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13세기 편은 이 책의 한계가 또렷하게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럽 특히 서유럽에 초점을 맞춘 역사 책이다 보니 13세기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칭기스칸과 몽골 제국이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어요. 칭기스칸과 몽골 제국이 유럽사와 그 이후의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놓고서 제한적이라고 보는 게 주류 중세사 연구자의 견해이고, 그걸 이언 모티머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주류의 견해에 대한 아주 도발적인 반론은 유명한 다음 책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인류학자 잭 웨더포드의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사계절). 이 책은 저자의 편향을 염두에 두고 비판적으로 독해한다는 전제 하에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살펴보는 책. 문화인류학자의 15년 현지답사와 몽골 왕가의 비밀 서책 〈몽골 비사〉를 통해 서양에서는 파괴적인 압제자로, 동양에서는 아시아의 영웅으로, 각각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칭기스 칸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칭기스 칸이 어떻게 유럽을 오랜 잠에서 흔들어 깨웠고,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근대 세계체제를 형성했는지 그 진실을 알아본다. 1부에서는 칭기스 칸이 초원지대에서 권력을 잡기까지 그의 삶과 인격을 형성한 힘들을 알아보고, 2
책장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