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함께 읽어요

D-29
조금 당황스럽지만 곰곰 생각하다 보면 일리 있는 이야기 같지 않습니까?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에 나오는 주장입니다. (조너선 하이트와 화상으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있다는 자랑도 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현재 영미권의 가장 ‘핫’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 《바른 마음》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에 놓인 ‘바른 마음’을 발견한다. 하이트는 직접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 이유를 밝혔다.
<바른 마음>은 목차만 봐도 엄청 흥미롭네요. 웬만하면 자랑 않으실것 같은 장맥주님도 신나하시는거 보니 호기심 상승이구요. 2022년에 나온 신작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은 목차만 봐선 전혀 다른 작가의 글 같아서 의외네요. 긍정 심리학이라.. -.-a 평소라면 관심 없었을 영역인데 우선 <바른 마음>은 훅 땡깁니다! 여담이지만.. 두권다 한글 제목이 너무 별로인 ㅠㅠ 뭔가 영미권 석학들의 번역서들은 제목도 표지도 딱 이런 스타일로 하는것 같아요;
『바른 마음』은 정말 추천합니다. 저는 『나쁜 교육』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은 저도 약간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고 있네요. 갑자기 고전에서 찾은 행복의 비결이라니...? 언젠가 읽게 될 거 같기는 합니다만. 이 책 세 권이 한국에서는 전부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거든요. 『바른 마음』의 원제는 ‘The Righteous Mind’인데, 영어 제목은 약간 중의적 의미도 노린 것 같아요. 이 책이 한국에서 꽤 팔렸는지, 이후 ‘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와 ‘The Happiness Hypothesis’가 각각 ‘나쁜 교육’, ‘바른 행복’이라고 번역 제목이 붙었고 표지나 띠지도 『바른 마음』을 연상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졸지에 한국에서 바른 생활 시리즈를 내게 된 작가님...
나쁜 교육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소위 ‘가해자 지목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좋은 의도로 한 말을 다른 누군가가 무자비하게 해석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교육단체 수장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이른바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저자들은 오늘날 대학 공론장 악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의 잘못된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 불행의 시대에 고전에서 찾은 행복의 비밀《바른 마음》 《나쁜 교육》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 사상가인 조너선 하이트는 고대의 지혜와 현인들의 말씀에서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다. 현재 우리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의 모든 것은 이미 여러 고전에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님, 정말 놀랍게도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저도 이 책 떠올랐었어요!! (진짜로요)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긴 한데,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당시 지인들에게 소개팅의 비유를 들었던 기억이 나요. 흔히 소개팅을 할 때, 사실 첫인상(외모)에서 마음은 몇 초만에 이미 다 정해졌으면서 괜히 이런저런 핑계(성격이 안 맞네, 대화가 안 통하네 등)를 대면서 내가 이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갖다 붙이는 거 아니냐고(우리 좀 솔직해 집시다?). 비유가 좀 그런가요? 그리고 그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에피소드들 중 똑같이 도덕성을 위반하는 행동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것은 구토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어떤 것은 구토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는데요. 왜 그랬는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해 더 불편했던(ㅋ) 기억도 납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자율성의 윤리가 사실 어디까지 제대로 된 설명이 가능한가 싶기도 했고요.
