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의 침습식 뇌 장치 연결이 최근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시점에서 VR /AR머신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가운데 비슷한 방식으로 사건을 수사했던 시리즈가 있었는데 당장 제목이 떠오르진 않네요. 작가 님의 소설집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느낀 점은 이물감이 들 수 있는 물리학 혹은 과학물의 요소를 익숙하고 현실감 있는 이야기 외피로 잘 감싸두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12시간 남았네요.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D-29
메롱이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4-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지혜
“ 가령 모든 공간에 양자장이 스며들어 있잖아요. 그건 모든 입자가 초공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AR도 해당한다고 할 수 있죠. 뭐랄까, 의식이 파동적 세계에 울림을 가져왔고, 그 파동이 입자성을 띠게 되었다는? 뭐 그런? ”
『그러니 귀를 기울여』 145-146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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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거짓도 반복되면 어느 순간 사실로 둔갑하고 만다. 어쨌거나 거짓된 소문은 진실보다 큰 효력을 발휘했다.
『그러니 귀를 기울여』 116p,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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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당신 때문에 아 이가 되살아났잖아. 기껏 죽여놨는데.
『그러니 귀를 기울여』 p147,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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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극도로 정교한 홀로그램일 뿐이었다. 그럴듯하지만 결국 허상일 뿐인 세계.
『그러니 귀를 기울여』 p. 146,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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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
불우한 과거가 범죄를 정당화할 순 없는 노릇이지만
맥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어쩔 수 없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 5. 그러니 귀를 기울여 ■■■■
● 함께 읽기 기간 : 4월 7일(일)~ 8일(월)
표제작인 ‘그러니 귀를 기울여’를 읽습니다.
이 작품에는 싱크홀에서 사라진 아버지를 찾는 아들이 등장합니다. 종종 이렇게 또렷이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을 우리 현실에서도 마주치게 됩니다. 몇 년 전 있었던 비행기 실종 사건도 그렇지요.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당연히 다른 세계, 이쪽이 아닌 저쪽을 그려보게 됩니다.
이러한 상상은 현실을 인정할 수 없는 우리들의 회피 방법 중 그저 하나일까요? 해결책을 찾지 못한 무기력의 또 다른 이름일까요? 그 어떤 다른 세계는 정말로 존재할까요?
저는 얼마 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욘 포세의 기념 연설문을 읽었는데요, 그는 자신의 글쓰기를 “귀 기울여 듣는 일” 이라 정의 하더군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로 할 수 없으며, 오직 글로 쓸 수 있다”면서요.
다섯 번째 작품에 함께 귀를 기울여 봅니다.
샤이닝2023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욘 포세의 최신작 『샤이닝』은 작가 데뷔 40주년 2023년 발표한 소설로, 본문 길이가 채 80쪽도 안 되나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걸작 ‘7부작Septologien’의 결정적인 압축판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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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욘 포세의 연설문과 책 소개 감사합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며 제목인 '그러니 귀를 기울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표제작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다른 차원의 시공간을 알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그렇다면 경계를 넘는 방법이 바로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은우 작가님도 <작가의 말>에서 "글을 쓰는 삶은 또 다른 경계를 넘어가는 것을 의미했다"라고 하신 걸 보면, 욘 포세가 글쓰기를 귀 기울여 듣는 일이라고 한 의미가 결국, 글쓰기는 경계를 넘는 일이었다라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김은우 작가님과 욘 포세가 겹쳐지는 지점인 것이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5-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지혜
저는 지금의 시공간이 뒤틀려 다른 시공간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믿고 싶습니다. ㅎㅎ 심리적으로 여러 차원의 시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수용이 가능한데(인간의 감각기관이 지닌 한계로 인해 다른 시공간을 동시에 경험할 수는 없을지라도), 현규의 아버지인 영감이 처해있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시공간의 틈새에 끼어 있다는 것"이 "고장 난 테이프가 끊임없이 같은 구간만 반복하는 것과 같다는 것"(178쪽)이라면, 고통스러울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 탓에 아마도 현규는 살아있는 아버지를 구해내겠다라기 보다는 아버지를 그 틈새에서 탈출시켜 살아 있는 상태 혹은 죽은 상태, 둘 중 하나로 결정해주고 싶다라는 염원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가 아버지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아니라, "죽지 못했을 가능성"이라고 말한 부분이 이해가 되네요. 우리에게 익숙한 이승과 저승의 개념만 보아도 살아 있는 상태는 이승이고 죽은 상태는 저승이라는 구분에서,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그 사이의 시공간에 귀신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귀신을 안타깝게 여기고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치임을 볼 때, 사이에 낀 시공간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교 때, 지구가 자전을 하면서 굉장한 소음을 내고 있는데 인간의 청각기관이 감지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소음이기에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감각기관의 한계는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은우86
인간의 감각기관의 한계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습니다~~
아린
4차원은 시간이라고 정의 하고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감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처럼, 시공간이 뒤틀려 시공간의 틈새에 끼어 죽지 못하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이해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을지라도.. 그 상태라는 것을 사람의 인지 범위를 넘어서있기에 아버지를 결국을 구출하지 못했나 싶습니다.
