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못한 처지인 사람을 보며 안도하는 것, 비록 치졸한 방식일지언정 불행에 잠식되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몰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지탱해주기만 한다면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p. 34,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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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우리가 광속으로 움직일 수만 있다면 몇 걸음만으로도 서울 일대를 가로지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 공간에 객관적 특성이란 없는 셈이지. 시간도 그러하고.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의 근본적 실체를 의심하다 보면 내 슬픔에도 근본적 실체가 없어지는 기분이 드는 거야. ”
『그러니 귀를 기울여』 24-25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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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런 거겠지. 파장이 맞으면 간혹 눈에 띄는 거고.
『그러니 귀를 기울여』 28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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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타인의 불행을 소비할 만큼 저열하다고생각하진 않으니까. 그러나 은연중에 타인의 불행에 기대어 내 안위를 확인하지 않았던가. 최소한 저들보다는 낫다는 알량한 믿음. 나보다 더 못한 처지인 사람을 보며 안도하는 것. 비록 치졸한 방식일지언정 불행에 잠식되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몰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지탱해주기만 한다면야. ”
『그러니 귀를 기울여』 34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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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1-2.
10p 보육원에서 자란다는 것 자체가 이미 등에 불행을 짊어진 삶이었으니 찾을 필요조차 없었는지도.
12p “그렇게 현실을 부정하면 삶이 좀 나아지나?”
15p 어쩌면 악은 이다지도 선명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
29p 그런 구태의연한 불행에 잠식되기에는 살기 위해 노력한 지난날이 너무 억울했다. 나의 죽음은 훨씬 더 복잡하고 난해했으면 싶었다.
메롱이
진짜 유령이 있는 걸까?
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런 거겠지. 파장이 맞으면 간혹 눈에 띄는 거고.