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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30세가 되기 전에 시인의 시 「삼십 세」를 읽었고 감동했다. 30세가 한참 지난 지금도 좋아한다. 전자책으로 시집을 구매해서 휴대폰에 넣어 다닌다. 좋아하는 구절은 달라졌다. 시인이 조현병과 가난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음은 나중에 알았다.

이 시대의 사랑
이 시대의 사랑
류이치 사카모토님 지다

Rest In peace

Maestro.

4, 5. 생각의 역사 1, 2 (피터 왓슨)

 〈장강명의 벽돌책〉을 연재하며 여태까지 두툼한 책들을 70권가량 소개했는데, 한 회에 2500쪽이 넘는 분량을 다룬 적도 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사가, 그리고 내게는 ‘무조건 믿고 읽는 작가’인 피터 왓슨이 쓴 『생각의 역사』 1, 2권이다. 1권 분량이 1240쪽, 2권이 1328쪽이다. 외형은 딱 찜질방 목침.

 저자는 20세기 지성사에 해당하는 2권(원제 ‘A Terrible Beauty’)을 먼저 써서 유명해졌고, 그 뒤 원시시대부터 19세기까지 철학과 관념의 발전사를 훑는 1권(원제 ‘Ideas’)을 펴냈다. 그래서인지 두 책은 톤이 약간 다르다.

 인물과 에피소드 중심인 2권은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나치 독일을 다루는 장에서 불륜 상대였던 제자 한나 아렌트의 곤경을 모른 체한 하이데거나, 해외 대학의 교수직 제안을 닥치는 대로 수락하고는 어설프게 연봉 협상에 나선 아인슈타인의 일화를 소개하는 식이다.

 1권은 훨씬 밀도가 높고 날이 서 있다. 신문기자로 일했던 시절 나는 기사 분량을 줄이면 줄일수록 오히려 사건의 본질이 선명해지는 압축의 마법을 여러 번 경험했는데, 이 책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와 관련이 있는 것은 고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 공화정’이라고 딱 부러지게 정리하고, 불교의 화두 수행에 대해서는 ‘순간적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봤기에 동원한 황당한 명상과 난감한 논쟁’이라고 풀이한다.

 대단히 지적이고 방대한 저작이긴 하지만, 『총, 균, 쇠』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같은 독창적 주장이나 야심은 없다. 그게 이 책의 장점이자 읽어야 할 이유가 된다. 비유하자면 이 책을 읽는 일은 머릿속에 크고 튼실한 서가를 설치하는 것과 비슷하다. 머릿속에 난삽하게 쌓여 있던 많은 책을 그 형이상학적 책장에 꽂아 정리하면서 새롭게 맥락과 의미를 깨칠 때의 짜릿함이란! 어떤 생각은 내용만큼이나 놓인 위치도 중요하기에. 다만 유럽인이 만든 책장이라 다소 유럽풍으로 짜여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주제나 분량이 엄청난 만큼 출간에 얽힌 일화도 많다. 1권을 옮긴 남경태 번역가는 아예 몇 달 동안 들녘 출판사 4층으로 매일 ‘출근’하면서 밤늦게까지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두 책의 색인을 만드는 데에만 보름이 걸렸다고. 담당 편집자였던 선우미정 현 푸른들녘 주간은 과연 이걸 누가 읽을까 고민하면서 작업했다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책은 잘 나갔다. ‘빅 히스토리’라는 말이 유행한 것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였다.

생각의 역사 1: 불에서 프로이트까지(양장본 HardCover)
생각의 역사 1: 불에서 프로이트까지(양장본 HardCover)
466. 펠리컨 브리프 (존 그리샴)

 신간 소설을 신문, 라디오, 심지어 TV에서도 광고하던 시절, 국내 출판사가 이 책을 엄청나게 광고했었다. 존 그리샴이라는 신성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하지만 기대감이 너무 높아서였는지, 음모는 억지스럽게, 결말은 허무하게 느껴졌다. 주인공 법대생이나 초특급 킬러나 별 매력 없는 기성품 같았고. 첫 만남이 별로였던 터라 이후 이 작가의 작품을 멀리하게 됐다는 슬픈 사연.

펠리컨 브리프(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펠리컨 브리프(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465. 깊은밤의 추억 (시드니 셀던)

한국에는 ‘깊은밤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깊은밤 깊은곳에』의 속편인데 발표 시기는 17년이나 차이가 난다. 전편을 쓸 때 시드니 셀던은 막 극작가에서 소설가로 전업한 에너지 넘치는 작가였고, 이 책을 낼 때는 태작을 내도 판매량이 보장되는 슈퍼스타였다. 시드니 셀던스러운 클리셰들이 넘치지만, 그는 역시 노련한 스토리텔러여서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빨려 들어가게 된다.

