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변화의 세기>

D-29
11세기는 비잔티움 제국의 전성기이도 한데요.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 2권이 바로 이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전3권).
비잔티움 연대기 2 (반양장) - 번영과 절정<시칠리아의 노르만인들>, <아토스산>, <베네치아의 역사> 등의 저술한 역사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방대한 비잔티움 연대기. 천년제국 비잔티움을 다스린 88명의 황뿐 아니라 수십 개의 이민족을 다스린 성군과 폭군,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를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그리고 뜬금 없지만, 혹시 『신이 선택한 의사』(1986)라는 소설이나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뮤지컬 <더 피지션>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까요? 11세기 초 런던의 소년이 의술을 배우고자 중동(지금 이란의 이스파한)까지 가는 모험을 그린 소설인데요. 11세기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을 소설로 접하고 싶다면 이 소설이 아주 그럴듯한 선택지라서 언급합니다.
[세트] 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 1~2 세트 - 전2권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노아 고든 장편소설. 독일에서만 500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35개국에서 1,00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다. 영화 [더 피지션]과 뮤지컬 [더 피지션]으로 제작되었으며, 1992년 독일 골든 펜 상을 수상하였다.
그렇게 기독교는 유럽 중부의 핵심 지역에서 북유럽, 동유럽, 남유럽으로 급속히 확장하고 있었다. 이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매일같이 어긴 결과였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29,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11세기 읽었는데 쏙쏙 내용이 들어오네요. 소제목이 곧 주제인데다 친절한 요약 정리도 있습니다 ㅎㅎㅎ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승리는 일반 대중에게 권위를 행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40,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11세기 편 읽으시면서 많은 분이 '아!' 하셨을 것도 같아요. 『위어드』 읽고 나서 이 책을 이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두 번째 밀레니엄의 세상의 변화에 대한 감각이 겹치거든요. 『위어드』에 좀 더 살을 붙이는 책읽기라고나 할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2일)과 모레(3일)는 12세기 편을 읽습니다. 역시 하루 20쪽 분량의 부담 없는 일정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위어드』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시토 수도회'가 등장하고 중세 사회(특히 유럽)에서 수도회가 했던 역할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위어드'의 분석적 사고 방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아벨라르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등장해서 '12세기 중세 르네상스'를 이끌었는지도 나옵니다. 『위어드』를 읽으신 분들은 『변화의 세기』 중세 부분은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의심은 탐구로 이어지고, 탐구는 진리로 이어진다'는 금언을 남긴 이가 바로 아벨라르였다. 그리고 아벨라르는 논리를 종교에 적용하는 것에 '신학(theolog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77쪽,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연애 이야기는 정말 유명해서 국내에도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여러 책이 나와 있답니다. 『생의 한가운데』로 유명한 루이제 린저가 쓴 책(『아벨라르의 사랑』)도 있고, 영국의 유명한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쓴 책(『내 사랑의 역사』)도 있어요. 둘 사이에 오간 편지를 모아 놓은 책(『아벨라르와 엘로이즈』)도 있답니다. 12세기의 스캔들이었던 모양이에요. (네, 저는 사실 '뒷담화 전문가'입니다.)
내 사랑의 역사 - 엘로이즈 & 아벨라르서구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금지된 사랑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긴 12세기의 수녀 엘로이즈와 수도승 철학자 아벨라르의 삶과 사랑을 돌이켜본다. 소설 같은 사랑 이야기에 치열한 철학적 공방과 정치적 소용돌이가 함께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아벨라르의 사랑중세 프랑스 철학자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을 재해석한 작품.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스트롤라비우스는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파리로 유학을 떠나 아버지인 아벨라르를 만나지만 그냥 지나친다. 자신의 출생에 의문을 품게 된 아스트롤라비우스는 부모의 불행한 사랑의 전모를 알게 된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프랑스 수도사와 수녀가 주고받은 사랑의 편지를 담은 책이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편지는 중세 시대에 수도사와 수녀 사이에 오고 간 사랑의 편지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또한 아벨라르가 엘로이즈를 사랑한 죗값으로 거세당하는 등, 그들의 특이한 사랑의 배경으로 인해 이들의 편지는 더욱 눈길을 끈다.
