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갑자기 '더운 공기(hot air)'가 나와서 사전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말로는 '허풍'이라고 하는군요. 더운 공기와 허풍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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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창원북카페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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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공기가 모든 정보성 알맹이가 빠진 말인 것처럼, 대변은 영양가 있는 모든 게 제거된 물질이다.
『개소리에 대하여』 p.46,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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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shit의 직역인 소똥(대변)이 정말 헛소 리와 유사한 뜻이구나 했습니다. 영양가 없는 말, 즉 개소리가 영양가 없는 똥과 다를 바 없다는 말에서 무릎을 탁 쳤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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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의 본질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가짜라는 데 있다.
『개소리에 대하여』 p.49,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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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 때문에 거짓과 가짜의 구분이 힘들었는데요.
거짓이 조금 더 포괄적인 개념인 것 같습니다. 거짓은 참이 아닌 것이 모두 해당되지만, 가짜의 경우엔 참이 아니더라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책의 예시처럼 어떤 물건이 레플리카라고 해서 정품과 다를 게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제 기능을 하니까요. 다만 가짜는 진짜와 생성과정에서 차이가 있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거짓은 '틀림'에 조금 더 포커싱이 가 있고, 가짜는 '다르면서도 조금 더 낮은 단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저는 해석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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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왜 일반적으로 거짓말에 대해서보다 관대한지를 이해하는 문제는 중요한데, 나는 이 문제를 독자들을 위한 연습문제로 남겨 두려 한다.
『개소리에 대하여』 p.53,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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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 면 거짓말은 남을 속이되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의도를 들키지 않아야 한다면, 개소리는 듣는 사람도 이미 그것이 개소리임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ㅎㅎ
작은불빛
거짓말은 그 자체로 이미 진실에 반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데, 개소리는 고장난 시계처럼 드물게 진실 내지 사실과 부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개소리/거짓말을 지어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지라도, 실제/사실/진실이 인간 공동체에 주는 권위는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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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사실/진실이 인간 공동체에 주는 권위가 있다면, 오히려 개소리에 더 민감해야 하지 않을까요? 거짓말은 적어도 진실을 알아야만 할 수 있지만, 개소리는 진실 자체는 무관할 때가 많으니까요. 진실조차 모르면서 하는 말이면 더 화날 것 같다고 생각해요ㅎ
작은불빛
- 거짓말은 '진실에 반하는' 것이고, 개소리는 '진실과 무관한' 것이라는 개념 정의와,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민주주의에 더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책의 주장에는 공감 합니다.
- 다만 53쪽에서 저자가 질문(연습문제)을 던지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의 개소리보다 거짓말에 대해서 더 관대한 것인가'이고요,
- 저는 이러한 관대함/민감성의 차이가 이성적/2차적 사고와 감정적/1차적 사고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1) 진실에 반하는 거짓말에 대한 반감은 1차적이고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는 감정적 차원의 반응이고,
2)진실과 무관한 개소리에 대하여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은 개소리가 끼치는 해악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2차적이고 느린 차원의 생각인 것이지요.
- 결론적으로 저자가 얘기한 철학적 논증과 같은 사고 과정을 굳이 거치지 않는다면, 개소리보다 거짓말에 대해서보다 더 관대해 지는 것이 일반적/보편적인 반응에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한테 유리한 주장을 대신 해 주는 것처럼 보이는 극우정치인에게 특별한 고민 없이 표를 던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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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불빛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해가 되네요! 개소리는 결국 그것을 개소리라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더 드는 반면, 거짓말은 그것이 거짓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는 이상 의심할 이유조차 없지요.
저는 개소리는 이미 듣는 화자도 그것이 개소리임을 알아차린 상태이기 때문에 거짓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관대하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개소리도 듣는 쪽이 진실로 듣게 된다면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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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제 완독했습니다~
90쪽 까지인줄 알았는데 본 내용 자체는 60페이지에서 끝이 나네요. 옮긴이의 말과 해제 자체도 읽는데 도움이 많이 되어서 일단 다 읽었습니다(원래는 이런거 안 읽는 스타일)
다른 사물에 비해 악명 높을 정도로 덜 안정적이고 덜 본래적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개소리라는 결말... 저자 하고 싶은 말이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우리의 본성은 너무나도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고 쉽게 흔들 수 있으므로 개소리가 판치는 것이 아닌가하고 작가의 결말에서 조금 뻗어 나가 개인적인 결론 또한 세워봤습니다.(그게 그거인 것 같습니다만)
결국 우리는 개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생체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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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언어가 무책임해진 지는 오래되었고, 최근 SNS의 등장으로 사회 전체가 말이 너무 많아졌다. 인터넷은 한마디로 개소리의 바다다.(중략)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침묵할 줄 모른다. ”
『개소리에 대하여』 p.77,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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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개소리에 대하여』 p.87,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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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하 정의도 좋았지만 개소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침묵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옮긴이의 글과 해제가 참으로 와닿았습니다.
작은불빛
저도 이 부분 좋았습니다. 최근 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고, 관련된 아티클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정 분야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쌓아온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그의 지능은 자신이 속한 영역을 넘어가는 순간 사회적으로 맥락을 잃거나 일반적 상식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전문가와 그들이 뱉어내는 말, 그 말이 유통시키는 채널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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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세분화되어버린 전문 성으로 인해 나의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들은 정말로 '거의 모르는' 분야들이 되어버렸지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못하고 알은체를 많이 하지요.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체 모르는 것을 숨기기 위해 알은체를 하는 것도 하나의 '개소리'가 아닐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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