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길을 찾는 당신을 위한 커리어 포트폴리오 「커넥팅」
신수정(지음)/ 김영사(펴냄)
〈일의 격〉의 작가님, 커리어는 여정이라 표현하신!!! 기대수명 평균 100세 이상의 시대다. 대학과 대학원 해외 유학 등의 학벌과 각종 경력, 이력 등 기존에 무척 인정받는 안정된 코스? 인 황금 커리어가 붕괴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과연 커리어란 무엇인가?
제목부터 매력적인 책!! 나는 오늘도 글을 통해 당신과 커넥팅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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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책읽는물결, #커리어,
#포트폴리오, #천만직장인의구루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배송 장편소설/ 레모 (펴냄)
오늘 한 권의 책이 또 하나의 우주가 내게 도착되었다.
책 표지 쓰인 문장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서.. 한 걸음 나아가기 힘든 책. 파괴된 삶의 조각을 모으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자꾸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아 채 20페이지를 넘기기 힘들다.. ㅠㅠ
한국에서 한해 무려 100명 이상의 여자들이
연인에게 가족에게 혹은 아는 사람에게 죽임당한다.
왜 죽이는가?!!!!!
사랑해서 죽였다고 말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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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신 분에게도 번역하신 분도, 또 읽는 독자에게도 용기가 필요한 책 같습니다.
#아빠가엄마를죽였어, #필리프배송, #레모
문학동네시인선 184 (240424~240427)
❝ 별점: ★★★★☆
❝ 한줄평: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고명재 시인이 말했지
❝ 키워드: 사랑 | 사람 | 삶 | 사라짐 | 죽음 | 꿈 | 빛 | 어둠 | 얼굴 | 몸 | 마음 | 이야기
✦ 시집을 읽기 전 시인의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를 먼저 읽었었는데요. 산문집이 무채색의 향연이었다면,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은 싱그러운 봄과 여름의 색채를 가득 머금은 노랑과 연둣빛의 세계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었어요.
✦ ‘우리는 함께 사랑으로 시간을 뚫었다’(「연육」, p.29)라는 시의 한 구절처럼 시인은 혼자가 아니라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지금은 사라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사랑은 사람 속에서 흐르고 굴러야 사랑인거’(「페이스트리」, p.32)라는 말을 진정으로 실천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사랑이 시집 곳곳에 펼쳐져 아름답게 빛나는 것 같았어요.
✦ 마음에 드는 시가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할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 ㅠㅠ 꼭 시집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
✦ 박연준 시인의 발문도 정말 좋았어요. 진심으로 감탄하고 찬미하는 발문이 이 시집을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아요. 봄이면 읽고 싶은 시집을 찾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 시집은 매해 새싹이 움트는 봄이 돌아오면 다시 읽고 싶어요! [📝 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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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야 당신의 흑발이 자라난다고 거대한 유칼립투스 아래에 누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화를 건다 사랑은? 사랑은 옆에 잠들었어요
/ 「청진」 부분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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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사는 풍차를 보고 돌진했다고 한다 그의 돌진을 솔직이라고 한다 솔직한 눈 꼭 잡은 손 솔직히 말하면 첫눈을 핥고 당신과 강물에 속삭이는 거예요 어떤 이들은 그 풍경을 소중히 여겨서 강가의 조약돌이며 반짝임까지도 모두 모아서 도서관으로 보낸다
/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부분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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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 그 강 모두 강 때문이죠
번들거리는 몸도 마음도 강 때문이죠
수영을 시작한 건 귀하게
숨을 쉬고 싶어서
죽을 것처럼 보고플 때 빠지지 않고
숨을 색색 쉬며 용감하게 나아가려고
/ 「자유형」 부분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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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줘야지 헛물을 켜야지 등불을 켜야지”라는 문장 앞에서 결국 셋이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사랑을 주는 일과 헛물을 켜는 일과 등불을 켜는 일이요. 그건 시를 쓰는 삶과도 닮아 있을까요?
/ 발문: 미친 말들의 슬픈 속도 | 박연준(시인)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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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입장에서는 빛이 밤의 구멍”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방에 들어온 반딧불이 바라보듯 봅니다. 눈이 환해지는 사유지요. 나방이 “기꺼이 저 먼 시간을 날아가 밤의 상처에 날개를 덮는”(「어제도 쌀떡이 걸려 있었다」) 존재라고 쓴 당신을 생각합니다. 세상을 돌보듯 말을 돌보는 당신의 다정함을 생각합니다.
