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쉽고 유머러스하다. 한 챕터를 할애해 과시적으로 해리 포터를 분석하기도. 문학성 평가가 객관적일 순 없지만, 개인적 선호가 아닌 ‘공적 기준’은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인의 특징 중 하나로 나르시시즘을 꼽는다. 나르시시스트들이기에 모욕을 두려워하고 인기에 집착한다. 이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기만적인 삶으로 이어진다.
우주가 여러 권역(圈域)으로 나뉘어 있으며, 태양계와 인류가 있는 ‘저속권’에서는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 이상으로 움직일 수 없지만 이 권역을 벗어나 ‘역외권’으로 가면 초광속통신과 초광속항행, 진정한 인공지능과 같은 마술 같은 일들이 가능해진다는 장쾌한 설정. 거대한 세계관과 빽빽한 아이디어에 이야기가 다소 치인다는 느낌도 있다. 저자는 수학자이고 컴퓨터과학자이며 특이점주의자이기도 하다.
도스토옙스키가 머물렀던 공간을 쫓아가며 대문호의 인생 역정과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했고 저자의 해설도 유쾌하고 깊이가 있어서 무척 재미있고 즐거운 독서였다.
나도 죄책감 지수가 높은 사람이라 도움이 됐다. 이론보다는 조언에 방점을 두는데, 정신의학적인 근거를 더 정밀하게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우울증이 몸의 염증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는 최신 연구와 신경면역학이라는 신생 학문을 소개한다. 우울증도 암처럼 여러 종류가 있다고 여겨야 한다고 설명.
만화가 곁들여진 짧은 콩트 모음집. 일본에서 200만 부가 팔린 시리즈라고 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주 독자층이라는데, 그렇다기엔 어두운 내용도 많다.
엄청 재미있다. 2021년에 읽은 소설 중 최고. 블랙 유머와 사회 풍자가 취향에 아주 딱 맞아서, 이 작가의 책이라면 다 읽어볼 마음이 생긴다. 책장을 덮기도 전에 아내에게 꼭 보라고 권했고, 아내도 굉장히 재미있어 하면서 읽었다.
책장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어떤 대목들은 그대로 내 음주 습관에 대한 묘사이기도 했다. 나는 지금 내리막길에 있는 걸까, 균형 상태에 있는 걸까. 그 균형 상태는 안정적인 건가, 몹시 아슬아슬한 걸까. 부제에는 ‘술 취하지 않는 행복’이라는 문구가 있다. 그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1권에서는 청각 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중증 장애를 겪는 환자 가족을 다루는데, 읽기가 정말 괴로웠다. 책이 나쁘거나 지루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저자가 인터뷰한 가족들의 고통이 정말 생생하 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환자 부모의 삶은 지옥 같았다. 자식을 살해하는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갔다. 2권에서는 신동, 강간 피해자, 범죄자, 트랜스젠더 가족을 다룬다. 역시 고통스러웠지만 1권보다는 조금 덜했다.
이 책을 읽고 수평적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진정한 걸작이고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집필에 무려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시시한 책 여러 권을 쓰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훌륭한 작품을 한 편 남기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