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어쩌다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 시리즈 중 유일하게 블랙 쇼맨 시리즈만 다 읽었다. 취향에 맞아서가 아니라 그냥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다 올라온 유일한 시리즈여서다. 얇기도 하고. 게이고는 블랙 쇼맨에 대해 ‘곁에 두고 싶은 든든한 히어로’라고 표현했는데, 근처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재미있을 거 같기는 하다. 든든하지는 않을 거 같지만. 가가 형사가 더 좋다.
블랙 쇼맨 시리즈 2권. 가미오 다케시가 운영하는 바 ‘트랩 핸드’를 배경으로 하는 소품집이다. 게이고는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많이 쓸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쓰지 못할까?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블랙 쇼맨에게 상담을 받고 싶다.
블랙 쇼맨 시리즈 1권. 환갑이 넘어서도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는 작가에게 경의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래, 이런 일도 있었지’ 하는 기분이 든다. 가미오 다케시라는 캐릭터도 그렇고, 소설 자체도 그렇고 좀 막무가내인데 그래서 시원시원한 매력도 있다.
가가 형사 시리즈 중에 딱 한 편을 읽었는데 일본 출간 순서로 8편에 해당하는 이 책이다(일본 원서의 출간 순서와 한국 번역본 출간 순서가 다르다). 드라마와 극장판 등 영상물은 이 책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두어 시간 만에 후다닥 읽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 형사가 비현실적으로 멋있고, 이야기가 과도하게 훈훈하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
작가 본인이 스노보드 마니아라서 쓴다고 하는 설산 시리즈의 2편. 전에 ‘질풍론도’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단어가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개정판에서 제목을 바꿨다. 능수능란한 이야기다. 핵심은 보물찾기와 술래잡기. 스키장이라는 배경도 재밌다. 공간적으로 한정되며, 방향에 따라 속도가 완전히 달라져 호쾌함과 답답함을 번갈아 느끼게 된다.
승무원 콤비가 해결하는 소소하고 조금은 어처구니없는 미스터리 7편. 비행기에서 갓난아기가 발견되기도 하고, 항공사로 살인 협박 전화가 오기도 한다. 작가도 진지한 마음으로 쓴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과거 사건의 진범을 찾아 복수하라. 격렬하게 시작하고 끝도 격렬하다. 주인공도 격렬하다. 어느 한 대목에서도 속력을 잃지 않으며 반전이 몇 번이나 나온다. 게이고의 유머러스한 작품들과 따뜻한 인품의 탐정들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내가 읽은 작품 중에) 최고작을 뽑으라면 『공허한 십자가』와 함께 이 작품을 들겠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으로 추리소설가가 탐정 역할을 한다. 정작 ‘11문자’는 거의 끝에 가서야 나온다. 바다는 무섭다. 책에 나오는 상황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밀실 살인, 사고사로 위장한 살인, 암호 풀이가 나온다. 물론 재미있지만, 설정이나 트릭이나 암호풀이가 지극히 부자연스럽긴 하다. 이런 식으로 물건을 숨기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네. ‘백마산장 살인사건’으로 출간되기도 했었다.
여름휴가와 휴식법을 주제로 폴인과 짧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러 인터뷰이 중에 제가 제일 앞에 배치된 이유는 사진 때문인 거 같습니다. 저 사진은 볼 때마다 웃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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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콘텐츠: "일·수면·체중·음주 10년간 남겨" 작가 장강명을 만든 기록법
-나를 일에서 해방하게 하는 것: 없음
조금 얄미운 답변일지도 모르겠는데요. 깨어 있는 내내 일 생각을 하는 게 그렇게 싫지 않습니다. ‘일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마음도 없고요. 다만 제 업무 중 유쾌하지 않은 것들은 있고, 하기 싫은 시간도 있죠. 느긋하게 그냥 일 '생각만' 하는 건 오히려 즐겁기까지 해요. 특히 자전거를 타면서 소설 구상하는데 그때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나만의 휴식법: 잠
잠을 많이 자는 편이고, 특히 자정~새벽 2시 사이 꼭 잠들어 있으려 합니다. 그 시간에 자야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실천하는데 맞는 말 같아요. 낮잠도 자주 잡니다. 조금만 피곤하면 그냥 침대에 누워 20~30분씩 잡니다. 프리랜서의 특권이죠. 하루에 2, 3번씩 낮잠 잘 때도 있습니다.
-2024 여름휴가: 베트남 한 달 살기
베트남에서 한 달을 살고 왔어요. 전 일을 아예 안 하면 오히려 더 힘든 것 같고, 설렁설렁 일하는 게 좋습니다. 낮에는 글을 썼고요. 저녁에는 호텔 몇 곳을 돌아다니며 해수욕하고, 맥주 마시고, 베트남 요리도 즐겼습니다. 다 좋았는데 살이 많이 쪄서 돌아왔어요.
-꿈의 휴가: 섬 여행
여행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가게 된다면 섬으로 가는 게 좋습니다. 섬에서는 바다가 더 가까워서 그런가 봅니다. 아이슬란드나 타히티에서 한 달 정도 머물러보고 싶습니다. 낮에 일을 하고, 저녁에 산책을 하며 그곳 자연을 살펴보고 싶어요.
-상반기 가장 인상깊은 순간: '월간 한우' 모임
월간 한우라고 부르는 작가님들과 친해졌어요. 그 모임에서 한우를 먹은 적은 한 번뿐이지만 어쨌든 모임 이름은 '월간 한우'입니다. 작가님들과 함께 한강 근처 치킨집에서 치킨 먹고 한강에서 돗자리 깔고 맥주 마시며 수다 떨었던 게 기억납니다.
-하반기 기대하는 것: 원고 마감
지금 쓰고 있는 논픽션 원고를 탈고하는 순간을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맥주가 꿀맛이겠죠.
-여름휴가 추천 콘텐츠: 『마오』 『여우의 계절』
저는 요즘 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 『마오』에 푹 빠져 있어요. 전자책 리더기가 있으시면 이 만화를 여름휴가지에서 보시면 어떨까 하고요. 차무진 작가님의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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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 #인터뷰 #휴식법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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