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단.테의 신.곡을 들고 홀.로. 떠나는 그 길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를 그대들

D-29
3/6) 472~568쪽 <연옥> 제9~17곡까지 중에서 9:76~78 문 하나를 보았는데, 아래에서 문까지 서로 다른 색깔의 계단 세 개가 있었고, 아직은 말 없는 문지기 한 분을 보았다. 이 세 개의 계단은 회개의 세 가지 요소로 해석된다. 첫째 계단은 맑은 양심이 자신의 죄를 비춰 보는 것을 의미하고, 둘째 계단은 죄의 고백을 상징하고, 셋째 계단은 죄의 형벌을 채우려는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 -481쪽 13:94~96 오, 나의 형제여, 우리 모두가 진정한 한 도시의 시민인데, 이탈리아에서 순례자로 살았던 자를 말하는군요. 모든 인간의 진정한 고향은 천국이고, 지상에서의 삶은 천국으로 가기 위한 순례의 삶이라는 관념을 반영한다. -522쪽 17:94~96 자연의 사랑에는 언제나 오류가 없으나, 영혼의 사랑은 그릇된 대상 때문에, 또는 너무 넘치거나 모자라서 잘못될 수 있다. 인간 영혼의 자유 의지로 이루어지는 사랑은 오류에 빠질 수 있다. -564쪽
빌려왔습니다~ 연옥편! 제가 지금 안 읽으면 또 몇년 그냥 갈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나저나 단테도 현실 정치에 발 담궜는진 이제 알았습니다. 마키아벨리 같은 사람이나 현실 정치가로 활동하고 딱 그만한 글을 내놓는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정치가였을 줄은ㆍㆍ 그러고보면 토머스모어도 정치를 하시긴 했었군요~ 결국 신념을 꺾지 않아 처형당하시긴 했었지만.
3/7) 568~738쪽 <연옥> 제18~33곡, 연옥 끝까지 중에서 18:15~75 (…) 너희들의 인식 능력은 실제의 대상에서 그 영상을 끌어내 너희 안에 펼쳐 놓고 그것에 마음이 향하도록 만든다. (…) 그렇게 사로잡힌 마음은 정신의 움직임인 열망 속으로 들어가니, 사랑의 대상이 기쁘게 해줄 때까지 결코 쉬지 못한다. (…) 바로 그것이 좋은 사랑과 나쁜 사랑을 수용하고 걸러 냄에 따라, 너희들에게 잘잘못의 이유를 따지는 원칙이다. 그 밑바닥까지 추론하면서 탐구했던 사람들은 그 선천적 자유를 깨달았고, 그래서 이 세상에 도덕을 남겼단다. 그러므로 너희들 안에서 불타는 모든 사랑이 비록 필연으로 발생하더라도 너희에게는 그것을 억제할 능력이 있다. 그런 고귀한 힘을 가리켜 베아트리체는 자유 의지라 부르니, 만약 그것에 대해 너에게 말하거든 마음속에 잘 간직하라. 30:55~57 단테여, 베르길리우스가 떠났다고 아직은 울지 마오, 아직은 울지 마오. 다른 칼*로 울어야 할 테니까. [신곡]에서 단테의 이름이 직접 나오는 곳은 여기뿐이다. *더 큰 고통, 말하자면 죄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701쪽 33:142~145 나는 성스러운 물결에서 돌아왔고, 마치 새로운 잎사귀로 새롭게 태어난 나무처럼 순수하게 다시 태어났으니, 별들에게로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3/8) 739~847쪽 <천국> 제1~11곡까지 중에서 2:53~57 감각의 열쇠가 열어 주지 않는 곳에서 인간들의 견해가 잘못 방황한다 하더라도 이제 그대는 놀라움의 화살에 찔리지 않아야 할 것이니, 보다시피 감각의 뒤에서는 이성의 날개가 짧기 때문이오. 2:130~148 (…) 마치 먼지 같은 그대들 속에서 영혼이 서로 다른 기관들에 퍼져 적절하게 서로 다른 기능들을 수행하는 것처럼, 지성은 자신의 선을 많이 늘려 별들 사이에 퍼지게 하면서도, 자신은 자신의 통일성 위에서 돌고 있답니다. (…) 거기에서 나오는 즐거운 본성으로 인해 눈동자에 즐거움이 생생하게 빛나듯이 그 뒤섞인 힘은 몸체에서 빛납니다. (…) 그것이 바로 자신의 선함에 알맞게 밝음과 흐림을 창출하는 형성 원리입니다. 4:106~111 이 점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 바라오, 폭력이 의지와 뒤섞여서 잘못에 대해 변명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을. 절대적 의지는 잘못을 허용하지 않으나, 저항할 경우 더 큰 곤경에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만큼은 허용한답니다.
