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굉장히 멋졌다. 가벼운 느낌이던 상편의 단편들이 뒤에서 맞물리며 점점 무겁고 진중하고 큰 이야기로 발전하는 구조에 탄복. ‘그런 다음, 그들은 그것을 했다. 그녀와 그는 그것을 했다.’ 이런 문장도 좋다.
시리즈를 전부 다 읽지 않으면 안 되겠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익숙한 전설이나 동화를 패러디하는 방식이 기발하다. 소설집을 구성한 방법도 인상적. 미녀와 야수 이야기를 뒤튼 「티끌만 한 진실」이 특히 좋았다.
모든 사건에는 이야기가 있고 현장은 단순하지 않기에 프로파일러는 창 의적인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고. 한국에서 특히 피해자가 가족인 범죄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가깝고 만만한 대상이라서’라고 한다.
한국 사회의 혐오스럽고도 시시한 가해자들을 너무 실감나게 잘 묘사해서 살짝 폐소공포증이 들 정도였다. 애들 패는 교사, 오지랖 떠는 친척, 안수기도하는 아주머니 등. 똘끼와 지랄로 돌파해야 했던 인간들.
성실한 경찰관과 법대생 콤비가 수사한 내용을 집에 있는 할머니가 듣고 진상을 알아낸다는, 익숙하다면 익숙한 설정. 수록 작품들이 고루 준수하다. 마지막 반전은 좀 무리수 같지만.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음악소설이기도 하고 인간 드라마이기도 하다. 약간 만화 같은 구석도 있지만 재미있게, 감명 깊게 읽었다. 어린 화자가 겪는 고난이 엄청남.
이 책을 읽고 잠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렸다. 그런 면에서 인생을 바꾼 책. 현대 의학이 수면에 대해 아는 게 그렇게 없다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론물리학 박사이자 소설가이고 MIT에서 과학 교수직과 인문학 교수직을 이중으로 맡은 저자의 과학 에세이. 예술과 대칭성, 영성과 엔트로피를 엮는 고찰들.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워낙 심하다 보니 부모 세대의 삶을 상상하다 보면 이상한 죄책감과 부채감에 사로잡힌다. 대중영화라는 도구로 그 광경을 생생하게 스케치해주니 더욱. 뿌리를 찾으려는 노력은 본능적인 걸까?
음식과 맛집이 어떻게 미식담론이라는 서사의 대상이 됐는가에 대한 분석이 재미있다. 생산과 조리의 현장에서 분리된 채 소비만 하다 보니 ‘이걸 왜 여기서 먹어야 하는가’라는 해설이 필요하게 됐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