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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성장 플랫폼 플레이라이프 인터뷰

아침 8시에 인터뷰 장소를 향해 출발하는데 왠 눈보라가 T.T

정말이지 너무 추웠다. 원래대로면 검정 롱패딩이 나의 겨울철 기본 착장인데 나름 인터뷰라고 코트를 입고 간 것이다. 그나마 다양한 사진 컷을 위한 촬영소품이라며 따로 챙겨간 털모자와 장갑이 길거리 촬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실내 촬영은 '느긋한 서재' 와 '오케이어 맨션'이라는 합정의 멋진 공간에서 따뜻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페어리 테일

1장까지 읽었는데 터무니없이 재미있다. 최근 빌리 서머스는 용두사미였고 나중에는 그저그런 소품이었지만 스티븐 킹 으르신 소설은 챙겨볼 수밖에 없다.

페어리 테일 1
페어리 테일 1
17회 그믐밤 뒷이야기

열일곱 번째 그믐밤은 비 내리고 바람이 세찬 밤이었습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겨울치곤 온화했던 날씨가 갑작스럽게 나빠지고 추워져 오시는 분들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저 역시 들고 갈 짐이 있었기에 우산에 내어줄 손이 부족해 날씨가 좀 원망스러웠지요.


북티크 책방은 대흥역 인근 경의선 공원에 가까워 조금 일찍 가서 낙엽길을 산책하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산살을 뒤집는 바람 덕분에 산책보다는 뜨끈한 국물이 당겨 역 근처에서 쌀국수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덥힌 후 책방으로 향했습니다. ^^


23년도 마지막 그믐밤 주제는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내 맘대로에 큰 느낌표를 찍습니다. 누가 뭐래도, 세상의 유행과 상관없이 내가 즐겁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저부터 시작을 했어요. 사회자라는 권력을 이용해 시간제한 없이 마음껏 <동물권력>을 홍보하며 꼭 한 번 읽어주십사 매력 어필을 해 보았습니다. 이어지는 열 권 이상의 책 소개가 있었어요. 다들 출판사의 영업사원이라도 된 양, 한 분 한 분 가져오신 책들을 열정적으로 홍보하시는 모습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렇게 그믐밤에서 소개된 책들은 장르도 작가 군도 너무나 다양했어요. 자기계발 서적, 국내 SF 소설, 아름다운 문장의 산문집, 베스트셀러 소설, 경제학 도서, 심리학 서적 등등

마치 다른 사람이 소개하지 않은 책들을 골라 주세요 라고 사전에 부탁이라도 한 듯 매우 다양한 책들이 골고루 추천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한 권 이상씩 자신의 올해책을 소개한 뒤, 투표로 ‘내년에 나는 이 책을 읽겠다’ 싶은 책에 각자 한 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투표 결과 역시도 어느 한 쪽 쏠림 없이 골고루였어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책은 없었지만 그중 가장 많은 득표수 3표를 득한 <손을 꼭 잡고 이혼하는 중입니다>가 최종 도서로 뽑혔어요. 이 책은 브런치를 통해 작가로 데뷔하신 조니워커님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에세이인데요, 이 작품을 @알파핼릭스2 님이 소개해 주신 뒤 많은 분들의 질문 공세가 잇달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책도 책이지만 작품과 작가님에 대해 깊은 애정을 보여주신 알파핼릭스2님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물론 투표는 다른 책에 했습니다만…ㅎㅎ)


오늘 그믐밤에서 저는 예전에 읽었던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불현듯 떠올랐어요. 흔히들 사람은 평균적으로 그럴 것이다, 보통 이러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들은 뜯어보면 사실 얼마나 다른 사람들인가요. ‘내맘대로’ 올해책에 함께 하셔서 ‘내맘’의 속살을 살짝 내비쳐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다시 마주친 비바람은 상쾌했습니다.

23-075 | 임유영, 오믈렛

문학동네시인선 203 (231211~231213)


❝ 별점: ★★★☆

❝ 한줄평: 이상하지만 부드러운, 오믈렛 같은 마음

❝ 키워드: 산 | 돌 | 밤 | 마음 | 호수 | 바다 | 천사 | 꿈 | 개 | 죽음 | 버섯

❝ 추천: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마음을 아는 사람


🫧 시인의 말


  나는 붓을 들어 이 이야기를 종이에 옮겨 적었고,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벽에 붙여두었다. 후에 그것을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있어 적당한 값을 받고 팔았다.


