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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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는 골똘히 생각했다. '고양이와 놀고 있을 때,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서로 익살스러운 장난을 치며 함께 논다. 내가 장난을 걸거나 장난을 그만두겠다고 할 때도 있지만, 고양이가 장난을 걸거나 장난을 그만두겠다고 할 때도 있다.' 그는 자신의 관점에서 고양이를 보는 동시에 고양이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기도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5쪽,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와 고양이가 상호 작용하는 장면은 『에세』에서 가장 매력적인 순간이자 중요한 순간이다. 이 장면에 모든 존재가 이 세계를 공유하고 있지만, 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은 피조물마다 다르다는 그의 믿음이 담겨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5쪽,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7장을 읽으면서 철학사에 밝으신 분들은 몽테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현대 철학의 여러 중요한 주제를 선취한 사상가(철학자)로 여기고 싶은 욕심도 들었을 텐데요. 저는 몽테뉴의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철학자 서동욱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서 선생님은 프랑스 현대 철학자 들뢰즈 전문가로 유명한 분인데요. 이참에 책들을 몇 권 소개합니다. 이 가운데 『타자 철학』(반비)은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벽돌 책 가운데 하나인데, 제가 현대 철학사 책을 가이드하기에는 깜냥이 모자라서 주저하고 있답니다. (서동욱 선생님을 한 번 모시고 읽어야 할까요?)
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현대철학에 대한 쉬운 안내서일 뿐만 아니라, 철학자이자 시인이기도 한 서동욱의 독창적인 에세이다. 쉽게 썼지만 현대철학이 품고 있는 깊이를 무시한 채 단순화하고 도식화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저자의 생각과 마음을 통해 철저히 소화된 이야기만을 실었다.
타자철학 - 현대 사상과 함께 타자를 생각하기철학자이자 비평가이자 시인으로서 다방면에서 사회와 호흡해온 서동욱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타자철학』은 “현대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에 자리한 “타자의 상처”(16쪽)를 함께 사유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생활의 사상철학자이면서 시인,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서동욱의 에세이.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려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글 75편을 인문학, 예술, 사회, 삶이라는 네 가지 좌표 아래 모았다. 글들은 제각기 생명력을 지니고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는 곳은 우리의 생활이다.
주말에 좀 놀았더니 뒤늦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6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레몽 스봉의 변호'를 읽어보고 싶네요. 이것때문에 에쎄를 다 읽을순 없는데...끙.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쓸모 없고, 힘이 없고, 모든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고 착각에 잘 빠지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글이라니 구미가 당깁니다.
저도 @소피아 님처럼 이 책을 읽다가 사라 베이크웰에 빠진 건지, 몽테뉴가 좋은 건지 헷갈려서요. <살구칵테일>이나 <에세>를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에세>는 3권이라 엄두가 안 나네요.ㅜ @바나나 님처럼 “레몽 스봉의 변호”도 읽어보고 싶은데 처음부터 순서대로 책을 읽는 편이라 2권 중간쯤에 있던데 읽을 수 있을지 고민스러워요. 사라님이 몽테뉴나 <에세>에 대해서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살짝 들긴 합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몽테뉴의 생각 중 출판 당시 새로워서 충격을 주었거나 다음 세기에 이단이라고 비판 받는 내용들 모두 지금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고 사실로 인정되는 내용들이라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스트셀러였다가 금서로 추락. 역사적으로 <에세>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몽테뉴의 책을 읽고 울화통을 터뜨린 파스칼, 데카르트의 얘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파스칼이나 니체 둘 다 맘에 들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사상적으로 다른 철학자였는지 몰랐던 무지한 1인 ㅠ 작가가 몽테뉴와 비교하며 써서 철학자들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사라 베이크웰에 빠지신 거예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에세』 몇 차례 도전했는데 실패했어요. :) 차라리 『에세』에서 글을 몇 편 추려서 편집한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요. 저는 '책세상 고전의 세계'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을 가지고 있어요.
식인종에 대하여 외 - 수상록 선집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시리즈. 현대 몽테뉴 연구에서 비평 판본의 결정본으로 여겨지는 플레야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200개에 달하는 주석을 통해 원문에 등장하는 인물과 텍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해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을 통해 몽테뉴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냈다.
