty'와 'On cannibals'은 꼭 따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일은 자신의 관점에 달렸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책의 절반인 10장까지 온 지금, 저 인용구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몽테뉴”라는 이름 또는 <에세> 라는 책의 운명은 후대인들의 관점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올려치기와 내려깍기를 반복한 결과라는 것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요구할 때 몽테뉴의 이름은 호출되기도 하고 누구누구와 비교되기도 하고, 또 시대가 허락하지 않을 때는 <에세>가 금서가 되기도 하고.. 이와 더불어,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는 지금 21세기, 즉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라 베이크웰이라는 렌즈를 통해 몽테뉴를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나름 중요한 깨달음이었습니다. 몽테뉴는 진짜 어떤 인물이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다가, 영원히 알 길이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짐작할 수 있는 건 몽테뉴가 21세기가 살았다면, 온라인 글쓰기를 엄청나게 해대는 인플루언서나 SNS 네임드 자리를 꿰차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 책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변화의 세기> 읽을 때 @YG 님이 추천해주신 임명묵의 <러시아는 무엇이 되려 하는가>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할 무렵 이러저러한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해서 대략적인 것은 아는 내용이지만, 임명묵 작가가 글을 참 잘쓰시네요. 게다가 러시아처럼 초초초광대한 나라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전공이신 서아시아나 중앙 아시아 관점이 - 코카서스,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 꽤 포함되었다는 느낌적 느낌은 있습니다. 발트 3국의 관점은 또 다를 텐데요 —> 제가 방송듣고 책 앞부분 읽는 중이라 조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입문용은 아닌 것 같고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어야 할 만한 심화용인 것 같던데, 책걸상 방송 듣고 정리한 다음 읽으라고 권장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샹트페테르부르크 = 동탄 신도시는 절대 아닌 걸로 ^^;; 수년 전에 여행같을 때 너무 아름다운 문화예술 고도여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무엇이 되려 하는가 - 자유주의의 황혼, 그리고 러시아의 귀환임명묵 작가의 《러시아는 무엇이 되려 하는가》. 두 권의 인상적인 전작들을 통해 주목할 만한 신예 인문/사회과학 작가로 자리매김한 저자가 탄탄한 전문성과 필력으로 러시아라는 세계를 탐구해 나간다.
이 책 좋죠? 저는 읽고서 좋아서 여러분에게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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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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