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책이라 다 읽기는 하였는데,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네요. 옮긴이의 글과 해제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실의 위상 따위엔 아무 관심없이, 오로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만 가득한 채로 내뱉는 것이 개소리이다.' 정도로 우선 정리하였는데, 남은 기간 동안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소리에 대하여> 함께 읽기
D-29
작은불빛
창원북카페안온
반갑습니다~ 책은 자그마하지만, 내용이 상당히 압축적이라 같은 페이지를 몇번이고 곱씹어 읽게 되는 책이더군요.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이런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난해함이 있어서 읽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
정리하신 말씀이 '개소리'의 정의에 참 와닿네요. 하지만 또 '자기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 개소리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당장의 허풍을 채우기 위한 이야기라든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반박하기 위한 개소리라든지) 좀 더 분명하게 알아보고 싶네요.
delispace
책을 산 날짜를 표지 다음 장 정도에 적어놓는 편이라... 21년 크리스마스 때...무려 그 때 사놓은 책을... ㅎ 여러 번 30쪽 주변에서 머뭇거리다가 포기를 한 거 같은데.. 흠.. 같이 읽으니 이번엔 헤쳐갈 수 있겠다 싶네요. 불빛님의 생각과 연결되는 비트겐슈타인의 일화가 중요한 고비인 거 같아요!
delispace
그것은 바로 진리에 대한 관심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개소리의 본질이라고 보는 것이다.
『개소리에 대하여』 37쪽,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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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북카페안온
이 부분이 화자와 청자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게 개소리의 중요한 부분 같아요. 말하는 쪽도 본인이 이것이 진실된 것인지, 본질이 어떤지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그저 뱉어내는 말에 가까운데, 듣는 쪽에서도 그걸 캐치해서 마땅히 그러하리라고 이해하니까요
작은불빛
더 오래전 예술의 시대에는
건축가들이 최고의 세심함을 기울여 공들여 만들었지
매 순간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신들이 모든 곳에 계셨으므로.
『개소리에 대하여』 24쪽,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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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불빛
롱펠로의 시구가 '진리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개소리의 본질,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의 일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과 탈진실의 시대에 더욱 와닿는 구절이네요. 진정성/세심함이란 개소리(챗 GPT로 바꾼다면 할루시네이션)와 양립불가능한 개념이 아닐까요.
창원북카페안온
저는 이 부분에서 '정성'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봤어요.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정성을 다한다는 것. 개소리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정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뱉어내는 것이죠.
창원북카페안온
“ 그녀의 발언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그것이 단순히 그녀가 좋지 않은 감정을 느꼈다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꾀한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느낌을 너무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그것은 지나치게 특수하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여느 나쁜 느낌이 아니라,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개가 차에 치였을 때 느끼는 독특한 종류의 나쁜 느낌이다. ”
『개소리에 대하여』 p.33,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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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북카페안온
비트겐슈타인은 이 부분을 진실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개소리라고 생각했는데요. <진실의 부재 = 개소리>라고 하기엔 너무 포괄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거짓말'의 경우도 진실의 부재를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뒤에가서 덧붙이는 말에 '생각 없는 발언'이라고 조건을 더 얘기하긴 합니다만, 파스칼의 비유적 표현이 생각이 없었다고 과연 타인이 판단할 수 있을까요?
바동
'타인이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생각을 좀 해보았습니다.
판단이 가능하다고 정할 경우 이 책 내용대로 논리가 흘러 파스칼의 표현은 개소리가 될 것이고,
판단할 수 없다고 정한다면, 본문의 끝부분 쯤에 나오는 '정확성'과 '진정성' 개념을 도입해서 파스칼의 표현이 '진정성'을 갖는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도 판단할 수 없으니 '정확성'은 따질 수 없고, '진정성'만 남은 것이지요.
그나저나 실생활의 저런 개인적인 대화에서는 그냥 개소리해도 서로 적당히 넘어가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창원북카페안온
마지막 말씀이 현명한 답이네요ㅋㅋ 개소리는 그저 넘어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ㅋ
동글이엄마
얇은 책 안에 생각을 하게하는 글들이 가득차 있다.
