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혼자 읽기

D-29
원론적으로 말해서 어떤 특정 개체의 도덕적 지위는 다른 개체의 그것과 다를 수 있다. 두 개체는 도덕적 입장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 비해 더 포괄적이고 까다롭고 광범위한 규범적 특성을 가졌다면 도덕적 지위는 서로 다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개체가 다른 개체와 비교해 더 높거나 큰 도덕적 지위를 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를테면 아무리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사람에게 산 제물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이지만, 소를 제물로 삼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된다고 여긴다면, 이는 분명히 사람은 동물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셸리 케이건
따라서 어느 한쪽이 더 광범위한 규범적 특성에 의해 더 높은 도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면 그쪽이 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적절하다. 이렇게 되면 소가 사람보다 낮은 도덕적 지위를 가졌더라도 자연스럽게 뱀이나 파리보다는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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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위(status)’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이를 이용하면 우리가 특정 존재를 대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다양한 규범적 특성을 골라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격히 말하면 우리의 목적을 위해 이 용어를 지나치게 넓은 개념으로 사용할 소지가 있다. 우리가 특정 대상을 대할 때 적용하는 도덕적 제한은 우리가 그때그때 처하게 되는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같은 상황 의존적인 특성을 그 대상의 실질적인 도덕적 지위의 일부로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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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일반적이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철학 문헌에서는 친숙한 사례가 하나 있다. 내가 고양이 한 마리를 잡아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상상해보자. 당연히 고양이는 고통 속에서 울부짖다가 죽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누구나 내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생명체에게 그토록 극심한 고통을 주는 행위는 비도덕적이다. 변명할 여지없이 나는 그 끔찍한 행동으로 고양이에게 고통을 줬고 죽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고양이는 길고양이일 수도 있고 주인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주인이 있는 고양이었다면 나는 그 주인에게도 잘못을 저지른 것이며, 설령 길고양이였더라도 고통 속에서 죽게 만든 내 행동은 잘못이다. 도덕적으로 말하자면 고양이에게는 그 자체로 고통받지 않고 죽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도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셸리 케이건
그러나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 같은 설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들은 고양이가 실제로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양이들의 울부짖는 소리나 갖가지 몸동작을 통해 심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데도 이들은 고양이를 포함해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은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동물은 감각을 느끼지 못하며 마치 뻐꾸기시계처럼 단순히 ‘자동기계(automata)’에 불과해서 인간이 고통을 느낄 때 나오는 비명과 몸짓을 모방할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고양이의 울부짖음이나 몸부림은 실제 고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고양이가 그들 ‘내면’에 대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견해를 논박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학자들이 이미 그런 작업을 한 바 있다. 그리고 아직도 고양이나 다른 동물들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고 해도 나는 여기에서 더 이상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상대할 가치가 없다. 내 관심은 오롯이 대부분의 사람들, 고양이는 고통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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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고양이에게 불을 붙이면 고통을 초래한다는 사실은 인지하면서도 그런 행동에는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또는 비록 잘못된 행동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고양이가 갖고 있는 도덕적 권리에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 없다. 실제로 고양이에게 불을 붙이는 행위는 비도덕적이지만, 고양이에 대해서 비도덕적인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 때문에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고통을 주면 지나가던 동정심 많은 행인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고, 그런 행동을 자주 하다 보면 성격이 포악해져 훗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비도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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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확실한 대답은 이것이다. 고양이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사실인 한 고양이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데 더 이상 요구되는 조건은 없다.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이미 고양이에게 도덕적 입장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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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행동 능력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지각 능력을 고려하지 않아도 행동 능력만으로 얼마든지 어떤 대상의 도덕적 입장을 설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달리 말하면 나는 지각 능력을 도덕적 입장의 조건으로 삼게 되면 동물윤리 논의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지금 단계에서 한 치도 바뀌지 않게 된다. 왜 그런지 계속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왜 벌써부터 내 관점을 확실히 한 뒤 논의를 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차차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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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해면동물이 도덕적 입장을 가지지 못한다는 데 기꺼이 동의한다. 그 동물을 죽인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다람쥐를 죽이는 행위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다람쥐는 도덕적 입장을 갖는 동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면동물과 다람쥐 사이에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여러분도 해면동물에는 지각 능력이 없지만 다람쥐는 지각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도덕적 입장을 갖는 데 지각 능력이 필수 요소임을 입증하지는 못하는데, 다람쥐로부터 해면동물로 눈을 돌리면 지각 능력뿐 아니라 행동 능력 또한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면동물은 쾌락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동시에 믿음과 욕구와 행동 역시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면동물에 도덕적 입장이 없다는 근거를 지각 능력으로 보는 전제는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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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그렇겠지만 나 또한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지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모두 도덕적 존재들이며, 내가 믿고 있는 한 고양이, 소, 개, 고래 등을 포함한 포유류 역시 지각 능력을 갖고 있어서 모두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포유류를 벗어나게 되면 점점 확신이 흔들리게 되는데, 포유류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흔들리는 속도도 빨라진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그동안 철학계에서 걸출한 여러 학자들이 동물윤리에 관한 저술 활동을 하면서 거의 전적으로 ‘포유류’에만 대상을 집중했던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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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왕국의 진화계통도를 따라 더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우리가 자신 있게 도덕적 입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 개체는 점점 줄어든다. 