아니 근데, 조너선 하이트 작가와 화상의 대화를 나누셨다니! 자랑하시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두 분 모두 유명하신데 말이죠. 그리고 이건 정말 여담인데, 저도 장작가님과 랜선 책 모임으로 뵌 적 있었답니다. 세모람에서 진행하는 '저자와의 만남'이었죠. 아마? 이런 말 쑥스럽지만, 그날부로 저의 최애 작가님으로 마음을 정했습니다(단호). 우선 저는 한국 소설을 가장 좋아해서, 여러 한국 작가들을 비슷한 비중으로 좋아했는데요(호칭 생략 - 최은영, 김혜진, 황정은, 김애란, 김영하, 임경선 등). 그날 모임을 계기로 원픽을 정했다는 다소 거창하고도 부담스러운 tmi를 전하며 이만총총... (응원합니다. 작가님)
조너선 하이트... 그는 상냥했습니다... ^^ 세모람 랜선 토크의 보람이 있네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상냥하셨군요. 부럽네요. 그날 랜선 토크에서 장작가님은 꽤나 격렬하셨던 것 같거든요(농담입니다). 잠깐이었지만 대화를 할 수 있어 신기하고 좋았어요. 제가 작가님의 안위(?)를 걱정하며 건넸던 말들이 기억나네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아닌가?)해 주셨던 기억도요:) 세모람을 통해 전했던 저의 후기를 읽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도 작가님의 글을 계속 열심히 읽겠습니다. 더 잘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분야에 이렇게 관심 있는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담으로는 그만 질척(?)거리겠습니다(사람들은 보통 1절만 하라고 하더군요). 진짜 끝!
저도 작가님이 하신 말씀 정말 동의해요. 지난번에 주셨던 질문을 어제 제 남자친구와도 이런저런 나눠봤는데요. 뭐가 맞는지, 나는 왜 그게 싫었는지 때아닌 토론에 꽤나 격렬하게 답변하는 제 자신을 봤습니다. 근데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결론이었어요.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였고, 그 감정이 내린 결론을 설명하기 위해 논리를 찾아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되지요." 전혀 뜬금없는 예시지만, 저는 그냥 무단횡단이 싫거든요. 사람이 있고 없고, 차가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싫어요. 지키고 싶어, 그냥 나는. 그래서 새벽이든 밤이든 사람이 있든 없든 그냥 신호가 빨간불이면 그 앞에 가만히 기다려요. 근데 이걸 누군가 "왜?"라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어요. 그냥 나는 그러고 싶은데 같은 이상한 답만 하는 거죠. 아니 근데, '민주적 제어론'과 '미개척지 공동소유론'이라는 네이밍은... 왜 이렇게 작가님스럽다는 생각이 들까요(이게 무슨 말이죠). 더 정확히는 뭔가 교수님스럽달까요.
잠시 화제 전환(?)을 위해 이번 소설로 이야기를 넘어가 보자면, 저는 '아스타틴'에서 근본적으로 다루고 있는 정체성(어떤 인간을 바로 그 인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정체성이란 단지 유전정보와 기억만으로 구성되는 것인가?)이란 주제도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그냥 개인적인 감상만 놓고 보자면 이번 편의 큰 주제를 '사랑'으로 봤던 것 같아요.
「아스타틴」을 쓰면서 ‘정체성이란 단지 유전정보와 기억만으로 구성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했는데, ‘아니다’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고 소설에도 그게 반영되었어요. 지금 떠오르는 제일 좋은 논리는 이겁니다. 2023년의 저는 2022년의 저와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많이 달라졌고, 기억하는 내용도 다릅니다. 하지만 2022년의 제가 저지른 범죄를 놓고 2023년의 제가 “그건 나와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다, 나는 2022년과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 그때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하면 다들 헛웃음 터뜨릴 겁니다. 2022년의 장강명과 2023년의 장강명은 세포나 기억만 놓고 보면 다른 구석이 많지만, 그래도 분명히 동일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이미 다 그 전에 누가 했을 거 같기도 한데... 정체성에 대한 철학 논의들을 풀어 쓴 좋은 책 없을까요?
