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공중그네』 2탄. 같은 주인공에, 같은 포맷, 비슷한 내용이다. 여전히 즐겁다. 천진난만, 순진무구가 과연 현대의 해독제일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난 그늘 있는 인간이 좋다. 어쩌다 보니 나도 그런 인간이 되었고.
재미있고 못된 장난을 같이 치는 기분. 소설로 읽으니까 안전하고 유쾌하지, 실제로 이런 의사 만나면 환장할 테지. 마지막 단편 주인공이 소설가인데 읽으며 뜨끔했다.
독자를 배신하는 이야기 진행과 살짝살짝 드러나는 그로테스크함이 좋다. 전작 『지우전』의 토속 분위기나 호방한 맛은 없지만, 더 예쁘고 깔끔한 느낌. 두 이야기 모두 친근하게 시작해서 엉뚱하게 튀었다가 ‘돌아온다’. 웹진 《거울》을 창간하고, 꾸준히 열심히 쓰는 작가를 멀리서 응원한다.
이 책이 나온지 14년이 됐구나. 발간 당시에는 소장 학자들로 불렸을 국내 과학철학자, 미학자, 기계비평가들이 함께 썼다. 어렵지 않고 정말 좋은 교양서라 두 번 정독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몇 번 추천했다. 기술에는 어떤 힘이 있는가? 그 힘은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 힘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묻고 성찰한다.
기괴했던 나라는 더욱 더 기괴한 나라로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한국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을 남북한의 공통점이나 냉정한 전망도 가치 있다.
흥미진진한 일화가 한가득. 우리 시대의 세일즈 관행에 비판적인 질문도 던진다. 경영학이 체계화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세일즈를 무시하고 마케팅만 다룬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인터넷과 온라인게임, 사이버 음란물 의존증 환자들을 상담하고 치료한 정신과 의사로, 독일 미디어의존전문가협회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고. 한국 사례가 자주 나온다. SNS에 대한 비판도 눈여겨 볼 만.
성서와 성서 해석의 역사를 다룬다. 유대교와 기독교 공동체에서는 성서를 맹목적으로, 일방적으로 받들지 않았으며, 최근의 근본주의가 오히려 더 ‘세속적’이라고 주장한다.
한때 수녀이기도 했던 세계적인 종교학자의 지적인 저작. 무신론자임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초월적 실재는 이해가 아니라 체험의 대상이며, 종교의 핵심은 그걸 위한 수련인데 근대에 들어와 변질됐다고.
카를 야스퍼스가 ‘축의 시대’라 이름 붙였던 시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깊은 고찰. 종교의 창시자들은 종교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걸 의심하며 질문을 한계까지 밀어붙였고, 믿음과 황홀경 대신 행동과 생활감각을 중시했다. 현대에 더 절실한 통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