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그러니까 초파리부터 우리 인간과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자전 주기인 24시간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당연하면서도 낯선 사실을 기술한다.
행여나 화성 이주가 가능한 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자전 주기 때문에 행성 적응에 실패할 듯. 그런 점에서 스타워즈의 제다이나 듄의 아트레이데스 가문 사람들은 대단하다.
서울대에 ‘관악초청강연’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때 강연자들이 학부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 내용을 시리즈 도서로 냈고 그 중 한 권이다. 책이 나올 때 김택진 대표는 40대 초반이었다. 인터넷을 정보망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망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는데, 이제는 정보 그 자체가 곧 엔터테인먼트가 된 시대가 되어버렸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PC방이 몰락하기 전에 나온 책이다. 책을 읽을 당시에 게임에 대한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다(여전히 구상만 하고 있다). 11명의 저자가 문화연구라는 관점에서 게임에 대해 12편의 글을 썼다. 게임문화연구 담론에 대한 글들은 지금도 유효할까? 구글에서 첫 페이지에 나오는, 지난해 나온 한국어 문서에 들어갔더니 게임비평의 부재, 담론장의 부재 같은 얘기들이 나온다.
민음사 (e-book, 240121~240220)
❝ 별점: ★★★★★
❝ 한줄평: 나는 왜 소설을 사랑하고 쓰는가
❝ 키워드: 소설 | 작가 | 문학 | 글쓰기 | 믿음 | 질문 | 답 | 인물 | 앎 | 말 | 언어 | 이야기 | 사랑 | 마음
❝ 추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 정용준의 글을 사랑하는 사람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어 준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삶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다고 믿는 그것을 언제나 소중히 간직하세요. 그리고 그것과 함께 살며 자신 있게 만세!를 외칠 수 있는 행복한 날들 되세요. ❞
/ 작가의 말 | 함께 쓰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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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북클럽 잡동산이를 읽으면서 ‘이 책은 꼭 사서 읽어야지’라고 생각했던 책들이 몇 권 있는데, 그중 한 권이 정용준 작가님의 『소설 만세』였어요. 청년서가에서 열린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이 책을 구입했어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 소설은 ‘단 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를 설명하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라는 말에 반해 읽게 되었는데, 정용준 작가님의 소설에 관한 애정과 믿음, 열과 성을 다해 쓰는 마음, 인물을 살피는 법 등을 읽다 보니 정용준이라는 작가가 더더욱 궁금하고 빨리 알고 싶어 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정용준 작가님 책을 다섯 권이나 읽었어요. 원래는 장편 소설 『프롬 토니오』가 제일 읽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다 단편 아니면 중편을 읽게 되었네요. 여운을 조금 더 간직한 후에『프롬 토니오』도 읽어 보려고 합니다! 🐋
✦ 북토크에 갔을 때 작가님이 책에 사인을 해주시면서 ‘자유롭게 사세요. 행복해주세요.’라고 적어주셨는데요. 이 책의 작가의 말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그날도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책임감 있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스럽고, 고통스럽지만 사랑인 것, 사랑과 고통이 하나가 되는 ‘주이상스(jouissance)’라는 단어를 설명해 주셨는데요. ‘좋아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곁을 서성이고 움켜쥐려 노력한 사람’은 벌써 열 권이 넘는 책을 쓰고 상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아직도 ‘소설에 대한 믿음이 없고, 항상 의심하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그냥 소설을 쓰고 싶다’는 사람. 저는 앞으로도 정용준 작가가 어떤 소설을 쓸지, 인물을 어떻게 살필지가 궁금해서 그의 글을 계속 읽을 것 같아요. [📝 24/02/21]
ꕤ 사실 책 내용으로 할 말도 정말 많은데 그러면 글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짧게 쓴다고 쓴 건데도 길어졌네요... 정용준 작가님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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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 알수록 재밌고, 놀랍고, 슬프고, 먹먹해지는 단 하나의 이야기 속 단 한 사람. 자칫 뻔하고 상투적일 수 있는 평범한 삶이 특별해지는 것은 그가 특별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사람 속에 숨어 있는 특별함이 적절하게 이야기될 때다.
/ 「단 한 사람의 세계」
✴︎ 쓰기의 욕망은 그리고 이해를 향한 노력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이해할 수 없다는 인식과 포기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왜 나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것을 향해 자꾸만 다가서려는 걸까. 모순이다. 하지만 그 모순이야말로 소설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깨달음이라는 것을 안다.
/ 「「떠떠떠, 떠」와 『내가 말하고 있잖아』」
✴︎ 내버려두면 마음은 사라진다. 아무리 소중하고 중요하고 내게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두면 약해지고 작아지며 결국 소멸되고 만다. 좋아하는 마음, 열정, 흥미, 다 똑같다. 계속 좋아하고 싶으면 노력해야 한다. 줄어들지 않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애를 써야 한다. 계속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 ‘문학은 좋은 것이구나.’ ‘아름답고 멋진 것이구나.’ ‘이런 걸 느끼려고 내가 소설을 읽는 거였어.’ 이런 마음이 계속 있어야 한다. 좋은 문장을 읽고 문장을 휘감고 있는 매력을 발견하고주기적으로 감탄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쓰고자 하는 문장과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가 공산품 같은 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 「노력에 관한 몇 가지 생각」
✴︎ 원한다는 것은 그것을 위해 무엇인가를 계속한다는 뜻이다. 그냥 바라고 느끼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기도하는 순간까지도 플래너리 오코너는 알았던 것이다. 은혜를 구하기 전에,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그것을 원해야 한다는 것을. 진짜 원한다면 작가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을.
‘구하기 전에 먼저 원할 것.’ 당분간 내 좌우명.
/ 「구하기 전에 먼저 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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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이 아닌 행동 교정으로 성인 ADHD를 치료한다는 건 숙면과 규칙적인 운동, 회복 탄력성과 메타인지 키우기 등 너무 상식적인 솔루션이라 허망하다.
아이러니하게도 2024년 시점에 챗 GPT로 웹소설을 쓰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한 권의 책이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