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함께 읽기

D-29
거짓말은 그 자체로 이미 진실에 반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데, 개소리는 고장난 시계처럼 드물게 진실 내지 사실과 부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개소리/거짓말을 지어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지라도, 실제/사실/진실이 인간 공동체에 주는 권위는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사실/진실이 인간 공동체에 주는 권위가 있다면, 오히려 개소리에 더 민감해야 하지 않을까요? 거짓말은 적어도 진실을 알아야만 할 수 있지만, 개소리는 진실 자체는 무관할 때가 많으니까요. 진실조차 모르면서 하는 말이면 더 화날 것 같다고 생각해요ㅎ
- 거짓말은 '진실에 반하는' 것이고, 개소리는 '진실과 무관한' 것이라는 개념 정의와,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민주주의에 더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책의 주장에는 공감합니다. - 다만 53쪽에서 저자가 질문(연습문제)을 던지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의 개소리보다 거짓말에 대해서 더 관대한 것인가'이고요, - 저는 이러한 관대함/민감성의 차이가 이성적/2차적 사고와 감정적/1차적 사고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1) 진실에 반하는 거짓말에 대한 반감은 1차적이고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는 감정적 차원의 반응이고, 2)진실과 무관한 개소리에 대하여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은 개소리가 끼치는 해악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2차적이고 느린 차원의 생각인 것이지요. - 결론적으로 저자가 얘기한 철학적 논증과 같은 사고 과정을 굳이 거치지 않는다면, 개소리보다 거짓말에 대해서보다 더 관대해 지는 것이 일반적/보편적인 반응에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한테 유리한 주장을 대신 해 주는 것처럼 보이는 극우정치인에게 특별한 고민 없이 표를 던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작은불빛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해가 되네요! 개소리는 결국 그것을 개소리라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더 드는 반면, 거짓말은 그것이 거짓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는 이상 의심할 이유조차 없지요. 저는 개소리는 이미 듣는 화자도 그것이 개소리임을 알아차린 상태이기 때문에 거짓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관대하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개소리도 듣는 쪽이 진실로 듣게 된다면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가 되는군요.
저는 어제 완독했습니다~ 90쪽 까지인줄 알았는데 본 내용 자체는 60페이지에서 끝이 나네요. 옮긴이의 말과 해제 자체도 읽는데 도움이 많이 되어서 일단 다 읽었습니다(원래는 이런거 안 읽는 스타일) 다른 사물에 비해 악명 높을 정도로 덜 안정적이고 덜 본래적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개소리라는 결말... 저자 하고 싶은 말이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우리의 본성은 너무나도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고 쉽게 흔들 수 있으므로 개소리가 판치는 것이 아닌가하고 작가의 결말에서 조금 뻗어 나가 개인적인 결론 또한 세워봤습니다.(그게 그거인 것 같습니다만) 결국 우리는 개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생체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었네요.
언론의 언어가 무책임해진 지는 오래되었고, 최근 SNS의 등장으로 사회 전체가 말이 너무 많아졌다. 인터넷은 한마디로 개소리의 바다다.(중략)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침묵할 줄 모른다.
개소리에 대하여 p.77,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개소리에 대하여 p.87,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개소리'에 대하 정의도 좋았지만 개소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침묵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옮긴이의 글과 해제가 참으로 와닿았습니다.
저도 이 부분 좋았습니다. 최근 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고, 관련된 아티클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정 분야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쌓아온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그의 지능은 자신이 속한 영역을 넘어가는 순간 사회적으로 맥락을 잃거나 일반적 상식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전문가와 그들이 뱉어내는 말, 그 말이 유통시키는 채널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요.
너무 세분화되어버린 전문성으로 인해 나의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들은 정말로 '거의 모르는' 분야들이 되어버렸지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못하고 알은체를 많이 하지요.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체 모르는 것을 숨기기 위해 알은체를 하는 것도 하나의 '개소리'가 아닐까요ㅎㅎ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서평단&북클럽 모집[빈페이지_책증정] 《그리고 밤은 온다》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책 증정] Beyond Bookclub 11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도서증정][발행편집인과 함께 읽기] <시간의 연대기-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30번째 생일선물로 책을 추천해 주세요.친해진 초등학생 여자 아이들에게 기념 선물로 줄 만한 책에는 뭐가 있을까요? 결혼하는 같은회사 직원에게 선물할 책을 추천해주세요.
암행어사 출두요_2월 19일 저녁 7시 (라이브 채팅)
[책증정] 조선판 다크 판타지 어떤데👀『암행』 정명섭 작가가 풀어주는 조선 괴담
생명으로부터 배웁니다
[김영사/책증정]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그믐무비클럽] 4. 동물의 집은 어디인가 with 서울동물영화제
2월 26일(수), 함께 낭독해요 🎤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불확실성의 시대, 철학자들에게 묻다
[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열림원/도서 증정] 『쇼펜하우어의 고독한 행복』을 함께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나눠요!
2월의 고전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이달의 고전] 2월 『제5도살장』 함께 읽어요[이달의 고전] 2월 『양철북』 함께 읽어요[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사회파 미스터리 3권
[박소해의 장르살롱] 22.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타오>를 이야기하오 [책 증정] 소설 <피해자> 함께 읽어요. [박소해의 장르살롱] 3. 모든 것의 이야기
다정한 모임지기 jena와 함께 한 달, 또 한 달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3월〕 이듬해 봄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월] 읽을, 거리
SH의 깊이 있는 서평 블로그
<페이크와 팩트>를 읽고<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고
책도 벽돌, 독자들의 대화도 벽돌!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이달의 소설] 2월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함께 읽어요[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책 증정] Beyond Bookclub 10기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5. 피아니스트의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