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의도

종료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는 실험적인 글쓰기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조르주 페렉이 1974년 10월 어느 흐린 주말부터 시작해 3일간 당시 파리지앵들이 선호하던 생-쉴 필스 광장 주변의 카페나 벤치에 머무르며(속된 말로 하루의 몇 시간을 죽치고 앉아) 자신의 시야를 관통하는 모든 것을 묘사하려고 했던 일종의 도시 관찰기이며, 개인적으로는 책이라기보다는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메모 뭉치나 문서에 가깝게 느껴지는 텍스트입니다. 국내 Perecquian을 자처하는 분들에게조차 생경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이 책은 아주 얇고 짧은 분량이지만 발표 당시 그리고 지금까지도 유럽과 영미권에서 호평받는 작품이며 이 원제를 차용하고 변용한 많은 텍스트와 영상물로 회자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기억에 남는 문장 하나 없을 정도로 문학의 범주보다는 사회학이나 인류학에 관한 도서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페렉의 작품 중에서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마치 불멍 하듯 (책멍?) 무심히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글입니다. 이 책에 대해, 어떤 독자분께서 "생소한 글. 지루한 듯 재미있고, 평범한 듯 독특하다. 짧은 글이라서 한 번에 읽히는 듯하지만, 닫고 나면 다시 들여다본다."라고 평을 해주셨는데 저는 이 100자 평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책의 제목을 정할 때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에서 소진 부분을 '탈진', '고갈', '묘사' 등등 어떤 단어를 선택할까 역자 선생님과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페렉은 이 장소를 소위 글로 탈탈 털다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이 대단히 피곤해지는데 나름 이번 모임도 그런 것에 착안하여, 비록 아주 짧은 분량의 작은 책이지만 2주라는 시간의 한계 하에서 책 혹은 책과 페렉에 관한 다양한 썰(?)로 이 책을 '거덜'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그것 역시 불가능하겠죠. (모임명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지었음) 이제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를 함께 하실 분들을 모십니다. 이 책과 연관되어 퀴즈가 하나 나갈텐데 정답을 맞추신 다섯 분께 선착순으로 책을 증정한 후 2주 간 수다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1IL7I6dspVtG7iuoWiYNRb6F_LDKsx_UKnWDZdw3-S5s/edit?ts=655b142f 이후 그믐에서 나눈 독서 모임 참여 댓글을 토대로 작성한 개인의 서평이나 느낌을 꼭! 필히! 개인 블로그나 SNS에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 모집 기간 : 11월 23일 ~ 11월 30일 ☔ 모집 인원 : 5명 ☔ 당첨자 발표 : 12월 01일 (메일 통한 개별 연락) ☔ 독서 모임 기간 : 12월 4일 ~ 12월 18일 ☔ 개인SNS 게재기간 : 12월 30일까지
아! 물론 퀴즈 정답을 통해 책을 증정 받을 수 있는 분은 다섯 분이고 이 분들이 주축이 되겠지만 이 모임은 최대 열 다섯 분 참여 가능하게 열어두었습니다.
제가 가진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본사 소유본이 다섯 권 밖에 안남았고, 국내에서 조르주 페렉이라는 작가가 대중적이기보다는 매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어서 책 나눔을 선착순 보다는 조금이라도 이 책과 연관이 있는 문제를 통해 활성화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질문이 어려웠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물론 정답을 주신 분도 있지만 오답을 수정하시거나 이후 답을 해주실 분을 위해 힌트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이고 1974년 10월 조르주 페렉이 생-쉴필스 광장에 사흘 간 머무르며 보았던 것에 관해 쓴 것입니다. 이것은 이듬해 책의 형태로 발간이 됩니다. 그리고 1978년 5월 19일 조르주 페렉은 이것과 유사하게 파리의 생-쉴필스 광장이 아니라 어느 교차로 부근에 머무르며 관찰을 하게 되는데 이 것의 결과물은 책이 아니라 라디오 버전으로 발표가 됩니다. 제목이 'Tentative de description de Choses vues au ( ) le 19 mai 1978 - 1978년 5월 19일 ( )에서 본 것을 묘사하려는 시도' 인 이것의 괄호 안에 들어갈 지명은 무엇일까요? 참가 신청서에 오답을 수정해주시거나 이후에 응답을 해주신 분 중 정답을 먼저 적어주신 분에게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 정답을 주신 분은 세분 입니다. 내일까지 오답 수정해주시거나 새로 정답을 주신 분 순으로 책을 증정하고 12월 4일부터 온전히 독서 모임 가지겠습니다 . 앞서 언급한 바 책의 분량은 매우 적은데, 글이 생소해서 개인 간의 읽는 속도 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임기간(2주)동안 여러분들이 느끼는 부분들을 함께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페렉의 책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건 처음입니다. 함께 읽을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
@Eins 님 환영합니다~ 저도 페렉의 책으로 모임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방금, 정답을 다섯 분이 적어주셨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은 파리의 '마비옹 교차로(carrefour Mabillon)' 이며, 페렉은 여기서 목격한 것을 독특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 클로드 피에플루(Claude Piéplu )와 함께 6시간 녹음을 하고 2시간 분량의 편집을 거친 후 발표했습니다. 정답을 적어주신 다섯 분께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
@스마일씨 여기서 또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책배송지를 보니 걸어서 직접 갖다드리고 싶었어요. 이곳에서도 좋은 이야기 많이 기대합니다.