파충류는 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고, 조류와 양서류 그리고 어류도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지각 능력을 생각하면 확신이 떨어진다. 더 내려가 곤충류나 갑각류에까지 미치면,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결국에는 동물 왕국에서조차 지각 능력을 떠올리면 맥이 풀리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초파리나 바퀴벌레에 대해서는 확실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면동물이 쾌락이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여기까지다. 진화계통도에서 의식이라는 것을 어느 종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 대부분이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데이터는 계속 쌓이겠지만 철학과 동물윤리 분야에서 의식의 순수한 내부적 속성은 영원히 만족할 만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으로 남겨진 채 우리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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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능력에 대한 질문은 ‘내면에 관한(on the inside)’ 문제들이다. 어떤 생명체를 도덕적 존재로 만드는 무엇을 그 내면에 갖추고 있느냐의 문제이기에 대답하기 어렵다. 그 존재가 되기 전에는 솔직히 알 수 없다. 반면 행동 능력에 대한 질문은 ‘외부적으로 드러나는(out in the open)’ 문제들이다. 어떤 생명체가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특성과 일치해 적절히 확실한 방식으로 행동하는가의 여부에 관한 문제라서 답을 구하는 데 더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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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여러분에게 중요하다면 당연히 여러분은 그 일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그 관심은 다양한 종류의 믿음과 선호를 수반한다. 복지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에게 도덕적으로 중요한 유형의 복지에는 필연적으로 작게라도 행동 능력이 수반된다. 예컨대 여러분이 고통 속에 있다면 여러분은 그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지 그것을 계속해서 지각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그 일이 도덕적으로 말해서 여러분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인 것이다. 지금 막 태어난 아기라고 해도 고통에 반응해 울음을 터뜨렸다면, 비록 그 고통을 끝내야 한다는 개념은 없을지라도 아기가 자신의 고통에 관심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내 자동차의 경우에는 엔진 속으로 접착제가 들어오더라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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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행동 능력은 도덕적 입장을 취하기 위해 지각 능력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도덕적 입장은 반드시 복지에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존재에게 중요한 복지의 유무가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되며, 그렇기에 최소한의 행동 능력일지라도 도덕적 입장을 갖는 데 필수 요소가 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복지나 안녕이라는 개념은 좁은 의미, 즉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가 더 자연스럽게 요구된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복지라고 해도 그것이 해당 개체 또는 그 삶에 변화를 일으킬 때라야 복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넓은 의미의 복지는 이 문제의 핵심에 이르지 못한다. 어떤 존재에게 조금이라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복지에는 최소한의 행동 능력이 필요하며, 그런 까닭으로 도덕적 입장을 갖기 위해서는 좁은 의미의 복지가 요구되기 때문에, 도덕적 입장에 행동 능력이 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셸리 케이건
더욱이 복지나 안녕이라는 용어는 ‘위해(harm)’나 ‘혜택(benefit)’ 같은 용어와 마찬가지로 좁은 의미에서 사용되는 것이 도덕철학자들에게 보다 일반적이다.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도덕철학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개체들을 어떻게 헤아려야 하는지 그 세부적인 사안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윤리적 문제를 논할 때는 도덕적 입장과 곧바로 연결되는 복지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셸리 케이건
더욱이 적어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어떤 개체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해서 좋은 복지이고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나쁜 복지라고 규정할 수 없다. 원하기만 하면 다 들어주는 그런 복지는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때로 개인의 만족이나 이익을 넘어선 그 ‘이상의’ 무언가에 관심을 가진다. 현실적으로 욕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무언가를 원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이런 까닭으로 누군가 여러분의 욕구와 선호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을 방해했을 때, 그것은 여러분을 더 ‘존중(respect)’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일 뿐 여러분의 복지 수준을 낮춰 결과적으로 위해를 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를 보다 확장해 생각하면 어떤 존재가 스스로의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방해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그 개체에게 위해를 가한다기보다는 존중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셸리 케이건
일찌감치 밝혔듯이 이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입장은 ‘계층적’ 관점이다. 즉, 도덕적 지위는 유동적이며 어떤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다른 입장도 있다. 이 관점은 다름 아닌 ‘단일주의’로,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존재는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견해다. 높거나 낮은 도덕적 지위에 대해 논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뿐더러 부적절하고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내가 단일주의자라고 부르는 이들은 오직 단 하나의 도덕적 지위만 있으며, 도덕적 입장을 가진 모든 존재는 철저히 그 지위를 공유한다고 말한다. 이 주장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글이 있다: <도덕적 지위란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켜거나 끄는(on/off)’ 문제일 뿐이다. 모든 개체는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셸리 케이건
물론 그렇다고 단일주의가 은밀하다는 말은 아니며, 단일주의 관점은 늘 깊숙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단일주의자들은 ‘도덕적 지위’라는 개념이 갖는 의미로는 공개적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많은 단일주의자들이 이른바 ‘이익 평등 고려(equal consideration of interests)’ 원칙이나 그 비슷한 것을 호소한 바 있는데, 이는 도덕적 관점에서 ‘유사한’ 이익(이해관계)을 ‘동일한’ 가중치로 고려하거나 같은 방식으로 헤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 주장은 경우에 따라 드러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사람이나 소나 상관없이 특정 관심사에는 도덕적으로 차이를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셸리 케이건
이와 같은 견해는 명백히 단일주의 관점을 드러낸다. 누구의 어떤 이익인지의 요소는 전혀 도덕적 차이점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은 모든 존재의 도덕적 지위가 동일하다는 말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모든 존재의 도덕적 지위는 그들이 어떤 종류이건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한 똑같다는 것이다. 도덕적 지위에서 더 높고 더 낮은 형태는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인데, 모든 도덕적 존재는 단일하고 공통적인 도덕적 지위만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은 비록 ‘지위’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할 뿐 결국 단일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일주의가 이익 평등 고려 원칙의 관점에서만 동물윤리를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셸리 케이건
이제 단일주의자들이 쥐보다 사람을 구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론을 내지 않을 수 있는 기본적 통찰에 대해 살펴보자. 그것은 다름 아닌 거의 모든 현실적인 상황에서 사람의 죽음은 쥐의 죽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사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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