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함께 읽어요

D-29
저도 @Jonas 님, @소복소복 님 장작가님 말씀처럼 헤어밴드를 쓰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니다. 작가님은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하셨죠). 개인적으로는 아직 챗GPT를 사용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왠지 반항심에), 주변에서 하도 신기해하고 신격화(?)하는 게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정확하고 방대한 지식들을 빠르고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는 효율성 측면에만 집중하는 모습들이 저는 좀 불편하더라고요. 그 속도감에 편승하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기도 하고요(차 타도 될 걸 굳이 걸어 가는 뚝심 같은 것, 그래서 차가 없나). 자연을 향유하고 아날로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삶을 천천히 곱씹고 느리게 살아가는 게 제 옷같이 느껴질 때가 많긴 합니다(이런 면에서는 사실 많이 고루한 편이에요). 그렇다고 디지털 기기에서 아예 멀어질 수는 없겠지만, 선택적으로 굳이 포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기는 합니다.
저는 chatGPT, google bard 가 나오고 나서 영문 이메일, 영문 논문 등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초고를 국문으로 쓰고 구글번역으로 번역을 하고 chatGPT 류로 윤문을 하고 하면 비교적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이게 가능한 건 소위 말하는 실용적 글쓰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럼 이렇게 쓴 글을 제 글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예술가가 아니니까 뻔뻔하게 그렇다고 주장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실험하고 분석하고 초고를 썼다는 알리바이를 강하게 주장하려고요.
오, 그러네요. 실용적 글쓰기와 예술적 글쓰기는 결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해요. 제 주변에도 논문을 쓸 때는 많이들 애용(?)하시더라고요. 알라바이라는 말씀에 웃음이 납니다. 저도 등장인물들 이름 외우느라 한참 고생했어요. 왜 이렇게 입에 잘 안 붙던지... 저는 과학 자체를 어려워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과목들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저는 물리랑 화학이 가장 싫었어요).
2) 우선, 저는 비윤리적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해서 위에서 머스크가 주장하는 바가 비윤리적이라기 보다는, 어떤 기술을 사용하건 '테라포밍'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애초에 테라포밍을 주장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요.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로 귀결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저는 반대로 인류가 지금껏 지구를 엉망으로 사용(?)해 옴으로써 발생한 극심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지구가 인간에게 가장 알맞은 행성이지만, 이대로 지속된다면 더 이상 지구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어렵다는 걸 예상한 거죠.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지구의 환경을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그보다는 테라포밍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는 듯합니다. 인간은 지구를 망쳤습니다. 그런 인간이 테라포밍을 통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 행성의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방식의 삶을 살 수 있을지요. 아니, 오히려 테라포밍이라는 방법 자체가 타 행성(여기서는 화성이겠죠)의 환경을 철저히 인간중심적(또는 지구 생물 중심적) 환경으로 바꾸겠다는 발상이잖아요. 해서 저는 애초에 이 기술을 떠올린 그 시작부터 비윤리적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에서 인간중심적 사고로 환경 파괴에 앞장선 인간들이, 우주에 나가 '지구중심적' 사고로 우주 환경을 파괴하려 합니다. 이보다 비윤리적인 사고가 어디 있을지요. 논점에서 좀 벗어나겠지만, '윤리'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상정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여러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만, 그 문제를 차치하면 결국 인간이 지구뿐 아니라 (사실 지구도 인간 마음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걸 우리가 너무 늦게 깨닫긴 했지요.) 우주까지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를 가지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그 문제에서 저는 단호히 '아니오'의 입장을 취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각국에서 사람들의 활동을 제한했는데, 그 목적은 물론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의외의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곳의 공기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죠.(실제로 기후를 변화시키기에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요.) 김상욱 박사가 말하길,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씩만 불편하게 살면 되돌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정확한 워딩은 아니었던 것 같기는 한데...ㅋ). 무언가를 희생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함을 희생하는 쪽을 택해요. 우리.
