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내가 그를 위한 대담한 처벌을 고안하여 그대에게 일러 줄 테니. 연주를 시작하시오, 피리 부는 자들이여.” (중략)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요령은 언제 시선을 엄숙하게 고정하고 또 언제 시선을 명랑하게 돌려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었다. 즉 단죄할 때와 춤을 출 때가 각각 언제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장,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즐겁게 읽고 계시죠? 저는 이번 주에 조금 심란한 일(사실, 계속 심란하긴 합니다만)이 있어서 즐거운 수다에 동참하는 일에 뜸했네요; 내일 4월 18일 금요일부터 주말에는 읽기표대로 8장 '주인/애인'을 읽습니다. 8장에서는 이미 17세기 초부터 사랑하는 이성 연인에게 보내는 연시로 읽혔던 셰익스피어 소네트 154편이 애초에 누구를 대상으로 쓰인 시인지, 또 그 대상과 셰익스피어 사이는 실제로 무슨 관계였는지 그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장입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제일 충격(?)받았던 장이기도 합니다. (저는 짐작조차 못했던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조심스러운 숨기기가 소네트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셰익스피어의 연애 시의 은밀한 비밀을 들여다 보시죠!
네,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8장도 읽기 시작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소네트 한 편 한 편이 흥미롭습니다. 굉장히 직설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제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가. 척하면 척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많... (하핫) 근데, YG님 심란한 일이 있으시다는 말씀에 걱정이 올라오네요.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차근차근 잘 해결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겠습니다. 그 혼란한 와중에도 모임지기 역할을 정성스럽게 잘 해주셔서, 늘 든든한 마음이 가득해요:)
저도 즐겁게 읽고 있어요. 다만. 작품을 너무 몰라서 ㅎㅎ 따라만 가는 중이에요. 8장에서 빵 터지네요. 6장 뒤에 그림들을 볼때. 저 적갈색 머리를 한 백작이 왜 나오지 궁금했는데. 아. 생식 권장 소네트 라니요. ㅋㅋㅋ 직설적인 시에 혼자 피식피식 하며 시작했지요.
ㅋㅋㅋ 저도 만날 영어수업시간에 소네트 몇 편씩 조금조금씩만 읽어봤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묶어 놓으니 막 뭔가 뒷배경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보일 듯 말듯 (이렇게 은근슬쩍 떡밥들을 뿌려놓으니 상상력이 더 들끓게 만들죠) 재미있어요.
그는 매우 공적인 사람이었고,-무대에 오르는 배우, 성공적인 극작가, 명성 있는 시인-동시에 매우 사적인 사람이었다.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신뢰를 받는 사람이자 자신에게 벌어진 사적인 사건들을 외부에 털어놓지 않는 대신, 이와 관련한 모든 언급 대상들을 미묘한 암호의 언어로 바꿔 버리는 작가. 이것은 셰익스피어가 자신을 위해 선택했던 이중의 삶이었다. 놀라운 언어적 기량과 모든 것을 상상력으로 재가공하는 강박적인 습관, 그리고 이와 더불어 수반되던 깊은 야망이 그를 공적인 공연의 삶으로 이끌었다면, 그의 가족이 가진 비밀과 그의 경계적인 지성-아마도 런던 다리에 꽂힌 참수된 머리들의 광경으로 더욱 강화되었을-은 스스로에게 절대적으로 신중하게 비밀을 엄수하라는 충고를 남겼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8장 주인/애인> p.43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내 딸! 오, 내 금화들! 오, 내 딸!" "다이아몬드를 도둑맞았네. 프랑크푸르트에서 금화 2000더컷이나 들인 것인데." "내 발밑에 쓰러져 죽어 있으면 좋겠구나! 내 발치에 관을 짜고 드러누웠는데 그 관 안에 온통 금화가 가득하다면 좋겠어!" "손해 위에 또 손해구나! 도둑이 그토록 많은 양을 털어 갔고, 그 도둑을 찾겠다고 또 돈이 들고, 그런데 만족도 없고 복수도 없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대가 날 칼로 찌르는구나" "아마도 샤일록은 극작가가 만든 상상력의 구획에서 애초에 희극 악당으로서 그에게 할당된 곳에만 머물러 있기를 거절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9장은 베니스 상인의 샤일록이라는 인물탐구를 통해 윌공이 단순히 당시 영국의 반유대주의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탐구. 특히 샤일록 같은 인물은 당시 희극에서의 악당이라는 캐릭터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당시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복잡한 인물로 그려졌음.