Memories of Midnight
Memories of Midnight
삼베실 수세미 도전기

가끔 직접 요리한 음식처럼 정성이 담긴 선물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때는 나도 정성을 담아 답례를 하고 싶어진다.


요리는 나와 가족들이 먹을 만큼은 하겠는데 선물하려니 자신이 없어서 손뜨개 선물을 찾아보다가 삼베실 수세미를 찾고 '이거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삼베실은 미세 플라스틱 걱정도 없고, 수세미가 뜨개질로 만드는 소품중에 제일 쉬워보였다.


원래 뜨개질을 잘하는 유튜버들은 20분 만에 뜬다고 하길래 나는 초보자니까 하루 이틀 정도 투자하면 되겠거니 생각했다.


그렇게 이틀을 투자해서 만든 결과물이 1번.


어떻게든 완성은 했지만 선물하기엔 민망한 결과물이었다. 결국 수세미 선물은 포기하고, 부추전을 주신 이웃집에는 선물용 양갱을 사서 드렸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다른 분들께 선물할만한 실력을 기르면 좋지않을까 해서 계속 단계별로 정확히 이해 안 된 부분은 유튜브를 여러번 시청하면서 만들어나갔다.


두 번째는 이번에야말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한칸을 줄여버려서 중도포기(2번)


3번에 가서야 조금 그럴듯해졌고 한 개만 선물하면 정없어 보일 것 같아서 하나 더 만들기 시작해서 오늘 4번을 만들었다.


그런데 초보자다보니까 이걸 만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른 사람에게 주기가 망설여졌다. TV만 보기 심심할 때마다 계속 틈틈이 만들어서 많아지면 그 땐 좀 더 쿨하게 선물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본다.

신도림참족발@신도림역

신도림에서 6년을 살았기에 근처 식당은 많이 가봤는데 족발은 여기가 제일 괜찮다. 예전에 여기 살 때는 포장하면 3천원인가 할인을 해 줘서 항상 테이크 아웃해서 집에서 먹었는데 오늘은 간만에 매장에서 먹어 보았다.

뒷다리가 36,000원이고 앞다리는 5천원이 더 비싼 41,000원인데 나는 항상 뒷다리를 시킨다. 뒷다리도 충분히 맛있다.


위치는 신도림동 337 푸르지오1차상가 1층 124호

2023년 4월 2일의 KBO

2023년에는 야구를 안 보기로 했는데 엘지 야구를 안 보는 대신 한화와 키움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주현상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화가 패한 경기.


주현상이 처음 마운드에 올랐을 때 한화는 투수력을 다 소진해서 내야수를 투수로 올린 건가 싶었다. 그런데 주현상이 투수로 전직한지 제법 오래 되었더라. 한화 야구는 김성근 감독 시절에만 집중해서 봤던 터라 이후 선수 보직 변경 같은 건 모르고 있었음.마운드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인한 패배만큼 투수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이후에도 한동안 트라우마로 남아서 언젠가 유사한 상황에 또 놓이게 된다면 멘탈이 제법 흔들릴 듯.


박찬호는 선수 시절에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매일 108배를 했지만 오히려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이어졌고 어떻게든 멘탈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결국 수다쟁이 중년 남자가 되고 말았다. 직업이 한 인간의 성격 형성에 주는 영향을 고려할 때 야구 선수라는 직업은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는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양장본 Hardcover)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양장본 Hardcover)
464. 깊은밤 깊은곳에 (시드니 셀던)

 여러 국내 출판사에서 여러 제목으로 번역했던 걸로 기억한다. 깊은밤 깊은곳에, 깊은 밤의 저편, 한밤의 저쪽, 배반의 축배 등등. 그만큼 요란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얄팍하다고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힘이 없다는 말은 절대 못한다. 인상적인 캐릭터들도 많이 나온다.

Other Side of Midnight
Other Side of Midnight
463. 네이키드 페이스 (시드니 셀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드니 셀던은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다. 나중에는 성의가 없어 뵈는 작품도 많이 썼지만, 데뷔작인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서스펜스도 대단하고, 반전도 일품이고, 앞뒤도 딱딱 들어맞는다.

네이키드 페이스
네이키드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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