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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고 포르테, <<세컨드 브레인>>

온갖 정보를 저장한 메모는 대책 없이 쌓이기만 한 채로 아무런 효용을 주지 못했다. 공유 버튼은 1초 만에 정보를 내 소유인 것 마냥 저장할 수 있었지만, 메모의 목적을 위해서 주기적으로 들여다보고, 복기하며, 활용하는 일은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애써 사용하고 있는 생산성 앱을 탓하며 베어, 노션, 워크플로워, 롬 리서치, 옵시디언 등 갈아타기만 여러 번.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직시하지 못했다.  


 <<세컨드 브레인>>을 읽었다. 메모를 수집하고 조직하고 추출하고 표현하는 CODE(Capture, Organize, Distill, Express) 방법이 유용해 보였기 때문이다. 메모를 수집할 때 일단 간결하게 엄선한 ‘일부’만을 저장할 것. 메모는 우선순위 분류로 나눌 것(저자는 이를 PARA(Project, Area, Resource, Archives)로 언급했다). 분류 후 메모는 굵게 처리, 하이라이트 처리, 나만의 핵심 요약을 메모 맨 위에 적는 가공의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목적 없는 메모가 아닌 활용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기 위해서다. 


 즉, 어떤 앱이 유용할 것인가에 대해 더 이상 집착할 필요도 없고, 미래의 막연한 유용성만 바라고 수집하는 일종의 정보 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컨드 브레인
세컨드 브레인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왜 살아야 하나? 무얼 염두에 두어야 하나? 무엇을 향해 가야 하나? 그저 존재하기 위해 살아야 하나? 하지만 전에도 그는 이념을 위해, 희망을 위해, 심지어 공상이라 한들 그것을 위해서라면 자기 존재를 천 번이라도 기꺼이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늘 부족했다. 그는 늘 그 이상을 원했다. 어쩌면 당시 그는 그렇게 강렬하게 원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이 허용된 사람이라 여겼는지도 모른다.


죄와 벌 2, 424쪽

죄와 벌 2
죄와 벌 2
한촌탕반@용산역

다들 그렇듯 나 역시 역사내에 있는 식당들에는 기대감이 없는 편이다.

기차역, 버스 터미널에 있는 식당들은 단골장사가 중요한 동네 식당과 달리 맛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생각과 달리 제법 괜찮은 식당들도 만나곤 한다.


춘천에서 돌아오는 길, 용산역에 도착해 한촌탕반이라는 설렁탕집에 가서 불고기비빔밥, 떡만두국을 시켰다. 둘 다 간이 세지 않고 속이 편안했다.

위치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23길 55 용산역. 동관 4층

436. 아이도루 (윌리엄 깁슨)

 요즘 누가 버추얼 아이돌과 결혼을 선언한다고 눈길이나 모을까? 그 버추얼 아이돌 기획사의 법무팀은 “또” 하고 한숨을 쉬며 대응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는 『뉴로맨서』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예언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멋진 신세계』나 『1984』와 달리 수명이 다한 작품이라 느껴지는 건, 애초에 속알맹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

아이도루
아이도루
435. 뉴로맨서 (윌리엄 깁슨)

 1980년대에 PC 잡지를 통해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번역본을 처음 읽은 것은 1995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원서로 정독했고, 새 번역본이 나왔을 때에도 꼼꼼히 다시 읽었다. 읽을 때마다 감흥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영화 《매트릭스》 1편이 나왔을 무렵에는, 아, 《매트릭스》보다 『뉴로맨서』가 훨씬 나은데, 하고 투덜거릴 정도의 애정은 있었다. 사이버펑크라는 단어와 분위기는 그때가 끝물이었던 것 같다. 안철수 씨가 첫 출마선언문을 발표했을 때는 ‘생뚱맞게 웬 윌리엄 깁슨?’ 하고 고개를 갸웃할 지경이었다.

뉴로맨서
뉴로맨서
장강명 작가에 대해서 쓰게 된 계기

이런 말을 하는게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장강명 작가를 정말 좋아한다. 작가 분이 쓴 르포, 논픽션, 에세이를 굉장히 좋아한다. 소설도 훌륭하지만 장강명이라는 한 개인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르포나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생각을 전개하는 방식과 문체 관점의 신선함을 좋아한다.


