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는 3장을 거의 끝내가는데 3장부터 등장 인물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이야기의 몰입감이 높아진다. 사실상 1장부터 2장까지는 setting에 가까웠던 듯. 그럼에도 서브 퀘스트를 플레이 하는 동안에는 드라마를 틀어놓고 있는데 남편사망정식이 밈이 된 마당이 있는 집을 재생하게 되었다.
김태희와 임지연은 한국 영화계에 있어서 가장 연기력에 문제가 있는 여배우들로 손꼽히는 인물들. 임지연은 최근 더글로리를 통해 이 연기력 이슈를 어느 정도 증명했다고는 하지만 김태희의 경우는 결혼 이후 오랜 공백기를 지나 복귀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여전히 물음표를 안고 있는 배우. 어떻게 이런 리스크 높은 더블 캐스팅이 진행되었는지(캐스팅 등 프리프로덕션 기간은 더글로리 제작 전으로 추정) 드라마 프로젝트의 과정이 궁금하다.
드라마 연출 자체가 배우 연기에 포커스하기 보다는 과도한 미술과 카메라 앵글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정작 게임 플레이 하느라 드라마 화면을 잘 못봐서 김태희의 연기가 개선되었는지 확인은 할 수 없었다.
인문학자가 본 인류의 초기 역사. 도킨스를 대차게 깐다. 농업혁명 전에 이미 정착문화가 있었다는 최근의 고고학 발견은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규정한다’는 유물사관에 치명타를 가하는 얘기 아닌가?
샤갈의 ‘십자가 처형’ 시리즈도 비중 있게 다루는데, 창세기 회화보다 더 흥미롭다. 유대인인 샤갈은 이 주제에 매혹됐고, 메시아가 아닌 ‘고통 받는 유대인 순교자’로서 예수를 그렸다고.
이 책들을 다 읽었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국제콩쿨 참여자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절찬리 읽는중^^
볼렉스 8미리 카메라를 작별 선물로 주고받고 아리플렉스 16미리 카메라를 가정집에서 하나쯤 구비해 두고 살았던, 미국이란 나라가 역사상 가장 풍요로웠던 시절의 이야기. 심지어 카메라가 새삥이라 밀폐도 잘 되어서 덕트 테이프 없이도 촬영이 잘 된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의 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책들도 좋아한다. 첫번째 독서 기록이니, 책에 관한 책으로 시작.
스무 살 부터였을까, 서른 살 부터였을까.. 나이가 든다는 건 어느 순간부터, 나보다 어린 현명한 누군가를 자주 마주하게 되는 거라고 일찌감치 깨달았다.
SNS나 유튜브를 즐겨하지 않으니 유튜브를 통한 책 소개에도 괜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걸 전업으로 하는 청년이 있다니!
큰 기대없이 접했던 겨울 서점은 내 예상과는 달랐고, 무엇보다 김겨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그 좋은 걸 얼마나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지는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완독하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선뜻 유튜브로 먼저 접하고 싶진 않은걸 보면, 난 역시나 아날로그적이다.
<책의 말들>을 읽고 다시 한번 느꼈다. 이거 봐... 아무리 겨울 서점이 재미나고 좋아도, <책의 말들>이 백배 더 좋잖아. 겨울 서점만 몇 번 보고 김겨울을 몰랐으면 어쩔 뻔 했어.
p117.
네모난 것을 생각한다. 네모난 것, 그 안이 검고 붉게 빽빽이 채워진 것, 작은 직선과 곡선으로 촘촘히 직조한 것을 생각한다. 나는 핀셋을 들어 종이에서 네모난 글 뭉치를 조심스럽게 분리해낸다. 살짝 흔들면 찰랑이는 글의 물결, 정갈한 글에서는 쉼표 하나 떨어지지 않는다. 페이지마다 분리해 낸 글을 모아 한편에 쌓고 재봉틀을 꺼낸다. 두 편의 글을 핀셋으로 가져와 재봉틀에 0.5센티미터 정도가 겹치게 놓아두고 두르륵, 박음질한다.
나는 돛을 지을 요량이다. 커다란 삼각돛을 지으려는 것이다. 뒤에서 불아오는 바람에는 몸을 싣고 앞에서 다가오는 바람에는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 가며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잘 지어진 글은 아주 튼튼해서 나를 멀리 데려다준다. 돛을 믿고 먼 곳까지 나아갈 것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을 탐험하고 자주 다녔던 곳을 더 샅샅이 둘러보고 몰라던 파도를 맞고 알았던 맛을 볼 예정이다. 돌아온 뒤에는 돛을 떼어 잘 접어서 차곡차곡 쌓아 둘 생각이다. 그러면 그 탑을 바라볼 때마다 잊을 뻔했던 항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들려올 테다. 돛의 노래, 새로운 노래, 나를 바다로 던져 줄 노래, 노래가 들려온다.
꽤 흥행했던 영화인데 늦게 봤다.
아무도 죽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고 미션은 완수하고 사랑을 얻고 오해를 푼다. (설마 이게 스포이려나?)
한 마디로 판타지다. 세상이 꽃밭으로 묘사되는 이런 류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탑건은 왠지 싫지 않았다. 사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봤다. ㅎㅎ
왜 흥행이 되었는지도 얼핏 이해가 되었다.
언젠가 파일럿이 없어지는 날이 올거야. 먹고 자고 싸고 명령에도 불복종하는 파일럿들.
책 읽는 사람은 사라지게 될 걸세.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TopGun 그믐 ver.)
헤르만 헤세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100여 년 전,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해 혹은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아이의 적성과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력질주하는 현실, 그리고 정서 발달은 고려하지 않고 공부밖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위로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비정한 학교생활이 대한민국 한 귀퉁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와 마찬가지로 헤세 역시 신학교에서 적응 못했고 일반계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시인이 되고자 했던 감수성 예민한 헤세는 학교의 엄격한 규율과 통제에 불응했으며 심지어 자살을 기도했다. 이 때문에 정신과 병원에 두 달 정도 입원했었고 이후로도 정신적 방황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한스와 헤르만 헤세가 크게 다른 점은, 헤세에게는 아들을 이해해 주는 어 머니가 계셨다는 점이다. 만약에 한스에게도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보다 자세한 독후감은 아래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lovemom94/223111532766
사뭇 선정적인 표지의 단편집 모음. 현재 시점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데, 덕분에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적인 모멘트들이 포착된다.
"일본 서점 직원들로부터 터져 나온 감탄과 찬사!"라는 광고 문구가 책의 뒷표지에 실려있다. 일본 서점 직원들은 대체로 책을 열심히 읽나 싶은 생각이. 서브웨이 샌드위치 알바생이 스텝밀을 먹고 조합 메뉴를 추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듯.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던진 질문들을 주로 다루지만, 현대 기독교의 위상도 주요 주제다. 현대인이 종교를 통해 얻으려는 ‘영성’은 소속감이라기보다는 자기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그에 따른 변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