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눈이 없는가? 유대인이라고 해서 손이나, 경기들이나, 생각의 관점이나, 감각이나, 애정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가? 같은 음식으로 배불리고, 같은 무기로 상처 입고, 같은 질병에 걸리고, 같은 약으로 치료받고, 기독교도와 똑같은 겨울과 여름을 나면서 따뜻 함과 시원함을 느끼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찌르면 우리가 피를 받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간지럽히면 우리가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에게 독을 먹이면 우리가 죽음에 처하지 않는가? 그리고 만약 당신들이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가 복수를 해야 하지 않는가?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93-49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알 파치노가 주연한 베니스의 상인 영화가 있는데, 완전 샤일록이 주인공이고 샤일록한테 감정이입되고 젊은이들은 양아치들 느낌이 나죠. 그런데 대사는 세익스피어 희곡 그대로에요.
아 그렇군요~
와 그 영화 보고 싶네요. 알 파치노 좋아하는데..
https://naver.me/5S9dvlwQ 세익스피어 애호자라면 분명 볼 가치가 있는 영화 같아요 ^^
으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조셉 파인즈까지!!
샤일록 옹이 그야말로 사자후를 토하네요! 베니스의 인간말종 안토니오 패거리들은 샤일록 옹한테서 참교육 한번 제대로 받았어야 옳게된 결말인데 아쉽습니다ㅎㅎ (바싸니오도 포셔를 사랑해서 꼬신 게 아니라 재산 보고 이용해먹은 거였더라고요) 이 연극을 꼬꼬마 때 어린이용 축약본으로 읽고 샤일록을 악역의 대명사로만 기억했던 내 반평생을 돌리도(엉엉) 이 극은 희극으로 분류되던데(심지어 5대 희극?) 저는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보면 모두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모든 것을 다 잃고 쓸쓸히 퇴장하던 샤일록의 마지막 모습이 기억에 남는 슬픈 작품이어요.
샤일록이 주인공이 아니고 악역의 대명사로 남은 것도 이 극이 희극으로 분류된 것도 작가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작용한 것 같네요.. 안그래도 유대인 샤일록도 그렇고 템페스트의 캘리반을 마치 인간이 아닌 뭔가 짐승처럼 표현한 것도 그 당시 신세계로 제국을 뻗어나가기 시작한 영국인의 원주민들에 대한 시대적 시선을 반영한 것 같아 씁쓸했어요.
그의 작품을 두고 여성차별이다 인종차별이다 의견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일 듯해요. 그러고보니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 이런 제목의 책도 (제목만 본) 기억이 나네요. 말씀하신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강조한 내용일 것 같슴다
9장 영어 제목이 Laughter at the Scaffold 라네요. 로드리고 로페스의 처형 장면의 분위기에 대해 초반에 설명합니다. 로페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처형된 유대계 의사였고, 그의 처형은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조롱하는 공개적인 이벤트였습니다. 베니스상인에서의 법정장면의 모티브가 된 사건인데, 윌공은 이 장면을 통해 사형대 앞에서 군중들이 보이는 조소라는 현상을 탐구했다고 합니다. --> 이 챕터 하나만 논문으로 나와도 훌륭할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논문 모음집을 대중서로 발간한 것일까요? ㅎ 베니스의 상인의 제목은 베니스의 상인일거 같은데 실제 주인공은 샤일록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베니스의 상인을 읽지 않았지만 왜 그런지 이해가 되네요 ㅎㅎ 저는 이제 10장으로 넘어갑니다.
근데 아마존에서 검색하니 이 책의 양장본이 나오네요. 양장본에 컬러 사진과 사료등이 나와요. 9장 뒤에 사진, 그림 자료들이 나오는데 해상도가 높지 않아서 구글에서 검색해서 봤어요. 이부분은 양장본으로 넣어도 좋았을거 같은데.. 아무래도 출판하시는 분들한테는 이페이지만 양장으로 넣기 어려운가봐요~ 스완극장, 글로브 극장 그림과 사진을 보니... 영국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ㅎㅎ
1567년에 와서야 성공한 식료품 가게 주인인 존 브레인(John Brayne)이 런던의 첫 독립형 극장인 레드 라이온(Red Lion)을 스텝니(Stepney)에 세우게 된다. 이는 대담한 사업이었다. 영국에 이런 건물이 세워진 것은 로마 제국의 쇠락 이후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장 도시 근교에서의 삶,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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