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들어본다. 신호등의 불빛이 바꿀 때마다 자동차들이 일제히 도로를 질주하는 소리가 흘러든다. 조금 열어 둔 창문 틈으로, 그 소리가 파도 소리를 닮아. 내 귀가 자꾸만 여위어간다.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수천만 번의 겨울을 보내고 다시 또 한 번의 겨울을 맞이하는 해변에 혼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므로, 그게 그 해변의 제일 마지막 겨울이라서 파도 소리를 듣는 일이 그토록 외로운 것이라고. ”
『세계의 끝 여자친구』 P.141,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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