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함께 읽어요

D-29
쓰고 생각해보니 주제와는 살짝 동떨어진 이야기같기도 하고요..,ㅎㅎ 다른분들이 말씀해주신 것들 보면서도 많이 고민하고 갑니다ㅎㅎ
오, '감정 전염'이라는 단어가 강렬하네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일방적인 투입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해요. 중요한 건 상대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노력과 정성'이 선행되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의 삶을 경험해 보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진정한 대화를 한 것이라고 봅니다."라는 말씀처럼요. 한 끗 차이로 잘못 나가 '감정 노동'이 되어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공감자에 대한 흔한 착각이 '모든 사람과 원만하게 지내는 선한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소복소복님 말씀처럼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우선은 내가 있어야 너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소복소복님의 글을 읽으며 오늘도 공감!! 버튼 누르고 갑니다^^ 체험기계를 통한 공감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공감하는 법을 찾아야하는게 맞는거 같네요 어느 순간부터 빠르게 변하는 각자의 알고리즘 세상에서 살다보니 보편적 윤리의 기준이나 근거도 희미해져 가는거 같습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셔서 글과 생각이 명확하게 잘 와닿았나 봅니다^^ 그믐에서는 오타가 발생해도 삭제기능을 쓸 수가 없는데 긴 글을 오타없이 정갈하게 장문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으신걸 보면 숨은 고수님들이 여기에 많지 않을까 살짝 예상해봅니다^^
저도 챠우챠우님 글처럼 <사이보그의 글쓰기>는 사실인가 싶을정도로 왠지 의심하며 읽게 되었답니다^^;; 뭐랄까 장작가님을 1인칭 주인공 시점인 이 단편은 <책 이게 뭐리고> 쓰실 때쯤 인거 같은데 그때의 고민들이 <사이보그의 글쓰기>에서 똑같이 언급하시니 더 현실같이 느껴지더라구요~~^^;; 작가님 책들 중 워낙 문학상 받은 작품들도 많지만 전 작가님을 처음 접한 책이 <책,이게 뭐라고>이고 이책을 통해 <그믐>을 알게 되어 참 의미있는 책이랍니다 너무 친근하고 재미있는 문장들, 그러면서도 냉소적이면서 또 고민되는 문제들이 언급되어 <책, 이게 뭐라고>를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이보그의 글쓰기>에서 비슷한 내용들이 나와 재미있으시면서도 실감이 났어요~ 그런데 작가님의 그 당시 이야기들은 너무 위트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시는데 우울증으로 많이 고생하셨다는 이야기에 참 걱정되면서도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우울하신데 그 어떤 작가들보다 재미있는 글을 쓰시다니 의아했습니다 작가님 본인을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표현할 때 뛰어난 유머감각과 위트 그러면서도 냉소적인 시선들이 느껴지시는 분들이 제 주관적인 기준에서는 장강명 작가님, 박상영작가님,김보통 작가님이신데~~ 글은 너무 재미있으신데 모두 우울하신건 아니신지 이번에 <사이보그의 글쓰기>를 읽으며 좀 걱정되었습니다~ㅜㅜ 모두모두 건강하게 오랫동안 좋은 글을 계속 써주시면 너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제 우울증은 그리 심하지 않았고, 항우울제 복용도 금방 그만뒀어요. 그런데 우울증 에피소드를 고백했더니 아는 작가들이 여러 분 자기도 우울증 겪고 있다면서 고백을 해오시더라고요. 그리고 제 우울증 삽화는 그 분들에 비하면 상당히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놀랐어요. 그나저나 저는 가끔 이렇게 1인칭으로 제가 등장하는 소설 쓰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적당히 사실 섞어서 읽는 분들 헷갈리게... 그렇게 쓰는 이유는 다분히 장난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얘기하면 안 되려나요?) 즐겁게 읽어주신 것 같아 기쁩니다!
