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기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 79호 함께 읽기

D-29
제가 쓴 <치지미포, 꿩을 잡지 못하고>에 대한 궁금증 있으시다면 이참에 다 물어봐 주십시오. 시원한 대답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갓 낚인(?) 신인의 팔딱거림을 생생하게 감상할 순간이잖습니까?
@무경 가장 기대돼는 단편입니다. 낚인 사람은 무경☆님이 아니라 심사위원 분들 아닐까요? 글에 마음이 훅 걸렸을 겁니다. ㅎㅎㅎㅎ
@홍정기 저는 제주도에 살고 있어서 계간 미스터리가 며칠 늦게 도착했어요. ^^ 그 와중에 1박2일로 서울에 갔다오느라, 금주 수요일 밤에야 제 손에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가 쥐어졌답니다. 아직 책은 전혀 읽지 못했고 이번 주말에 찬찬히 살펴 읽으려 하고 있는데요... 제 눈에는 신인상 포함 단편 6편, 장편 분재, 그 외의 기사들도 모두 흥미로워보입니다. 독서 전에 기대평으로는, 김세화 작가님 <알리바바와 사라진 인형>은 김 작가님이 유머 코드를 넣었다고 하셔서 기대되고, 여실지 작가님 <꽃은 알고 있다>는 어쩐지 식물의 독에 의한 살인을 다룬 것 같아서 궁금하고, 김창현 작가님 <멸망 직전>은 제목만 봤을 때는 아포칼립스물일 것 같아서 흥미롭고, 홍정기 작가님 <팔각관의 비밀>은 신본격의 기수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님의 <십각관의 살인>을 오마주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고, 백휴 작가님의 <탐정 박문수_성균관 살인사건2>는 여름호에 이어서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까 기대되고, 마지막으로 신인상 무경 작가님의 <치지미포, 꿩을 잡지 못하고>는 무척이나 지적인 제목인데다가 6.25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라니, 이번 가을호에 4.3을 소재로 한 단편을 게재한 저로서는 관심이 가지 않으면 이상하지요. 무경 작가님, 신인상 축하드리고, 당선작 잘 읽어보겠습니다. 기사로는 고나무 대표님의 범죄실화 특집 기사, 한이 회장님의 단편소설에 대한 특집 기사, 김소망 마케터님의 <그녀의 취미생활> 하명미 감독님 인터뷰, 인플루언서 주한량님의 <열쇠가 잠긴 방> 리뷰(기시 유스케 작가님 원작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라 더 흥미가 동하는), 황세연 작가님의 <추리소설가의 딸 납치사건>, 독자 리뷰도... 모두모두 너무 읽고 싶습니다. 이상, 아직 계간 미스터리를 읽지 못한 자의 아우성이었습니다. 아앜. :-)
김성종 선생님이 전에 6.25를 다루는 작가가 많으면 좋겠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무경 작가님이 하셨군요.
