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D-29
세대 간의 갈등에 주목한 이런 해석이 정말 재밌습니다!
옥슨비의 대본을 끝내 읽지 않는 선생님의 태도는 좀 치사해 보였어요. 그 대본을 담보로 젊은이를 잡아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작품 내내 뚱해 있던 옥슨비. 그를 보고 못마땅해 혀를 끌끌 찬 제 모습에서 '꼰대'를 발견하고 깜놀했어요. 생각해 보면 옥슨비야말로 정말 멋진 청년입니다. 전쟁 중에도 꿈을 잃지 않으며 연극 대본을 쓰고 극단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다 했죠. 그에게 상냥함까지 기대한 저는 과연 어떤 사람인 걸까요? 헐...이렇게 '선생님'이 되어가는 건가...무섭습니다.
사모님에게는 이해받고 싶어하고, 맷지에겐 여지를 주며 한다리 걸치고, 옥슨비와는 독대하지 못하던 선생님은 노먼에게 특히 함부로 했죠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고, 노먼이 더 당당했으면, 마지막날 공연을 굳이 꿰맞추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어요~
같이 극을 관람하셨군요.ㅠ좋으셨겠어요.저도 볼 기회가 있으면 꼭 찾아보도록해야겠어요.우선 영화부터
<리어왕> 책과 <더 드레서> 영화 보시면서 천천히 이야기 나눠 주세요 연뮤클럽은 4기, 5기에도 쭉 계속되니 다음에는 꼭 함께 공연 보러 가시죠 ^^
아주 단순하고 즉물적인 후기부터 올려볼게요. 일단은 연극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재미"가 있는데요, 코믹한 대사들과 상황들이 끊김없이 이어져 10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몰랐어요. 안경을 가져가지 않아 시야를 걱정했는데요, 관람석의 적당한 단차로 화면에 거슬림도 없고 아주 잘 들리고 잘 보였어요. 내용에 관한 본격적인 관람기는 조금 더 정리를 한 뒤 올려볼게요.~~
공공? 기관답게 객석, 단차, 로비, 화장실, 안내원 등 모든 부분이 쾌적하고 노련했죠 극 자체도 아주 안정적인 재미가 있었고요 그믐연뮤클럽 1기 때는 난해와 파격, 2기 때는 서툰 날것의 느낌도 없지 않았는데, 3기는 검증된 작품을 택하니 모든 면에서 순조로웠어요 그야말로 ^^
연뮤클럽과 함께 한 3번의 연극 관람이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느낌이 다 다르네요. '난 연극 몰라, 정통 연극 지루해서 싫어.' 하시는 분들께도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연극이었습니다.
어제 모임에 참여했던 새내기 책린이 jgs 입니다. 어제 새로 뵌 분들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문학소녀들의 초롱한 눈망울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말씀들을 들으면서 추천하신 책을 열심히 기록했답니다. 그믐은 처음이라 아직은 눈팅하면서 적응중이에요. 리어왕 책은 좀 읽었는데 연극은 보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책과 연극에 진심이신 분들의 이야기가 제게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고 모임 이끌어주신 수북강녕 대표님의 그릇과 능력에 다시 또 감탄했습니다. 덕분에 예쁜 서울의 가을과 맛있는 떡과 푸짐한 바베큐와 맥주까지 제대로 호강한 날이었습니다. 마음속에 이상과 꿈을 안고 살 수 있는 것은 축복된 것이니 다들 축복받는 분이라 믿습니다. 조금 더 그믐을 눈팅하면서 이 생경함과 긴장감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혹시 그믐 app 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책 이야기 나오자 너도나도 한 마디씩 더 하려고 욕심 부리는 모습! 을 초롱초롱이라고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는 핸드폰에 바로가기를 해놓고 그믐에 늘 접속합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많은 이야기 나눠 주세요 ^^
아쉽게도 그믐 앱이 없답니다. T.T 그런데 일반 웹사이트도 홈 화면에 바로가기로 뽑아놓으면 앱처럼 작은 아이콘이 생겨 쓸 수 있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어요. 얼른 돈을 벌어 앱을 만들겠습니...
