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D-29
와, 드디어 오늘이 단체관일이군요. 산책 후 식사 장소는 인근의 '돈의문바베큐' 로 정해보았습니다. 정동극장-덕수궁에서 쭈욱 더 걸어 가면 돈의문 박물관마을이 나온다고 합니다. '돈의문바베큐'는 1900년대 가옥을 편의시설로 개조한 곳이래요. 2층에 단체석을 잡을 수 있다고도 하는데 분위기가 꽤 독특하니 좋아 보입니다. 식사도 간단한 음주도 가능한 곳입니다. https://naver.me/FWfyMCcK 그럼, 곧 만나 뵐게요. 저는 도스토예프스키 티셔츠를 빨아놓는다는 걸 깜빡했네요.^^
빨지 않은 채로 입고 오시는 것이 더욱 도선생스럽지 않을까요? ㅎㅎ 셰익스피어 티셔츠도 제작할 걸 그랬나 싶지만, 일단 연뮤클럽 4기에는 도선생 티셔츠가 유용하겠습니다! (이런 대형 스포라니~!!! ^^)
냄새(!)를 맡아 보니 괜찮아서 입고 가려구요. 근데 급하게 뛰쳐 나오느라 안경을 못 챙겼어요. 아...뵈는 게 없는데.. 배우님들의 발성을 기대해 봅니다.
저와 같이 보시는 분이 후시딘님 맞으시죠? 제가 1시 45분 언저리에 도착할 것 같은데 도작하셔서 어디 계신지 여기에 남겨주세요. 제가 늦게 출발했네요. ㅜ
앗 저도 좀늦을거같아요. 죄송합니다요. 안전하게 표를 맡겨주시면 뛰어서 표 찾아 바로 들어가겠습니다ㅜ 너무 죄송해요ㅜ
시내 집회로 인한 교통 통제 생각해서 조금 일찍 왔네요 청명한 가을날 덕수궁 모습이에요 ^^
포토존과 캐스팅보드 앞도 아직 여유롭습니다 ^^
오늘 관극 후 동선은 정동전망대-대한문-대한성공회 세실마루-돈의문 박물관마을 예정합니다 ^^
- 단체 관람자 분들께 - 공연 끝나면 화장실 다녀오시고 사진도 찍고 싶은만큼 찍으시고 바로 공연장 나오자마자 보이는 앞쪽의 한옥 스타일 미니 툇마루(?) 로 오세요~
매표소에 맡겼어요. 후시딘 이름으로요. 전번 뒷자리는 3255에요.
이 책을 들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책입니다.
소프루포르투갈어로 ‘숨·숨결’을 의미하는 〈소프루sopro〉는 문학적 상상력과 시적 언어를 바탕으로 동시에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이다.
오늘 연극도 뒷풀이도 너무 좋았습니다. 마지막 몇 장 남은 리어왕은 오늘 안에 다 읽을게요. 더 드레서는 영화로 한 번 더 봐야겠어요. 저도 비교해보고 싶네요. 늘 그렇듯 책을 읽는 사람들과는 그 어떤 시간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늘 아쉽네요. 🥲
커튼콜에서마저도 주인공일 뿐인 '재수탱이' 선생님 모습입니다 ㅋㅎㅎ
그러네요. 커튼콜마저 재수탱 영감 ㅋㅋㅋ
수북대표님과 그믐대표님 수고와 열정 늘 대단하고 고마워요. 오늘 함께 한 분들에게도 애정 담은 인사보낼게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어제 관극은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에 들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각자의 관극 후기를 남겨 주시면 함께 읽고 곱씹으며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저도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리어왕> 속 리어와 <더 드레서> 속 선생님을 비교해 보자니, 작품의 시작부터 "짐은 어리석도다!"를 외치며 괄시받을 조건을 완비하는 리어의 말년이 한없이 비참하고 서글픈 반면, 비위와 구미를 척척 맞추는 드레서의 보좌를 바탕으로 + 사모님과 무대감독의 체념어린 사랑에 힘입어, 선생님은 연로 배우로서 멋진 무대의 밤을 보내게 됩니다 리어에게도 켄트와 코딜리어가 있지만, 선생님과 드레서의 관계와는 진행 양상이 달랐지요 리어도, 선생님도, '열심히 살았으나 괴팍한 노인'이라는 점은 마찬가지인데, 선생님의 운수가 리어보다 좋았던 것인지, 선생님 입장에서의 <더 드레서>는 리어만큼의 비극이 아닌 듯합니다 본인은 끊임없이 몰아붙여지고 쫓긴다고 투정하면서도 "버텨야 살아남는다!!!"를 부르짖는 선생님의 신조는 과연 누구에게 유용할까, 이 부분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16년 동안 선생님의 성마른 잔소리와 폭언, 독재와 이기주의를 버티며 선생님의 성공을 보좌하고 치하해온 드레서 노먼을 '그저 성실하고 꾸준히 제 할 일을 하는 직업인'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 시대에는 물론 그 시대의 가치와 덕목이 있었을 테지만, 현대로 옮겨 생각해 보면 갑질하는 스타 연예인의 묵묵한 매니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 계약서에 기재된 업무 이외의 일을 당당히 거절하는 옥슨비를 선생님은 함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워하더군요 그렇다 해서 옥슨비가 동료를 돕지 않는 개인주의자는 아니죠 선생님 때문에 위험에 처할 뻔한 연극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우여곡절 끝에 <리어왕>의 227번째 공연은 무사히 올려졌는데요 공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노먼은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각성시키고 사모님과 무대감독을 설득해 끝끝내 공연을 성료시키는 선택을 할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노먼은 '끝내 버티며 살아남기' 대신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
옥슨비와 선생님의 관계를 보며.. 나이든 대표와 MZ 사원의 모습이 겹쳐지더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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