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했듯이, 오늘(9일)과 내일(10일)은 15세기 편을 읽습니다. 와! 드디어 15세기까지 왔습니다. 15세기는 전쟁의 시대였고, 게임(?)으로 유명한 '대항해 시대'였고, 이언 모티머의 정리에 따르면 유럽에서 개인주의가 탄생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주의의 탄생, 그러니까 위어드의 탄생을 놓고서는 기독교의 역할을 놓고서) 『위어드』와 긴장 관계가 있다는 것도 체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변화의 세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himjin
휙휙 잘 읽혀서 읽기에 바빠 구절을 이제야 남깁니다~챕터마다 결론, 변화의 주체가 나와 있어서 더 정리가 잘 되는 듯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변화의 주체" 부분이 참 맘에 듭니다.
13세기
"탁발 수도사의 등장이 왜 중요한 것일까? 탁발 수도회는 종교와 세속으로 엄격하게 나누던 사회를 뛰어넘어 종교적 덕목과 세속적 유연성을 모두 갖춘 단체를 만들었다. "(129p)
"아벨라르는 하느님의 본질과 같은 것들은 합리적인 탐구를 넘어선다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아퀴나스는 모든 것이 조사와 합리화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32p)
himjin
14세기 흑사병에 대한 내용은 읽으면서도 실감이 잘 안 나네요. 인구의 45%가 죽을 정도의 병이라니! 하지만 책에 나왔듯이 이렇게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사회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구절(153p)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중세 후기를 이전 시기와 명확히 구분지을 만큼 흑사병의 영향이 컸다는 점!
페스트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질병의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문을 품게 되었다는 점("과연 하느님이 인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인구가 줄면서 노동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내용은 <권력과 진보>인가 다른 책에서도 읽었던 듯 해서 연관되어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흑사병은 7개월 넘게 계속되면서 온 나라를 파도처럼 휩쓸었고 잉글랜드 인구의 약 45%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사망률이 77%에 달한 셈이다."(147p)
himjin
“ 흔히 그렇듯 중요한 것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탐험에 대한 정치적 의지와 돈이었으며, 이 둘은 흔히 서로 뒤엉켰다. 기술은 그저 정치적 의지와 돈이 결합해 생긴 강렬한 야망을 실현할 수 있게 했을 뿐이다. ”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5세기, p186,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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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는 행위나 초상화에 묘사됨으로써 주목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끔 부추겼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고유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5세기, 203p,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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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15세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발견'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와 자아의 발견 말이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5세기,211p,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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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5세기 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유럽의 '대항해 시대'와 함께 그보다 앞서 이뤄졌던 '정화의 대원정'을 살피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얼른 생각나는 책은 개빈 멘지스의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사계절)입니다. 1421년이라는 연도는 콜럼버스가 카리브 해에 상륙한 1492년보다 71년이나 앞선 시점이죠. 멘지스의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미야자키 마사카츠의 『정화의 남해 대원정』(일빛)과 같은 알려지지 않은 책도 있습니다. 둘 다 서점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도서관에서는 구해볼 수 있어요. 저는 멘지스의 책을 2000년대 중반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콜럼버스는 1492년 아메리카를 발견했지만, 그의 발견은 71년이나 늦은 것이었다. 마젤란의 세계 일주도'역사상 최초'가 아니었다. 실제로는 명나라의 정화 함대가 이미 1421년 아메리카를 발견했을 뿐 아니라, 마젤란보다 100년 먼저 바닷길로 세계를 일주했다. 콜럼버스와 마젤란은 이 정화 함대가 만든 지도를 가지고 대항해에 나섰던 것이다."