추천 감사합니다. 에세에 대한 고민 때문에 살짝 무거운 마음이 들었는데 좀 편하게 읽어볼 수 있겠네요~
6장 작은 요령을 부려라 “몽테뉴는 비실용적인 철학자들을 멸시하는 편이었다. 그는 비실용적인 철학자들의 현학적인 태도나 추상적인 개념을 싫어했다.”(164p) 비실용적인 철학자들을 싫어했던 몽테뉴인데, 철학을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몽테뉴가 플라톤이나 파스칼, 데카르트 같은 추상적 철학자들 중 한 명으로 생각되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 그가 안타까워할 것 같습니다. 7장에는 “직업적인 철학자 계층을 경멸”했다는 니체에 대해 나오는데요. 니체 또한 그가 경멸한 “어렵고 골치아픈” 철학자중 한 명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걸 알면 얼마나 격분했을까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6장을 읽으면서 몽테뉴가 (동물과 인간을 비슷하게 보았던 점 등 )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세>에서 현대의 심리학이나“자기개발서”의 면모가 보여서 놀랐습니다. "시각을 바꾸면 감정이 달라진다."(167p)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 상상을 이용하는 요령, 명상 등 최근에 읽은 자기개발서 내용과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자기개발서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철학책보다는 자기개발서가 훨씬 많이 팔리고 많이 써지고 많이 읽히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자기개발서류의 책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위로나 도움을 받는 독자가 있다면 의미가 있고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몽테뉴의 생각들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사라 베이크웰의 글을 통해 몽테뉴의 사상에 대해 정리가 되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몽테뉴는 신앙에 대한 욕구를 크게 느끼지 않았지만, 이성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인간의 허세에 강한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다.”(181p) 아마 이런 점 때문에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 17세기 과학의 시대에 몽테뉴가 공격받지만, 지금은 다시 과학과 이성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어서 이 책에 나오는 몽테뉴가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변화의 세기> 내용이 세기별로 흐릿하게 기억이 나면서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듯요 ^^::
7장 의문을 품어라 “<에세>에도 회의주의가 넘쳐흐른다. 페이지마다 ‘아마’, ‘어느 정도’, ‘내 생각에는’, ‘내가 보기에는’과 같은 말로 가득하다. 몽테뉴는 이런 표현들이 ”제안하는 내용의 무모함을 누그러뜨리고 완화한다‘라고 말했다.“(192p) "몽테뉴에게 철학이란 인간의 모습으로 육화된 존재였다. 철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인간 개개인 안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철학에는 불확실성의 구멍이 벌집처럼 숭숭 뚫렸다. 그는 “철학자들은 이 문제를 거의 다루어보지 않은 것 같다”고 의아하게 생각했다.(194p) “몽테뉴는 이제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동물적인 측면을 쉽게 인정했다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그의 견해는 모두 악마의 계략으로 매도되기 시작했다.”(203p) “파스칼에 의하면. ‘편리함과 평온함’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한 몽테뉴의 신조를 해로운 것이었다. 이 신조는 파스칼을 불안하게 만들고 대책 없이 화를 돋우었다~ 말브량슈는 파스칼과 마찬가지로 언제타 태평스러운 몽테뉴의 태도는 물론이고 의심을 수용하는 그의 태도를 개탄하였다. 말브랑슈는 몽테뉴의 책이 과거에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씁쓸하게 인정했다.”(221p)
그리고, 사라 베이크웰 버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소개하는 몽테뉴도 살필 수 있는 길이 있어요. 그 유명한 독일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그는 1942년 2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유작이네요.) 1960년에 펴낸 몽테뉴 평전이 있습니다. 『위로하는 정신』(유유, 2012). 프랑스의 콜레주 드 프랑스 명예교수 앙투안 콩파뉴가 2013년에 펴낸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뮤진트리, 2022)도 작년(2022년)에 한국에서 나왔어요. 저는 앙투안 콩파뉴는 모르는 분이고, 번역하신 김병욱 선생님을 신뢰해서 책을 기억해뒀어요. 수상록 전체에서 흥미로운 주제 40개를 골라서 콩파뉴가 발췌문과 해설을 덧붙인 책이랍니다. 찾아보니, 콩파뉴는 프랑스에서는 유명한 인문학자. 이 책의 원고도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엥테르'에서 하루에 몇 분씩 소개한 내용을 엮은 건가 봐요.