마침 읽고 있던 AI 관련 책에서 @연해 님이 쓰신 위의 2)번 글 마지막 부분과 관련된 내용이 있어서 공유드릴게요. <로봇의 지배> - 마틴 포드 p.345 ~ 346 기후변화는 분명하게 예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여야 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계획을 달성할 현실적인 기회를 얻으려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약 45퍼센트를 감소해야 한다. ~중략~ 2020년 8월 빌 게이츠가 블로그에서 지적한 것처럼 항공 여행이 거의 중단되고 전 세계의 거리와 도로, 사무실 건물이 텅 비게 된 글로벌 셧다운로 감소한 탄소 배출량은 8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리고 일시적 감소는 지구와 지구상 거의 거의 모든 나라에 수조 달러의 비용과 치솟는 실업을 가져왔다. 다시 말해 보존에 중점을 둔 정책이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것 같은 행동 변화에 주로 의존해 향후 10년간 탄소 배출량을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가정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비현실적이다. 빌게이츠가 말했듯이 "단순히 비행기나 자동차를 덜 타는 것만으로 탄소 배출량 제로에 도달할 수 없다." ~중략~ 전기 발전과 교통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는 농업, 제조업, 건물 등 다양한 배출원에서 발생한다. 위 책의 작가인 마틴 포드의 입장 자체가 "AI가 세상을 바꾸는 데 긍정적인 해결책이 될 거"라 생각하는 기술 현실주의자인 것도 있지만, 위의 설명대로라면 불편을 감수하는 것만으론 많이 부족하기도 한 것 같아요. 온 세상이 다 stop 되어도 고작 8%절감이었다면요;;
앗! 답변도, 추가적인 내용도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Jonas 님 저도 이제 단순히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고, 거시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너무 또 극단적이게 제대로 가려다 보면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미미하게 느껴져 무력해질 것 같기도 하지만, 할 수 있는 선 안에서는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하게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양심 같은 것? 어떤 면에서는 생태계를 바라보는 저만의 지향점 같은 거죠. 위에 장작가님이 말씀하셨던 제 도덕적 직관의 오류? 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말씀해 주신 것처럼 단순히 불편을 감수하는 것만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올스탑이 고작 8%라니... 휴우 근데, @Jonas 님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고 계시다니 정말 부럽네요! 이거야말로 현실적인 탄소 절감 아닌가(ㅋ). 저도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릴 때는 주 2일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이었는데,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뭔가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더라고요(극내향인이라). 근데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시라니(저야말로 퇴근하고 싶습니다아). 제 글이 점점 더 길어져 눈이 피로하실까 걱정이 되는데, 한 가지만 더! 그믐의 모집 중 탭에 보니까 지난번에 @Jonas 님이 말씀해주신 <동물권력>이라는 책모임이 있더라고요. 반가운 마음에 신청! 은 아직 못하고, 우선 조금 읽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조심스레 저도 참석하려 해요(이미 알고 계실 것 같기도 하지만요). 다 @Jonas 님 덕분이에요:)
동물권력도 책걸상 방송 리스트에 있길래 눈여겨 보곤 있었는데 정작 책을 집어든건 머리말을 읽어보고 나서였어요 (저는 책관련 방송은 올드세대라 그런지;; 독서 후에만 들어요. 스포당할까봐!!) "돌고래도 시시때때로 과학이 주관하는 실험실을 빠져나갔고, 인간 정치에 저항했으며, 역사에 개입했다." 요 문장 보곤, 에엥? 하는 맘였달까.. 동물이란 주어랑 역사에 개입했다는 서술이 참 어색한데도 너무 새로워서 관심이 훅 올라갔더라는 ^^ 신문기자 특유의 그런 글 느낌이란게 있나봐요. 문장 자체도 엄청 간결하고 가독성 좋아서 재미나게 읽으실거라 자신합니닷!
셧다운에도 8%밖에 안 줄었다니... 팟캐스트 책걸상에서 듣고 <로봇의 지배>도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 읽어봐야 겠습니다. 뭐라도 해야 바뀔텐데 일주일에 두세번씩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버리러 갈 때마다 바뀔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앗! 이책도 책걸상에서 다뤘군요. 저는 책걸상을 그믐 시작하고서야 알게되서 지난달에 처음 알게 됐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모른채 있었단게 너무 아쉬울만큼 지금은 열심히 지난방송도 찾아듣고요. <로봇의 지배> 저는 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AI에 대해 잘 모르는 초급자라 모두 새로워서 재밌었을수도 있는터라 자신있게 추천은 못하겠지만, 저처럼 초보자에겐 강력 추천합니다. ^^ 우리나라에선 작년에 나왔지만 미국에선 2021년 9월 출간이니 그새 이미 바뀌어야할 내용도 꽤 있을거에요.
체감하기론 <아스타틴>이 가장 길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생각할 부분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메시지도 담겨있는 것 같은데,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이 공간에 <아스타틴>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도 나눠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것저것 다 떠나서 저는 사마륨의 마지막 선택이 꽤나 통쾌했습니다:)
저도 마지막 사마륨의 선택이 가장 최선인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읽는 내내 저는 혼자 속으로 '그냥 떠나라... 떠나라..'이러면서 읽었거든요 ^^;; 아스타틴의 유전자 지도나 수정란 등 파괴하고 떠나는 장면에서 잘했다 이러며 읽었는데, 첫번째 읽을 때 미처 놓친 부분이 테라포밍 장비를 가지고 떠나더라고요. 어제부터 제 머릿 속엔 '사마륨은 왜 테라포밍 장비를 가지고 떠난 걸까?' 하는 질문이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땐 <당신은 뜨거운 별에> 에서 제가 결말로 생각했던 것 처럼 사마륨도 결국 천왕성이나 해왕성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할거 같다고 생각하며 마쳤는데 (훔친 우주선이 원래 목성 - 토성까지 갈 수 있는 배라), 흠... 다시 보니 테라포밍 장비를 가지고 떠났다라... -.-a 그는 과연 왜 그랬을까.
