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연대라는 주제는 제가 늘 고민하고 쓰고 싶은 주제 중 하나인데 그 이야기들을 촘촘히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리봉의 선한 사람>에서 노동과 예술이 이어지는 장면이 너무 슬프고 좋았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3. 모든 것의 이야기
D-29
여랑
박소해
@여랑
저도 <가리봉의 선한 사람>이 문제적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랬기 때문인지... 읽으면서 이 소설집에서 가장 불편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김형규
박소해 작가님은 어떤 불편함을 겪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박소해
@김형규
작품이 불편했다기 보다는, 작품 속의 문제의식이 저를 날카로운 창처럼 자꾸 찌르는 듯해서요.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각을 해야 했고... 그 점이 저는 힘들게 느껴졌나 봐요...
김형규
네^^ 사실 제가 이번 작품집을 꼭 내고 싶었던 이유는, <가리봉의 선한 사람>을 독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였어요. 오래 전 그런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어린 시절 마음속으로 했던 약속이기도 했고요.
박소해
@김형규
아, 그러셨군요. 혹시 제가 불편했다고 표현한 방식이 어폐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역으로.. 그만큼 이 소설의 문제의식이 묵직하고도 날카로웠기 때문에 읽어나가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표현하면 되겠군요.
전태일 열사 영화를 보고 펑펑 울었거든요... <모든 것의 이야기> 중에 3편 정도는 이미 계간 미스터리를 통해 만난 단편들이어서 새로 읽은 단편은 2편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는 바로 이 <가리봉의 선한 사람> 때문입니다. 굉장히 천천히 읽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김형규
저도 나쁜 의미로 "불편함"을 여쭤본 것은 아니었어요^^ 글로 대화하니 이런 오해가..
박소해
@김형규
ㅋㅋㅋ 그러니까요. 그러셨다면 다행입니다. 제가 소심한 진행자이다 보니... :-)
김형규
감사합니다. <가리봉의 선한 사람>은 제가 소설을 다시 쓰려 하게 된 계기와도 연결되어 있어요. 희곡 부분은, 아시다시피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의 오마주이기도 하고요.
나비클럽마케터
혹 지금 질문해도 되는 타이밍이라면) 작가님이 소설을 다시 쓰시게 된 계기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박소해
@나비클럽마케터
저도 궁금했는데 잘 던져주셨습니다... ^^
김형규
중고등학생 때는 시를 좋아했고, 쓰기도 했어요. 그때 장래희망이 무려 시를 쓰는 작가였거든요^^ 그러다 세상이 갑자기 크게 변하면서(사회주의 몰락? 민주화 이행?) 시는 더 못 쓰게 됐고, 대학 시절 소설을 조금 썼는데요. 그것도 군대에 가면서 더 못 쓰게 되었습니다. 세상도 망하고 나도 망가진 기분이었거든요. 그러다 몇 년 전에 더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 오래 전 '약속'이 생각났고, 일단은 그 약속을 먼저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쓰기 시작했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소해
@모임
지금까지 <모든 것의 이야기> <가리봉의 선한 사람> <코로나 시대의 사랑>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대림동에서, 실종>과 <구세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무경
<가리봉의 선한 사람>은 김형규 작가님에게는 '쓰고 싶었던 작품'이었을지, '써야만 했던 작품'이었을지가 문득 궁금해집니다.
김형규
둘 다였습니다. 91년 5월은 돌이키기에 너무 아픈 시간/기억이었지만, 쓰고 싶었고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소망1018
<대림동에서, 실종>에서 대림동은 조선족만 산다는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동네, 누구나 칼 하나쯤 품고 다닌다는 곳 이라고 되어 있는데 작가님은 대림동이라는 곳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조선족에 대한 혐오 그리고 대림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날로 짙어 가는데 작가님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김형규
제목이 바뀐 이유는.. "대림동 이야기"는 장편의 제목이라고, 이 작품은 그보다는 작은 이야기라서 제목도 좁혀야 한다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공감이 되었거든요. 원래 <대림동>이 장편의 첫 에피소드로 기획된 글이기도 했어 요.
박소해
@김형규
그런 사연이... 그럼 우리가 <대림동>이라는 장편의 탄생을 곧 목격할 수 있을까요? 전 K라는 캐릭터에게 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나와 k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
이지유
저도 k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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