작가님께 이렇게 답장도 받고^^ 넘 좋으네요~학생때 부터 아이돌보다 작가님 덕질한게 다행이다 싶네요~ 1인칭으로 등장하는 글을 쓰시는게 재미있으시다니 다행이네요~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을테니까요^^ 전 장작가님 에세이나 1인칭 등장 글은 왜 그렇게 유머러스한지 지하철 탈 때는 읽지 않는 편이랍니다( 혼자 책보며 빵빵 웃으면 옆자리분이 조용히 다른곳으로 옮기실까봐^^;;) 개콘이나 코미디빅리그보다 장작가님 글이 재미있는건 저만 그런건 아니겠지요??^^(딸들도 재밌다고 동의해주었는데~~^^) 글을 유머러스하게 쓰는 것은 노력으로 되는걸까요?? 아무래도 재능없이는 힘들거 같은데~ 그리고 우울증은 심하지 않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전 예술가가 아니지만 행복하게 글을 쓰실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흘러도 아직도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기분이지만 가족도 있고 이렇게 책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항해가 덜 외롭네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말씀만 들어도 마음이 붕 뜨네요. 제가 20대 초반에 재빨리 깨달은 사실인데, 제 유머에 웃는 분이 되게 적더라고요.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래서 태연한 얼굴로 농담하고 안 먹히면 유머가 아니었다는 듯이 무표정을 유지하는 버릇이 들었는데 글도 좀 그렇게 쓰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한국에는 일종의 ‘농담 프로토콜’이 있는 거 같아요. 농담을 던지기 전이나 후에 ‘이거 농담이야’ 혹은 ‘이거 농담이었어’ 하고 표정이나 보디랭귀지로 설명을 해주는 게 그 프로토콜의 일부인 듯합니다. 그래서 가끔 어떤 분들은 제 농담이 퉁명스럽다거나 공격적이라거나 아니면 ‘가끔 이상한 말을 한다’고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그건 저하고 가까운 사이냐 아니냐와는 상관이 없더라고요.
와... 위에 남겨주신 모든 분들의 글들이 다 너무 좋네요. 찬찬히 읽으면서 내려오는데 대화의 밀도가 높아 그런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 많았어요(개인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솔직한 얘기가). 저는 아직도 세 번째 편에 머물러있는데, 약간의 스포를 당하긴 했지만 그조차 즐겁습니다. 다음 편들이 기대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거북별85 님의 "모두모두 건강하게 오랫동안 좋은 글을 계속 써주시면 너무 좋겠어요."라는 문장에 "저도요!"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일요일 밤은 대체로 월요병을 견뎌내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곤 하는데, 왠지 오늘 밤은 이 공간 덕분에 마음이 넉넉한 상태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앗 제가 혹시 스포를 했다면 죄송합니다.
앗! 아니에요. @챠우챠우 님, 읽는 범위와 순서가 정해진 것이 아니니까요. 대략적인 내용이 이렇구나 정도만 파악했습니다. 소설 자체가 재미있어서 약간의 스포를 당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히려 제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 걱정입니다(하하). 이 방에서 제가 제일 느리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혹시 몰라 스포일러 지정으로 해 두었습니다~^^ 저는 어설프게 속독을 배워서 읽는 속도는 빠른데 내용을 자세히 기억을 못 하는게 문제입니다. 천천히 자세히 읽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죄명이나 고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은데요? 만일 어떤 경제사범 때문에 제 가정이 산산이 망가진다면 배상금이 아니라 상대의 고통을 원하게 될 거 같아요. 특히 상대가 록펠러나 카네기 같은 거부라면 더 그러지 않겠어요? 내 피해가 복구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당한 고통을 가해자도 똑같이 받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죠. 유대인들이 아이히만 처리에 대해 느끼는 심정도 그와 비슷한 거 같아요. 아이히만이 자기가 피해자들에게 준 고통을 모른 채로 죽는다면, 어떤 처벌도 의미가 없다는 거죠. 그보다는 차라리 그자를 살려주고, 대신 체험 기계로 가르침을 주는 편이 낫다는 거 아닐까요." 로라 포셋이 말했다. "그건 정의인가요, 아니면 복수인가요? 아이히만이 자기가 피해자들에게 준 고통을 모른 채로 죽는다면, 그런 처벌은 의미가 없다는 건가요, 아니면 충분히 달콤하지 않다는 건가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26~29%, 장강명 지음
이 부분에서 오래전에 읽었던 강남순 작가의 <용서에 대하여>라는 책이 떠올라 오랜만에 다시 뒤적거렸어요. 당시에는 그 책의 내용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 문장을 읽으면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용서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 처해진 상황에 따라 바라는 것이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넓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저는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읽고 나서 장작가님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도 떠올랐어요. 이 책도 늦게 최근에나 읽었는데 속죄나 용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과는 정반대 입장에서의 속죄에 대해 맘아프게 고민하도록 만들었답니다. 읽는 내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이해하는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체 어디까지 이해를 구하고 언제까지 얼마큼 속죄해야 하는 건데요?!' 하는 맘도 동시에 생기게 했거든요. 모든 인물에게 다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니 힘든 작품이었어요.