3기째 참여하면서 혼자 읽고 기억도 못하는 책 읽기와 다르게 추억을 쌓아간다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연극을 보고 깊게 얘기하고 또 쌓아가는 지식과 함께 즐거운 맥주 뒷풀이도 너무 좋습니다. 4기도 꼭 참여하겠습니다. ^^
*앗, 글쓰기 방에 메모로 남긴 후기를 여기 올려 봅니다. (이렇게 올려도 되나요?) 저는... 이랬습니다. ㅎㅎ 그리고 <백치>는 너무나 기대하고 있어요. 다시 만나는 도스토옙스키라니! 뭔가 눈물겹고 그렇습니다. ㅠ <죄와 벌>의 그 밤이 다시 떠오르면서요 ** 일요일, 정동극장은 오랜만이었다. 운치있는 계절에 찾은 아름다운 극장을 충분히 즐기고 싶었는데, 여러 일정이 겹쳐 시작 3분전에 슬라이딩 하듯 극장에 들어섰다. 땀을 닦고 숨을 돌린 후 연극이 시작되서 다행이었다. 극장 내부와 외부를 구별하며 길을 만든 무대 구성이 꽤 마음에 들었다. 연극에서 드레서는 주연배우의 의상과 소품, 그리고 약간의 안위를 챙기는, 한마디로 업무적 감정적 뒤치닥거리를 떠안는 직업이었다. 유럽 극단들은 중심 배우들이 있으니 아마 오늘날의 코디나 매니저 같은 역할을 겸한 직업이었던 것 같다. 2차 대전이 한참이던 영국의 한 극단, 16년간 극단의 원로격인 '선생님'의 드레서 역할을 한 먼로와 역시 배우인 선생님의 부인, 무대감독, 중견배우 제프리와 젊은 배우이자 희곡작가 지망생인 옥슨비까지 좌충우돌하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공연을 해 내는 이야기다. 스포가 될 결말은 제외하고도, '좌충우돌'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야기엔 꽤 많은 것이 얽혀 있다. 2015년에 개봉한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를 어렵게 보았다. 희곡을 보는 것보다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영화 속 선생님은 독재자 그 자체였다. 극단을 이끌어가는 중심으로 권위가 주어지지만 노욕과 이기심의 끝을 보여준다. 부당하기도 하고 탐욕스럽기도 한 그의 행동에도, 어쨌든 극단의 존속에 선생님은 핵심이다. 전쟁중에도 연극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런 선생님이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연극의 무대 뒷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요소에 연극은 이런 아이러니를 덧붙이는 것에는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 선생님과 연극의 진솔한 양면을 가장 많이 보았을 지도 모를 드레서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이 아마 오래 종사한 일터에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이 아닐까 싶다. 부속품으로 낡고 닳아져 이제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지만 조직과 시스템에서 나는 그런 존재였을 뿐이다. 회사건 연극이건 찬사는 가시적 상품을 보여주는 배우에게 집중된다. 알콜중독에 가까운 찌질한 노먼은 선생님에게 끝까지 있으나마나한 그런 존재였다는 사실에 격분하지만, 일터에서의 우리는 늘 그런 존재니까. 연극은 영화와 달랐다. '송승환'이라는 대원로 '선생님'과 인기배우 '오만석'이 만난 국립정동극장 무대에서, 이들이 보여주려던 '더 드레서'의 함의가 무엇이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시력을 거의 잃은 원로 대배우에 대한 찬사인가 -그렇다면 왜 <리어왕>이? 그저 셰익스피어의 명작이니까?- 모두의 사랑을 받은, 약간은 거만한 원로 배우의 행복한 마지막에 대한 연극인가. 잡히지 않고 계속 미끄러지던 연극의 장면들이 무엇때문이었을지 생각해 본다. 작품 <더 드레서>의 함의는, 살아있는 '대배우' 선생님이 연기한 '<더 드레서> - 서울'에서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희곡의 겉면만 맛보며 정수는 (일부러) 건드리지 않은 것 같은 찜찜함이 있었다. 송승환 배우와 오만석 배우의 발성과 연기는 멋졌고, 무대도 극장도 좋았다. 그래도 좀 더 깊이 들어갔다면 좋았을텐데. 인기 배우들로 산뜻하게 공연하기엔 무리였던 작품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희곡을 한번 읽어봐야 겠다. 영화의 느낌도 어쩌면 다른 해석의 일부일 수도 있으니까. 함께 관람하고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작품을 깊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극관람을 함께 하는 것은 꽤 부담인데, 그믐 연뮤클럽 분들은 정말, 모든 극을 함께 보고 싶을 정도다! 관람 후 나누는 이야기는 함께 본 작품에서 문학, 문화와 사회, 역사에서 다시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상한..... 기기묘묘한 매력이 있는 그런 자리였다. 연말, 다시 돌아올 도스토옙스키도 너무 기대 된다! <백치>라니, 세상에!