언젠가 한번은 장강명 작가와 작품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남겨보고 싶었는데 블로그 등을 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지 고민했었는데 마침 이런 독서 소모임 같은 공간이 생겨서 글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처음 접한 작가의 책은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이었다. 아마 당시의 헬조선 트렌드에 맞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터라 접하게 되었는데 괜찮은 책이구나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구나 정도만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내가 보다 주목하게 된 것은 '댓글부대'와 '5년만의 신혼여행'이란 책이었다. 특히 두번째 책은 그 때까지 읽은 에세이 중 가장 충격적이고 재밌었던 책이다. 아마 그 이후에 나온 작가의 르포나 에세이에 의해서 기록이 깨지긴 하지만 여전히 그의 저작 중 수위권에 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도발적이고 솔직한 생각을 가감없이 전개해나가는 작가라는 인상을 받았고, 이런 것까지 글로 쓰도 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댓글부대는 정치적으로 인터넷 댓글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인터넷 상에서 어떻게 여론이 형성되고 조작되는지가 극단적인 리얼리티와 작가의 상상력이 어울러진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가급적 전작을 다 읽으려 하는 편이지만 대부분 그렇지는 못하다. 장강명 작가도 그렇다. 그의 초기 작들은 손이 잘 가지 않았고 SF 적인 경향을 가진 작품도 잘 읽지 못하였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품들은 거듭 꼼꼼히 읽었고 신작뿐만 아니라 칼럼 같은 글들도 새로 나온 글들을 체크해서 읽는다. 본가가 부산이라 부산에 책이 있는데도 지금 읽고 싶어서 책을 사기도 하고 전자책을 좋아해서 전자책으로 나온 작품은 전자책으로도 사서 틈틈이 읽는다. 장강명 작가의 책이 평균적으로 이만권 정도 팔린다고 하는데 나는 보통 종이책으로도 사보고 전자책으로도 사 보고 작가가 출간한 책의 60 ~70% 정도 되는 책은 가지고 있으니 상위 10% 안에 드는 애독자는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몇몇 포기한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꼼꼼히 읽고 좋은 내용들은 와이프한테도 자주 이야기 한다. 와이프가 장강명 작가 관련 행사 있으면 찾아서 가보라고 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그래도 장강명 작가의 팬 중에서도 손 꼽히는 덕후가 아닐까 하여 자기 소개에 적었다.


스스로도 가끔 나는 왜 이 작가를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 생각한다. 오히려 장강명 작가가 문장력이라는 관점에서는 황석영, 김훈 작가처럼 미문을 자랑하는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소설의 예술적 완성도와 예술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순수문학이라고 하기에는 시사성이 강하거나 오히려 대중 소설에 가깝지 않은가 라는 생각마저 든다.(장강명 작가의 오늘 한국 사회의 가장 중심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고 거기에 대해서 탐구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굉장히 높게 평가하지만 이런 것은 오히려 저널리스트적인 관점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한다.) 외람되지만 작가가 인터뷰에서 지금 쓰고 있는 소설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 같은 대작을 쓰기 위한 준비 운동이라고 했을 때 조금 과한 욕심이 아닌가 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소원은 전쟁, 최근작 재수사를 읽다보면 작가의 말이 허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재수사를 읽으면서 적어도 장강명 작가가 현재 한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 무엇보다 그의 비문학 작품들(칼럼, 에세이)는 나에게 명쾌함과 신선함이라는 쾌감을 주어 그의 글들을 좋아한다.


독서라는 나의 취미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장강명 작가가 나의 가장 큰 화두인 셈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그의 작품 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읽으면서 작품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

주인장 소개

1. 중고등학교 때 문학을 좋아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토막글로 소개되는 소설들을 찾아 읽었고 이문열의 작품을 좋아해서 초기작들에 많이 심취했던 것 같다. 작가의 만연체와 미문을 좋아했었는데 대학교 때는 주로 황석영 작가와 김훈 작가의 작품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2. 많은 문제가 있는 상인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이상문학상 수상집도 꾸준히 찾아 읽었다. 상대적으로 세계 고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게 컴플렉스이다. 국내 근대 문학의 주요 작품들은 상당히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지만 역시나 박경리 작가의 작품이나 주요 작가들의 작품 중 손을 대지 못한 것이 많다. 이렇게 적고 보니 되다 만 문학 지망생 같다.


3. 대학에서는 사회과학을 전공하면서 문학을 많이 안 읽었다. 이 와중에도 일본 소설이나, 황석영 작가의 작품은 꾸준히 읽었다.


4. 현재는 장강명 작가를 오늘날 주요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중 가장 좋아한다. 원래도 한 작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의 작품부터 에세이, 각종 인터뷰 등을 다 챙겨보는 덕후 기질이 있는데 최근 몇년 간은 장강명 작가가 그 대상이다. 심시할 때마다 포털에 이름을 검색해서 신작이 나왔는지 새로운 칼럼이 나왔는지를 체크한다. 소설도 좋아하지만 그의 에세이, 칼럼을 더 좋아하고 꼼꼼히 읽는다.

434. 카운트 제로 (윌리엄 깁슨)

『뉴로맨서』 쓰다가 남은 재료를 모아서 만든 섞어찌개 같은 느낌. 장식 다 떼고 보면 서사는 퍽 빈약하다. 그 장식 때문에 깁슨을 읽는 것이겠지만.

카운트 제로(환상문학전집 32)
카운트 제로(환상문학전집 32)
433. 인스타 브레인 (안데르스 한센)

정말로 스마트폰과 SNS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일으키는 걸까? 아니면 신기술에 대해 늘 나오던 근거 없는 공포의 새 버전일까. 관련 서적을 쭉 찾아 읽는 중이다.

인스타 브레인
인스타 브레인
431, 432. 모던 타임스 1, 2 (폴 존슨)

보수주의 역사가가 쓴 1920~1990년대. 나더러 부제를 붙이라면 ‘사회공학의 비극’이라고 하겠다. 독재자들의 초상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간디나 네루 같은 인물에 대한 평가도 신랄하다. 특히 2권 전반부는 정말 재미있다.

모던 타임스 세트 - 전2권
모던 타임스 세트 -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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