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내가 몸치에 운동치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
축구,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을지 몰라.
신도림역과 연결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6년 정도 살았다. 하지만 신도림은 사통팔달이라는 것 말고 특별한 개성이 있는 동네는 아니어서 그닥 많은 추억은 없다. 하긴 1호선과 2호선의 만남이라는 특징이 너무 크니 다른 것은 별 달리 필요 없을 수도..
간만에 신도림을 방문했는데 어딜 가야 할지 몰라 그냥 백화점 지하에 가서 한 끼를 때웠다. 때웠다고 소박하게 표현하기엔 대창볶음밥이라는 메뉴가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악전고투는 애초에 왜 회사를 세웠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왜 그만두지 않는지 묻는데 당신은 그 답을 모르는 상황이다. 직원들이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신 역시 직원들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입맛을 잃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당신 스스로 회사의 CEO로 적절한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당신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이다. 모두가 당신을 바보로 생각하지만 아무도 당신을 물러나게 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자기의심이 자기혐오로 변하는 상황이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온통 악전고투 생각뿐이라 상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그 고통이 멈추길 원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불행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휴가를 떠나지만 기분이 더 엉망이 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자비가 없다. 악전고투는 깨진 약속과 무너진 꿈의 땅이다. 악전고투는 식은땀이다. 악전고투는 속이 끓어올라 피를 토할 것 같은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실패가 아니지만 실패를 유발한다. 특히 당신이 허약할 때 그러하다. 당신이 허약할 때면 늘 그러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충분히 강인하지 못하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등과 같은 위대한 기업가 역시 악전고투를 겪었으며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실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니 안심하라.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이겨내리란 보장은 없다. 이겨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게 그리 만만하면 악전고투라 하겠는가.
결국 악전고투는 위대함이 발현되는 상황이다.
107~108쪽
<외계+인 1부>를 또 봤다. 소지섭 연기가 웃음 포인트라 기분이 다운될 때마다 보면 리프레시가 된다. 볼 수록 기이한 영화.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시나리오 쓰기 기본 룰의 정반대로 대부분의 대사가 구성되어 있다. 특히 CG가 들어가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결과물이 가늠이 안 되는 씬들에서 이런 패턴이 심화되는데 아마도 작가의 불안과 강박의 어떤 흔적들이 아닐까 싶음.
야심이 거대하고 설정도 방대하다는 점은 인정. 캐릭터와 이야기도 그만큼 풍성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너무 길고 자세한 설명 때문에 중간에 좀 지치기도 했다. 1권보다 2, 3권이 더 재미있었다.
허세 부리다가 남들이 모두 열광하던 시기에 안 보고 있다가 뒤늦게 봤다. 슬램덩크 시절에 성장기를 보냈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저 좋은 기억이 없어서 열광의 임계점까지 달아오르기가 쉽지 않았더랬다. 휴일 오전에 극장을 찾았는데 송태섭의 회상 씬부터 휴대폰에서 업무 알람이 계속 오기 시작해서 보는 내내 집중이 안 되었고 경기가 빨리 끝나고 메일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강백호는 아마추어라고 보기도 힘든 농구를 처음 경험하는 인물인데 이런 그의 척추 골절을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을 강행시킨 안 선생님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진 지도자였는지 어리둥절. 강백호의 부모가 소송을 걸었어도 할 말이 없었을 듯 싶지만 이미 21세기면 안 선생님도 고인이 되었을테고 강백호군도 중년이 되어 근손실을 걱정하고 있을 터이니 그냥 묻어두기로.
하긴, 생각해보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은 보게 되는 각종 홍보 마케팅 문구들이 다 내 생각을 움직이기 위해 누군가 공들여 작업한 결과물들이다. 그런 환경을 나는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간다. ‘선택 설계자’라는 용어는 나중에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인터넷 여론 조작을 다룬 부분이 재미있었다. 미국이 친정부 성향의 가짜 SNS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했다는 정황 증거가 있다고.
디즈니 플러스가 아니라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헐크 영화. 마블 라이센스의 미묘한 사각 지대에 머물고 있는 작품인 듯 싶다. 헐크 역할의 배우가 내내 벌크업이 되어 있는데 연기가 쉽지 않았을 듯.
세 번을 읽어도 대체 무슨 글인지 이해가 안 된다.
아래 '도교'는 또 뭔지... 사람 이름인지, 설마 유교, 불교 할 때 도교인건가...
혼돈의 카오스.
삼년 전까지 썼던 문화적 글쓰기 모음집이라 좀 시의성은 떨어질지도요^^;
2019년 12월에 본격 사회파 에세이를 표방한 <안녕, 나의 청춘!>이라는 사회에 짱돌던지는 심경으로 paperstone 날리기를 했던 글들을 십여년치;; 모아 날것 그대로 부끄럼도 없이 묶어낸 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 문화 편으로 셋트입니다. 한 번만 검색해 봐쥬시면 감사 😊 굽신굽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