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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콜니크의 초상

악령에서 스테판의 모습과 닮은 네스토르 쿠콜니크의 초상

458.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제목보다 영어 부제 ‘Real things and why they matter’가 주제를 더 잘 설명한다. 아날로그 유행의 핵심은 ‘삶이 가상화되는 듯한 느낌’에 대한 반감이라고. 그런 유행이 있다는 사실은 물론 인정하지만, 그것을 위력적인 반격으로 봐야 할지는, 나는 모르겠다.

아날로그의 반격
아날로그의 반격
457. 잿더미의 유산 (팀 와이너)

음모론이나 추측 없이, 실명 인터뷰와 공식 기록으로 쓴 CIA의 역사. CIA는 기괴할 정도로 무능한 조직이었다. 미국 대통령들은 그 실상에 경악하고 분노하고 좌절했다. 그 자신이 CIA 국장을 지내기도 했던 아버지 부시는 대통령이 된 뒤 “CIA보다 CNN이 더 낫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잿더미의 유산(양장본 HardCover)
잿더미의 유산(양장본 HardCover)
딸기를 으깨며

딸기를 으깨면서, 나는 생각에 잠겨 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혼자 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극치가 아닐까?(중략)

정말이지 요즘 들어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온몸으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오늘 아침처럼 창백한 여름 하늘에 창 너머로

오사카성 공원의 녹음이 보이면, 이 경관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기쁨에 눈앞이 다 캄캄해질 지경이다.

옛날에는 슬플 때나 언짢을 때 눈앞이 캄캄해졌는데,

요즘에는 기쁠 때 숨이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 크나큰 차이는 옛날에 슬퍼서

눈앞이 캄캄해질 때는 그 어둠이 쭉 지속되었지만,

지금은 일순 캄캄해졌다가 다음 순간

그전보다 훨씬 더 환해진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그것은 인생이다.

정말 인생이다. 그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여러 가지 일에 도움이 된다.

특히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다시 태어나있다.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살아 있지 않을 것이고,

기계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나의 하루하루는 나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 같은 것이다.

<딸기를 으깨며> 중에서


이 책은 아직 읽은 책은 아니며, 서평을 보고 향후 읽으려고 메모해 놓은 것이다.

대책없는 긍정은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서,

소설이긴 하지만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궁금해진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딸기를 으깨며
딸기를 으깨며
피터 라마르크, ⟨예술의 인지적 가치: 경계 긋기⟩

피터 라마르크, ⟨예술의 인지적 가치: 경계 긋기⟩

Cognitive Values in the Arts: Making the Boundaries


예술 인지주의는 다양한 예술이 우리에게 ‘지식’ 내지 ‘앎’으로 기능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고든 그레이엄Gordon Graham은 모든 주요 예술 형태가 인지적 평가의 잠재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는 ‘참(Truth)’의 측면이 아닌 ‘이해(Understanding)’의 측면이라고 접근한다. 피터 라마르크는 인지주의에서 ‘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예술 인지주의를 반박한다. 예술 작품에서 알게 되는 ‘참’은 무엇인지를 뭉뚱그려 접근하는 것이 아닌(경계를 그으며), 정확한 앎을 구분해야한다고 예술의 비인지주의를 옹호한다. 


 일반적으로 ‘안다’에 대해 세 가지 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절차적 지식이며, 둘째는 체험적 지식이다. 이들은 비명제적 지식에 해당한다. 셋째는 명제적 지식으로 ‘표상적 지식’이다. 이때, ‘참’인 지식에 해당하는 것은 표상적 지식에 속한다. 예술, 특히 문학은 절차적과 체험적 지식을 갖으나 명제적 지식의 앎을 전달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학 작품 속에 담긴 주제는 오랜 시간 변주로 이어온 일반화이며, 다른 학문에서 참이라 여겨지는 명제와 같은 의미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은 참이 아니라 의의, 혹은 의미를 위한 학습이다. 물론 예술의 비인지주의에는 예술은 아무것도 알려주는 것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피터 라마르크는 인지적 측면에 경계를 그으며, 문학이 단지 인지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 뿐, 지식과 그 앎 너머 다른 가치가 풍부함을 명시한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프롤로그를 보면 초판본에 작가 사인을 하는 최근 출판계의 경향을 과감하게 거부했다는 작가의 말이 나온다. 그런데 속지를 열어보면 '읽고 쓰는 삶, 헌신할 수 있는 일,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이라는 사인이 되어있음. 역시 소설가는 이상한 직업인 듯.


의외로 한국의 출판계는 탈세와 돈세탁으로 활용하기에 용이한 업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가운데 도서 정가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살인과 폭력의 범죄 도시에서 사시미칼 만큼은 KS인증 마크가 붙은 정품을 쓰기로 서로 합의한 느낌.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페북이 알려주는 1년 전 오늘

세계적인 학자!

