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개선문이 그런 용도로 이용된 진실에 대해 신기했던 부분이었고 옛 건축물들의 시작이 권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가 안전의 사각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효과적인 방식은 운동장 주변으로 단층 상가를 배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시설을 처음부터 교정 주변으로 계획을 한다면 학교의 안전은 훨씬 보장된다(...) 학교는 사거리 코너에 배치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동차의 접근성 을 고려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자동차 소음이 많은 곳에 운동장 소음이 있는 학교를 두어서 주거 단지를 조용한 내부에 만들려는 생각이 큰 듯하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85, 유현준 지음
학교 주변으로 상가를 두어 사람들이 붐비는 환경을 만들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cctv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엔 불안한 요소들도 있다는 생각이다. 갈수록 남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요즘 북적거리는 환경이라고 해도 관심이 없으면 나쁜 목적을 가진 또다른 눈들이 생겨날거라는 걱정도 해보게 된다.
이 부분도 얘기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이, 요즘엔 부모님이나 학원 차량이 하교길 근처에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 그 근처에 상가들을 이용하는 학생/학부모가 상당히 적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학교에서 준비물도 준비해주니 준비물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드나들거나 하교 후 군것질을 하기 위해 분식집을 드나드는 것마저도 줄어들어버렸습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상가가 있어도 들어갈 사람은 없을 거고, 결국엔 학교 앞 상권은 죽은 상권이 되어서 빈건물들이 많은 우범지대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차라리 오가는 사람들이 많도록 관공서(주민센터, 도서관 등) 근처에 학교를 짓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발명품은 인간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새로운 건축과 도시를 만들어 왔음을 알 수있다(...) 새로운 건축물들은 도시의 모습을 바꾸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냉장고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02, 유현준 지음
냉장고와 건축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무척 흥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교외에서 여유로운 삶을 할 수 있는 것이 다 냉장고가 있었다는 재밌는 이야기^^ 그러고보면 오래 저장할 수 없는 삶에서는 일상에서 부지런히 사고 나르는 행위가 우리의 삶의 한부분을 차지 할테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기거하는 위치나 방식도 달라졌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축은 사람이 들어가고 나오는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재료가 교체되고 복원되고 사용되면서 보존되는 것이 옳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16, 유현준 지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화재들의 그 겉모습이 너무나 깨끗하고 반듯하게 복원되어 있는 것을 볼때면 그 깊이를 공감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의미를 암기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긴 세월동안 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는 건 힘든 것이었습니다. 재료가 교체되고 그 모습이 복원되는 것과 함께 그 자리에 위치했던 역사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두어야하겠습니다.
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 에서는 우리가 '방'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아파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등 주거와 다른 형태의 공간 대여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건축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벽돌을 쌓아 집을 짓고 도로를 깔고 지붕을 만들고 창문을 만드는 일들을 상상한다. 과연 이러한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들이 건축의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로 잠시만 살펴본다면 앞서 말한 건축 행위들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47, 유현준 지음
단순히 건물을 짓는다는 것만이 건축은 아니다라는 것과 결국 공간을 짓고 올리는 것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행위인것이겠죠.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기본적인 목표에서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점점 건축물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몰아져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모든것은 인간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건축이라고 하면 삐까뻔쩍한 새로운 건물이, 멋있는 건물이 들어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고쳐쓰고 수리해서 쓰고 옛것과 현재의 것을 융합하자는 생각을 많이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들어서야 예술가들과 협업을 하거나 뛰어난 건축가들이 기능적으로도 미적으로도 뛰어난 건물을 만드는 게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보디 자본에 의해 미적 기능이 떨어지는 똑같은 건물(ex. 아파트)을 많이 짓는 것 같아요.
제 11장 왜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좋아하는가, 에서는 우리가 정보로 인식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의 간판도 화려하지만 우리가 정보로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피로감을 느끼지만 읽을 수 없는 단어가 적힌 간판들이라면 그것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아 미적으로 보인다는 얘기였습니다.
TV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세계 곳곳을 거실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TV로 봤으니까 여행은 안 가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화면을 통해서 본 세상을 직접 가서 보기 위해 여행이 더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59, 유현준 지음
여행도 견물생심! TV로 볼 수는 있지만 그곳을 실제로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촉각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기에 채워지지 않은 세 가지 감각에 대한 부재가 여행에 대한 갈증을 더 부추기는 것 아닐까요? 맛보기만 먹어보면, 안 먹느니만도 못한 것처럼, TV를 통한 여행도 맛만 봐서 더 감질맛 나는 것일지도요.
글쵸^^ 간접적으로라도 봤으니 안가도 돼~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나도 경험해봐야지~라는 로망이 있어 직접 가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것 같아요. 그래서 코로나 전이든 코로나 후든 여전히 여행프로는 쏟아져나오고 늘 우리들은 떠나기를 꿈꾸는 것 같아요.
억눌린 여행수요가 폭발하면서 관광지들이 관광객들로 앓는다는 소리 들으면... 솔직히 배부른 소리다 싶어요. 이 어려운 시국에 사람들이 와서 돈 써준다는데 이래서 저래서 힘들다는 소리를 하다니...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큰 전염병이 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모이고, 붐비는 공간으로 모여들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61, 유현준 지음
코로나가 발발하기 몇 년 전에 쓰여졌고, 그 이전에도 다양한 전염병들이 돌았지만 글쎄요... 코로나 시국에도 성매매를 하기 위해 몰래 모이고, 집회를 가지고, 종교 모임을 가지는 것을 보면... 큰 전염병이 돌아도 고상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전염병이 돌아도 모이는 사람은 모였던 지난 3년여의 시간들^^ 그들은 특별한?특이한 집단의 인간들이라 생각은 하지만 작가의 표현처럼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 만은 않다라는 말은 맞는것 같아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