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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묵시록의 네 기사 (복도훈)

2000년대 한국 영화와 소설의 묵시록 서사들을 분석. 책에 나온 프레드릭 제임슨의 말을 조금 변형해서 옮기면, 나는 엇비슷한 종말물들은 그냥 작가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이 부족한 탓 아닌가 의심한다.


묵시록의 네 기사(하이브리드 총서 9)
묵시록의 네 기사(하이브리드 총서 9)
324. 돈의 속성 (김승호)

200쇄를 찍었다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시대정신을 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집어 들었고, 한 자리에서 다 읽었고, 저자의 조언 한 가지는 이후에 계속 실천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지개를 펴고 이불을 개고 물을 한 컵 마시라는 것. 스노우폭스 브랜드가 괜히 친근하게 느껴져 도시락도 몇 번 사먹었다. 우습게 볼 책 아님.


돈의 속성(300쇄 리커버에디션)
돈의 속성(300쇄 리커버에디션)
<빅 히스토리> 5장 일곱 번째 문턱 : 농경의 기원과 초기 농경시대

수렵생활의 인간이 농경생활의 길로 들어섰다.

"정착이라는 덫에 사로잡힌 공동체" 결코 농경생활이 인류발전에 지대한 발전의 시작이겠지만 씁쓸함을 주는 말이다. 초기 농경시대는 수렵생활보다 영양도 떨어지고, 스트레스도 많았는데도 농경으로 들어선 인간은 정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늘어난 인구는 다시 수렵생활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이제 늘어난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수렵생활보다 힘든 농경의 고된 과정을 감수해야 한다.


"농경이라는 유일한 대안"

농경의 채택은 인류 역사가 다른 궤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농경의 선택으로 점점 집단화되고 계급화되는 사회가 만들어져 간다. 그리고 점점 커지는 사회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거론되겠지만 수렵생활을 하면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던 인류는 농경으로 시작으로 환경파괴를 함께 시작해온 것이다.

인간입장에서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변화된 사회가 정말 발전일까 돌아보게 된다. 권력의 등장으로 계급화되는 사회의 불평등, 농경으로 인한 환경파괴의 여파는 지금을 살아가는 현실에서 더 악화되어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농경이 시작되지 않았다면 인류의 역사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자연친화적이어서 문명을 이루지 못하고 동물과 같은 삶을 살았을까? 지나간 역사지만 농경이라는 문턱을 넘어선것이 그렇게 고맙게 여겨지지 않는다. 차라리 단순한 수렵채집인의 삶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복잡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농경이란 주변의 식물, 동물, 경관을 조작하여 에너지와 자원을 늘리는 다양한 방법이다. 따라서 농경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의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상호작용은 종들 사이의 의존이 공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과 길든 동식물 모두 공생 관계에 깊이 의지했고, 한쪽이 사라지면 다른 쪽의 생존도 위태로워질 정도가 되었다. .... 공생관계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관련 종마다 다르다. 사람은 동식물을 길들여 문화적으로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생활 방식을 발견했다. 211~212쪽


과잉 인구압과 기후변화에 직면한 풍족한 수렵채집인에게는 경작은 집약화하고 농경을 택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222쪽


떠돌이 수렵채집인에게 정착 농경인이 된 인류는 많아지고 조밀해지는 인구를 먹여야 했기에 취약한 환경에 종종 큰 부담을 주었다. 생존을 위해 마을과 소도시, 공동체를 부양하는 경작지와 목초지를 인공적으로 길들이기고 인간 중심적 환경을 빚어냈다. 의도하지 않고 자각조차 못한 상태에서 과잉방목을 해서 척박한 토양이 사막화했고, 관개에 지나치게 의지해서 염류화가 나타났다. 숨과 정글을 계속 벌목하여 토양이 심각하게 침식되었다. 게다가 길들인 동식물 종이 유전자가 변이하여 다양한 질병과 해충에 취약한 잡종이 나타나곤 했다. 246쪽



323.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적으로는 해외 진출을 다룬 11장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다. 『노르웨이의 숲』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가도 《뉴요커》에 단편을 싣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미적지근한 대우를 받았다니. 하루키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미국 에이전트와 출판사를 ‘필사적으로’ 접촉하려 했다는 점도 놀라웠다. 그 배경에 일본 문단의 비판에 대한 분함이 있었다는 고백에는 갑자기 친근해진 기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알쓸인잡-심채경편

아마 다른 분의 인스타그램에서 추천글을 읽고 사두었는데, 얼마뒤 알쓸인잡에 심채경박사님이 나온다는 걸 알고 반가웠다. 알쓸인잡을 먼저보고 이 책을 봤는데,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이 책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똑같다. 방송에서처럼 책에서도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충만하며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 그려진다. 다만 이 책은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알쓸인잡-심채경편'이 되겠다. 천문학자 심채경에서 천문학자보다는 심채경에 방점이 찍히는. 그러니까 천문학이라는 내 주변에서는 다소 접하기어려운 학문을 연구하는 생활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고 생각하고 기록한 글을 볼 수 있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이런 사람들을 책으로든 방송으로든 접하게 되면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것 같다. 새해 첫 책으로 매우 좋았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5. 화차 (미야베 미유키)

10년 전엔가 영화 [화차]를 본 적이 있다. 영화나 책을 보고도 내용을 잘 기억 못 하는 편인데 그 영화는 특히 그랬다. 내 머리 속에 남은 거라곤, 어떤 여자가 실종된 이야기였던 거 같은데…?