선천적 자유에 이어 자유의지와 절대의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선천적 자유에 따라 도덕을 남겼고 안에서 넘쳐나는 열망과 사랑에 따라 선한 자유 의지는 고귀한 별로 승화된다고 하는 듯한 연옥편을 지나면 천국이 펼쳐지는데 @공중산책님 말씀대로 좀 어렵게 다가옵니다. 절대적 의지가 잘못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얼까요? 두려움으로 저항을 못하는 권력이나 힘에 대한 신념같은 겁니까? 아님 초자연적인 외경심이나 절대적 이성의 날개같은 것을 말할까요?
<천국> 4:109~111 "절대적 의지"에 관해 주석에서는 "절대적 관점에서 의지는 나쁜 일을 허용하지 않으나, 상대적 관점에서는 더 나쁜 악을 피하기 위한 경우 그만큼의 잘못을 허용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의지의 자체 속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들이 상대적 의지를 추구하면서 초자연적(하느님의) 의지를 거스르게 되는 모습으로 바라봤습니다.
3/9) 848~ 960쪽 <천국> 제12~22곡까지 중에서 13:130~138 사람들이여, 밭에 곡식이 익기도 전에 미리 헤아리는 사람들처럼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시오. 겨울 동안 내내 메마르고 거칠던 가시덤불이 나중에 꼭대기에 장미를 피우는 것을 나는 예전에 보았으며, 또한 바다에서는 줄곧 똑바르고 쏜살같이 달리던 배가 결국 항구에 들어가다 가라앉는 것도 보았지요.
3/10) 961~ <천국> 제23~33곡 천국 끝까지 중에서 24:64~78 믿음이란 희망하는 것들의 실체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확증이니, 그것이 믿음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 25:67~69 희망이란 미래의 영광을 확실히 기다리는 것이며, 하느님의 은총과 이전의 공덕이 희망을 낳습니다. 27:121~148 탐욕이여, 너는 인간들을 네 밑에 잠기게 하여, 누구도 네 물결 밖으로 눈을 돌릴 수 없도록 만드는구나! 의지는 사람들 안에서 잘 꽃피우지만, 끊임없는 비가 튼튼한 자두나무들을 썩은 쭉정이 나무들로 만드는구나. (…) 33:85~93 그 심오함 속에서 나는 보았노라, 우주에 흩어져 있는 모든 것들이 사랑에 의해 하나로 묶여 있는 것을. 실질들과 우연들, 그리고 그 속성들이 모두 융합되어 있었으니, 지금 말하는 것은 단지 한 줄기 초라한 빛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 결합의 우주적 형상을 보았다고 믿는데, 지금 이런 말을 하는 동안에도 더욱더 커다란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33:142~145 여기 고귀한 환상에 내 힘은 소진했지만, 한결같이 돌아가는 바퀴처럼 나의 열망과 의욕은 다시 돌고 있었으니,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 덕택이었다. 『신곡』을 읽는 동안 우리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이미지들은 종종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 자신의 삶과 연결되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단테의 저승 이야기는 바로 이승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1068쪽
믿음,희망,의지,열망,사랑의 노래가 봄꽃처럼 팡팡 터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온화한 햇살로 중심을 잡고 며칠 간의 흔들리고 가라앉았던 마음의 바람을 이겨내려고 합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고 하는 말도 신곡을 읽어내면서 오버랩되고 책내음을 좋아하신다는 님의 말대로 아들,손자 만나러 제주가는 길에 좋은 책 몇권을 꾸렸습니다.
@인선님 가족들과 봄날의 제주 만끽하시고 놀멍 먹으멍 읽으멍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자기 앞의 생> 참 아끼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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