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41.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D-29
매력적인 책걸상에서도 이 책 다뤘지만 문학동네에서 기획한 오디오클립도 있었네요, 오늘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하루키 없는 하루키 라디오'라고 4명의 작가배우가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https://vibe.naver.com/app/clipEnd?contentId=CH_11841&pcode=naver_pcserp&campaign_id=2309-vibe_audio-001 책걸상도, 이 방송도 다 읽고 들으려고 다람쥐가 도토리 쟁여놓듯 모아두는 중입니다 ㅎㅎ
하루키 책을 재독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대학교 1학년때 <상실의 시대>를 읽고 하루키에게 완전히 빠져들었었습니다. 우연히 거의 20년만에 재독을 해보았는데 20대때 읽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더라구요. 제가 젊음을 상실해서인가요. ㅋㅋ 또 이정도 시기의 차이를 두고 재독했는데 느낌이 달랐던 책이 <호밀밭의 파수꾼>이었어요. 읽고 있을 때 나의 나이와 상황들이 독서의 감상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실감했네요.
젊음을 상실 ㅋㅋㅋ 저도 대학교 1학년 때 <상실의 시대>로 읽었어요. 당시 남자친구한테 <상실의 시대> 읽었냐고 물어봤더니 책은 커녕 하루키 자체를 몰라서 마구 무시했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미안함T.T 하루키가 뭐라고 ㅋㅋ) 저는 재독하고 좀 깼던 작품이 <데미안>이에요. 중학교 때 읽고 완전 빠져들었는데 나중에 다시 읽으니까 이게 뭔가 싶어서...사춘기 시절에 크게 어필하는 작품 아닌가 싶어요.
오 맞아요. <데미안>도 그런 작품이죠. ㅎㅎ
두 분 이야기 읽고 있으니 '호밀밭의 파수꾼'과 '데미안'을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성인이 되어 읽으면 다른 느낌으로 읽힌다니 제게는 어떻게 읽힐지 너무 궁금해지는걸요, 이 책들로 모임 한번 열어도 괜찮겠어요 ^^
@귀연사슴 @아직한발남았다 <호밀밭의 파수꾼> 제 인생책인데요 하루키 세계관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져 둘 다 좋아합니다 세속적이고 가부장적인 자본가, 위선과 폭압을 앞세운 기성 세대가 등장하고, 그에 상처받아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기를 지키려는 젊은이가 있고, 구원과 성장이 다루어지죠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논쟁이 거센 성적 장면도 등장하고요 ^^
소설에 성적 묘사가 나오는 것은 저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편이에요. 재미있지 않나요? ㅎㅎ 사실 요즘 소설들이 성애 묘사가 적어진 것 같아 좀 아쉽기도 합니다. 박상영 작가님 소설이 그래서 재밌기도 하구요. 그런데 하루키 소설은 매번 첫사랑 그 소녀가 나오다 보니 가끔은 좀 거부감이 들기도 해요. 고귀하고 고결한 태고적 사랑의 원천과 가치로 돌아가고자 하는 메시지가 반복되는 듯이 느껴지는데 동의가 잘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리고 첫 사랑이 아무래도 만나던 그 시절 소녀의 모습을 띄고 있다 보니 묘사될 때 좀 음흉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호밀밭 파수꾼에도 성애장면이 있었나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도 소설에 그런 장면이 나오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는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성애 장면도 충분히 세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팟캐스에서 이동진평론가님과 김중혁작가님이 ‘밋밋하다, 섹스를 책으로 배운 것 같다’ 라는 평을 하셔서, 이 분들은 얼마나 센 책을 읽으시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던 적 있습니다.