정화의 남해 대원정 - 콜럼버스보다 1세기 앞서서 바다를 지배한 명나라 환관15세기초 명나라 환관 정화가 수 차례에 걸쳐 단행한 동아프리카까지의 대항해를 분석한 책. 정화가 콜럼버스보다 1세기 앞서 바다를 지배했는데도 곧이어 불어닥친 명조의 海禁(해금)정책으로 중국은 해양력이 급속하게 쇠락한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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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5세기는 전쟁의 시대이기도 했잖아요. 그래서, 작가가 좋아할 만한 극적인 장면이 많아요. 몰락의 장면이죠. 예를 들어, 이베리아반도에서 이슬람 왕국으로 마지막까지 존재하다가 사라진 그라나다 왕국의 마지막은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딱 이 시점을 무대로 한 책이 있습니다. 1968 혁명의 영웅으로도 유명한 좌파 지식인 타리크 알리가 쓴 소설 『석류나무 그늘 아래』(미래인)입니다. 이 소설은 그라나다 왕국이 몰락(1492년)하고 나서 수년이 지난 1499년 이 지역의 이슬람 탄압이 본격화한 시대에 한 이슬람 가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석류나무 그늘 아래<술탄 살라딘>에 이은, 타리크 알리 '이슬람 소설 3부작'의 두 번째 국내 출간작. 이슬람을 말살하려는 기독교 세력과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려는 무슬림(이슬람교도)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가문의 복잡다단한 가족사가 흥 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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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453년 5월 29일은 비잔티움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 오스만제국에 의해서 함락되는데요. 이 극적인 사건을 다룬 좋은 책도 많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책은 로저 크롤리의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산처럼)이죠. 앞에서 언급했던 존 줄리어스 노리츠의 『비잔티움 연대기 3』도 제국의 몰락을 다루고 있고요.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2009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글로벌 사상가' 중에 한 명인 영국의 역사가 로저 크롤리가 자신의 대표 도서로 추천한 책이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주제로 한 역사책들 중에서 당시의 상황을 가장 세밀하게 그려내며,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균형 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비잔티움 연대기 3 (반양장) - 쇠퇴와 멸망<시칠리아의 노르만인들>, <아토스산>, <베네치아의 역사> 등의 저술한 역사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방대한 비잔티움 연대기. 천년제국 비잔티움을 다스린 88명의 황뿐 아니라 수십 개의 이민족을 다스린 성군과 폭군,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를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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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앤서니 도어의 소설 『클라우드 쿠쿠 랜드』(민음사)도 15세기 중반 몰락 직전의 콘스탄티노플이 무대(중 하나)랍니다.
클라우드 쿠쿠 랜드실존했던 고대 그리스의 작가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가 쓴 가상의 작품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중심으로 700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퓰리처상 수상 이후 작가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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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비판적으로 재독해한 책으로는 라틴아메리카(아르헨티나)의 원로 좌파 지식인 엔리케 두셀의 『1492년, 타자의 은폐』(그린비)가 있습니다. (이 책은 전형적인 학술서입니다.)
1492년, 타자의 은폐 - ‘근대성 신화’의 기원을 찾아서그린비 ‘트랜스라틴 총서’의 다섯번째 책. 세계적 석학 엔리케 두셀의 대표 저작으로, 아메리카 대륙 ‘발견’ 500주년을 얼마 앞두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었던 강연을 책으로 묶어 낸 것이다. 이 책은 이슬람 세계의 변방에 불과하던 유럽이 1492년 이래 라틴아메리카 타자를 정복하고 그들의 차이를 은폐함으로써 세계사의 중심에 서게 된 과정을 타자의 관점, 즉 억압받았던 민중의 삶과 역사를 통하여 새롭게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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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너무 서구 중심적인 내용만 본 느낌이 살짝 들어서 ::
딱 이런 책을 추가로 읽고 싶었습니다.^^ 좋은 책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YG
15세기 편에서 저자가 중요하게 언급하는 시간, 시선의 역사를 근대의 탄생이라는 관점에서 요령 있게(하지만 지극히 자기 생각대로) 정리한 책은 이진경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그린비)이 있습니다. 많이 읽고서 인용하시는 책이라서 언급해둡니다.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 개정증보판1997년 초판이 발행되었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의 개정증보판. 근대적 시간과 공간 개념의 탄생 및 그 탄생을 규정한 역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오늘 우리가 당연시하는 삶의 패턴, 고정되고 불변할 것 같은 이 시간과 공간이, 사실은 함께 살고 함께 움직이는 동료들과 새롭게 만들고 바꿀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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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5세기, 특히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해서 꼭 챙겨야 할 문제적 저서로 찰스 만의 책도 있습니다. 만은 『인디언(원제: 1491)』(오래된미래)과 『1493: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 두 책으로 유명합니다. 짐작하듯이, 전자는 콜럼버스가 발견(?)하기 전 신대륙의 원주민의 문명과 역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1493』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서술한 책이에요.