강남순 교수님과 줌을 통해 백여명이 넘는 세계 곳곳의 한국인 참여자분들과 작년 이맘때 공부를 했었다. 시즌 별로 그 전년도부터 한 세 시즌 참여했을까~ 교수님 글은 칼럼으로 처음 접했을 땐 너무도 어려워서, 그런데 참여는 하고 싶으니까 꽤 몇 년 전에는 아주 말도 안되는 말을 댓글로 부끄러움도 없이^^; 달곤 했었다. 그러니까 나의 첫조카가 분명 베이비들은 자야 마땅한 시각임에도 심야까지 어른들 먹고 떠드는 식탁에 한 자리 떠억허니 차지하고 앉아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식구들 웃을 때 따라 웃고 그러는 격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한 일 년 책을 보기도 하며 열심히 또 질문도 하며 참여해서 그런지, 그 중간의 몇 년 사이 열린연단♡을 열심히 몇 년 정주행했어서 그런지~ 그렇게까진 어렵지 않아. 신규 참여자들을 위한 반복도 있고 물론 새로운 부분이 훨씬! 더 많겠지만:) 현재는 교수님의 책들 중 아직 안 읽은 책도 있고 사실 작년엔 괜스리 말의 효용에 빠져 non verbal한 분야들 aka. 🎹 와 🎨 에 빠져 책을 등한시 하느라 자체 휴강 중. 뇌도 관개농업?이었던 걸로☆ feat. Big history

456.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이언 모리스)

저자의 진짜 질문은 ‘문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이며, 까마득히 높은 관점에서 답을 풀어간다. 장쾌하달까, 읽는 내내 희한한 흥을 맛봤다. 글도 매우 재미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455. 죽이는 책 (존 코널리, 디클런 버크 엮음)

세계적인 추리소설가 119명이 선배들의 작품 121편을 열성으로 추천하니, 그저 즐거울 뿐. 문학이란 무엇이고 장르란 무엇인가, 여성 작가들의 이름은 어떻게 지워졌나, 나는 왜 소설가가 되었나, 작가와 작품은 분리해야 하는가와 같은 근사한 질문과 답변이 가득하다. 그 와중에 제프리 디버는 밀레니엄 시리즈를 거의 대놓고 씹는다.

죽이는 책
죽이는 책
3.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특이점’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작은 인터넷 유행어가 됐다. ‘특이점이 온 듯’, ‘특이점이 온 누구누구’ 등의 댓글을 종종 본다. 대충 뜻은 긍정적인 방향의 ‘미쳤다 미쳤어’ 정도인 듯하다.

꼭 10년 전,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가 국내 번역될 때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기술적 특이점이라는 개념을 한 줄로 설명하기 위해 출판사는 고심을 거듭했다. 한국어판 부제인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절묘한 설명인데, 담당 편집자였던 현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다. 원서 부제인 ‘인간이 생물학을 초월할 때(When Humans Transcend Biology)’보다 낫다고 본다.

그런 부연설명 자체가 필요 없을 지금도 이 840쪽짜리 책을 읽어야 할까? 그렇다는 게 내 생각이다. 특이점이라는 개념은 이제 익숙하더라도, 특이점을 둘러싼 논의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 논의에서 가장 극단적인 주장이 이 책에서 상세히 펼쳐진다.

커즈와일의 태도는 너무 낙관적이어서 도리어 심란하다. 이런 식이다. ‘노화와 죽음은 나쁜 거잖아. 기술로 정복해야지. 일단 나는 영양제를 매일 250알씩 먹고 있어. 종교가 죽음을 신성시하는 거야 여태까지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랬던 거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거라고? 우리가 인공지능과 결합해서 포스트휴먼이 되면 되잖아.’

인류가 수백 년 안에 광속을 넘어설 거라거나 우주가 우리의 지능으로 가득 차게 될 거라는 등의 의견은 물론 당치도 않게 들린다. 그러나 신경계 안에서 가상현실을 만드는 기술이라든가, 반대로 나노봇이 이미지와 음파를 조절해 현실세계 자체를 가상현실처럼 바꾸리라는 예상이나, ‘경험파 송신’을 통해 타인의 삶을 문자 그대로 체험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은?

읽다 보면 ‘특이점 논의’에 저절로 참여하게 된다. 저자는 기다렸다는 듯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장까지 내놓는다. 그 반론이 기술지상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기에 책장을 덮은 뒤에도 비판적 독서는 이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청춘 3부작에 나오는 등장인물 ‘쥐’는 초월적인 존재인 ‘양’과 결합해 세계를 바꿀 기회를 거부하고 파멸을 택한다. 쥐는 그에 대해 “여름햇살, 바람 냄새, 매미소리, 너와 마시는 맥주와 같은 나약한 것들이 무작정 좋아서”라고 설명한다.

인간과 결합하려는 인공지능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살아서 그 답을 듣고 싶기도 하고, 가능하면 그 순간을 미루고 싶기도 하다.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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