@김새섬 @챠우챠우 소설에 그런 장면이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끼리 모여 독서모임을 해야겠어요 ^^ 예전에 여러 달 동안 진행되는 불륜문학 읽기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주제 도서뿐 아니라 각자 확장 도서까지 더더더 읽어오는 바람에, 진도를 차고 넘치게 채우고 추가 토론까지 열띠게 한 경험이 생각나네요 ㅎㅎ 매우 자기주도적인 모임이 될 것 같은데 '그믐'에서 한번 열리면 좋겠네요 ♥
<노르웨이의 숲> 재독... 저도 대학생때 처음 읽고 판데믹 기간 서른일곱을 맞아(극중 와타나베가 서른일곱이라며ㅋㅋ) 재독해봤어요. 내가 읽었던 작품 맞나 싶을정도로 새롭게 읽었습니다. 역시 그때만큼 심장이 요동치진 않더라구요. 그래도 옛날 작품인 만큼 약간의 오글거림 ㅎㅎ을 느끼면서, 이 책으로 허세부리던 ㅋㅋ 선배들도 생각하면서, 제 젊은시절의 기억들을 되돌아보는 시간 ㅋㅋ 이었어요. 아마 그때 그책을 읽고 봄날의 곰 운운하던 제가 그리웠나봐요. 기억소환!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상실의 시대>로 읽었고 이번에는 민음사 <노르웨이의 숲>으로 읽었네요. 심장이 요동치다 그 표현이 딱이네요. 그래서 아직도 하루키 작품이 나오면 안읽어 볼 수가 없어요.
그냥 원하면 돼. 하지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사이 많은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 너에게 소중한 것을. 그래도 포기하지 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도시가 사라질 일은 없으니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p. 1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첫째로는, 이렇게 스커트를 입고 있으면, 네, 왠지 내가 아름다운 시의 몇 행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랍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전 이 문장이 너무나 깊게 오랫동안 남아있는 중입니다. 아름다운 시의 몇 행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라는 느낌이 너무 참신하고 아름다웠거든요. 지금 내게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건 뭐가 없을까 그 뒤부터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 저런 느낌을 한번 꼭 느껴볼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문장이기도 합니다.
1Q84를 1권부터 다시 읽으면서 이 소설과 닮은 점을 찾아보는 뜬금없는 사람인데요. ㅎ 미미한 거 하나.. 역자는 양윤옥, 홍은주 서로 다른데.. 공통으로 '적확하다'란 표현이 간간히 등장합니다. '정확하다'가 아니고요.... '적확하다'라면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라는데... 뜻이 더 센 이 어휘(굳이 이렇게까지 세게 강조할 대목들은 아니던데...)가 일본어 원본에서 따라온 게 아닐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일어판으로 읽으신 분들께 여쭙고 싶네요!!!!
적확과 정확은 들어맞는 틀이 있느냐 없느냐의 뜻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이라는 단어는 옳고 그름을 다루기 때문에 들어맞는 틀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쓴 글자, '정확'한 자세 등을 보면 100%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정답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 보여지는 것이 '정확'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는 알 수 있지요. '적확'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틀림없이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볼트와 너트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A볼트는 A너트에만 들어가죠. B의 너트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들어가진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적확이라는 단어가 좀 더 자신의 위치에 아주 딱 맞게 들어선 느낌을 주지요 ㅎ
와우.. ㅎㅎ 이렇게 '적확'하게 차이를 짚어내시니!!! 그 '틀'을 생각해보니 정말 잘 맞아들어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네요. 하필 막 읽은 대목도 안온님 주장과 뭔가 호응이 됩니다. ㅎㅎ "덴고는 그 세계의 지리를 정확히 이해했고 적확하게 올바른 루트를 선택할 수 있었다."(Q, 1권-378쪽)... 이를테면 정성적이면서 이해에 가까운 '정확'과 정량적이면서 선정에 가까운 적확... ㅎ