이번 작품은 정말로 아주 약간 그 시대 배경을 건드려본 것뿐입니다. 언젠가 본격적으로 한국전쟁과 그 전후사를 다뤄보고는 싶지만... 참으로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밤을 새워 계간 미스터리 2023년 가을호를 다 읽었습니다. 여름호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가을호에 실린 여러 글을 보면서 온갖 꽃이 만발한 들판을 떠올렸습니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핀 꽃들... 거기 제 소설이 풀꽃마냥 구석에 피어 있는 게 좀 민망하긴 합니다만...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본격적인 감상을 나눌 시간이 되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 즐거운 주말 보내셨는지요. 이제 계간은 모두 도착했다는 전제하에 내일부터는 각 작품의 심층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첫번째로 이야기할 작품은 무경 작가님의 '치지미포, 꿩을 잡지 못하고'입니다. 치지미포를 읽었다는 전제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꼭 치지미포를 읽어주시고 참여해주세요.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무경 작가님은 '은일당 1929 사건기록' 시리즈라는 장편 2편을 쓰신 중고신인이십니다. 은일당은 일제치하가 배경인 팩션인데, 이번 신인상 작품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흥미로웠답니다. 본격적인 씹고 뜯고 맛보는 시간.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주세요. 무경 작가님이 직접 답해드릴 겁니다. ㅎㅎㅎ
늘 그래왔듯, 길고 지루할 거 같던 추석연휴도 벌써 절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왕복 20시간을 운전해서 고향 다녀와서, 이제야 정신이 좀 듭니다. 다시 한번 @무경 작가님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치지미포, 꿩을 잡지 못하고>는 흡인력 있는 이야기 구성과 오가는 대화들, 장면을 펼쳐보여주는 간결한 문장들에 푹빠져서 쓰윽 읽어내었습니다. 재미있게 말이죠. 1. 위에도 언급하셨던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퍼뜩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일상의 악마가 등장했던 알란 파커 감독의 <앤젤 하트>도 생각났습니다. 물론 소재나 구성은 다른 이야기들이지만요. 중간에 언급된 <시튼 동물기>도 반가웠습니다. 2. 할당량을 채워야하는 악마라는 설정에서, 마감에 쫓기는 이들 (작가님들을 포함!) 이 떠올라서 조금은 짠하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드벡을 좋아하는 저로선, 소설을 읽는 내내 그 피트향 (혹은 석탄과 소독약 ㅎㅎ)을 입안 가득 머금은 상상을 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는 맛이 무섭습니다.^^ 3. 다만, 이 소설의 구성을 액자식 구성이라 한다면, 액자에 해당하는 부분의 화자(나)와 액자 속에 해당하는 부분의 화자(악마 '마상병')으로 달리하신 이유가 있을지요? 둘다 악마가 화자가 되는 것도 고려했을 법합니다. 그랬다면, 혹시 최종의 선택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드벡 위스키는 무척 충격적인(?) 맛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기억 속에 여운을 남긴, 그래서 다시 맛보고 싶어지는 그런 술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신다면 어떤 감상을 하게 될지... 3의 대답을 하자면, 일단 이 작품이 원래 계획되었던 연작 구성에서는 액자의 화자 '나'와 액자 속 화자 '악마?'가 서로 내기로 승부하는 구성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악마가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진상을 맞추려 애쓴다는 구성이었거든요. 물론 그 구성에 실패해서 이렇게 흔적이 남았습니다. 또한 액자의 화자를 액자 속 화자인 '마 상병'과 동일 인물(로 보이는) '악마'로 설정한다면, '악마'가 '나'에게 그렇게 자랑을 늘어놓는 이유가 따로 제시되어야 할 터입니다. 하지만 이 단편 한정으로는 '악마'가 진짜 악마인지를 모호하게 두고 싶었고, 청자인 '나'의 비중을 굳이 늘여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둘을 별개로 분리했습니다. ...길게 설명을 썼지만, 사실 '쓰다 보니 어쩌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는 말이 가장 정확합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저자직강 느낌의 친절한 설명, 너무 감사합니다.
엄청난 대장정이셨군요...ㄷㄷㄷ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아드벡 꼭 마셔봐야 겠어요. 석탄과 소독약의 콜라보라니... 듣는 것 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맛이군요. ㅎ
@Henry 님, 장르살롱 밖에서도 헨리님이 헨리님 하고 계시네요. 이래서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들? ㅎㅎ 무경 작가님 단편 보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떠오르셨다니! 우오오. 바로 맞추시다니. 전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예전에 읽고도 못맞췄는데에엥에. ㅎㅎ 여기서 봬서 반가워요. 장르살롱에서도 또 만나요. 🖐️
하하. 저는 바가지입니다. 이래서 가끔은 저를 아는 이 없는 먼 타국의 도시로 훌쩍 떠나고플 때가 있습니다 ㅎㅎ 장르살롱 깨알 홍보까지~ 좋습니다 좋구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읽어봐야겠군요...-_- 스크루지랑은 연관 없는거겠죠?...
