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D-29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도 학창시절에 매클린의 삼위일체의 뇌 가설을 가설이 아닌 과학적 사실로 배운 것 같습니다. 이 가설이 1990년대부터 의심을 받았군요. 201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젊은이에게 물어봤더니 삼위일체의 뇌 가설에 대해 잘 모르네요. 그리고 절대적인 뇌의 크기가 아닌 전체 몸 크기 대비 뇌의 크기로 크다 작다를 판단해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기능 및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뇌가 최소한 어느 정도 이상의 크기는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없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보다는 이후에 책으로 읽으면서 접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네요. 최근에 여행중에 뭔가 단체로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 오리떼를 봤는데 가족들에게 "조류는 날려면 무게 때문에 뇌가 작고 가볍게 발달해서 저렇게 지능이 낮은거래" 라고 무심코 얘기해준 기억이 있는데...ㅋㅋㅋ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크기/무게와 성능의 비례가 당연할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 혼란스럽네요. ㅎㅎㅎ 조금 다른 방향일 수는 있겠는데, 50-51쪽에서는 말씀하신 "일정 수준 이상" 이라는 것의 의미 내지는 기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43쪽 뇌는 진화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점점 커지면서 재조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46쪽 그토록 많은 척추동물의 뇌가 같은 순서로 발달한다면 왜 이 뇌들은 제각각 달라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만들어지는 프로세스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종별로 각 단계를 지속하는 기간이 짧거나 길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구성요소들은 똑같다. 차이가 나는 것은 오직 시간이다. 47쪽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란 없다. 우리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다른 포유류의 뇌에도 들어 있으며,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발견으로 삼위일체의 뇌 가설의 진화적 토대는 흔들린다. 54쪽 합리적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신체예산을 잘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하지만 인간의 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나쁜 행동은 내면의 고삐 풀린 고대 야수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행동도 이성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리고 이성과 감정은 서로 전쟁을 벌이지도 않으며, 심지어 이 둘이 뇌의 각각 다른 부분에 살지도 않는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40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다른 동물들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들을 진화시켜왔다. (…) 자연선택은 우리를 향해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특정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특정 적응력을 갖춘 흥미로운 동물 한 종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동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다. 동물들은 각자 독특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한다. 당신의 뇌는 쥐나 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50-51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삼위일체의 뇌를 믿는 것은 인간이 ‘최고의 종’ 이라는 1등 트로피를 스스로 수여하는 것이다. 감정 및 본능과 이성이 싸운다는 플라톤의 발상은 인간의 행동에 대해 서구문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설명이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51-52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플라톤이 말한 내면의 전투를 넘어 나아가려면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심지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55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과연 무엇이 합리적인 행동인가? 라는 질문이 결국 관점의 문제인 것은 사실 당연한데, 새로운 뇌의 관점을 던져주어서 생각이 많아지는 챕터였네요. 그리고 사실상 이름부터 오류라는 '이성적인 뇌' 신피질에 대한 부분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를 해내는 것이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p.31,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심지어 이러한 신체예산 프로세스는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뇌로 인해 한층 더 힘겹고 어마어마하게 복잡해진 세상에서 일어난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p. 30,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신체예산이라는 개념이 흥미롭네요.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뇌는 진화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점점 커지면서 재조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p.43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란 없다. 우리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다른 포유류의 뇌에도 들어 있으며,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발견으로 삼위일체의 뇌 가설의 진화적 토대는 흔들린다. p. 47 삼위일체의 뇌라는 발상과 감정 및 충동과 이성 간의 싸움에 관한 서사는 현대의 신화, 근거 없는 통념이라 할 수 있다. p. 50 자연선택은 우리를 향해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특정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특정 적응력을 갖춘 흥미로운 동물 한 종에 지나지 않는다. p. 51 합리적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신체예산을 잘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p. 54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삼위일체 뇌 가설이 틀린 가설이었군요. 인간의 뇌는 그런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니...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어려움없이 책장이 잘 넘어가네요.
삼위일체의 뇌 이야기에 자체 응원단이 딸려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삼위일체의 뇌'라는 허구가 법률, 경제 등 사회제도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월18-19일: 2강(58-78쪽)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과 밑줄 그은 문장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인간의 뇌가 복잡한 네트워크라는 주장은 일찍이 들어와서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수상돌기, 축삭, 시냅스로 이루어진 신경세포와 신경전달물질에 대해서는 옛날에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떠올라 반가왔습니다. 마치 전 세계의 공항 시스템과 같이 뇌가 허브를 갖는 복잡한 네트워크라는 설명은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냅스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된다고 해서 우리에게 의식과 기억이 생기고 느끼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직관적으로는 믿어지지 않네요. 신비할 따름입니다.
59쪽 당신의 뇌는 하나의 신경망, 곧 네트워크다. 하나의 단위로 작동되도록 연결된 부분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67쪽 신경조절물질과 신경전달물질 덕분에 하나의 뇌 구조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활동 패턴을 만들어낸다. 71쪽 시스템의 복잡도가 더 높거나 낮다는 것은 시스템 자체를 재배선해서 관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에 달려 있다. 76쪽 뇌 네트워크는 비유가 아니라 오늘날 뇌에 관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과학적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은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하나의 물리적 구조가 어떻게 순식간에 재배선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복잡성을 정량화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뇌 사이에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준다. 또 뇌가 손상되었을 때 어떻게 스스로 보완해내는지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78쪽 과학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뇌와 의사소통하는 장내 미생물들을 발견해내기에 이르렀다. (중략) 뇌를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해하면 이른바 이성적인 특대형 신피질 같은 것 없이도 우리 뇌가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지 숙고할 수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2강 뇌는 '네트워크'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읽을수록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더 복잡한 두뇌는 또한 더 창의적이다.'라는 말에 엄청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을 예술가들의 뇌가 급 궁금해집니다. 제가 창의적이지 않은 이유도 알게 된 것 같아 씁쓸하고요... 복잡한 뇌는 과거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하니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해보는 일이 '창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복잡성이 높은 뇌는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뇌는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식으로 기억을 저장하는 게 아니라 전기와 소용돌이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필요할 때마다 재구성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기억(remembering)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모아서 '조합(assembling)'하는 것이다. p. 74 복잡한 두뇌는 또한 더 창의적이다. p. 74 인간의 뇌 진화가 왕관을 받을 만한 최고의 업적을 달성해냈다면, 그때의 업적이란 바로 그 왕관의 복잡성이다. p. 78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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