하... 생각해 보니 그 책도 정말 그랬네요. 이 책과는 전혀 다른 결이긴 하지만, 그 책이야말로 가해자의 진실을 자꾸 듣고 싶게끔 만들었죠. 일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 얼떨결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과 속죄, 순백의 피해자 등 여러 키워드가 떠올랐던 기억이 나요. 그럼에도 저는 둘의 사랑에 더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요(허허). "모든 인물에게 다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니 힘든 작품이었다"는 @Jonas 님의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아 근데 뭔가 공감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이제는 조금 망설여지기도).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사연에 고개는 끄덕여지는데, 이해의 영역은 또 다르고... 참으로 난해했어요. 그럼에도 이 공간에서 그 책을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에요:)
으아 너무 오랜만에 참여해 그 사이 글이 많이 쌓였네요. 다시 열심히 소통해보기로 하겠습니다! 2/3정도 후루룩 읽고 다시 천천히 정독하는 중인데, 읽을수록 작가님의 모든 글들은 그림을 그리고 상상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가끔씩 툭툭 나오는 예상치 못한 비유의 묘사라든가, 전혀 잘 모르는 분야인데도(전공이 과학과는 조금 멀어서) 이런 구동이겠구나, 이런 생김새가 아닐까? 하고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도 마찬가지고요. 사담이지만 제가 글을 쓰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하시는지, 하고 여러 문장들에 시선이 오래 머무게 되네요.
내가 어떤 도덕덕 명령을 지키고자 할 때 그 대상이 고통을 느끼느냐의 여부가 과연 중요한가?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나무가 됩시다>187p, 장강명 지음
앞의 소설들에도 이런 문장이 여럿 나와 자꾸 고민하게 되네요. 우리가 약속한 보편적 윤리의 기준과 그 기준의 근거가 무엇일지 한번도 명확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이 부분이 참 어려운데, 1편의 '옵터'에서도 비슷한 의문이 있었어요. "모든 객관적 사실들이 우리에게 다 똑같은 수준으로, 필수불가결하게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에 뭐라 답해야할지 애매하더라고요. 그 기준을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정하는 것인지 다를 테니까요. 이번 편에서도 비슷한 문장으로, "그 옳고 그름은 누가 정해? 하느님? 모든 윤리의 기초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인간적 공감에서 오는 거 아닐까?"라는 다소 거친 질문에 움찍하기도 했고, "체험 기계가 일상에 녹아들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도덕이라고 여기게 된다면, 이는 비판과 성찰 없이 금기만 넘치는 나르시시스트들의 사회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문장에서도 생각이 많아졌어요. @소복소복 님 말씀처럼 저도 그 기준이 모호한 것 같아요.
연쇄살인마, 성폭력범, 아동 학대범들에게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 그러나 그 사연을 굳이 귀기울여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야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인가? 단순히 그들이 우리와 닮은 존재여서인가? 아니면 인간의 한계가 안 좋은 방향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인가? 다른 인간에 대한 이해는 때로 인간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게 레비나스 교수의 관점이다. 레비나스 교수는 하버드대 신문에 발표한 특별 기고문에서 이렇게 썼다. "종종 타인은 지옥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지옥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있음에 우리는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 42%,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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