연극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는 노먼 중심으로 후기 남겨봐요. 연극 『더 드레서』 후기 내내 노먼을 의심했습니다. 무대의 주인공은 ‘선생님’이었지만 결국 그 무대를 만드는 것은 ‘노먼’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대사조차 헷갈리는 리어왕을 무대로 내보낸 것은 그이기 때문입니다. 연출가와 부인, 심지어는 스스로조차도 의심하는 무대를 끝까지 놓지 않고 이어가게 한 것은 ‘노먼’이었고 그것이 단지 ‘직업’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는 것은 그의 독백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자신이 사랑하는 무대를 계속하기 위해서 ‘쉴 수 없는 리어왕’을 만든 것이 아닌가 했던 것이지요. 그런 이유로, 알고 보니 노먼이 인격에 문제가 있는 배후 조정자라던가, 선생님이 뒤늦게 노먼의 소중함을 깨닫고 감사한다던가 그런 결말을 상상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그냥 불쑥 떠납니다. 그에게 노먼은 또 다른 ‘나’ 정도의 일체감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감사의 언급을 할 필요조차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노먼의 헌신과 노력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만약 후자라면 책 속의 ‘리어’와 ‘글로스터’와는 달리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는 진실한 사람의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셈이네요. 노먼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요.
노먼이 받아낸 16년의 세월에 좀 화가 났었습니다. 금요일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옷가게 사장과 직원이 처음 몇년은 형 동생하는 관계이다 수년쯤 지나 사장이 뺨을 때리기 시작하더니 폭언과 폭행이 시작되었고, 다리미로 지지거나 야구배트로 맞은 흉터를 보여주며 결국 제보까지 하게되고 노동청에 신고를 하게 된 이야기였습니다. 폭력에 순응하고 당연시하게 될수록 상대는 더 폭력적이 되는거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연극을 보는 내내 재밌고 어이없어 웃기도 했었는데, 다시 생각하니 너무 잔인한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기주의자로 행복하게 죽다니 정말 주변의 희생으로 천국을 살다간 삶이네요.
저는 처음엔 작품 속에 <리어 왕>도 나오고 해서 나이듦과 쓸쓸함에 관한 작품인가 했어요. 그러다 연극이 시작되는데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취소 없이 극을 올리는 멋진 극단의 이야기 같더라고요. show must go on! 전쟁에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위로하는 어느 노배우의 여정을 통해 예술의 위대함을 전달하려는구나 했죠. "버텨 내, 견뎌 내." 라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도 했고 '선생님'이 좀 까칠하긴 하지만 나름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느낌인데, 다른 분들이 들려주신 감상들로 대충격을 받았어요. 역시 책만 같이 읽는 게 아니라 연극도 함께 보면 훨씬 풍성해지는군요.
첫 대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외워버렸습니다. 책에서 찾아보았어요. "프랑스 왕과 버건디 공을 들라 하라."
<리어 왕>을 읽고 연극을 봐서 참 좋았습니다. 극중에 <리어 왕>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친숙했고 기억이 나서 재미가 배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더 드레서> 나중에 보실 분들은 <리어 왕> 미리 읽어두시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엇! 이 대사를 퀴즈로 내려 했는데 바꿔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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