아, 브뤼주 같이 했었네요! 😅 오랜만에 다시 뵙습니다! 좋은 동네 사시는군요!🤣 모임이 기대됩니다.
오늘이나 늦으면 내일, 책은 정답을 적어주신 다섯 분에게 배송 될 것이라서 따로 메일을 통한 개별 연락은 하지 않는 것에 양해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12월 4일 시작이 예고되었던 이 모임을 일단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 - 원제 :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는 1974년 10월 조르주 페렉이 사흘 간 생-쉴필스 광장 주변의 카페 3곳( 타바 생-쉴필스, 카페 드 라 메리, 퐁텐 생-쉴필스) 과 광장 분수대 앞에 마련된 벤치에서 직관 하던 것을 적은 글입니다. 당시의 페렉이 관찰했던 장소 중 타바 생-쉴필스와 퐁텐 생-쉴필스 두 곳의 카페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만 나머지는 아직 온전히 남아있는데 바로 페렉의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때문에 광장의 명소가 된 '카페 드 라 메리' 와 'Perecs Bench'로 명명된 분수대 앞의 자리가 그것입니다. 첨부한 사진을 보시면 ' 카페 드 라 메리'가 있는데 그곳에는 크리스토퍼 베르동 이라는 아티스트가 조르주 페렉 에게 경의를 표하는 에나멜 명판이 걸려 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PLACE GEORGES PEREC" 이어야 할 플레이트 에는 의도적으로 'E'라는 모음이 실종되었고 1969년 조르주 페렉이 모음 'e'를 빼버리고 완성한 300페이지 가량의 소설 'La Disparition(실종)'에서 착안했다는 것과 카페 드 라 메리가 바로 페렉이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를 완성했던 '곳' 이라는 것을 상기 시킵니다. 그리고 분수대 앞 '평범해' 보이는 벤치에는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의 영문 타이틀인 《Attempt at exhausting place in paris》가 #peresbench 라는 글자와 함께 금색 표식에 새겨져 있어, 이 자리가 '특별' 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는 의미 없어 보이는 목록과 정제되지 않은 듯해 더욱 건조한 단문으로 듬성듬성 나열되고 채워진 원작 70페이지 가량의 왜소한 책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진을 첨부하며 증명하려 듯이 이 책은 어떤 식으로 든 기억 되고 기념 되고자 하는, 적어도 제가 아는 한 프랑스나 영·미 권역에서는 본연의 가치와 평가가 이 책의 두께와 모양새와는 전혀 상반됩니다. 혹시 읽다가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이 책의 원제나 영어 제목을 해외 포털 혹은 youtube에 검색해보면 이 책이 지닌 영향과 가치를 체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의 정서와 느낌은 우리와 엄연하게 차이가 있으며, 제가 험난(?)하게 이 책의 판권을 구매했을 때(따로 후술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지인의 반응 대부분이 "???" 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더욱 길어질 것을 염려하여 각설하고 , 저는 이번 모임을 통해 해외 문학 평론가나 독자들이 느끼는 이 책에 대한 정서적 간극을 좁히고 나아가 어쩌면 제가 전혀 Catch할 수 없는 어떤 뉘앙스를 찾아내고.···저에게 제기된 저 트리플 퀘스천 마크의 비밀을 캐고자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재 되어진 이 책의 진가를 이번 모임을 통해 함께 찾아내어서 프랑스 현대 문학의 고전이라 평가 받는 이 작품이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랍니다.
참여자가 아니지만 몰래 지나가면서 너무나 흥미로운 책 설명을 잘 읽었다는 글 남깁니다.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 이런 작업을 공동으로 해보는 재미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책 잘 받았습니다! 얇지만 묵직한 느낌입니다.😁
@스마일씨 한 숨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게 쓴 것이라 믿고요. 페렉이 본 것처럼 스치듯 읽으시면 더 빠를 겁니다. 😁 아마, 할 이야기 보다 모임 기간이 대단히 길어... 기분이 소진될 수도...
일단, 1회독 했습니다.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페렉이 오히려 스스로 글을 쓰며 소진되지 않았을까 싶고요(처음엔 버스의 정차정보도 기록하더니 나중에는 번호만 쓴 게 웃기네요), 글을 읽는 저도 소진되더라고요. 🤣 역자님의 후기가 좀 도움이 되었고요, 이제부터 저는 페렉이 왜 이런 시도를 한 건지..다시 읽으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스마일씨 왜 이런 시도를 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의 영문판을 보았을 때는 어떤 순간적인 생각과 기분에 이끌려 이런 관찰과 같은 기술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당시 동행했던 Pierre Getzler라는 사진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멘트를 통해서 이 것이 사전에 기획 되었던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시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책이 도착했습니다.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디에 빨리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전 이 책을 읽을 때 "내가 무엇을 읽고 있나? " 이러면서 ... 읽었.....
@임막걸 책이 도착하고 서너쪽을 읽었는데요, 결코 빨리 읽고 싶지 않던데요. ㅎㅎ 창 밖으로 바람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순간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몇 문장에 격하게 이입했습니다. 좀 아껴서 읽고 싶어요. 참, 처음에는 <사물들>이 떠올라 비슷한가...? 했는데,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앞으로 채워나갈 페이지들에서 글을 쓰는 목적은 오히려 그 이외의 나머지 것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은 언급하지 않는 것들,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요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즉 날씨가 변하는 것, 사람들과 자동차들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바로 그것.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p15, 조르주 페렉 지음, 김용석 옮김
@호디에 사실 이 '시도'의 목적을 첫 장에서 밝히죠.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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