저는 이제 <데이터 시대의 사랑>을 읽고 있습니다(천천히 아껴 읽고 있어요). 이 소설의 세계관은 도입부터 굉장히 흥미진진하네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결혼&연애 기간까지 하면 무려 14년차이신 @Jonas 님은 이 소설을 어떻게 읽으셨을지도 궁금하네요. 이제 이 모임이 10일밖에 남지 않아 정말 많이 아쉬운데, 그 기간 동안도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에베레스트 산 정상 주변에 등반가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윤리적인 행위인가요? 이들이 뭔가를 훼손했다면 그게 뭘까요? 에베레스트 산은 제 소유물이 아니고, 제가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를 일도 없으니 저한테 미치는 피해는 전혀 없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거기 동식물이 사는 것 같지도 않으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없거나 적은 것 같고요. 해양 투기나 매립보다 오히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나 싶기도 하거든요. 그런데도 저는 저 행위가 마뜩치 않은데, 이건 그냥 제 도덕적 직관의 오류일까요?
작가님, 아니 교수님. 이 질문 게임(이라 쓰고 개미지옥이라 읽는)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거죠(살려주세요).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해 보고 답변(이 가능하다면) 찬찬히 풀어보겠습니다.
하하하 ㅎㅎ 작가님의 전매특허잖아요ㅎ 질문들 보고 나면 제 뇌안의 뉴런들마저 다 풀어헤쳤다 다시 넣어보고픈^^;; 정말 생각 많이 안하고 살고 있구나.. 내 뇌용량의 진짜 일부만 쓰고 있구나 싶어요. 요샌 질문도 잘해야 chat GPT 도 사용한다잖아요ㄷㄷ
크... 맞네요. 작가님의 전매특허! 저도 작가님의 글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부분이긴 한데, 이게 또 막상 질문받는 대상이 되니까 얘기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하하) 차라리 대화면 말하면서 핑퐁이라도 하겠는데, 여기는 글이고 심지어 수정도 되지 않아(영원한 흑역사가 될지도) 더 조심스러웠어요(라고 핑계를 대봅니다). 제 주변 지인들 중에 꼬리물기 토론을 굉장히 즐기시는 분들이 몇 떠오르는데, 여기로 죄다 소환하고 싶을 정도예요(저는 직관하는 걸로).
사실 「아스타틴」을 쓸 때 저 문제를 진지하게 염두에 두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참 흥미로운 주제인 거 같습니다. 일단은 저는 에베레스트 산 정상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 ‘옳지 않다’는 강한 거부감이 들고, 이것이 화성 테라포밍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도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인간을 포함해 생명체의 고통을 기반으로 하는 윤리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문제입니다.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였고, 그 감정이 내린 결론을 설명하기 위해 논리를 찾아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되지요. (저를 포함해 인간이 행하는 상당수 윤리적 판단은 감정이 결론을 먼저 내리고 논리가 뒤를 쫓아가는 형국이라 생각합니다.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걸 코끼리와 기수의 비유로 설명합니다. 우리의 직관은 코끼리이며 추론은 그 위에 올라탄 기수인데, 기수는 자기가 코끼리를 몬다고 믿지만 실은 그냥 코끼리의 시중을 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동원할 수 있는 논리 중에는 이런 게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많은 사람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어떤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편의상 ‘민주적 제어론’이라 불러보겠습니다. 또 하나는 개척되지 않은 자연은 인류의 소유물이니 한 사람이 타인의 동의 없이 그걸 훼손하는 것은 일종의 재산권 침해라는 논리입니다. 이건 ‘미개척지 공동소유론’이라고 불러볼까요? 그런데 저는 이 두 논리도 마뜩치 않습니다. 민주적 제어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꿀 문학작품을 쓸 때에도 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할까, 페니실린이나 피임약 같은 물건을 발명할 때에는 어떨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미개척지 공동소유론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면 자연을 파괴해도 되느냐, 사유지 안에서는 그래도 되느냐,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겠습니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더럽히는 행위나 화성 테라포밍에 대한 반감은 비일상적이고 장대한 풍경에 대한 본능적인 경외감에서 온 듯합니다. 높은 산에 신령이 깃들었다고 믿는 원시인의 자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어떤 진화심리학적인 요인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는 그런 원시인의 자세에 가장 끌리고 있습니다. 그런 정신이 사라진 게 서양 문명, 더 나아가 현대의 빈틈이라고 여기고도 있고요.
도저히 생각에 진전이 없어서 어디서부터 막힌건가.. 계속 답답했는데,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일수 있다"는 말에 순간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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