2023년 10월

임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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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12/13) 우필사 이벤트로 받은 문학동네시인선 203 임유영 시인의 첫 시집 『오믈렛』을 읽었다.


✦ 제목처럼 몽글몽글 부드럽고 따뜻한 오믈렛 같은 시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시집이었다. 죽은 사람, 죽고 싶은 사람, 죽지 못하고 다시 깨어나 살아가는 사람 등 죽음 이야기가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체로 발견될 때를 대비해 머리를 하나로 묶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마음. (「방랑자」 (p.69) 부분) 죽음을 들키고 싶지 않으면서도 누군가는 나의 죽음을 알아차릴 것이란 것을 알고 있는 마음과 죽은 자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 이가 누구일지를 궁금해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그 끔찍한 광경을 만나는 이가 아이는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포노토그래프」 (p.74) 부분) 해가 뜨지 않는 아침을 찾으러 왔지만 호숫가를 따라 걸으며 깨끗하고 예쁜 조약돌을 찾아 주머니에 넣는 마음. (「빗금」 (p.73) 부분)


✦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마음을 다루면서도 이 시집은 그렇게 무겁거나 침울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보이지 않게 두어도 될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만사형통」 (p.55) 부분)라고 말하며 보이지 않는 죽음에 대한 불안함을 따뜻한 음식을 먹여 속을 뜨끈하게 만들어 마음을 달래주는 듯하다. 그래서 이 시집을 읽어 내려가는 마음이 힘들기만 하진 않았다. 오히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에서 시인은 제목을 설명하며 오믈렛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음식이면서 단순해서 무섭기도 한 메뉴인 한편, 편안하고 만만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이 시집도 그러한 것 같다. 단순하거나 만만하다는 뜻은 아니고, 유연하고 부드럽고, 때론 무섭지만 어딘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 태어난 이상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수없이 많이 잠들고 깨어남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해설 ‘이상한 마음’을 따뜻하게 다스리는 ‘완벽한 방법’에서 문학평론가 조연정은 임유영의 시에서 ‘깨어남과 태어남은 결코 기쁘고 충만한 일이 아니고, 갑작스러운 일이기도 하며, 실패한 일 혹은 잘못된 일처럼 그려지기도 한다’(p.108)고 말한다. 우리 인생이 늘 기쁘고 충만하고 성공적이기만 하진 않다. 때로는 아침에 눈 뜨기 두려울 정도로 괴롭고 힘이 들 때도 있다. 그럴때 이 시집은 ‘그런 순간도 있지만, 그래도 따뜻한 오믈렛을 먹고 기운내보자’고 말해줄 것만 같다.


(*문학동네 우필사 특별반 이벤트 당첨자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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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는 창가의 책상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 새도 혼자였다. 둘은 서로의 음성을 들었다. 안녕? 어린이가 물었다. 새는 새답게 고개를 앞뒤로 갸웃거리며 짹짹, 소리를 냈다. 어린이는 새의 행동을 오해했다. 어린이는 새가 없는 다리 한쪽이 그리워 운다고 생각해보았다. 헤어진 어미, 아비, 형제, 자매 새들이 그리워 운다고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새에게는인간의 생각이 없다. 새는 새의 생각을 할 뿐이다.

/ 「생일 기분」 (p.38)


❝ 손잡아. 그냥 한번 꽉 잡아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보이지 않게 두어도 될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

/ 「만사형통」 (p.55)


❝ 샴페인 잔을 들고 발코니에 나가니 호숫가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재스민 향기와 잔디 깎은 냄새, 물비린내가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검은 호수 위로 잔물결이 부서진 샹들리에처럼 반짝였다. 완벽한 밤이었다. 발코니 난간에 올라가그대로 떨어지고픈 강렬한 충동이 일었다. 충동을 억누르느라 애쓰던 중 내가 취했음을 깨달았다. 옷깃을 여미고, 글라스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종업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방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열자 나의 갈색 트렁크와 푸른 원피스, 잘닦아둔 검은 구두가 그대로 잘 놓여 있었다. 창밖에서는 아직도 호수의 물결이 반짝이고 있었기에 나는 책상 위의 펜을 집어 글을 쓸 뻔했다. “나는 매번 무거운 문을 밀면서 왔습니다······” 지금 내 앞에는 빈 종이가 한 장 있을 따름이다.

