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특급 현역 추리소설 작가 17명이 뉴욕의 명소를 무대로 단편을 한 편씩 썼다. 매우 재미있다. 토머스 H. 쿡의 「지옥으로 돌아온 소녀」가 가장 좋았다.
할리우드에서 『원 샷』을 먼저 고른 건 납득이 간다. 그런데 왜 두 번째 잭 리처 영화 원작으로 이 작품을 택했을까? 『추적자』나 『사라진 내일』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중후반까지는 이야기를 늘인 티가 심하지만 악당을 적절히 응징하기에 상쾌한 기분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그런데 6미터 떨어진 권총의 장전 소리를 간파한다는 게 말이 되나?
앞부분 설정은 『탈주자』와 좀 닮았고, 후반부 살육전은 『사라진 내일』을 연상시킨다. 전체적인 재미나 완성도는 시리즈 평균에서 다소 처지는 편.
설정과 전반부는 근사했는데, 범인이 뻔하고 결말이 허망하다. 악당 보스는 폼만 잡다 퇴장. 잭 리처가 한국에 온 적이 있다고 말하고, 한국을 아주 추운 나라로 기억한다.
여태까지 읽은 잭 리처 시리즈 중에는 가장 떨어진다. 어처구니 없는 우연이 난무하고 리처의 행동도 이해가 안 감. 리처가 아무리 참견 대장이라지만 이런 일에는 쉽게 끼어들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데 잭 리처는 군에서 제대한 뒤 미국을 돌아다니며 죽인 사람이 백 명쯤 되지 않을까. 사람 죽 인 다음에 죄책감을 느낀 적도 없고. 이쯤 되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해도 할 말 없지 않나?
잭 리처가 군대에 있을 때로 돌아간 프리퀄. 잘 썼다. 별 것도 아닌 트릭과 범인을 수백 페이지 동안 숨기고 있는데도 딱히 불평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확실히 리처는 대도시보다 시골이 더 어울린다. 로맨스가 없는 것도 장점. 개연성도 꽤 그럴싸하다.
중간의 추리 과정에서는 약간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마지막 격투 장면은 정말 압권. 도입부도 강렬하다.
잭 리처 시리즈 중 『추적자』와 함께 개인적으로 쌍벽이라고 생각한다. 『추적자』가 조금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이 왜 이 작품을 먼저 선택했는지는 충분히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