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

D-29
소설을 안 써봐서 모르겠… ㅎㅎ 근데 저같은 반응을 보면 작가로서 기쁠 거 같긴 하네요ㅋ 앗싸 먹혔다! 같은??
저도 이 작품에서는 디킨즈식의 유머가 많이 엿보이는 것 같은데요. 이런 식의 유머는 당시 빅토리아 시대 작가들이 많이 사용한 방식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상황보다는 인물 묘사가 더 돋보이던데 이런 점도 디킨즈 작품의 특징일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를 출판사에서 신간 <단지 소박한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찰스 디킨스 산문선으로 정소영 번역가님이 디킨스의 아주 스케치와 여행기 그리고 축사와 연설을 모아 엮었는데. 제가 먼저 몇 편 읽어보니 재미있더군요. 디킨스 특유의 풍자가 단편에도 여실히 나와 있어 즐거웠습니다. 디킨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부 7장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 올리버는 외모 덕을 참 많이 보네요. 대체 얼마나 착하게 생겼기에... ^^
역시 잘 생기고 봐야... ㅋㅋ
무대 위 관습처럼 모든 극악한 멜로드라마에서는 비극적인 장면과 희극적인 장면이 베이컨의 켜켜이 쌓인 붉은 줄과 흰 줄 마냥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17장,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인생의 희비극을 베이컨에 비유하다니요.... 우리 음식으로 치면 살코기와 기름기 비율이 적절한 삼겹살에.. 지금껏 읽은 디킨즈 글 중 가장 재밌는 묘사네요.
저도 이 비유 너무 신박했다는! 디킨스 씨 문장이 넘 재밌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올리버 트위스트 잘 읽고 계신가요? 전 어제 다 읽었는데 이게 아동용 소설이었단 말인가! 라고 경악했어요. 오래전에 한국에 아동용 소설로 나왔잖아요. 찰스 디킨스의 생애를 보면 낭독회를 열었던 시기가 꽤 중요하게 나오는데. 원래 배우가 꿈이었던 디킨스라 자신이 쓴 작품을 어찌나 실감나게 낭독하는지 부인들이 기절하고 발작을 일으킨 적도 많았다고 하는데.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낭독회 한 번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디킨스의 후기 작품인 위대한 유산을 먼저 읽고 초기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다 보니 확실히 디킨스도 쓰면서 글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은 그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올리버 트위스트는 초기 작품이군요. 전 2부 4장을 읽고 있는 중인데 올리버에게 언제나 좋은 날이 올지 걱정을 하며 읽고 있습니다. 아마도 주인공이 아동이라서 아동용 소설로 분류를 했나 봅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읽다보면 인물의 묘사가 참 흥미롭게 되어있던데 <위대한 유산>은 각 인물 뿐 아니라 신사란 개념과 당시 사회상 속에서 주인공의 한계와 이에 따른 고뇌와 성장이 느껴졌다면 <올리버 트위스터>에서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사건들이 나열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신기한 점은 소제목이 서사적인데, 당시 문학작품들의 특징일까요? 찰스 디킨즈의 특징일까요? 배우가 꿈인 디킨즈의 낭독이 실감났다니 신기합니다. 설민석이란 강사분이 강연할 때 강연 장 사람들의 집중력이 아주 좋던데 그 분의 전공도 대학시절에는 연영과셨더라구요. 자신의 작품을 누구보다도 실감나게 읽어주다니 참 멋진 능력인거 같습니다. 저도 지금 올리버 트위스터도 재미있지만 위대한 유산이 좀 더 작품이 깊이가 있는 듯 느껴집니다. 전 주인공들의 인물간의 단편적 모습보다는 사회 속에서 주인공의 한계와 고뇌가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20장까지 읽었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느끼고 있었어요. 위대한 유산은 1인칭이고, 되도록 사실주의적으로 쓰려는 의도가 느껴진 거에 비해서, 올리버 트위스트는 디킨즈가 막 인기를 끌게 되면서 자기 스타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생생한 인물 커리커쳐와 냉소, 비판 그리고 구체적인 런던 묘사로 펄펄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나저나, 소매치기들이 사용하는 은어는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았는지 신기하기도 해요. 그 당시 출판물 중에 그런 은어를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았을까요? 디킨즈가 아무리 공장에서 일했어도 소매치기 은어까지 쓸 정도는 아니였을 것 같은데요..