/ 「병정들」 (p.71)


❝ 그토록 조용하던 밤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쏟아내다니. 그래. 나는 해가 뜨지 않는 아침을 찾으려 이곳에 왔지. 숱한, 헛된 밤을 따라온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웃는 소리를 듣는다. 양산을 쓴 숙녀들의 속삭임도.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다. 깨끗하고 예쁜 조약돌을 찾아 주머니에 넣는다.

/ 「빗금」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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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살아 계신 분을 묻어드릴 수도 없었고

✎ 「부드러운 마음」 (p.32-34)

✎ 「호수관리자들」 ⛤

✎ 「생일 기분」 ⛤


2부 | 가서 돌 주우면 재미있을

✎ 「꿈 이야기」

✎ 「유형성숙」 ⛤

✎ 「만사형통」


3부 | 한데 섞인 흰자와 노른자의 중립적인 맛

✎ 「방랑자」  ⛤

✎ 「오믈렛」

✎ 「병정들」 ⛤

✎ 「빗금」 ⛤

✎ 「포노토그래프」 ⛤


4부 | 어디 가는 어린애와 어디 갔다 오는 개

✎ 「무언가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 ⛤

✎ 「움직이지 않고 달아나기 멈추지 않고 그 자리에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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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오믈렛
적자의 본질Deficit Myth

적자의 본질 Deficit Myth


여기서 赤字(적자)라는 개념과 Myth 즉 神話(신화)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가계든 기업이든 민간 부문의 경제 단위에서 적자는 항상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정부 재정에 있어서 그 적자의 의미는 다르게 해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처럼 읽힌다. 그래서, 1차적으로 신화란 의미는 재정적자에 대한 誤解(오해)를 의미한다. 또, 신화myth의 어원은 logos, 즉, 이성과 상충되는 ‘신의 뜻’이라는 奧義(오의)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따라서 왜 재정적자가 통념과는 달리 이 책의 분석대상인 미국경제에 이로운지 그 深意(심의)를 설명하고 주장하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신화이며 내용이다. 


우선 적자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폐’의 본질에 대해서, 즉 ‘돈’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 혹은 定義(정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일반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돈의 본질은 금,은과 같은 귀금속의 희소성에서 온다는 믿음myth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MMT(Modern Monetary Theory)는 chartalism이라고 하는 통화이론을 제시한다. 이 화폐이론은 20세기 초 독일의 경제학자 George Friedrich Knapp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다. 그리고 케인즈가 그의 논문을 읽고 쓴 Treaties on Money에서 총수요 경제정책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한다. 


chartalism에서 말하는 화폐는 fiat money를 말한다. fiat money란 금 또는 은으로 태환되지 않지만 국가가 이것이 ‘돈’이라고 定(정)해 credit이 생기고 유통되는 돈을 말한다. 


미국 달러에는 In God We Trust라고 하는 모토가 인쇄되어 있다. 돈의 의미는 트러스트, 크레딧이라는 단어에 온전히 내포되어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호모 사피엔스에서 인간의 특징을 ‘추상적 개념’을 창조해내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인간 역사 속에서 대표적인 각각의 문명은 모두 종교라고 하는 추상적 신앙의 형태를 매개로 탄생한다. 종교, 이데올로기, 국가(민족국가;National State)와 같은 개념은 모두가 추상적이다. 예를 들어 ‘금’ 또는 ‘은’과 같은 귀금속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역시 그것 자체의 사용 가치라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귀중한 금속이라는 의미에 동의하고 합의하는 데서 發源(발원)하는 힘에 의해서 화폐로서의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적자의 본질에 대한 오해는 아마도 전통적인 화폐경제학의 돈에 대한 서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설명되는 화폐의 기원은 물물교환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발견 또는 고안되었다고 설명한다. 금본위제와 같이 실물 화폐를 사용하는 국제경제에서 어떤 나라의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금이 유출되어 금 보유고가 줄어들게 되고 그 나라 통화의 가치는 심각하게 흔들리며 환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면, 이자율을 올려 금의 유출을 막으려 한다. 당연히, 고금리로 인해 경기 침체, 불황 등을 불러 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케인즈는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영국이 금본위 화폐제도를 시행하면서 망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미국은 1971년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기 전까지 금과 달러를 연동시키는 금태환 통화제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금태환을 폐지하게 된다. 앞 단락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실물화페 경제에서는 무역적자와 재정 또는 통화정책과의 연관성,즉, 정부의 살림과 민간의 회계원칙이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돈을 찍어낼 수 있는 fiat money는 훨씬 정책운용의 융통성과 탄력성을 부여해 줄 수 있으며 경기의 순환과정에서 고통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진통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만, 이 몰핀의 용량을 제약하는 한계는 오직 ‘인플레이션’이라는 스피드 리미트speed limit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 스테파니 켈튼은 민주당 상원 의원 버니 샌더스의 스탭으로 워싱턴에 입문했다. 그가 워싱턴에서 관찰한 결과,財政(재정)은 가계 또는 기업과 같이 주어진 예산에서의 지출이 아니라 지출이 선행한 뒤 세금과 차입으로 재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재정운영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TAB)S;Tax and Borrowing,And Spending이 아니라 S(TAB); Spending And, Tax and Borrowing라고 파악한다. 일부에서는 버니 샌더스를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지만, 그는 사회민주주의의 미국식 버전인 뉴딜리스트라고 봐야 한다. 당연히 미국 민주당의 적통 이념적 계승자라고 봐야 한다.


