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옷들이 그대로 있으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다행이다. 엄마가 안갔어.” 내가 그처럼 조속히 귀가했던 이유는 엄마가 도망가지 않은 ‘무사한 하루’를 조금이라도 빨리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044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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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오늘의 문장은 소제목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에서 가져왔습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존재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에서 기인한 - 내가 소중히 여기는 이 관계가 곧 깨질 것만 같아 노심초사 하며 괴로워 하는 나날들과 선택들이 우리에게도 있었나요?
푸른태양
“ "왜 저는 그날 울지도 않고 그날 이후로도 그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을까요? 겨우 다섯 살이었는데."
"아마 그날이 처음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엄마에게 말해도 소용없다는 어떤 내적인 좌절감이 그 이전에 이미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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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이 문장.. 진짜 마음이 아리더라구요.
아이가 이미 체념했다는 느낌에 제가 그 감정을 느끼는 기분이었어요.
세수기
"이토록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줄 만큼 나를 사랑해준 소중한 존재가 내 인생에 존재했다는 그 사실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사랑이 남기는 여운은 상실보다 더 크니까 말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설량
오늘은 챕터2 조율에 대해서 처음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작가는 처음에 첫째 딸로서의 특징들을 이야기해요.
1. 부모로서의 자질을 갖춘다.
2. 책임감 있는 지도자의 면모를 갖춘다.
3. 걱정을 많이 하는 완벽주의자가 된다.
4. 조직적이고 지배적인 특성을 가진다.
5. 솔직하며 올바른 의견 제시를 잘한다.
6. 엄마의 정서적 공감자 역할을 한다.
저는 첫째 딸이지만 어느정도는 공감하고, 어느정도는, 엇 나는 아닌가본데..?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됩니다. 여러분은 소위 K-장녀의 특성 6가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푸른태양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제가 그 위치를 스스로 거부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한 평생 가족들의 경조사를 챙겨왔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어버이날, 부모님 결혼 기념일, 부모님 생신, 남동생 생일. 케이크랑 꽃다발을 늘 제가 샀어요. 명절에 친척들한테서 받은 용돈으로 말이죠.
그러다가 남동생이 대학생이 되어서 처음으로 엄마 생신 케이크를 사왔죠. 제가 산 거랑 남동생이 산거랑 케이크가 2개가 생기게 된 날이었죠. 남동생 여자친구가 케이크 사가라고 한소리 했던 모양이에요. 그날 엄마는 "아들이 사온 케이크 진짜 맛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때껏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케이크가 맛있다'는 말이었죠. 저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냐면요, '엄마는 내가 사온 뚜레쥬르 보다 파리바게트 케이크를 더 좋아하시는구나.'
하하하! 그럴리가요.
그 뒤로 제가 파바 케이크를 열심히 사왔지만 엄마는 케이크가 맛있단 소리를 단 한번도 하지 않으셨어요. 심지어 동생이 사왔던 똑같은 케이크를 사왔어도 마찬가지였죠. 엄마 입맛에 맞는 케이크는 동생이 사온 케이크니까요. ㅎㅎ
음... 장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꼭 엄마한테만 있진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남동생하고 아빠가 저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다는걸 알고 깜짝 놀랐었거든요.
20대 후반 쯤에 남동생한테 들었던 말이, "누나! 주말에 남자친구만 만나지 말고, 예전처럼 엄마 모시고 영화관도 가고 좀 그래!" 하더군요? 정작 엄마 본인은 저랑 영화보면 재밌다는 말 한마디 안하는 사람인데. 아들하고 영화 한편 보면 그게 인생영화 될 사람인데 말이죠. ㅎ 그리고 어느날은 아빠가 "얌마. 너는 엄마 건강 안 챙기고 뭐하냐? 주말에 엄마랑 운동도 다니고 좀 그래!"..... "아빠 등산 다닐 때 엄마랑 같이 가세요." 하니까 엄마는 느려서 속도가 안 맞다고 하시더라구요. ㅎ 아빠랑 남동생은 엄마가 주말에 혼자 있는게 마음에 걸렸었나봐요. 본인들은 주말에 여친 만나고 등산 나가시면서 엄마를 챙기는건 내 몫이라고 미루면서 말이죠.