작가님의 질문에 고민이 깊었는데요. 사실 저는 철학과 생명과학(더 정확히는 과학전체)쪽 지식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서요. 좋아하는 장르도 문학이 월등히 많고,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도,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갖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어요(이를테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자멸하는 이반이라던가,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라던가). 그래서 주말에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왕이면 비문학 쪽으로요. 작가님이 말씀하신 정체성과 닿아있는 책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선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른 책은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이었어요. 2022년의 장강명과 2023년의 장강명의 세포나 기억을 놓고 비교해 주셨는데, 그 부분과는 맥이 좀 다른 책일 수도 있는데요. 어떤 의미에서는 한 인간이 저물어가는(?) 과정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담아낸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책에서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있는데, 저는 그걸 한 인간의 정체성이라고도 봤어요. 나는 원래 이렇게 멋지고 잘난 사람이었지만, 노화를 피할 수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나의 모습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현실을 직면하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었어라는)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인상 깊게 읽었던 문장이 하나 있는데, "혼자서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요"라는 어떤 할머니의 고백이었어요. 이 문장을 보면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과 노화라는 것이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가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서글프기도 했거든요. 어떤 누군가는 돌봐야 하는 생명이 생긴다는 것(이를테면 동식물일 수 있겠죠) 자체만으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잠글 수 있는 문과 자신만의 부엌이 주어진다는 것만으로 삶의 자율성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한 인간을 규정하는 것에는 정말 다양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조건적인 것을 다 떠나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세월, 즉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게 정체성을 찾아가는 또 다른 형태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고요. 두 번째로는 아직 읽지 않은(더 정확히는 도입부에서 살짝 포기한, 하지만 다시 읽을 예정인) 책인데요. 김현경 작가의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입니다.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해서 내용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주변에서 여러 번 추천받았던 터라 제 머릿속 저편에 계속 남아있는 책이에요. 전해 듣기로는 한 인간이 태어났을 때 이 사회로부터 왜 인간으로 대접받는가, 만약 대접받지 못한다면 왜 대접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보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어떠한 환경적 요인(조건들)으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환대 받지 못한, 더 거칠게 표현하자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는 그 사회구조 자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지향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책 중 한 권은 마이클 센델의 <완벽에 대한 반론>입니다. 이 책은 사실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는데, 책 소개가 흥미로웠어요.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앞으로가 기대되는 생명공학의 발전을 단순히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 작가 특유의 그...). 이렇게 세 권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사실 이 세 권 중에 그나마(?) 작가님이 말씀하신 방향과 비슷한 책은 마지막에 말씀드린 책이 아닐까 싶고, 앞의 두 권은 유전학보다는 오히려 사회 구성원으로의 정체성에 더 가깝긴 하겠지만, 그래도 뭐 의견은 다양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 의견이 산으로 갈지라도...?(허허허)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고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인간의 어떤 시도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죽음이 모든 것을 이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저자 아툴 가완디의 문제의식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죽어갈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그 자신이 의사이기도 한 가완디는 우선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관절염, 심장질환 같은
사람, 장소, 환대현대의 지성 시리즈.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완벽에 대한 반론 - 생명공학 시대,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이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고 말한다. 생명윤리를 둘러싼 다양한 도덕적 난제들을 제시하면서 인간 생명 근원을 재설계하는 것이 옳은지에 관한 도덕적 판단을 촉구한다.
앗.. <어떻게 죽을 것인가> 는 제가 매년 새해 첫날 다시 읽어보는 책이에요. 마주하기 어렵지만 두 눈 똑바로 뜨고 꼭 다시 읽어보고 새해 시작해야지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라 책장 중에서도 귀한 위치에 있는 책이지요.