MMT이론은 사실, 20세기 뉴딜정책을 뒷받침했던 케인즈 이론의 21세기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켈튼은 현대통화이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수 없다고 누차 강조한다. 그리고, 미국,영국,일본,호주와 같이 통화정책의 자율성이 담보되는 일부 국가에서만 이런 정책을 구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경제이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다양한 재정정책들은 모두 케인즈 혹은 현대통화이론에 입각한 정책들이 돈을 쏟아 붇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시의성을 가지는 것은 탈냉전 이후 불었던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미국 중산층의 삶은 상당히 피폐, 황폐해졌고 어떤 형태로든 그들의 삶의 조건을 재건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사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패권이 한동안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저력을 또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았다.

청소년은 어떤 서적을 읽어야하는가.

몇 달 전 청소년에게 유해한 서적을 금지해야 한다는 학부모단체의 신문기사가 올라왔는데 얼마 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성인 독서율을 볼 때 출생과 육아라는 어려운 작업을 하시는 그 분들이 서적을 읽었을 현저히 낮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들도 중요시여기지 않는 독서를 자신들의 자녀들이 읽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일까?


그리고 학생들이 유해서적을 읽었을 때 그것들을 그대로 곧바로 믿고 수용할까? 정말로 그 정도로 순진한 아이들이라면 차라리 도서관을 없애는게 더 낫지 않을까? 이렇게 잠깐 생각해본다.

5회 그믐무비클럽 서독제 굿즈

49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 8일 폐막, 그리고 그믐의 영화 모임은 이틀 전에 끝났습니다.

그믐 무비클럽에는 20분을 초대했고 미션 수행하신 분들에게는 서독제 굿즈를 보내드리기로 했어요.


여태까지 무비클럽을 네 번 진행했고 미션 완수율이 약 50~60% 정도라 그렇게 예측하고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오늘 집계해 보니 무려 16분께서 꼼꼼히 영화 리뷰와 현장 스케치, '디어 라이프'라는 테마에 맞춰 올 한 해 회고까지 적어 주셨어요.


준비한 선물이 부족해서 부랴부랴 서독제 홍보팀장님께 SOS!!

다행히 아직 남아있는 굿즈들이 조금 있다고 하여 보내주십사 요청을 드렸습니다.


2023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믐보다 많은 영화 커뮤니티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짤막한 한 줄 리뷰 아니고요, 다녀오신 분들의 진짜 생각, 영화에 대한 사랑, 현장 중계가 살아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을 포함 영화를 만드신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창작자로서 정말 감동받으실 듯 합니다.


https://www.gmeum.com/meet/982

[모임] 수료증이 생겼습니다.

대화가 100개 이상 이루어진 모임의 경우, 모임지기는 활발하고 성실히 참여한 참여자를 선정하여 수료증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수료증은 모임이 끝나기 3일 전부터 끝나고 난 29일 이내 아무 때나 발행하실 수 있어요. 

 

수료증을 받은 수료자는 ‘내 서재’와 '프로필' 화면에서 자신의 수료증을 바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수료증은 클릭하면 크게 확대가 되고, 하단의 다운로드 버튼을 이용하면 자신의 컴퓨터나 핸드폰에 저장하실 수도 있습니다.  

 

함께 격려해 가며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읽고 나누어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책 읽는 우리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그날까지,


감사합니다.

