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대화 속으로 - 지식공동체 그믐
새벽이 되어야만 나오는 수줍은 그믐달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두가 잠이 든 시간, 동쪽 하늘에 잠깐 등장했다 곧 사라지는 작은 달입니다.
각종 동영상 플랫폼, 재미있고 화려한 게임 등 볼 것 많고 할 것 많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도 꿋꿋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이 여기 있습니다. 새벽녘이 되어야만 겨우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달, 그믐처럼요.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좋아요’ 수에 흔들리지 않는, 맥락 있고 진지한 대화를 이어보고자 만든 공간이 바로 지식공동체 그믐입니다.
어둠에 저항하는 마지막 그믐달처럼 우리는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눕니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옵니다.
그믐은 구체적으로 무얼하는 공간인가요?
지식공동체 그믐은 책을 매개로 열린 모임 안에서 기간과 인원을 정해 자유로이 대화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면 모임을 열어 다른 사람들과 수다를 나눠 보아요.- 읽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던 책이 있다면 모임을 열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완독해 보세요.- 책은 이미 읽었지만 영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다른 이들의 의견이 궁금하다면 자유로이 모임을 열어 다른 이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세요.
지식공동체 그믐이 추구하는 가치
지식공동체 그믐이라는 이름은 바로 저희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지식과 공동체, 이 두 가지입니다. 먼저 ‘공동체’는 책 읽는 사람이 드믄 요즈음, 우리끼리 모여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커뮤니티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책 쓰는 사람을 돕고 책 읽는 사람끼리는 위로하고 연대합니다. 또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좋아하는 우리들이니만큼 재미있고 의미있는 책을 발굴해나가고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다른 가치는 ‘지식’입니다. 지식이라고 하면 뭔가 어렵고 대단한 것이 연상되시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측면과 사람들의 솔직한 의견을 모두 맥락 있게 글자로 남기면 이것이 후대에게는 지식이 될 것입니다. 문명은 읽고 쓰는 삶 위에 존재합니다.
그믐은 오프라인의 다른 독서 커뮤니티와 무엇이 다른가요?
장소의 제약이 없어요.
오프라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많은 독서 동아리들이 있습니다. 그믐은 이러한 동아리들의 다양한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그믐의 차별점이라면 오프라인 동아리들이 어쩔 수 없이 지역 위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는 반면, 그믐은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서울, 제주, 뉴욕, 오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리의 장벽을 넘어 다른 이들과 자유로이 토론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어머, 이 책 너무 재밌어, 누군가와 함께 이 벅차오르는 마음을 나누고 싶은 적 많으셨지만 주위에 책 읽는 사람도 별로 없고 또 있다 해도 워낙 종류가 많은 책의 특성상 내가 읽은 책을 즐겁게 읽은 사람을 찾기 힘드셨을거에요. 그믐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여기 다 모아서 책을 읽고 느꼈던 감동, 혹은 읽다가 많이 궁금했던 것, 불편하고 이상하게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사랑방이 목표입니다.
외모,직업,성별,나이 그 어떤 것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많은 독서 동아리들이 있습니다. 그믐은 이러한 동아리들의 다양한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그믐의 차별점이라면 오프라인 동아리들이 어쩔 수 없이 지역 위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는 반면, 그믐은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서울, 제주, 뉴욕, 오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리의 장벽을 넘어 다른 이들과 자유로이 토론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말솜씨가 부족하거나 순발력이 없어도 괜찮아요.
줌을 통한 화상 회의나 실제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내 차례가 되니 당혹스럽고 긴장해서 어버버 하다 기회를 놓쳐버리고 집에서 후회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믐 모임은 두,세 시간이 아니고 최대 29일까지의 긴 기간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반드시 그 때, 그 순간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본인에게 질문이 들어와도 성급히 대답하실 필요 없이 차분하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여유있게 생각하고 천천히 표현하세요.
비용이 무료입니다.
지식공동체 그믐의 모든 모임 참여는 무료로 가능합니다. 유료 회원은 따로 없으며 모든 회원은 무료회원으로 등급의 차별이 없습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이 심리적, 경제적 부담 없이 책에 관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믐은 오픈 카톡 채팅방과 무엇이 다른가요?