/ 발문: 미친 말들의 슬픈 속도 | 박연준(시인) (p.1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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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1부 | 사랑은 육상처럼 앞지르는 운동이 아닌데
✎ 「청진」 ⛤
✎ 「수육」
✎ 「환」
✎ 「아름과 다름을 쓰다」 ⛤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
✎ 「시와 입술」
✎ 「연육」
✎ 「페이스트리」 ⛤
2부 | 귤을 밟고 사랑이 칸칸이 불 밝히도록
✎ 「어제도 쌀떡이 걸려 있었다」 ⛤
✎ 「일흔」
✎ 「둘」 ⛤
✎ 「소보로」
✎ 「엄마가 잘 때 할머니가 비쳐서 좋다」 ⛤
✎ 「사랑을 줘야지 헛물을 켜야지」
3부 | 자다가 일어나 우는 내 안의 송아지를 사랑해
✎ 「비인기 종목에 진심인 편」
✎ 「몸무게」
✎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
✎ 「노랑」 ⛤
✎ 「등」 ⛤
✎ 「사이 새」
✎ 「우리는 기온이 낮을수록 용감해진다」 ⛤
✎ 「얼얼」
✎ 「자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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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240419~240423)
❝ 별점: ★★★★☆
❝ 한줄평: 별일 없다기에는 조금 큰 별일
❝ 키워드: 겨울 | 눈 | 빛 | 기차 | 밤 | 거울 | 우울 | 돌 | 잠 | 그림자 |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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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 핀 서재 팝업스토어에서 눈여겨본 시집인데 나중에 사야지 하고 말았었는데요. 자꾸 생각나서 결국 위트앤시니컬에서 구매해 왔습니다.
✦ 별일 없다고 말하는 화자가 어쩐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인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 나의 얼굴을 훔쳐가고’( 「손님」 부분), ‘모두 잠들어 있는 객차에 나 혼자 깨어 있는데 가도 가도 깨어 있는 사람은 나 혼자고, 기차는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도 알 수 없는 겨울밤’( 「객차」 부분), ‘이제껏 본 적 없는 끔찍한 재난이 일어났으나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이는 일요일 오후’( 「재난 방송」 부분), ‘동생들이 굶고 있어 떡을 훔쳐왔는데 세상은 망해버리고 동생들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잠든 얼굴로 울고 우는 얼굴로 잠드는 일’( 「제사」 부분) 같은 것들이 별일이 아니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 에세이가 시들과 연결된다는 느낌이어서 더 좋았어요. ‘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라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희고 불투명한 베일 같은 안개가 짙게 깔려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생생함에 안개가 글을 읽는 제 곁에도 다가온 것 아닐까 흠칫 놀라기도 했습니다.
✦ 겨울에 읽으면 더욱더 좋을 것 같은 시집입니다. 이제 겨울 하면 생각나는 시집은 많아져서 봄, 여름, 가을에 읽고 싶은 시집들도 찾아봐야겠어요. [📝 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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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배를 가르자
흰 솜뭉치가 끝없이 나왔다
겨울이면 옷 속에 새를 넣어 다닌다는 사람을 생각했다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 「소설小雪」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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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한낮
파도가 출렁이는 소리
들으며 오래 누워 있었다
/ 「Lo-fi」 부분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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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나던 날과
네가 죽은 날 모두를 기억하는 건
행복이겠니? 불행이겠니?
그걸 행복으로 여긴다면
우린 행복해서 매일 울 거야
/ 「향이」 부분 (p.44-45)
✴︎
그것은 안개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디서부터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하얀 베일로부터 시작되었다. 밤의 거대한 장막을 걷으며 천천히 다가오는 새벽의 침입자로부터 시작되었다. 안개는 오랫동안 펼쳐져 있던 허공과 골목과 학교와 은행과 공터와 빈 다락 안까지 스며들었다. 구름과 햇살과 나뭇가지를 B시를 그 베일 속에 숨겼다. 희고 불투명한 베일은 폭이 한없이 넓어서 아무도 그 시작과 끝이 어디쯤인지 알 수 없었다.
/ 에세이: 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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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 「소설小雪」 ⛤
✎ 「첫아이」
✎ 「손님」
✎ 「객차」 ⛤⛤
✎ 「Lo-fi」 (p.18) ⛤
✎ 「재난 방송」
✎ 「Lo-fi」 (p.26)
✎ 「녹음綠陰」
✎ 「상속자」
✎ 「향이」 ⛤⛤
✎ 「말년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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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마음도 그렇다. 나의 진심만큼만 전달되리라는 심정으로
연기든 그림이든,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먼저 넣었을 때 비로소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가닿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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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만큼만' 멋진 말이다.
'진심'도 어렵고 '더도 덜도 말고 그만큼'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