<사람,장소,환대>는 출간되자마자 엄청 호평 받은 책이라 저도 바로 읽었는데, 그당시의 제게는 이상하게도.. 크게 인상적이거나 공감되지 않은 책이었어요. '다음에 다시 읽어봐야지..'하고 뭔가 살짝 불편한(미안한?)맘으로 남아있던 책인데 덕분에 다시 한번 들춰봐야겠어요 ^^
저도 이 질문에 주말 내내 책장도 다시 보고 장바구니 담겨있는 책들도 살펴봤는데, 의외로 (장맥주님 말씀처럼 분명 있을것 같은데..-.-a ) 못 찾아서 속상해하고 있었지요ㅎㅎ 검색해봐도 딱 맞는 책이 안나오길래 이거 진짜 Chat GPT한테 추천해달라고 해야하나 싶어서;; 다른데로 살짝 나갔다오면, 전 장맥주님의 사고실험같은 질문들이 인상적이기도 하고 재미나서, 요즘 이 책 읽고 있는데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부모님께 진심으로! 궁금해서 여쭤봤던 질문도 몇가지 들어가있고요ㅎㅎ 읽다보니 어린 아이들은 이런질문 자주 한다기에 제가 별난애가 아녔구나 하고 살짝 안심도 했지요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그건 거짓말일까? 똑같이 똥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왜 어떤 건 욕이고, 어떤 건 욕이 아닐까? 허쇼비츠는 아이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처벌, 권위, 정의, 복수, 신과 같은 더욱 묵직한 주제들까지 탐색해간다.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은 우리가 철학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엉뚱하고 대담할수록 철학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기본이기 때문
오, @Jonas 님도 이 책들 아시는군요(반가워라). 저도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매년 읽지는 못하지만 주기적으로 찾아 읽는 책 중 한 권이기도 합니다.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이라니 제목부터 임팩트 있네요(ㅋ). 추천해 주신 책은 목차가 너무 흥미로워요. '모든 아이는 "빌어먹을"을 능숙하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니. “아빠가 시킨다고 다 해야 되는 건 아냐.” 렉스가 말했다. “아빠가 시키면 해야지.” “아니야.” “재수 없는 녀석.” - 근데 찾아보니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이네요! 저도 제 읽기 목록에 살포시 넣어보겠습니다:)
'저는 아스타틴입니다.' 나는 이제 내가 아스타틴인지 자신이 없다. 선대 아스타틴과 같은 인간이 되고픈 마음도 없다. 선대 아스타틴이 에오스에게 저지른 짓을 떠올리면 욕지기가 인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아스타틴> / 73%, 장강명 지음
그런데 내가 그렇게 분노한 것은 에오스가 여전히 툴륨을 잊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아마도 스스로에게 화를 냈던 것 같다. 에오스가 그런 제안을 던졌을 때, 내 안의 아스타틴이 속삭였다.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여자를 맘껏 취하라고. 그리고 정원 컴퓨터의 구조가 너무 복잡해 툴륨을 쉽게 부활시킬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그런 기만극을 평생토록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아스타틴이라면 틀림없이 그랬을 거라고. 그게 바로 아스타틴스러움이라고.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스타틴보다 나은 인간이 되고 싶었다. (중략)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는 머리카락이나 눈동자의 색깔이 아닌, '에오스스러움'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에오스스러움은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가무잡잡한 피부 속에도 고스란히 남아 기어코 나를 유혹하고 고통을 준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아스타틴> / 74%, 장강명 지음
이것은 아스타틴스럽지 않은 태도다. 그는 언제나 합리적이고 이기적이었으며 자신만만했다. 지금의 나를 이끄는 어둡고 부조리한 콤플렉스는, 아마도 '사마륨스러움'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나는 이제 내 형제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아스타틴이 되려고 해도 될 수 없는 존재다. 나는 그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아스타틴> / 78%, 장강명 지음
위의 문장들이 마음에 콕 박혔는데, 저만 설렜던 걸까요? 결국 사마륨(아직도 이름이 입에 안 붙어요)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그 지경(?)을 만든 것도, 에오스를 죽인 것에 대한 복수였으니까요. 아스타틴스러움을 말하던 그가 이제 선대 아스타틴과 같은 인간이 되고픈 마음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점도 그렇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의 마음은 보통 사랑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너를 만나고 더 괜찮은 내가 되고 싶다'같은...? 사실은 그냥 제가 이런 낭만을 꽤나 좋아하기도 하고요(지극히 제 취향입니다).
어휴, 쓰다 보니 또 엄청 장황해지네요. 저는 이제 마지막 한편 <데이터 시대의 사랑>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타령하더니, 마지막 편은 제목부터 사랑이라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편 밖에 남지 않아 더 아껴가며 읽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근데 이번 편은 책 소개에 보니 장편영화 판권이 팔렸다고 나오던데(맞나요?) 그게 사실이라면! 읽는 시간이 더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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