폐쇄적이지 않습니다.
책 이야기를 하는 오픈 카톡 채팅방도 있을테지만 그믐은 정해진 인원수와 정해진 기간으로 그 안에서 대화의 완결성을 추구합니다. 또한 오픈 카톡의 경우 그 안에 속한 경우가 아니면 대화를 볼 수 없지만, 그믐의 모임은 굳이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대화들을 읽을 수 있기에 폐쇄성을 줄이고 어느 정도의 공공성을 지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대화의 발언권은 모임의 참석자들에게만 주어지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주세요. 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멋진 일입니다.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쁘고 귀여운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내 마음이 쉽게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어색한 순간은 ㅋㅋㅋ 나 ㅎㅎ 등의 자음 남발로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믐에서는 어렵더라도 정석적인 방법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김영하 작가님께서 요즘 학생들은 짜증난다는 말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다 표현한다고 하시면서 졸업할 때까지 ‘짜증난다’ 금지령을 내리셨다는 말씀을 어떤 방송에서 하신 적이 있지요. 더불어 하신 말씀 중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 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 이라는 말씀에 지극히 동감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긍정적이되었던 부정적이되었던 자세하게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아요. 그 과정에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내 마음을 더 잘 알아가고 하나의 상황에도 여러 다층적인 면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좋아요’가 없어요.
첫 번째 달린 댓글과 그에 따른 동조수에 우리 자신의 의견이 좌우되었던 경험 다들 있으실 거에요. 그래서 그믐에는 ‘좋아요’ 와 조회수가 없고 공감, 비공감 등을 표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들이 숫자로 표시되면 경쟁이 생깁니다. ‘좋아요’ 를 얻으려는 무의미한 노력보다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읽어 본 뒤 내 스스로 생각하고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단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제목 낚시나 말초적인 자극 경쟁에 우리들은 지쳤습니다.
‘남이 얼마나 좋아했느냐’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직접 우리 머리로 게시물과 의견들을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록으로 남깁니다.
기존 독서토론 모임의 경우 폐쇄성이 강하여 모임에 참가한 이들만 만족감과 효용을 느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안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생산적인 대화들과 다양하고 치열한 토론들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요? 이왕 우리가 글자를 이용해 책에 관한 생각들을 남겼는데 이것들이 다 사라진다면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래서 지식공동체 그믐은 모임이 끝난 뒤에도 모든 대화를 오롯이 보존하여 추후 그 책에 관해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과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모인 이러한 다양한 대화의 기록은 우리 세대의 살아있는 증언이며 지식의 결정체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대화들을 한낱 인터넷 상의 무의미한 수다거리가 되지 않게 보존할 예정이에요.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인터넷에 남긴 기록들이 저비용으로 영원히 저장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리처드 오벤든의 ‘책을 불태우다’ 에 따르면 ‘어떤 특정 연도에 보존된 웹사이트 중에서 2년 안에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공개 웹에서 사라지거나 어떤 이유에선가 발견할 수 없다’고 합니다. 3년 뒤에는 이것이 70퍼센트 정도 된다고 하네요. 기록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는 의미있는 지표입니다. 지식공동체 그믐은 어떤 모임도 광대한 웹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소중히 보관하겠습니다.
왜 모임은 최대 29일까지 열리는 건가요?
기한 없는 모임은 참석자들을 매우 친밀하게 만들지만 종종 모임의 주제와 이유를 잊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9일은 책 한 권을 읽고 함께 토론하기에 적당한 기간이라고 생각하여 최대 모임 기간은 29일로 정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식공동체 그믐의 이름에도 숨겨져 있는데요, 그믐은 음력으로 달의 마지막인 29일 또는 30일을 뜻합니다. 음력 그믐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나중에 열어볼 생각입니다.
사용하면서 유의해야 할 부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으며, 대화를 통해 서로 다름을 알아가는 것이 그믐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사용하면서 불편한 게 있어요
불편사항이나 개선사항은 contact@gmeum.com 으로 이메일 주시면 빠른 시간 내에 회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