[2023 그믐 연말결산] 3. 가장 대화가 많았던 모임

안녕하세요, 이제 세 번째 그믐 연말결산 콘텐츠를 소개하려고 해요. 세 번째 키워드는 ‘대화’입니다.


그믐은 함께 책을 읽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간 모임은 어떤 모임일까요?

 

순위 / 대화 수 / 모임 제목

 

1위 1444개 [박소해의 장르살롱] 1. 호러만찬회 https://www.gmeum.com/meet/744

2위 947개 [책 읽는 학교] 첫 번째 모임 : 정명섭 작가님과 만납니다. https://www.gmeum.com/meet/943

3위 894개 박소해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 78호 함께 읽기 https://www.gmeum.com/meet/562

4위 738개 [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https://www.gmeum.com/meet/674

5위 714개 무룡, 한여름의 책읽기ㅡ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https://www.gmeum.com/meet/692

6위 632개 [그믐북클럽] 9.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함께 완독해요 https://www.gmeum.com/meet/918

7위 591개 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https://www.gmeum.com/meet/693

8위 576개 [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https://www.gmeum.com/meet/350

9위 566개 [박소해의 장르살롱] 6.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1 https://www.gmeum.com/meet/963

10위 564개 [박소해의 장르살롱] 2. 너의 퀴즈 https://www.gmeum.com/meet/797

 

여러분이 참여했던 모임이 있나요? 참여하진 않았더라도 궁금해서 들어갔었던 모임도 있으시죠?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은 문장 수집이 많이 된 책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함께 한 대화의 총 수도 714개로 모임의 활발함을 익히 짐작할 수 있네요. 러시아 문학의 매력을 보여준 ‘브릭스 북클럽’의 <커다란 초록 천막>이 4위에 있어요. 초등학교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비대면으로 이야기 나눈 [책 읽는 학교] 모임이 2위입니다. 대망의 1위는 ‘박소해의 장르살롱’이네요. 무려 1444개의 대화를 나눠주셨는데요, 대체 어떤 책 수다들이 이렇게 즐겁게 오갔던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모임 클릭해서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6위부터 10위 순위에서 ‘박소해의 장르살롱’ 모임이 두 개나 포함이 되어있네요. ‘박소해의 장르살롱’은 추리소설가 박소해 작가가 운영하는 모임이에요. 박소해 작가님이 장르살롱 멤버들과 나누는 라이브 채팅이 매력적이에요 :) 그리고 6위와 8위에는 그믐북클럽이 있구요. 3월에 함께했던 <셔터를 올리며>를 보니 새삼 반갑습니다. 그리고 어제 모임이 종료된 <마키타벨리의 피렌체사> 모임도 대화가 632개로 꽤나 많았네요. 7위에 있는 모임은 무룡고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고 읽고 이야기 나눈 모임이에요, 이 모임 외에도 그믐에서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등도 읽고 나눴어요.

 

앞으로도 그믐에서 즐겁게 책 이야기 나누어요. 감사합니다 :)

23-074 | 이유리, 브로콜리 펀치

문학과지성사 (e-book, 231209~231212)


❝ 별점: ★★★★

❝ 한줄평: 달콤 쌉싸름한,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 키워드: 죽음, 가족 | 사랑, 소원 | 괴로움, 마음 | 원망, 애도 | 실패, 온기 | 정상성, 이해 | 반투명, 안정 | 부탁, 삶

❝ 추천: 이야기 속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인물들에게 위로받고 힘을 얻고 싶은 사람


❝ 달아서 아리고 써서 저릿한 그 맛을 느끼는 것은 곧 소설을 읽는 기쁨을 누리는 일이기도 하다. ❞

/ 해설 | 소유정, 슈거 하이 Sugar High


📝 (23/12/12) 『모든 것들의 세계』가 ‘끝내 사랑을 멈추지 않는 마음’을, 『좋은 곳에서 만나요』가 ‘결국 사랑은 계속될 것’을 이야기한다고 쓴 적이 있다. 이유리의 첫 번째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도 ‘물음표와 느낌표를 자아내는 기이한 사건들로 가득’(해설)한 와중에도 다양한 모양의 사랑에 관해 말하고 있다.