비록 영화의 기억은 전무에 가깝지만 소설 [화차]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한 여자가 사라지고 이를 맡게 된 휴직 중인 형사 ‘혼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은 1980년대 일본사회의 소비자 금융대란으로 인한 다중채무자들의 파산, 증발, 자살 등을 배경으로 그려진다. 당시 일본은 일자리가 넘치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자하는 족족 오르는 활황기였던 모양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개인들은 무리한 대출로 일상이 힘들어지자 신용대출을 받고,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파산으로 이어진다.


읽고 나서 남는 의문점. 이와 같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행해진 개인의 죄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구조가 해결하지 못한 탓에 파생된 문제들을 오롯이 개인이 짊어지는 건 타당한 걸까.

화차
화차
<빅 히스토리> 4장 여섯번째 문턱 : 사람아과, 사람, 구석기 시대

여섯 번째 문턱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이제 인류의 등장으로 좀 더 우리 이야기에 가까워진 것 같아 반갑네요. 그 많은 동물 중에 왜 우리 인류는 생물권을 지배하게 되었을까요? 하느님이 이토록 사랑하사 선택된 것일까요? (ㅎㅎ)

복잡성이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다시 떠올리며 모든 복잡성이 협력의 산물이라는 것에서 인류의 혐동작업이 오늘날의 인류로 변화시키게 되었다고 하는 점은 참 놀랍네요. 효과적인 협력의 바탕에 언어의 영향은 더 강력하다니 말할 수 있는 인류라는 것이 대단하면서 감사하네요.


"현생 인류의 경이로운 생태적, 사회적 창의성은 어디서 나올까? 짧게 답하자면 협동작업이다. ... 사실 모든 복잡성은 협력의 산물이다. 따로 존재하던 것들이 연결되어 새로운 창발적 특성을 생성하면 복잡성이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선다. ... 인류의 역사는 우리 조상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면서 시작되었다." 184쪽


"다른 종들보다 효율적으로 정보와 개념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언어가 우리 종을 변모 시켰다고 볼 이유는 많다. 언어 덕분에 인류는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다. ... 특히 세대를 거치며 공유하는 정보를 쌓고 증가 시킬 만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종은 인류 뿐이다."185쪽


고인류의 연구가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오래전 읽은 <인류의 기원>(이상희, 윤신영 사이언스북스 2014) 책 내용도 떠올라 더 쉽게 읽었던 것 같아요.

특히 모임 글에서 소개해준 이상희 교수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니 4장 정리가 한번에 되더라구요. 함께 나누는 정보의 힘을 새삼느꼈어요. 영상은 더 최근의 인류에 대해 이야기 해줘서 수년 사이에 인류의 진화의 이론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에 새로움을 느꼈어요.인류의 진화가 새로운 발견으로 다양한 이론이 등장함은 과거의 역사도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해요. 그 오랜 과거의 사실은 변하지 않았겠지만 오늘날 그 역사를 해석하는 눈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달라진 눈에서 고착된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생각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 역사를 제대로 보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하네요. 빅 히스토리를 다 읽고 나서 어떤 눈으로 역사를 보게 될지 궁금하네요.

322.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뒤표지에 외신들의 서평 일부가 적혀 있다. '단정하고, 간결하고, 차가운 문장들'은 그러하다 싶고, '정확함에 대한 열정'이나 '완전무결한 단호함'에 대해서는 그런가 보다 한다. '불에 덴 상처와도 같은'에 대해서는, 불에 덴 지 오래되어 이제 열기도 통증도 남지 않은 흉터라면 그럴 수도 있겠네, 했다.


단순한 열정
단순한 열정
321.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김지우)

이런 책 좋다. 몰랐던 세상을 알려주면서 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들려주고, 현실을 분석하고 비판하면서도 누구를 탓하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 도서관의 고민을 알게 되었고 도서관의 역할을 상상해보게 되었다. 저자가 출판사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챕터를 덜어내라는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그 장이 핵심 같은데.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
<빅 히스토리> 3장 다섯번째 문턱 : 생명의 출현

3-1 생명이 출현이라는 말에 막연했던 빅히스토리에 조금 아는 것이 나와 반갑네요.

그리고 생명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새로운 관점을 반가웠어요. 최근 생물학잗르이 생명체들을 우열을 나누어 계층구조를 세우던 과거의 사슬구조를 이제는 다른 생물 및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본다는 것에서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떠올랐어요. 더이상 계층구조에 생명체를 줄 세워서 우열을 나누어서는 사고는 이제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3-2 생명에 대한 인류의 관점은 지난 수 십년 사이에 상전벽해를 이뤘다. 이전의 수세기 동안 유럽인들은 '존재의 대사슬'을 이야기하며, 가장 불완전한 존재부터 가장 완벽한 존재에 이루는 생명체들이 계층 구조를 이룬다고 상상했다. ... 최근 생물학자들은 생명을 더 큰 맥락에 포함된 생물들의 집단으로 본다. 생물은 다른 생물 및 환경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더 복잡한 생명체는 구성 부분들의 조합과 재조합으로 생겨나며, 형태가 새로워지고 창발성을 지닌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생명은 개별존재들의 사슬이 아니라 지구 생명권에서 모든 생물과 상호작용하는 집단에 가깝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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