디킨스의 낭독회에 너무 가보고 싶네요. 작가 연보를 보니 과도한 낭독회 일정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낭독회 일정을 소화하던 중 마비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는데, 낭독회에서 어지간히 에너지를 쏟아부었나봐요... 저는 3분의 2 정도 읽은 지금까지는 '위대한 유산'보다 '올리버 트위스트'가 더 재미있어요. 올리버가 너무 사기캐인 느낌이 있지만(잘생기고 엄청 착하고 그렇게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는데 애가 순수하기 이를 데 없고, 내용 흐름상 집안도 좋을 거 같음), '위대한 유산'의 복잡한 인물들에 비해 '올리버 트위스트' 속 인물들은 다 지나치게 전형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왠지 더 술술 읽혀서 말이지요. 사건의 전개나 묘사도 왠지 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ㅎㅎ 소설의 깊이라는 면에서는 @거북별85 님 말씀대로 '위대한 유산'이 한 수 위인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위대한 유산'의 핍이나 에스텔라가 썩 매력적 인물이 아니었거든요. 에스텔라 자체가 그리 중요한 인물로 다뤄지지 않은 면도 있지만요. (생각해보면 에스텔라는 핍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만 의미를 지니는 듯 그려져서.. 그게 참 아쉽네요.) 여튼 얼른 끝까지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CTL 님 글을 읽으니 또 생각이 달라지네요. ^^ 초기작의 미숙함으로 봐야 할지 아닐지를 차치하고, <위대한 유산>과 비교하면 <올리버 트위스트>가 약간 판소리극이나 옛날 한국 또는 홍콩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딘지 다들 익살스러운 데가 있고 호들갑스럽고 개성은 있지만 평면적이라는 면에서요. 서술자가 변사 내지 해설자 역할을 가끔 맡는다는 점도 눈에 띄네요. ㅎㅎ
저는 (아직) 21장까지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올리버의 기구한 삶이 너무 안쓰러워요. 어쩜 이렇게 사사건건 험난한 일들만 가득한 거죠(작가님 나빠요ㅠㅠ). 중간중간 삽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축처진 눈매처럼, 곁에 있다면 토닥여주고 싶어요. 앞서 읽었던『위대한 유산』과 비교해보자면,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싫고 나쁘네요...(흠) 『위대한 유산』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여기 등장인물들은 뭔가 선이 없달까. 무서워요. 아이들을 도구처럼 대하는 것도 화가 나고요. 하지만 읽는 재미는 역시나 쫄깃합니다(쿨럭).
다행인 건 생각보다는 고생하는 기간이 길지 않답니다~ 조금만 더 읽으면 돼요!!
책 속의 무시무시한 묘사들이 너무나 사실적이고 생생해서 허연 책장들이 핏물로 붉게 물드는 것만 같았고, 책에 적힌 말들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공허하게 중얼거리는 속삭임처럼 들렸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돌바닥은 진흙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거리엔 검은 안개가 자욱했으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사방이 차갑고 끈적끈적했다. 유대인 노인이 돌아다니기에는 딱 맞는 밤 날씨 같았다. 이 추악한 노인이 벽과 문간 아래로 숨어서 미끄러지듯 걸어다니는 모습은 마치 진흙과 어둠에서 만들어진 징그러운 파충류가 밤에 먹이를 찾아 기어다니는 것 같았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유대인 노인에 대한 묘사가 섬뜩합니다. 글만 읽어도 선입견 생길듯요!!^^;;
전체적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곳에서 오로지 선술집들만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술집들 안에서는 아일랜드 하층민들이 온갖 열성을 다해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큰길에서 여기저기로 갈라져 나온 포장한 샛길이나 마당에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술에 취한 남녀들이 오물더미에서 뒹굴고 있었다. 게다가 몇몇 집 문 앞에서는 굉장히 인상 나쁜 녀석들이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외견상 결코 호의적이거나 무해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쭉쭉 읽어서 막 3부 3장을 마쳤습니다. 조연인데 낸시라는 인물에 참 마음이 쓰이네요. 이 작품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또 연민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올리버는 보는 사람 심리를 조종하는 외모라는 수퍼파워를 지녔기에 제 마음은 덜 가는군요. 그거 엄청난 능력인데.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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