ㅋㅋ 노 연관입니다!
역시...ㅎㅎㅎ 아무관련 없구먼유...
@무경 일단 제가 먼저 질문 드릴께요 악마와의 술자리는 서양의 호러작품에서 많이 다루어져 왔는데, 이게 한국전쟁과 연결되니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첫번째로 1929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래 역사를 좋아하시는지,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두번째로 밥그릇 추리가 잘 이해되지 않는데 밥그릇 두 개는 노파와 부인의 것, 새로 씻어온 밥그릇은 그동안 쓰지 않았던 밥그릇을 새로 씻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세번째로 준비중인 부산 3부작도 배경이 근현대인지 궁금하네요.
답변 달겠습니다. 첫번째, 지금 가장 '꽂혀 있는' 분야가 역사라서 그걸 소재 겸 배경으로 다루는 작품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쪽을 좀 더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지만, 언젠가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도 쓰고 싶고요. 자료 조사는 시중에 나온 책과 논문, 그리고 박물관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발간한 자료집을 뒤져 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발로 딛어 보면서 그곳의 분위기 같은 막연한 것에서부터 특정 장소들 사이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재어 보는 것 등을 하고요. 두번째, 생각하신 게 맞습니다. 오해가 가지 않도록, 혹은 좀 더 이해가 잘 되도록 써야 했는데... 흑흑. 세번째, <부산 3부작>은 1928년의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산 3부작> 안에는 그 제목처럼 중편 세 개가 담겨 있습니다. 별개로 독립해서 읽어도 상관 없도록 썼지만, 어쩌다 보니 제 예전 책인 은일당 시리즈의 등장 인물이 이야기 전반을 꿰고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되었지요. 이걸 쓰게 된 건,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많은데 부산을 배경으로 한 건 거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경성을 배경으로 소설 썼으니, 부산 배경으로도 한번 써 보자! 이런 마음에서 시작한 작업이었고, 뜻밖에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이라는 지역을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어서 보람찼고요. 현재 <부산 3부작>에 실은 모든 이야기의 초고는 다 썼고, 퇴고하며 문장 다듬기와 디테일 손보기를 하는 중입니다. 혹 관심 있는 출판사 관계자 분이 계시다면... 굽신굽신.
오오 부산 3부작은 1929의 프리퀼 쯤 되려나요. 기대되네요. 출판사 계약도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ㅎㅎㅎ 자료조사를 하시면서 발로 딛어 본다하셔서 질문 드리는데 이번 작품의 무대인 지리산도 다녀오셨는지요? 그리고 아드벡 위스키를 마실 수 있는 부산 맛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추가로 1929는 원고를 먼저 준비하고 출판 계약을 맺은 건가요? 아니면 계약을 먼저 하고 쓰신 건가요? 3편은 집필중이신지 궁금하네요.
지리산은... 아주 오래전에 가본 게 다입니다. 사실 그래서 '치지미포'는 '발로 쓴 글'이라고 하기는 민망합니다. 산골에 외따로 선 집의 모습은 그 전에 다녀온 곳들을 떠올리며 쓴 겁니다만... 제가 술을 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드벡 위스키는 지인이 가진 걸 얻어먹어 본 경험이 있고(그래서 지옥같은 맛과 향이라는 묘사를 했지요!), 바는 군산이나 서울 모처에서 가 본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아드벡 위스키 맛보게 해준 지인이라면 원하시는 위스키 맛집 많이 알려줄 거 같네요. 한 번 물어봐야!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시리즈는 소설 연재 플랫폼 브릿G와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했었고, 그걸 본 출판사에서 연락을 줘서 출간했습니다. 이미 은일당 시리즈 본편은 다 쓴 상태이고 연재도 다 마친 상황입니다. 생각난 김에 슬슬 남은 두 이야기 삭제하러 가야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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