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1. <깻잎 투쟁기>

D-29
일주일 전 산 근처에서 엄마가 크게 다치셔서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좋아하던 책읽기도 책걸상 듣는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다음 책으로 이 책이 정해진 것을 알게 되었고 책제목 하나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엄마가 산에서 야생 깻잎 따는 것을 좋아하셨거든요. 비록 우연이지만 감사드립니다.
아, 저런. 갑작스러운 사고로 많이 편찮으신 것 같은데 꼭 쾌차하시길 기원할게요. @Hazel 님도 건강 챙기시고요. (나중에 좋은 소식 전해주세요.)
어머님의 빠른 쾌차 기도합니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정말 분노의 힘으로 잘 읽히네요. 오늘 다 읽을 수 있을 듯해요. 여권과 월급통장을 뺏고, 임금체불 당하고 결국 끝내 돌려받지 못하고 귀국 '당하고', 생명이 위험한 공간에서 주거비를 지불하며 지내고(올해 같은 극한기후에.. 더 걱정돼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기 어렵네요. 일제 강제징용 경험담 듣는줄......... 농축산물에 동물복지나 유기농 인증뿐 아니라 인권사업장 인증까지 붙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웃픕니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나는 그들과 나의 삶이 무관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해서 공정무역 커피와 아프리카 생산자들의 삶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깻잎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표정이 어떤지는 몰랐다. 동물복지 제품을 고르며 스스로를 '가치' 소비자로 여긴 적도 있지만 그 동물을 다루는 손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로컬푸드, 동물복지, 무항생제 같은 표시에만 안심하며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기를 주저한 시간들이었다.
깻잎 투쟁기 P13 , 우춘희
머리말을 읽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분들에 대해서는 공업만 생각했었던 것부터 무지했네요. 남은 7일동안 한챕터씩 읽으며 알아가고 작은 부분이라도 그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반대하는 시위를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서 책걸상의 "깻잎 투쟁기"를 들었습니다.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범 사업은 그나마 최저 임금을 지키기로 결정했고(원래는 최저 임금을 지키자 말자는 의견도 있었거든요), 기숙사형 숙소도 서울시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하니 이 책에 소개된 이주 노동자의 사례보다는 낫겠다, 이런 생각도 잠시 했었어요.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딱... 외국인들 데려다가 돈도 덜 주고 일 많이 시키고 딱 이 책에 나오는 이주민들처럼 쓰자는 것 같아서 화나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요.
낮에는 대피소가 텅 비어 있었다. 물난리를 겪고도 많은 이주노동자가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기 때문이었다. 농번기라 농가에서는 일손이 필요했고 이주노동자들도 며칠 쉬면 손해가 크기에 아르바이트라도 하려 했다. 이재민대피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뷘 씨의 비닐하우스 집이 있었다. 비닐하우스 밖에는 가정용 20킬로그램짜리 회색 LPG 가스통이 있었고, 그 옆에는 햇볕에 말리느라 널어놓은 노란색 장판이 있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얇은 패널에 검은색 곰팡이가 가득 핀 부엌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여기서 사람이 다시 살 수 있을까?' 둘러보며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홍수 피해를 입은 지 세 달 후에 다 씨를 다시 찾아갔는데 다행히 그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다.
깻잎 투쟁기 27, 우춘희
1장을 읽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37페이지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형태별 분포 자료였어요.... 조립식패널1위, 2위가 컨테이너.3위가 일반주택이라는데 주택도 어느정도의 평수에 몇명이 어떻게 사는지 정확히 알수는 없겠죠. 비닐하우스 내 시설이 거주 형태에 들어가는 것도요.이조차 속헹씨의 죽음이후로 그나마 나아진 거 같아서 더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숙소를 제공하고서 또 터무니없이 숙박비를 따로 떼 가는 모습에서 정말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까지만 보고서는 '오죽하면'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뒷 부분 읽어보면 또 입이 딱 벌어지는 대목이 나옵니다. 뜻밖에 부농들이시더라고요.
캄보디아 출신 여성 노동자 비스나(20대) 씨에게 한국의 사업주들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인 노동자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는 눈을 부릅뜨며 내게 반문했다. “그래요? 우리가 못사는 나라에서 왔으니까, 최저임금의 절반만 준다고요? 그럼 못사는 나라에서 왔으니까 세금도 절반만 낼게요. 못사는 나라에서 왔으니까 음식 값도, 버스 값도 절반만 낼게요. 그러면 될까요?" 비스나 씨의 지적대로 이주노동자가 '못사는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보다 최저임금을 더 적게 책정해야 한다면 식비, 주거비, 교통비, 각종 세금도 더 적게 내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것이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급여를 주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깻잎 투쟁기 P94, 우춘희
아 진짜!! YG님 말씀대로 입이 떡벌어집니다!!! 읽을수록 부끄럽고 화가납니다. 일단 농장주들의 인식이 문제고, 벌금 부과되도 밀린 임금보다 싸고 그 밖에 제재가 없는 게 큰 문제인듯요. 1인이상 사업장 산재보험 의무가입인데 농업은 제외네요.
밀린 임금 주라고 판결이 나도, 농장주 앞으로 된 재산이 없는게 또 문제네요. 전체 밀린 임금의 총액을 보면 또 어마어마 하고...저 나라엔 한국가서 일해도 일만하고 돈떼인다는 말이 이미 다 퍼진게 아닐까 싶어요. 국제적인 망신. ㅜㅜ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해요.
다시 읽다보니 못사는 나라에서 왔으니 돈을 덜줘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가장 이해가 안가요. 못사는 나라의 기준은 뭔지...캄보디아보다는 베트남이 더 잘 살면 그것도 차별해서 월급을 줄건지...그리고 농장주들도 법과 규정에 너무 무지한것 같아요. 제도도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고...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고용주는 교육을 의무로 받아야 하는게 아닐까요. 그 전에 법 정비가 우선이겠지만요.
@냐옹 @바나나 제가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속상했던 게, 우리는 먹을거리가 중요하니까, 농업이 중요하니까, 소농이 중요하니까, 또 어렵게 농사짓는 그분들을 배려해서 여러 혜택을 주고 있잖아요. 그런데 정작 그렇게 배려받은 분들이 이주 노동자를 상대로는 저러고 지내시니까, 그게 제일 답답하더라고요.
3장을 읽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노동제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구조와 제도도 문제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씁쓸하네요.
저는 이제 2장 읽기 시작했는데, 혈압이 오르는게 아니라 눈물이 나네요. 체류신분 가지고 협박하는 고용주… 약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이런 시스템 어떻게 어디서 부터 바꿔야 하나요. ㅠㅠ
지금 막 완독했어요. 정말 많이 배웠지만, 다 읽고 드는 기분은, 이 책이 이주노동자들의 애환을, 그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정보 전달 용으로 만 쓰여진 것 같아 조금 아쉬웠어요. 미국이나 다른 선배 이민사회들의 극복사례를 조금더 자세히 넣어주셨으면 (마지막 장에 나오는 코로나 대비 정책 말고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민자들 정책이 자리잡을 무렵), 물론 모든 경우 바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다 다른 부처에서 쓸 수 있는 교재가 됐을 수도 있겠다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그리고 이주노동자를 너무 경제적 관점의 이점에 호소하신 것도 아쉬웠어요. 여러문화권에 사람들이 함께 동화될 때의 장점도 같이 서술 해 주셨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했네요. 아무래도 작가님이 연구자시니까, 다음책은 앞으로 한국사회가 구체적으로 이렇게 변해야한다 (경각심과 이해심만 높이는 게 아니라) 하는 책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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