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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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이 책 읽기 잘했다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 오늘(12월 6일)과 내일(12월 7일)은 2장 '주의를 기울여라'와 3장 '태어나라'를 읽습니다. 저도 다시 읽으면서 가늠해 보니, 평일 기준 하루에 한 장 읽는 식이면 무리 없는 일정 같아요. 몽테뉴와 조금씩 친해지면서, 자신도 돌아보는 연말 되기를 바라봅니다.
몽테뉴.. 몽테뉴... 워낙 많이 들어서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인데.. 정작 아는 건 없는.. 이번 책은 부지런히 잘 읽어볼께요~
대...에충 알고 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꽤나 옛날 사람이라는것에 일단 놀라고 들어가네요.
이 책을 제가 옛날에 읽으려고 사두었는데, 그때는 왜 이게 잘 안읽혔는지 알것 같아요. 40대 후반이 되어보니 눈에 들어오는 글귀들이 있어요.
인생을 꽉 움켜쥘수 있는 비결은 매순간 겪는 경험에 꾸밈없이 순수하게 경탄하는 것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몽테뉴처럼 모든 경험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02. 주의를 기울여라(p.57),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에 대해서는 플루타르코스의 충고도 세네카의 충고와 같았다. “지금 당신 눈앞에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에 주의를 집중하라.”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장 49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꽉 움켜쥐지 않으면 인생이 당신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나 꽉 움켜쥐더라도 인생은 당신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은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인생을 꽉 움켜질 수 있는 비결은 매 순간 겪는 경험에 꾸밈없이 순수하게 경탄하는 것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몽테뉴처럼 모든 경험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장, 57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한 줄기 강물이 흘러 내려가듯 자신의 경험을 써 내려가는 방식을 통해서 내적 세계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문학적 전통을 세웠다. 이제는 너무나 친숙한 방식이라 그것이 전통이라는 사실도 잊게 되었다. ~ 내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작가의 일이다. 하지만 몽테뉴 이전에는 이런 일이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쉴 새 없이 내면을 관찰하는 그의 독특한 방식은 그 당시 매우 낯선 것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장, 59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이 끝 부분, ‘비록 나는 모르지만......’이라는 말이 순수한 몽테뉴의 모습이다. 이 말은 그가 쓴 글마다 거의 다 붙어 있다. 그의 철학 전반이 이 한 마디에 담겨 있다. 그렇다. 그는 우리가 어리석다고 말한다. 그러나 달리 어찌해볼 길이 없으므로 우리는 그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어리석음과 함께 사는 게 좋을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3장,66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의 세대는 피곤하고 시큰둥한 세대였으며, 새로운 형태의 창의력을 갖춘 반항적인 세대였다. 그들이 냉소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은 성장하면서 교육 받은 이념들이 형편없이 한심한 농담으로 바뀌는 과정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일부 사상가들은 종교 개혁이 카톨릭 교회에도 이로운 새바람을 일으키리라고 찬양하였으나, 종교 개혁은 전쟁으로 바뀌어 문명사회를 파괴하려고 했다. 아름다움, 평형, 명료성, 지성 등 르네상스의 원칙들은 폭력, 잔혹성, 극단주의 신학에 용해되어 사라졌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3장, 77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몽테뉴는 처음부터 자기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동시에 자신은 아주 특별하고 다른 존재라는 점을 깨쳤다. 이것이 몽테뉴가 평생 벗어나지 못한 복잡 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평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바로 그 점이 그가 비범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3장,80p,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서 좋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자신을 면밀하게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정정: “감시할 수 ”
끊임없이 관찰하고 또 관찰하라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매일 자기 전에 한 장씩 읽고 있는데, 2장이 너무 좋아서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하느라 다음 장으로 못 넘어갈 뻔 했습니다. 다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에 주의를 집중하고 면밀히 관찰하기란, 또 그것을 지속하는 것이 별거 아닌듯 보이지만 엄청나게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2장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들었습니다. 15-17세기 북유럽 르네상스 화가들의 자화상을 꽤 좋아하는데, 특히 뒤러나 얀 반 에이크 혹은 렘브란트의 자화상들을 보면 묵직하고 단단한 무언가와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강상중 교수도 <구원의 미술관>에서 뒤러의 자화상은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 있는가” 라고 묻는 듯 하다고 했구요. 자신에 대해, 심연까지 내려가 파악한 사람만이 내뿜는 아우라가 그들의 자화상에는 있습니다. 저 화가들이 ‘인생을 꽉 움켜지기 위해’ 붓을 들고 자기 자신을 그렸다면, 몽테뉴는 펜을 들고 글을 쓴 거겠죠.
16세기에는 몽테뉴처럼 불안정성이라는 문제에 매료된 저술가들이 또 있었으나, 그가 여느 저술가들에 비하여 비범한 점은 관찰자 자신도 관찰 대상만큼이나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두 가지 사물의 움직임은 복잡한 수학 방정식의 변수처럼 상호 작용하여 어떤 사물을 측정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점을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세계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은 기체나 물로 만들어진 손을 이용해서 기체 구름이나 액체를 잡으려고 하는 것과 같아서 그 손으로 세계를 잡으려고 하면 손이 녹아버린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p. 52-53,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한 줄기 강물이 흘러 내려가듯 자신의 경험을 써 내려가는 방식을 통해서 내적 세계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문학적 전통을 세웠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나는 춤출 때 춤추고 잠잘 때에는 잔다.” 2장에서 최고의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춤출 때에는 춤추고 잠잘 때에는 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2장에서는 삶의 경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실천하는 몽테뉴의 모습을 그 이후 시대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는 작가들과 연결시킨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또한, 삶의 절대적 시간을 늘릴 수 없다면 밀도를 높이겠다는 몽테뉴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3장에서는 특별한 교육방식 - 사어인 라틴어를 모국어화하려는 시도 - 과 그로인해 가족 내에서도 의사소통이 제한되었던 모습이 기괴하게 다가왔습니다. 한편, 어릴적부터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요즘 세태(21세기의 라틴어는 영어!?)와 관련해서 씁쓸한 마음도 들고, 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여러 생각이 들었던 장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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