요즘 서양미술사 중세편을 읽으면서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중세 역사책을 쓸어 넣고 있는 중인데 (최근에 갑자기 중세 시대 역사책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딱 어울리는 책이네요. YG님 추천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책입니다. 이안 모티머 책도 처음이구요. 교보에서 ‘들어가는 말’을 읽어 보다가 마음에 남는 구절들이 있어서 바로 사왔습니다. <위어드>랑 <권력과 진보>는 완독에 실패했지만, 이 책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YG님께서 추가 리스트 넣어 주시는 거 너무 좋아요. 계속 계속 리스트 던져 주세요! 위에 있는 책들도 장바구니에 넣고 있는 중인데.. 노리치의 <비진티움 연대기>는 3권 박스 세트로 사서 몇 년 책장에만 묵혀 두었다가 박스 그대로 중고로 팔아버린 아픈 기억이 -.-;;; 얼마 전에 더숲 출판사에서 한 권짜리로 비잔티움 역사책이 나왔던데 그걸 구입할까 생각 중이었습니다.
위의 포스팅을 하고 나서, 제가 그믐에 아이디를 2개나 만들었다는 (예전 것이 있는 지 모르고 다시 만들었나봐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디 하나로 통일하려니 게시글은 삭제가 안되는 군요….
네, 저도 사실 연초에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던 책이에요. 그런데, 읽으면서 이 정도의 정리와 관점이라면 여럿에게 권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중세 편도 훌륭하지만 근대와 현대 편도 훌륭합니다. 즐겁게 함께 읽겠습니다.
그럼에도 12세기는 육체적 구원을 찾는 사람들이 신보다 인간을 더 신뢰하기 시작한 때이며, 기도나 주문에 의존하는 대신 체계적인 의학 전략을 수립한 시기이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89,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12세기를 마치고 13세기로 나아갑니다. 밀도가 높은 책이군요. 중간에 메모를 하거나 검색 해보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이언 모티머의 통찰력에 놀라면서 나아가고 있는 와중에, “둠즈데이 북”이 이런 거였어!! 하면서 코니 윌리스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맞습니다! 저도 이 책 추천하려고 했어요. 이 책의 배경인 14세기에. :)
11세기 12세기 읽는데 <위어드>의 '결혼가족강령' 으로 인한 변화들이 떠올라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벨라르는 엘로이즈와의 사랑 얘기만 알고 있었는데요. 아벨라르가 <긍정과 부정> 같은 책을 썼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긍정과 부정>을 읽고 싶은데 번역된 게 없네요. 이런 개혁적인 내용을 12세기에 썼다니 아벨라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아벨라르는 『위어드』에서 강조하는 '위어드' 세계관의 탄생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같아요. 아벨라르의 또 다른 영향 가운데 하나가 죄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동기'를 따지는 것이잖아요. 『위어드』 읽으신 분들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금방 떠올리실 수 있을 듯합니다.
<긍정과 부정>은 아벨라르가 얼마나 대담무쌍했는지를, 그리고 그가 신학을 정설의 경계 너머 멀리까지 밀고 나갈 준비가 얼마나 잘 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아벨라르는 변증법을 활용하여 질문을 두 가지 상반된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찾아내고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최초의 질문에 더 정확하게 답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벨라르는 당시로서는 위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생각들을 가정으로 삼았다. 예를 들어 '신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라는 명제를 내세울 때, 아벨라르는 하느님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할'가능성도 있다고 암시했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77~78,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그럼에도 12세기는 육체적 구원을 찾는 사람들이 신보다 인간을 더 신뢰하기 시작한 때이며, 기도나 주문에 의존하는 대신 체계적인 의학 전략을 수립한 시기이다.종합해볼 때, 의학 분야에서 나타난 변화들은 이 책에서 고려하는 가장 심오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간주해야 마땅하다.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 p.89, 이언 모티머 지음, 김부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말 4일(토), 5일(일)에는 13세기 부분을 읽습니다. 13세기는 상업(시장)의 발전이 인상적이죠. 이 부분도 앞서 읽었던 『위어드』와 연계된 부분이 많으니, 계속 따라오시는 분들은 아주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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