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공공도서관 '도도한 북클럽' 10월 독서모임

D-29
올해 마지막 독서모임 도서가 될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매월 책 한권씩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중간에 <심야이동도서관> 그림책으로 '책'과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마무리도 '책', '도서관', 하나 더 해서 '사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사서일기>를 대표 도서로 넣었지만 많은 도서관 관련 책이 있습니다.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저)>, <도서관과 리터러시 파워(송경진 저)>, <도서관이란 무엇인가(이제환 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우치다 타츠루 저)>, <로컬 도서관의 기적(이가야 치카)>, <사서쌤 저는 100권이나 읽었어요(김규미 저)>, <도서관은 살아있다(마티 저)>,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김지원 저)> , <즐거운 다문화 도서관(정은주 저)>, 등 도서관 관련 도서, 책과 독서모임 관련 도서 등 도서관 운영을 위한 참고도서는 넘쳐납니다. 다 찾아 읽기 쉽지 않을 지경이죠. 요즘 제가 읽어본 책들 위주로 적긴 했는데 도서관 관련 책 중 권해주고 싶은 책,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올려주세요! 도서관 운영, 공간, 사서, 금서 등등 아무 주제나 좋습니다! 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도서관 이용의 활성화를 기원합니다!!!!!!
공공도서관은 어린이, 청년, 성인, 노인이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공동체 공간이다. 도서관은 책만 빌려 읽는 곳이 아니라 타인과 스치고 마주치며 다른 삶의 면면을 곁눈질로 보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어린이 도서관을 따로 짓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공공도서관은 세대, 성별, 계층 갈등이 심화되는 한국에서는 더욱 필요한 소통의 장이자 시민 교육의 장이다. 언젠가 트위터에서 도서관에 애들 돌다니는 게 싫다는 둥, 도서관에 노인들 좀 안 왔으면 좋겠다는 둥 혐오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트윗을 올린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도 한때 어린이였고 언젠가 노인이 된다.
도서관은 살아 있다 64쪽, 도서관여행자 지음
도서관은 살아 있다마티의 온(on) 시리즈 2권. 사서가 입술에 검지를 갖다 대며 “쉬이잇!” 엄포를 놓는 사람이 아니라 이용자와 지역 공동체의 필요에 활기차게 응답하는 사람임을, 도서관이 그 어떤 공간보다 동사들로 가득한 공간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요즘 전국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공공도서관을 짓고 있습니다. 이미 도서관이 있는 지역에 필요한 도서관은 어떤걸까? 도서관 운영 방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어린이 특화? 청소년 특화? 음악, 미술 도서관? 등등 특화 도서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은 살아있다>의 저자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만약 내가 도서관을 새로 짓는다면 어떤 도서관을 짓고 싶은가요?
공공도서관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합니다. 전문도서관에서 일하다가 공공도서관으로 옮겨서 그런지 다른 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살아 있다의 저자가 말한 부분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도서관은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도서관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 같습니다. 각자 방에서 원하는 시간에 접속하여 즐기는 시대입니다. 외로움이 문제가 되는 세상입니다. 도서관은 사람이고 만남이고 글(자료)인 것 같습니다. 책과 자료를 통해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즐거움과 재미를 알 게 되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지자체별로, 지역별로 실제적 시민들의 이용보다 경쟁적으로 홍보와 보여주기 차원에서 음악, 미술, 과학, 만화 도서관 등 특화도서관을 짓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물론 분야별 특화도서관도 좋지만, 그정도 공간과 시설이라면 다양한 분야별 코너를 마련하여 남녀노소 여러 계층이 어우러져 이용할 수 있는 일반 공공도서관을 추가로 지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직도 공공도서관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주택가 근처 다가가기 편한곳에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ㅎ
도서관에 주제를 설정하면 이용 계층이 좁아질 수 있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공공도서관에 지역 특색을 담은 자료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도서관의 구역을 좀 나눴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다 버리고 '소음이 있는' 자료실로 누구나 자유롭게 소리내서 책 읽을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음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너무 많은 의견과 기준이 있어서 모두를 충족시키기 어렵겠지만 시끄럽다는 민원을 받을까봐 어린이자료실 문을 급하게 닫을 때마다, 지역 도서관의 역할과 학습실의 필요성과 매번 운영계획안에 작성하게 되는 문구인 책읽는 문화 조성 .. 등등 여러가지가 뒤섞여 생각이 복잡해지곤 합니다.
책 또한 '읽었다'는 사실과 '언젠가 읽고 싶다'는 바람이 그다지 엄격하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책장은 우리의 바람을 담은 지적·미적 생활을 이미지로 나타냅니다. 책장이 우리의 이상적 자아라는 말은 그런 의미입니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 처음 듣는 이야기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 처음 듣는 이야기일본의 대표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가 던지는 책 이야기. 종이책과 전자책, 도서관과 사서, 학교 교육, 출판계, 독립서점 등 책을 둘러싼 이제껏 접하지 못했던 이야깃거리를 총망라한다. 깊은 성찰을 토대로 한 선생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즐거운 화두가 된다.
어릴 때부터 언젠가 집에 멋들어진 서재를 두고 싶었는데, 정작 갖고있던 책들은 몇번의 이사를 거치며 무게와 부피를 못이겨 나눔해버리고 지금은 책이 없는 공간에서 살고있습니다. 그나마 책이 가득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으니, 옛선비가 초가삼간에 강산은 들일 데 없어 밖에 둘러놓고 보겠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이 아니겠느냐 하고 초라한 핑계를 대보곤 했지요.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의 책장에 관한 대목을 읽으면서 아직 읽지 않은 책들로 다시 한번 책장 만들기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ㅎㅎ
나는 도서관 마법이 서가 위에 놓인 것도 아니요 책 속에 깃든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진정한 마법은 도서관이 상징하는 가치에서, 그리고 그 가치에 숨을 불어넣는 지역공동체에서 생겨났다. 사람들이 없다면-고된 노동을 마다않는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비롯된 참된 애정 없이는-도서관은 그저 안에 책이 좀 들어 있는 공허한 건물에 지나지 않고, 문자언어를 위한 엄숙하고 삭막한 창고에 불과할 것이다.
사서 일기 p.364, 앨리 모건 지음, 엄일녀 옮김
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최우선으로 제일 요긴한 곳이다. 여기는 평등을 위한 장치이자 안전한 공간이며 지역사회의 심장이다.
사서 일기 p.454, 앨리 모건 지음, 엄일녀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서일기>에서 작가는 도서관의 의미를 "모든 사람에게 최우선으로 제일 요긴한 곳"이라고 결정짓습니다. 모든 게 숫자(통계)로만 인정되는 결과물 때문에 불특정다수의 사람과 소통하고 응대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일을 하는 사서의 업무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하지요. 사람과 도서관을 연결시켜주는 건 분명 '사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사서의 일이 더 많아질거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미래의 '사서의 자질'은 어떤 게 추가되어야 할까요?
숫자로 도서관 운영을 평가하는 지금 도서관 시스템으로 AI시대를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고령화 되고, 인구수는 급감하고, 불평등은 심화될 것입니다. 외로움 때문에 죽는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어려운 지역일수록 도서관이 사라지겠죠. 도서관은 그곳에 더 절실한데요. 오프라인 도서관이 살아남으려면 지역사회, 공동체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사서가 늘 이용자와 여러단체를 만나서 대화하며 생각과 감정을 공감할 수 있어야 변화가 있겠죠. 접근과 이용이 편한 도서관은 필수입니다. 사서의 업무는 대부분 AI로 대체될 겁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생각과 감정을 공감하며 교류하는 것은 사서만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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