위로하는 정신 -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세계적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몽테뉴 평전. 이 책은 몽테뉴와 츠바이크 두 사람의 유사한 체험을 거리낌 없이 세상에 알리는, 매우 사적인 내용이 담긴 작품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사망 70주기, 그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하다.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16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문학자이자 《수상록》의 저자, ‘에세이’라는 문학 형식의 근원이 된 사람, 미셸 드 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삶의 좌우명으로 삼은 회의론자 몽테뉴의 유쾌한 지혜를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이 탁월한 해석으로 소개한다.
오! 츠바이크. 좋아하는 전기 작가인데요. 츠바이크가 몽테뉴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네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츠바이크가 쓴 몽테뉴 평전 병렬독서 중인데 좋아요!! 츠바이크의 이력이나 시대적 상황 등을 감안하고 읽으니 더 의미부여되는 면도 있고(책 소개에 따르면 유작이라고 하네요), 몽테뉴 일생을 시간순대로 설명하고 있으면서 책도 컴팩트해서 마음에 듭니다. :) 😀 소개해주신 두 번째 책도 사라 베이크웰 책 완독하고 읽으면 좋을것 같네요. 항상 추천 감사드립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정통파도 몽테뉴를 경건한 회의주의 현자, 새로운 피론, 새로운 세네카, 그리고 위안을 주는 동시에 도덕심을 높여주는 책의 저자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다음 세기말에 그가 공포의 대상이자 기피 대상으로 지목되고 <에세>가 교회의 ‘금서 목록’에 등재되어 그 후 거의 180년 동안이나 금서로 지정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7장, 200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와 마찬가지로, 니체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파스칼이 몽테뉴에 대하여 가장 혐오감을 느끼게 된 바로 그 동기, 즉 그의 끝없는 의심, 그의 ‘회의주의적인 태평스러움’, 그의 자세, 그리고 불완전한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태도는 리베르탱에서 니체를 거쳐 오늘날 그에게 열광하는 팬들에 이르기까지 서로 매우 다른 전통을 가진 사람들을 늘 매료시킨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7장, 226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9장까지 읽은 지금, 궁금한 점이 (= 쓸데없는 호기심) 이것저것 생기네요. 예를 들자면, (1) 몽테뉴의 생각은 어느 정도 이상은 서양 사상보다 동양 사상에 더 가깝지 않나? 왜 그렇지? - 위에서도 썼는데, 어딘가 장자같은 데(아, 물론 저도 장자에 대해 1도 모릅니다)가 있는 것 같고, 본문에서 선 사상을 잠깐 언급한 것 같기도 하구요. (2) 몽테뉴는 철학자인가? - 몽테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철학자라고 나오더라구요. 사라 베이크웰도 철학 사상을 비교해가며 설명하고 있구요. 그런데 왜 저는 ‘몽테뉴의 메인 직업은 철학자’—> 이 부분이 왠지 애매한걸까요?. 디너파티에 초대해서 첫번째 질문으로 묻고 싶어요. “당신의 제 1직업이 철학자로 분류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앞 챕터에서 프랑스 내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오랜 피바람 속에서 몽테뉴는 어떻게 고고하게 성에서만 머물며 살았지? 하고 궁금했는데, 이건 9장이 약간의 설명이 되더군요.
@소피아 님 프랑스 내전의 진행 상황과 몽테뉴의 대응은 12장에 자세히 나옵니다. @모시모시 님, 12장에서는 츠바이크의 몽테뉴 읽기에 대한 베이크웰의 해석도 나와요. 아! 츠바이크!
몽테뉴는 인간은 모두 존재의 요소를 공유하고 있으며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의 현대성은 자기 자신과 “다른 인간들은 물론이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개성에 대한 강렬한 인식 및 열정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12월 15일)은 10장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를 읽습니다. 이 장까지 읽고서 주말에는 잠시 쉬면서 뒤늦게 읽으며 따라오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 이 장에서는 몽테뉴의 에세이 가운데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식인종에 대하여」를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몽테뉴가 18세기 계몽주의자(드니 디드로, 장자크 루소 등)에 미친 영향도 언급합니다. 베이크웰의 말대로, 몽테뉴 해석이 점점 달궈지는 시기죠. 10장은 11장 19세기 초 낭만주의자에게 미친 몽테뉴의 영향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들이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추천해주셔서 장바구니가 또 그득해지네요. 7장을 읽고나니...에세를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 울렁거리지만(일단 좀 참고) 확실히 팡세는 안읽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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