다른 얘기입니다. '1Q84'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나 두 소설 모두 바로 '패럴렐 월드'(Q, 1권-232) 즉, 평행세계 또는 평행우주일 텐데요.. 저는 이런 단어의 뜻을 충실히 따라선지 이 평행세계가 아주 아주 먼 거리 또는 아주 먼 행성에 있는 동일한 '수평'의 평면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막상 소설의 주인공들이 평행세계들을 오가는 방법은 '수직' 이동입니다. '1Q84'의 아오마메는 도시고속도로에서 지상으로 비상계단을 타 고 내려오면서 다른 세계로 서서히 빠져들며, '도시/벽'의 나는 돌연 구덩이로 낙하하거나(벽, 196쪽) 깊은 웅덩이로 뛰어들거나(벽, 218쪽) 하류에서 상류로 서서히 거슬러(느리게 수직 이동하는....) 또 다른 세계에 옮겨갑니다. 또 도서관 2층 집무실에서 반지하 작은 방으로... 아래로 수직으로 내려가도 색다른 존재와 특이한 대화가 펼쳐집니다. 이건 마치 전근대 시대의 '구원'이나 '강림'처럼 수직인 것일까요? 흥미롭게 읽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이 현실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뿐이다. 이 장소의 공기가 내 호흡기에 맞지 않는다, 라고 바꿔 말해도 될 정도로. 이대로 여기 머무르면 머지않아 숨쉬기도 힘겨워질 것이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다음 역에서 이 전철을 내리고 싶다―내가 바라는 건 오직 그뿐이다.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 그러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2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아마,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는 스티븐 킹은 안 읽으시는(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는 하루키보다는 스티븐 킹을 좋아합니다.) 작년(2022년) 가을에 나와서 최근 번역된 킹의 신작(『페어리 테일』)도 우리 세계와 연결된 가상 세계 모험 이야기를 다뤄서 저는 이 책과 묘하게 겹쳤어요. 이 책은 '잭과 콩나무' 같은 서양 민담부터 러브 크래프트 같은 저자의 서양 고전 공포 소설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에요. 킹의 다른 작품처럼 읽는 재미와 감동까지 있으니, 하루키와는 다른 분위기의 색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요.
페어리테일 1-2 세트스티븐 킹의 장편소설 『페어리테일』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유산으로 마법의 우물을 상속받게 된 평범한 고등학생 ‘찰리 리드’가 반려견, ‘레이더’를 살리기 위해 우물 속 동화의 세계로 뛰어들며 겪는 모험담을 그린 소설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였다. 제목에 걸맞게 「럼펠스틸스킨」, 「잭과 콩나무」, 「오즈의 마법사」, 「아기돼지 3형제」 등 다양한 동화들을 오마주하면서도 스티븐 킹 특유의 재해석을 선보여 “‘동화’라는 제목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트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공포 문학의 아버지로 인정받는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전집. 이 세트는 공저작을 비롯한 러브크래프트의 전 작품과 그와 함께 레이 브래드버리, 할란 앨리슨, 프리츠 라이버 등 현대 장르문학을 일군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의 작품집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걸작선』을 포함하여 총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동화 1전 세계 ‘이야기의 이야기의 진짜 이야기’로 불리는 『그림 동화』 특별판이 그림 형제 생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 7판 정본 완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양 여성 최초로 괴테 금메달을 수여한 전영애 역자가 1권과 2권을, 한국과 독일 문학의 가교 역할을 하는 김남희 역자가 2권을 공동으로 번역했다. 이번에 출간한 『그림 동화』는 스위스 민담, 동화 연구가인 알프레드 메설리 전 취리히 대학교 사회문화학과 교수가 자문을 맡아 원전 번역의 깊이를
드라큘라(Dracula)(일러스트판)고혹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불멸하는 고전 『드라큘라』 환상 문학의 고전이자 여전히 독자들을 매혹하는 걸작 『드라큘라』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페르난도 비센테의 작품을 담은 고급 장정으로 선보인다. 이 일러스트판은 1992년 이세욱 번역가가 번역한 한국 최초의 완역판을 꼼꼼히 다듬어 새로 펴낸 개역판이기도 하다. 호러 소설의 대명사이자 수많은 뱀파이어 창작물의 원천이기도 한 『드라큘라』는 발간 당시에도 파격적인 서사로 인기를 누렸으나 세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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