인디언 - 이야기로 읽는 인디언 역사신대륙 발견과 침략을 합리화하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을 전혀 개발되지 않은 야생 지대로 묘사하고, 인디언들을 야만인으로 몰아세우며 그들의 역사를 축소, 왜곡시켜 온 백인들의 역사. 하지만 역사는 백인들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책은 보여준다.
1493 -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너머' 콜론의 탐험대를 필두로 유럽 식민개척자들이 아메리카 땅에 발을 디딘 이후 광범위하고 전복적인 양상으로 전개된 인류의 경제.생태적 변화와 그 결과 탄생한 '호모제노센'의 기원에 대해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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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 감염병, 동물, 식물 그리고 식량과 인구의 대이동을 이끌었죠. 이런 거대한 교환을 정리한 책으로는 역사학자 앨프리드 크로스비의 명저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1972)가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칭기스의 교환』이 '콜럼버스의 교환(The Columbian Exchange)'을 따라했죠. 바로 이 '콜럼버스의 교환'이 이 크로스비 책의 원제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 - 신대륙 발견 이후 세계를 변화시킨 흥미로운 교환의 역사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로 신세계와 구세계 사이의 장대한 교류의 역사를 살펴본다. 두 세계 사이를 사람들이 오가면서 동식물들이 옮겨져 재배·사육되고, 매독균 같은 다양한 병원 미생물들이 서로 교환된 과정과, 이를 통해 식량 재배 여건과 경제·인구 사정의 변화, 아메리카 인디언의 절멸 두 세계의 사회와 문화에 일어난 변화를 흥미롭게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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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콜럼버스의 발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알 가치가 있는 모든 지식은 이미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발견했다는 신화를 콜럼버스가 깨뜨렸다는 것이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5세기,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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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씨
이 문장과 15세기 마지막 문장이 이어지는군요.
"고대의 위대한 작가들이 대륙 두 개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면 그들은 또 무엇을 놓쳤을까?"라는 심오한 질문을 하게 만든 사람도 바로 콜럼버스였다.
모시모시
“ 따라서 현실의 본질을 찾아내고 묘사하려는 15세기의 시도는 신세계를 향한 항해에 필적할 만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기존의 가정을 깨뜨리고 미지의 것을 조사함으로써 발견을 이루어냈다. (...) 간단히 말해 15세기는 서양 사람들이 추상적인 하느님의 불가사의함에 관한 집단 연구를 중단하고, 하느님을 이해하려면 천지창조를 연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시기였다. ”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15세기,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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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대항해시대, 르네상스가 나오는건 예상 했으나,
역시 노련한 작가는 이를 합쳐 '세계의 발견'과 '자아의 발견'으로 세련되게 개념화하고 이전 세기들과 대비시키네요.
다종다양한 전쟁도 그렇고... 15세기는 다른 세기와 같은 비중으로 다루기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담으로는 1453 콘스탄티노플 전쟁 관련하여 어렸을때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을 소설급으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YG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책들 소개 감사드립니다. 천년의 역사를 다루는 만큼 추천책도 많아서 독서 리스트가 점점 늘어만 가네요. 하하;;;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남은 날짜를 보니까, 여기서 한숨 쉬어도 될 것 같아요. 주말 11일(토), 12일(일)에 뒤늦게 따라오신 분들은 15세기까지 마저 읽으시고, 미리 읽으신 분들은 의견도 나누시면 좋겠어요. 주말에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내친 김에 16세기 편까지 읽으시거나 (함께 읽을 엄~청 재미있는 책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에 눈을 돌리셔도 될 듯해요. :) 16세기 편은 13일(월), 14일(화)에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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