그런데 한번 더 읽어야겠다.
거짓말과 헛소리의 경계, 그리고
권력에까지 미치는 위험.
깨어나야한다.
치우치지 말고
창원북카페안온
개소리라는 소재 하나로 상당히 압축적인 정보제공을 하는 책이지요.
포괄적인 뜻을 알고 거짓말, 협잡, 개소리를 구분해서 써왔지만 그것의 정확한 경계가 무엇인지는 모호했는데,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창원북카페안온
불 세션의 특징적인 주제는 종교, 정치 또는 섹스처럼 매우 사적이며 감정과 결부된 생활의 측면들과 관련되어 있다.
『개소리에 대하여』 p. 39,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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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창원북카페안온
1. 불 세션, 헨 세션과 같은 한담(閑談)은 개인의 영역으로 지켜주어야 하는지, 사회적 제재가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오픈카톡 성희롱 사건 등)
창원북카페안온
한담이라고는 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상대방이 껄끄러워 할 수도 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불 세션, 헨 세션인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많았지요. 카카오톡 단체방의 성희롱 문제가 대표적인 것이구요.
어떻게보면 지극히 사생활적인 부분이면서도 민감한 사회적 이슈가 아닐 수 없는데요. 지금도 단체방이나 오픈카톡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범죄와 관련된 영상인지 필터링을 거치더군요.
사실 성적인 농담, 정치와 종교 논쟁, 심지어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까지도 우리는 사석에서 많이 나누는데요.
저같은 경우엔 사적인 단톡방에서 '이윤의 추구'나 '불법'이 아니라면 국가나 기업이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남녀를 떠나서 누구나 성적인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정치, 종교, 기타 다른 취미 생활에 대한 논쟁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범죄나 이윤 추구의 목적으로 이루어 진다면 제재를 해야겠지만, 휘발성 대화로 끝난다면 제재는 큰 간섭이 아닌가 싶어요.
하나의 간섭이 시작되면, 우리는 모든 것을 간섭 당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처음엔 성희롱을 막자는 취지로 시작된 동영상 검열이 추후엔 가벼운 뒷담마저도 모두 막아버리는 사태까지 나아갈 수도 있지요.
이런 부분은 사실 법보다는 개인의 도덕과 윤리에 맡겨야 하지 않나 싶어요.
delispace
감기몸살로 며칠 드러누웠던 터라... 진도는 여러 날 멈췄지만 안온님이 내놓으신 이야기 주제가 너무 와닿아서.. ㅎ 저도 사적인 단톡방 등이나 대화는 가급적/최대한 자유롭게 놔두자는 쪽 의견입니다. 모든 것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조사와 확인을 하고.. 또 거기에 보태서 자동으로 자기검열까지 하게 된다면 너무 끔찍한 광경이 되지 않을까요? 제가 뭐 대단한 자유주의자는 아니지만.. 제가 부르는 식으로 이런 "멸균우유"파들의 사회적 제재 운운은 정말 싫습니다. ㅎ
창원북카페안온
과거 카카오톡 단톡방 성희롱 사건의 경우도 가까운 지인의 음란 사진을 공유했다면 단속할 문제지만, 개인이 성적 노출을 공개적으로 해놓은 상태라던지(sns나 공개적인 곳에 전체 공개로 올려놓는 등)하는 이미지/영상에 대해서도 과연 법으로 제재를 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독서모임이 끝나고, 가끔 동영상을 공유할 때 '검열'이 될 때마다 저만 불편한 걸까요. 듣는 쪽이 기분 나빠하거나, 기타 여러 이유 등으로 대화가 이끌어 나가지지 않는다면 그 대화를 그만둬야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런 뒷담이나 한담은 오히려 인간에게 필수적인 친목 강화 기능으로서의 대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인간은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 공감함으로써 자신이 속한 그룹의 친밀감을 높히는 존재니까요.
창원북카페안온
1914년 방언 노트 IV. 162 불,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말; '더운 공기'
『개소리에 대하여』 p.44,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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