약간 직업병 처럼.. 아... 그렇게 수리 작업 할땐는 최소 2인 1조로 꾸려서 작업반장에 보고하고 작업내역 승인 받고 가야 하는데 무턱대고 2명이 들어가서 예상작업이 아닌 곳에 들어가서.. 결국에 한명은 되돌아오지 못하고 한명은 뜬금없이 키즈카페에서 나오다니..??그것참.. 회사 고용주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힌 일이겠다....혼자 그러면서 읽었습니다. ㅡㅎㅎ...
Alice2023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님은 이공계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든 사고나 비극을 맞이하면
그 원인을 찾고 싶어합니다
누군가 빌런이 있거나 크나큰 시스템의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세월호도 그랬고 이태원 사고도 그랬죠
그러지 않고서는 너무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라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저는 실제 물리학적 이론과 한규에게 일어난 일을
한규가 연결시킨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한규는 거기서 더 나아가
뭔가를 고치려고 한다는 것이죠 이것도 어떻게 보면 강박일까요
김은우86
이공계 감성을 지닌 문과인 듯합니다^^; 아마도요 ㅎ
siouxsie
5-1. 땅굴지기에서도 그랬지만, 벌레란 존재가 평소엔 우리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벌레까지 사라진다는건 그야말로 그 장소가 이상하다는 증거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느낍니다.
두 사람이 시공간이 뒤틀린 곳에 들어가서 노인을 구할 수 있으려나 하는 찰나에 "그거 아세요?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은 소리가 유일해요."라는 대사를 읽고, 아버지는 영영 찾지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피셜로는 아버지 자체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소리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거든요.
마지막에 떨어진 대형환풍구의 키즈카페도 현 세계인지, 시간까지 뒤틀린 건지도 나와 있지 않지만, 한규도 시간이든 공간이든 다른 세계로 갔겠죠?
메롱이
수평계, GPR 탐사기, 안줏거리로 굽다가 작업복 주머니에 들어간 마른 오징어 등 4차원의 시공간이 열리는 순간에도 현실감을 붙잡게 해주는 소품들이 대비를 주면서 흥미로웠습니다. 이 모든 틈새와 물리학적인 공간이 사람의 마음과 집착으로 만들어낸 걸 수도 있겠구나 그런 기분도 들었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5-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지혜
“ 달리 말하자면, 인간이 지닌 감각으로는 다른 시공간을 지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상어가 자신의 뒤를 볼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시야로는 도저히 우주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을 터였다. ”
『그러니 귀를 기울여』 178-179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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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 세상을 바라보고 지각하는 것은 결국 감각기관에 달렸는데, 인간의 오감은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사람은 1초에 16동작밖에 구분 못하지만, 파리는 1초에 200동작이나 구분할 수있다. (중략) 인간의 시야로는 도저히 우주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을 터였다. 방금 쥐가 허공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듯이. ”
『그러니 귀를 기울여』 p. 178-179,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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