  화분이 되어 딸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 이타적 사랑으로 외계 생명체의 연구 대상이 되는 여자, 오른손이 브로콜리로 변해 버린 복싱선수, 죽은 지 오 년 하고도 두 달 후 유령이 되어 전 애인 앞에 나타난 남자, 왜가리의 사냥을 구경하는 모임원들, 돌과 대화하는 남자와 달로 날아가는 남자, 몸이 반투명해져 버린 두 여자, 그리고 멕시코까지 헤엄쳐 가겠다는 이구아나에게 특훈을 하는 여자까지. 때로는 달콤하고 향긋하지만 때로는 씁쓸하고 서글프기도 한 현실과 환상 사이 그 어딘가에서 이유리의 인물들은 태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게 묘하게 위로가 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반짝이는 힘’(해설)을 준다. 언제나 사랑의 힘을 믿는 작가, 이유리와 이유리가 그리는 세계를 사랑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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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

: 여러 사람의 사랑이 만들어 낸 몰캉몰캉 향긋하고 달콤한 빨간 열매


|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버지와 P 어머니를 구분하기 어려웠고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었으며, 또한 그렇게 말하자면 나와 P도 거의 비슷한 구조의 인간인 데다 나는 아버지를 P는 어머니를 닮았으니 결국 우리 넷은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는 셈이었고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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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

: 은탁의 소원은 자신 혹은 타인 중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 이미 교각의 불빛은 까마득히 멀어졌다. 꼭 형규와 나의 거리처럼. 나는 멀리 있는 무언가를 바라다볼 때마다 습관적으로 형규를 떠올리곤 했다. 선명하게 반짝거리지만 너무도 멀어, 잡기는커녕 손을 뻗기도 미안한 나의 소년 형규. 그런데누가 잡겠다고 했나, 사실 빠진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잡을 수도 없고 잡지도 못할 빛이라는 걸. 나는 그냥 여기, 빛이 보이는 곳에 둥둥 떠 있기만 해도 그저 넘치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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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펀치」 ⛤

: 괴로움이 브로콜리로 피어나고 꽃을 피우며 해소되듯 우리의 괴로움도 눈에 보인다면


| 나는 어둠 속에서 원준의 브로콜리를 더듬어 잡았다. 두텁고 미지근한 줄기 밑에서 두근두근, 물이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 물은 브로콜리를 한 바퀴 돌아 나와 원준의 어디로 갈까, 미움이나 분노를 만들어내는 그런 곳으로 흘러가서 고일까, 거기에 맑게 섞여들면 조금 묽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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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그림자」

: 잊어도, 잊혀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 수정 씨는 내가 죽었을 때 나를 원망했나요. 

  원망했어요. 그렇지만 곧 원망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냥 보고 싶다고만 생각했어요. 

  나도 같아요.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앞으로도 어딘가에 계속 존재한다면 말이지만, 나도 수정 씨처럼 수정 씨를 잊게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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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클럽」 ⛤

: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그런 일이, 그럴 때가 있지, 그래도 함께 웃어요


| 왜가리에게는 그저 매번 잘 노려서 잘 내리꽂는 것만이 중요했고 그 뒤의 일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두 같았다. 그것이 멋있었다고, 가슴이 뻐근하도록 부러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인간에게 가능한 일인지조차 알 수 없으나 그저 사는 동안 조금이라도 닮아보고 싶다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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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달과 비스코티」

: 이해와 오해, 그 사이의 아주 깊은 골


| “치료사님께 얘기 들었어요. 돌이랑 대화할 수 있다면서요? 지금 잃어버린 돌도 당신 친구죠? 정말 미안해요. 난 당신 말 다 믿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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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세계」

: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같은 얼굴을 지닌 것을 바라보게 될 때


| 그 증거로 우리는 이렇게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고 그만 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가고 싶은 곳이 생길 때까지 누워 있을 거였다. 둥글납작하게, 고요하고 반반한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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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와 나」 ⛤

: 기어코 가고자 한 곳에 도달한 이구아나처럼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것


| 밤이면 잠든 이구아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구아나가 떠나길 바라는 걸까, 떠나지 않길 바라는 걸까. 그 질문은 곱씹고 곱씹다 보면 어느새 나에 대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어쩌고 싶은 걸까. 계속하고 싶은 걸까, 그만두고싶은 걸까. 계속하면 어떻게 되고 그만두면 어떻게 되나. 안으로 깊어지지도, 바깥으로 넓어지지도 못한 채 고이고 고여 단단해지는 그런 생각들을 알처럼 품다가 잠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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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펀치
브로콜리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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