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서관의 날'을 기념하는 도서관 덕후들의 독서 모임

D-29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패널로 나오셨네요. 도서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서관여행자 답변 감사드립니다.
읽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네요. 1. 79p에는 도서관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비슷한 경험이 몇 번 있었습니다. 처음 갔을때는 "와! 여기 디자인 정말 좋다!" 하면서도 자료를 찾을려고하면 "왜 340대 다음에 갑자기 500번으로 워프하는거야? 여기는 서가에 대한 조감도도 없는거야?" 하면서 당황한 적이 두어번 있었습니다. 편의성과 디자인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인걸까요? 2. 서양에서 노숙자나 실업자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오래된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열람실 문제가 비슷한 위상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자료 비치를 위해서 열람실을 재조정하면 열람실을 왜 줄이냐는 항의가 빗발친다고 하니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 가지시고 계신 분 있나요? 저의 개인적 의견은 "도서관이 그대에게 무엇을 해주는지 묻지말고 당신이 도서관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라."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 이 책에서 도서관은 어디든 모든 이에게 열려있다.고 말하지만 한국의 대학도서관은 외부인에게 생각보다 폐쇄적인편입니다. 대출이야 대학교 사유재산이니 대학교측에 맡기겠지만 그렇다고 열람까지 막는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국/공립마저도 외부인 입장에 까다로운 편이고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재학생들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조금 더 개방적으로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해봅니다.
2. 한국은 도서관에서 입시나 취업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열람실에 대한 민원이 많은 것 같아요. 조용한 학습 공간(정숙실)뿐 아니라 서가, 미디어랩, 메이커스페이스, 회의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도서관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역 주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하는데...쉽지 않은 일이죠. 정책결정자의 이해가 부족하다면 더더욱 어렵고요.
@오락가락 1번 질문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네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서관도 규모가 작다 보니 각 분류번호에 해당하는 장서수를 고려해서 서가를 부여하고 있어요. 최대한 순서대로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을 때가 많아서 가장 많은 300과 800과 900과 100은 온전히 시선의 흐름을 따라 서가 전면에 모두 배치한다면, 200과 700과 600과 000 등은 장서를 다 수용할 수 있는 위치에 각각 따로 배가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300끼리 500끼리가 아닌 340번대 다음에 바로 500번대가 나오는 건 저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네요 ^^ 그렇게 배가한 분의 생각이 궁금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최소한 같은 분류끼리는 같이 두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지 않은, 즉, 사서가 아닌 분이 배가하셨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도서관 구조나 공간의 차이로 인해 000부터 900까지 완전 순서대로 배가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같은 대분류끼리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배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라도 한다면 편의성과 디자인을 그나마 양립할 수 있도록 배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폐쇄 위기를 맞은 부실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연명하기보다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지역 주민들의 재교육 기관으로 변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어요. 도서관도 개방하고요.
안녕하세요^^ 태국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날이 지정되어 있다는 것을 이 참여를 통해, 그리고 작가님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제가 재외학교에서 근무중인데 학교 도서부에 좋은 내용들을 전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도 꼭 함께 읽어보라구요!! 뒤늦게 참여해 봅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태국에 거주하시는군요. 그곳 도서관 환경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도서관은 살아 있다> 꼭 읽어봐 주세요. ^^
102쪽 사서는 '자기 검열'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논란이 될 만한 도서를 구매하지 않는다거나 민원을 이유로 서가에서 도서를 없애고 대출을 막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는 이용자의 '읽을 권리'에 반하는 일이다. >>> 이 구절을 읽으며 많은 찔림을 느꼈어요.. 대쪽같은 정신으로 중립을 지키며 도서를 구비하다가고 민원에 시달리고 나면 그냥 다 내려놓고 싶어지더라고요.. 저는 특히 학교도서관에 있는 코믹 만화류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저도 만화책을 좋아해서 처음엔 만화책도 구비해두고, 기간을 짧게해서 대출도 가능하게 했지만, 몇번의 민원이 있으며 마음이 변하더라고요. 코믹 만화류를 아예 사지 않거나 도서관 안에서만 보게 하는 거죠. 책 속에 담긴 일부 외설적인 내용 역시 누가 지적하면 그냥 치워버리게 되지 이용자를 설득하려 하진 않았다는 것이 문득 떠오르며 반성하게 됩니다...
지금 미국 도서관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가 검열과 금서 지정입니다. 사서에게 이용자의 '읽을 권리'를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지만서도,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도서 선정기준을 정하기가 쉽지가 않죠. 미국의 어느 주에선 특정 도서를 도서관 서가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사서들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한 일도 있었어요.
얼마 전에 제 블로그를 통해 어느 사서분이 미국에서 도서관 장서를 중고로 판매하는 근거와 판매금 처리에 대해 질문을 해오셨는데요, 제가 드린 답변을 여기에 공유해 봅니다. 미국의 많은 공공도서관에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중고서점(보통 Friends Bookstore라고 합니다)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기증한 책이나 도서관에서 폐기된 도서를 판매하는 곳인데요, 자원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중고도서 세일 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모든 판매 수익은 도서관 운영(도서 구입비나 행 사,장비 지원비)에 사용되고요, 사용 예산은 도서관과 도서관 운영위원회인 '도서관친구들'(중고서점 자원봉사자 포함)이 서로 상의해서 책정합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한국은 공공재(도서관 폐기도서)를 판매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데.. 지자체마다 도서관 운영법이 다를 수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베스트셀러의 경우 일정 기간 대출 후 복권도서를 북클럽 키트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 트위터에 올린글 ->https://twitter.com/kpark_librarian/status/1198025786642427904)
사서는 금서를 열어야 하고 이용자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마음을 열어야 마음을 울리는 책들을 만난다, 마음으로 이해하는 독서는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을 키운다, 열린 마음으로 열린 금서를 읽어보자.
도서관은 살아 있다 105p. <검열이 아니라 선정을> 중에서
도서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은 했지만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모임이 처음이었던 것같습니다. 벌써 모임이 끝나서 아쉽습니다. 도서관의 책만큼 많은 이야기를 가질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이나 이야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인 사서로 살아가며 겪으신 일들이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동료들이 한국이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라며 보여주셨다는 그림책인 <내 이름이 담긴 병>은 중고도서로 방금 주문했어요! 저에게도 또 하나의 인생책이 되리라 기대하며~! 일주일 동안 오롯이 도서관에 대해 생각하고, 읽고, 쓰는 시간들이 너무나 좋았어요! 이런 독서모임을 열어주신 작가님께도 감사드리고, 소통의 기반이 되는 그믐에도 감사해요!!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우린 또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May we meet again!
오늘이 마지막날이네요. 이 책은 저희 도서관에서도 한번 토론을 해 볼 생각인데요. 이번 모임의 내용들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저자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도서관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여기 모임 분들에게 동지애를 느끼게 되네요. 처한 상황과 몸담은 도서관이 다르지만 책을 사랑하고 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니까요.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신 모임 참가자분들과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저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좀 더 부지런히 참여할걸 하는 후회가 되네요 ^^;;
아 벌써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요. 모임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또 도서관 수다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한국, 캘리포니아 그리고 태국에 있는 도서관 덕후까지 연결해 준 그믐! 훌륭한 독서모임 플랫폼을 만들어주신 관계자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도서관은 살아 있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소개하며 독서모임을 마치겠습니다. "도서관을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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