그리고 엄마는 "내가 오죽하면 대출을 받겠니?"라시며 내 앞으로는 빚을 차곡차곡 쌓으시고, 아들 앞으로는 청약적금을 차곡차곡 쌓으시더라고요. ㅎㅎ 이제는 엄마, 아빠, 남동생한테 "실망이다." 라는 말을 듣고 살아요.
그냥 그 모든 기대와 역할을 내려놓고.... 차근히 제 자신만을 돌보는 중이랍니다.
설량
맞아요. 여기저기서 맞이, 특히 장녀에게 바라는 역할들이 많죠.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장녀가 잘 못해서~, 동생들이 잘 하지 못해도 장녀가 잘 못해서, 라는 탓을 듣죠.
이 현실을 빨리 인지하고, 인정하고,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른태양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집집마다 다 같은 일들이 있는걸까요...?
그래서 저는 엄마 생일에 케이크는 무조건 남동생보고 사 오라하고, 아빠한테 돈을 받아서 꽃다발을 사서 어머니 친구들 보는데서 '아빠가 사다주라고 돈 주더라' 를 했어요.
모든건 제가 만들었지만, 공은 그들에게 돌아가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도 나중에 엄마가 되면 똑같이 내 딸, 아들에게 보여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하기도 했답니 다....ㅎ
설량
“ 그러므로 장장커플의 생존을 위해서는 결국 서로에 대해 심리적으로 잘 이해하는 관계의 기술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냅두기(내버려두기)'이다.냅두기 기술은 장장커플이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상적인 회복과 화홥은 불가능하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05,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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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결정적으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해요. 자꾸 혼 자서만 해결하려고 하고요. 또 사실 누가 도와주면 너무 어색하기도 합니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13,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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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태양
저도 도와달라는 말을 정말 못 해요. ㅎㅎ
설량
장녀들은 장례식에서도 잘 울지 않는다. 그녀들은 장지와 수의를 결정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녀들은 모든 일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결코 자유롭게 울 수도 없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14,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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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 엄마는 많은 순간 정민을 앞세웠다. 집안 분위기가 안 좋을 때면 정민의 엄마는 정민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도록 몰아붙였다. '할머니한테 말을 걸어라', '할아버지께 과일을 집어드려라'(...) 정민은 엄마를 대신해 가족 내 친선대사 역할을 해야만 했다. 문제는 여기에 정민으 기분 따위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민은 자신의 마음이 어떠하든지 간에 엄마의 요구에 맞추어 엄마의 대리인 역할을 해야 했다. 어쩌다 정민이 싫은 기색을 내기라도 하면 정민의 엄마는 '딸 무서워서 말도 못하겠다'며 비야냔거리며 화를 냈고 정민은 아홉 번 아바타를 해주고 한 번 자신의 의견을 냄으로써 엄마를 무시하는 '써글년'이 되곤 했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31,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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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태양
ㅎㅎ 저도 참 공감 많이 했던 부분...
설량
맞아여... 와.. 이렇게 다들 이런 경험이 있다고..?ㅎ 한..
설량
적절한 거리감을 가져야 갈등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딸과 엄마의 관계도 그렇다. 때로는 남을 대하는 것 같은 존중감과 거리감이 모녀 관계를 지켜준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149,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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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진화를 계속해 진정한 모녀 갈등은 딸의 결혼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모녀운명공동체라는 그 살벌하고도 엄청난 이야기의 서막은 친정엄마가 육아를 돕기 시작하면서 여린다.(...) 하지만 아들이 결혼을 한 후 그 결혼 생활에 개입하면 아들의 인생이 피곤해진다는 것을 우리 엄마들도 많이 배웠다.
(...)
"아들 집에 전화도 안 하고 갔어? 아유, 말은 안 해도 싫어하지~."
교육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딸은 다르다. 딸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은 교육청정지역과도 같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p. 164-165,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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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량
결혼한 딸과 엄마 사이의 관계가 '교육 청정지역'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ㅎ
푸른태양
ㅋㅋㅋ 예전부터 하도 나쁜 시어머니 역할을 드라마로 습득하셔서 그런가... 며느리 앞에서는 모난 모습 잘 감추시죠. 문제는 자꾸 저한테 한소리 해달라시며... 나쁜 시누 역할을 종용하신다는... ㅎ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 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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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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